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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1944년 11월 10일, 미국 시카고 재생치료센터 안은 늘 분주하다. 모든 장애와 불구를 겪는 미영국 병사들이 이곳에 쏠리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물론 병재의 치료 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한 손이 열 손 감당하기는 힘든 노릇. 열손을 대항하기 위해 다른 손들을 빠르게 가르치고 있었다. 그나마 조금 성과가 있는 정필중이 돋보였다.
“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필중은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백인남성의 목소리에 조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렇게 재생치료를 할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인 병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지금 잘 하고 계시는 겁니다.”
병재의 말에 정필중은 마음을 다 잡고 환자에게 시선을 돌린다.
“하하. 당신의 몸이 낫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기쁩니다. 건강한 몸으로 토끼같은 자식들과 여우같은 아내를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말에 환자는 무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더니 대답한다.
“저 미혼입니다. 자식, 아내 없습니다.”
“...... 아 착각했습니다. 얼굴이 상당히 책임감 있고 듬직해보여서 그만.”
그 말에 환자는 비로소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하. 그렇죠? 그런 말 자주 듣습니다.”
정필중과 환자는 무안한 웃음을 계속한다. 병재는 그 둘의 모습을 보고 희미하게 웃었다. 정필중의 치료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재생치료에 대해 능숙하게 익힌 것 같았다. 아직까지 자신에 못 미치지만 지금의 정도로는 부분에 따라서 팔과 다리를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병재는 그 시점에서 관찰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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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창]
등급 : 175
경험치 : 105 / 370
이름 : 정필중
칭호 : 노련한 의사(손재주, 창의력, 정확 + 50)
생명력 : 470/470
근력 : 38
체력 : 37
민첩 : 59
정확 : 157(207+50)
창의력 : 158(208+50)
손재주 : 206(256+50)
권위 : 158
통솔 :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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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중을 가르치다보니 정필중의 능력이 많이 오른 것 같았다. 처음 보통사람이었을 때랑 비교하였을 때, 그 때랑 지금이랑은 하늘과 땅 차이인 것 같았다. 병윤은 이제 정필중의 익힌 기술들 중에서 의학숙달과 재생치료에 대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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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 의학
[이름] : 의학숙달
[숙련등급] : 고급
[숙련도] : 22단 26%
[상세] : 의학 계통에 해당되는 기본 기술이다. 의학에 대한 계통의 기술들의 효과를 922% 증가시키고, 의학에 관련된 기술들에 대한 몸의 피로증가와 정신의 피로증가를 92.2% 줄여준다.
[계통] : 의학
[이름] : 재생의학
[숙련등급] : 고급
[숙련도] : 28단 17%
[상세] : 모든 생물은 재생할 수 있다. 다만 그 재생방법을 잊었거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생물의 모든 부분을 원래대로 재생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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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재가 익힌 기술들의 효력이 큰지 정필중의 [의학]의학숙달과 [의학]재생의학의 기술 숙련도가 거의 1년 만에 고급에 도달해 있었다. 아무래도 역시 [교육]교육숙달과 [모임]모임숙달의 위력이 강한 것 같았다. 병재는 정필중을 바라보며 그의 성장세를 생각한다.
‘아마 환자의 모든 사지를 능숙하게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의 숙련등급 단계가 전문부터이니까 이제 약 1, 2년만 더 가르친다면 정 형에 대해 손을 떼도 늦지는 않았겠지.’
정필중의 성과에 병재는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자신이 이 전문 단계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가? 숙련등급이 올라가면 갈수록 오르기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이제 자신의 [의학]재생의학의 숙련등급이 준신 급에 도달했지만 숙련도는 이제 3단이다. 아마 신 급으로 가기에는 빨라보았자 십년, 늦으면 수 십 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정필중은 뒤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병재의 시선에 뜨끔거리며 밀려오는 환자들을 치료했다. 정필중의 올라간 기량만큼 환자들이 쏠리는 것 같았다. 아마 몇 년을 더 배우면 정필중은 병재처럼 수많은 환자들을 상대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정필중은 식은땀이 절로 난다.
‘의사 일에 익숙해지니까 피로는 별로 안 느끼는데 그만큼 환자가 쏠리는군. 하아 파김치가 되도록 계속 말이지.’
정필중은 처음 환자들을 상대할 때보다 지금은 환자를 치료하는데 익숙한 일인 것처럼 피로가 별로 안 쌓였다. 하지만 환자들이 그만큼 몰리기에 피로의 절대량은 그 전과 똑같았다. 병재가 가르치는 기술들이 능숙하면 능숙할수록 전보다 더 많은 환자들을 더 많이 상대하는 것 같았다.
그 때, 병재와 정필중이 있는 방 안으로 들어오는 한 여성 간호사가 눈길을 끌었다. 아마 급한 일인지 헐레벌떡 뛰어 들어가 누군가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다 이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발견했는지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갑작스러운 여성 간호사의 등장에 정필중과 병재는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니 바로 메리 간호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에 메리 간호사는 흠흠 거리며 병재에게 시선을 두고는 ‘여기에 있었네.’라고 중얼거리며 용건을 말한다.
“저 선생님.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어요. 빨리 오세요.”
메리 간호사의 급해 보이는 말에 할 수 없다는 듯 병재는 한 숨을 쉰 뒤 메리 간호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정필중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정 형. 전 일하러 가보겠습니다.”
정필중은 왼 손으로 훠이훠이 흔들면서 말한다.
“잘 가게나.”
병재는 그 모습과 그 말에 정이 깃든 것을 느끼고 피식 웃으며 메리 간호사 뒤를 따라 방 밖으로 나갔다. 방 안에는 정필중이 환자에게 집중하는 모습만 보였다.
병재와 메리 간호사는 복도에서 걸으면서 서로 대화한다.
“환자들은 몇 명이나 모였습니까?”
“제가 선생님을 찾으러 다닐 때는 10명쯤이었는데 지금은 더 늘어날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까?”
“예. 오늘도 또 외과수술이 잡혀 있습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곧 병재는 자신의 진료실 방문 앞 대기의자에 앉아있는 환자들을 바라본다. 메리의 말대로 15명으로 늘어났다. 환자들은 병재를 보면서 수군거린다.
“선생님이 오신 것 같네.”
“그러게 무슨 일로 일을 쉬는 가 했더니만.”
“요즘 이곳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일을 봐주고 하더니만 그래서 그런가?”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병재는 그들을 제쳐두고는 방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방 안에서 조금 준비한 뒤 책상 위의 알림종을 내리친다.
-땡! 땡! 땡!-
병재의 치료는 시작이었다. 환자들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점심시간이 되면서 병재는 환자들의 치료는 이미 진작에 끝내놓았다. 메리 간호사는 전보다 일이 익숙한지 덜 피로해보인다. 간호사 메리는 생생한 병재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미 이 얼굴을 몇 달씩이나 쳐다봐서 별 감흥은 없었다.
병재는 손목의 시계를 쳐다보며 시간을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시침과 분침이 12시 30분을 가리키자 병재는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나 시선을 간호사 메리에게 두고는 말한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도록 해보죠. 전 동료들과 같이 먹도록 해보겠습니다.”
“네.”
메리는 병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책상 위의 전화가 울려퍼진다.
-때르르릉 때르르릉 철컥!-
병재는 전화기의 송수화기를 잡고 귀에 가져다 댄다.
“여기는 미스터 길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아 받으셨네요. 잘 됐군요.-
“무슨 일로 전화 주셨습니까?”
-아! 지금 선생님을 찾고자 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렇습니다.-
“저를 말입니까?”
-예.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합니다.-
“끄응. 상대가 누구 길래 그렇습니까?”
-아직 밝힐 수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병재는 한 숨을 쉬면서 또 인가? 라고 중얼거리고는 송수화기에 입을 대고 말한다.
“저번처럼 부유층들이 저를 개인적으로 모시는 일은 아니겠죠?”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지금 경호원들의 수준을 보면 단순한 부유층이 미스터 길을 모시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내려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예.-
병재는 송수화기를 다시 내려놓으면서 시선을 간호사 메리에게 돌린다. 간호사 메리는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병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일이 생겨서 점심은 밖에서 먹게 되겠군요.”
“또 외출이세요? 하여튼 상원의원들도 별꼴이라니까.”
간호사 메리는 애꿎은 상원의원들을 욕한다. 가끔 병재가 밖으로 불려 다니는 때가 있는데 명성과 부가 높은 인물들이 자신의 휘하에 있는 사람들을 시켜서 병재를 초대하고는 했다. 단순한 친분관계를 맺기 위함이라 하면 그들도 욕을 천지로 먹겠지만 병재를 부른 이유는 당연하게도 불치병을 앓는 가족들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환자들이 밀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간호사 메리는 물론 그 외 병원의 사무원들이 매번 욕을 먹었다. 다만 그런 치료를 통해서 돈을 벌 때도 있는데 병재는 그 중 반을 재활치료센터에 기부했다. 나머지 반은 고향에서 개인 병원을 차리기 위해서 아껴두고 있었다.
간호사 메리는 그 일들에 대해 떠올리자 하아하고 한숨을 내뱉는다.
“오늘도 진료실 문을 닦겠군요.”
병재는 미안한 표정으로 메리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차라리 단순한 식사였으면 좋겠네요.”
“그럼 전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병재는 간호사 메리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빠르게 옮긴다. 병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했을 때, 아까 자신에게 전화를 해준 안내 사무원 신디 앞에 있는 경호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호원들이 엘리베이터에 내린 병재를 보고 순간 시선들을 집중한다. 하지만 병재는 그런 시선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는 안내 사무원 신디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 사람들이 초대하는 사람들입니까?”
신디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재의 말에 긍정한다. 신디의 반응에 병재는 고개를 돌려 경호원들에게 향한다. 그 때 경호원들 중 한 명이 병재에게 말한다.
“혹시 당신이 미스터 길이라고 불리는 의사 선생님입니까?”
병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경호원의 말투에 잠시 생각한다.
‘영국식 억양과 말투. 그리고 높은 사람이라. 영국의 높으신 분이 나를 초청했나?’
경호원은 병재의 정체를 확인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계속한다.
“정체는 밝힐 수 없습니다만. 오늘 중요한 분이 선생님을 찾아서 말입니다. 그 분께서 같이 식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하아. 일단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경호원들은 할 수 없다는 감정을 느끼며 한 숨을 쉬는 병재의 뒤따르는 동의에 겨우 좋다는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재에게 말한다.
“좋습니다. 그럼 차 안을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병재는 경호원들을 따라가면서 병원 밖을 나간다. 그들을 보고 1층에 잠시 쉬고 있던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또 군. 저 사람을 초청하기 위해서 매번 경호원들을 부르는 게.”
“사람의 능력이 출중하다보니까 매번 불려가는 것 같아.”
“환자들은 생각을 안 하는 건가?”
“저 사람 탓이야? 저 사람을 권력을 이용해 부르게 만든 놈들을 탓해야지.”
“끄응 그렇지.”
경호원들은 1층의 사람들의 불만에 조금 얼굴을 굳는다. 하지만 이내 신색을 회복하고 차문을 열어 병재를 들어가게 만든다. 곧 차의 시동이 걸리며 병재를 태운 차량은 어디론가 떠난다.
차량은 시카고 어느 최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병재는 차의 창문 넘어 기품이 느껴지는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조금 놀라워한다. 차량의 시동이 꺼지고 차량의 운전기사가 차문을 연다. 병재는 차량 밖으로 나가 레스토랑의 겉모습을 살피다가 이내 경호원의 말을 듣는다.
“모시는 분이 이 곳 안에 계십니다. 그럼.”
병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경호원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자 겉모습 보았던 것처럼 건물 안도 똑같이 호화롭고 기풍 있어 보였다. 경호원들이 카운터에 서 있는 사람에게 말한다.
“아까 예약했던 방으로.”
카운터의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직접 경호원들과 병재를 안내하기 위해 발걸음을 뗀다. 어느 정도 발걸음을 걸으면서 병재는 기품 있게 식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조금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리고 자신의 의상에 아차한다. 병원에서 입었던 의사가운을 그대로 입고 따라온 것이다. 병재는 조금 민망한 얼굴로 따라갔다. 곧 카운터에 있는 사람은 아예 방으로 되어있는 곳 앞으로 안내해줬다. 방문 입구에는 병재를 찾은 경호원들이 경호를 서고 있었다.
“여기입니다. 그럼 좋은 식사 되셨으면 합니다.”
카운터에 있는 사람은 그 말을 하고 다시 자기 자리로 되돌아간다. 경호원들은 병재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이 쪽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병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문의 문고리를 잡아 돌린다.
-끼익-
방 안에는 장년의 남성이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노년의 남성이 경호원들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이 쪽의 사람이?”
노년의 남성이 경호원들에게 눈짓으로 묻자 경호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경호원들의 대답에 노년의 남성의 시선은 병재에게 향한다. 그는 병재의 겉모습을 관찰하더니 이내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맞은편 의자에 앉게나.”
병재는 그 말대로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노년의 남성은 싱긋 웃으며 소개한다
“내 소개가 늦었군. 난 대영제국의 수상직에 있는 윈스턴 처칠이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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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댓글은 힘이자 용기입니다. 모두들 힘과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