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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이우 사단장의 말에 김도진, 강덕재, 그리고 병주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고, 이우 사단장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여기서 옥쇄 모르는 인간은 없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일제는 망하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야. 보통 그 정도의 국가는 얼른 항복해서 보전을 하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지.”
병주는 그 말을 듣고 안주 한 번 먹으면서 말한다.
“일본 제국이 그렇게 정상적이었다면 우리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아마 우리는 일제 밑에서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
병주의 말에 김도진, 강덕재는 말이 없었고, 이우 사단장은 조용히 듣다가 한 번 말한다.
“어쩌면 그럴 지도...”
이우 사단장의 씁쓸한 미소가 흘러나온다. 김도진과 강덕재는 그 미소에 자신들도 왠지 씁쓸한 미소가 흐른다. 그러다가 이우 사단장은 얼굴을 바꾸면서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런데 자네들은 이곳 광복군에 투신하기 전에 무엇을 했나?”
그 물음에 먼저 강덕재가 대답한다.
“전 일본에서 신학대학에서 유학하다 귀국했는데, 조선에 남은 제 부인이 가족들 중 한 사람이 일제에게 봉사하지 않는다면 부인이 위안부로 끌려갈 사정이라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일본군을 자원입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과 같이 가서 휘하 병사들과 같이 모의해서 탈영했고, 그 뒤에는 광복군에 투신했습니다.”
이우 사단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다음은 김도진이 말한다.
“원래 저는 고아였습니다. 그 때문에 거지들 밑에서 먹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일본인의 눈에 띠고 잦은 심부름을 하다가 그 일본인이 파산하는 바람에 먹고 사는 길이 없어져서 그냥 일본군에 자원입대했습니다. 거기라면 먹고 살만 하겠지 라고 말입니다. 어느 정도 공을 세워 오장까지 올라갔는데 하아. 그 개 같은 일본인 상관 때문에 열 받아서 탈영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아서 탈영에 성공했고, 지금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
이우 사단장은 김도진의 말을 조용히 들었고, 이내 시선을 병주에게 향한다. 병주는 그 시선에 흠흠 거리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선 이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은데 상관 없습니까?”
“꽤 긴 이야기라니? 그 무슨 소리인가?”
이우 사단장이 묻자 병주는 복잡 미묘한 얼굴을 짓고는 한 마디 한다.
“제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라서 말입니다.”
“가족? 저기 있는 강덕재 연대장과 비슷한 경우인가?”
그 물음에 병주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우 사단장은 어떤 사연이 있기에 궁금해서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했다.
“약 8년 전의 일인데. 우리 가족은 문경에서 소작하고 있는 농가였습니다. 지주 새끼, 마름 새끼에게는 소작료를 그리고 면서기 그 개자식에게는 강탈당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라면 그냥 보통 소작농의 일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작은 누나가 있었는데 어느 날 돈을 벌겠다고 경성으로 상경하다가 소식이 끊겼습니다.”
강덕재는 이미 들어서 그런지 씁쓸한 얼굴로 안주 하나 집어 먹었고, 김도진과 이우 사단장은 그 이야기에 집중한다. 병주는 얼굴 하나 바뀌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알고 보니까. 제 누나가 중국 전선의 위안부로 팔려나갔다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
이우 사단장과 김도진은 그 말에 씁쓸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짓는다.
“그 소식을 들은 지금의 중경공단의 회장이자 제 친동생인 병윤은 자신의 누나를 찾기 위해 자기 친구를 데리고 가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병윤과 그 친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도 솔직하게 제 누나를 찾고 싶었지만 아버지 어머니께서 말리셨습니다. 내가 집안을 일으킬 인물이라고 말입니다.”
“으음. 험난한 삶이었군.”
이우 사단장은 일본군에 적을 둔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자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병주는 이우 사단장의 얼굴을 마다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 뒤로는 전 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에 상경하여 경성경제전문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저 강덕재 연대장과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고향에서 또 한 가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
“제 가족들과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인 면서기 박출환의 농간 때문에 제 형이 징용으로 끌려갔습니다. 솔직히 그 때 전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박출환을 죽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저 강덕재 연대장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일본군에 들어간 뒤 탈영해서 엿을 먹이자고 말입니다. 그 뒤에는 지금의 처지에 오게 된 것입니다.”
이우 사단장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크게 쉬었다. 자신이 병주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더니 저렇게 씁쓸하기 그지없는 사연이 있었단 말인가? 그러다가 한 가지 의문이 든 이우 사단장은 병주에게 물어본다.
“그렇다면 고향에는 부모님이 둘이 계신다는 이야기인가?”
“...... 고향에 가게 되면 우리 형제들 모두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죄를 사죄드릴 계획입니다.”
“왜 그런 말을...?”
“제 아버지는 불령선인이라는 면목으로 감옥으로 끌려 가셨습니다. 다행히 어머니와 제 막내동생은 형님께서 구출하였지만 말입니다.”
“형님이라면? 그 징용에 갔다는 형을 말하는 것인가?”
“으음. 이름을 말하면 아실지도 모릅니다. 길병재라고 말입니다.”
“!!!”
이우 사단장은 길병재라는 단어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금 장교들 사이에서 급속하게 떠도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팔 다리를 재생시키는 신의가 존재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신의의 이름이 바로 길병재라고 했다.
“놀랍군. 하하하. 이거 참. 쯧.”
“그리고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운이 좋게도 형님께서는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누나를 구출했다고 전합니다. 지금은 둘 다 미국에 있습니다.”
이우 사단장은 그 말에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런가? 다행이야. 정말로. 하. 자네들 사연을 들으니 나도 뭔가 털어내고 싶은 기분이 드는군. 내 이야기를 들어보겠나?”
그 말에 김도진, 강덕재, 병주는 셋 다 고개를 끄덕이며 이우 사단장이 말하는 것을 기다린다. 이우 사단장은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한다.
“이런 말하기 뭐하겠지만 사실 내 아버지는 일제에게 국권을 박탈당한 조선의 왕자 중 한 명이었어. 이름은 이강, 부르는 호칭으로는 의친왕이라고 하지.”
“......”
세 명 다 이우의 정체에 경악까지는 아니라도 그에 준할 만큼의 놀란 얼굴을 한다. 이우는 그런 세 명의 반응을 예상한 표정을 짓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내 아버지는 사실 일제에게 말 못할 감정이 있어. 그리고 지금의 임시정부에 망명할 계획까지 세웠지. 그러나 도중 들통이 나서 감금상태에 놓이게 된 거야. 난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랐어. 아버지에게 일제의 잔악함과 반항할 수 없는 현실의 괴리감 속에서 말이야. 일제는 조선의 왕족들을 일제의 왕가와 혼인하여 피를 옅어내려고 했어. 나도 일본 왕가의 여인이랑 결혼할 뻔 했지.”
“으음.”
병주는 이우의 복잡한 사정에 자신도 모르게 침음성을 흘린다.
“그 때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일제에 대한 반항이었을 거야. 난 죽어도 일본 여인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었어. 결국 일본 여인 대신 조선인이지만 친일파의 거두라고 불리는 박영효의 손녀랑 결혼하게 되었어. 그 뒤로는 일본군에 투신했지. 왜냐하면 조선의 왕가들은 대다수 다 일본군에 입영해야 했거든.”
이우는 술을 한 잔 천천히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일본군에서 왜 입대하게 되었냐면 그 쪽이 감시하기 편하다는 이유였어. 거기다 일제를 위해 조선의 왕족이 투신했다는 선전 목적도 있고 말이야. 그리고 지금까지 여양에 있다가 포로로 잡혔지. 솔직하게 말해서 그 동안 독립운동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나를 욕하고 싶으면 욕해도 좋아. 일제를 위해 헥헥 거리는 개자식이라고 말이야. 그리고 난 일제를 위해 일했다는 것에 굳이 변명할 생각은 전혀 없어. 그리고 그런 내가 독립군에 들어간 것도 솔직히 웃기지 않나? 마치 제 목숨 아까워서 적군에 항복하는 인간처럼 말이지.”
강덕재, 김도진은 그 말에 더 이상 말을 못했다. 반면 병주는 그 말을 듣고 이우 사단장에게 한 마디 묻는다.
“원래라면 포로로 있을 생각이었다는 말입니까?”
이우 사단장은 그 물음에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는 말이야. 사람들의 목숨과 재산을 강탈하기 위한 군대에 투신한 내가 어떤 양심으로 광복군에 투신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이우 사단장은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사실을 알려준다.
“임시정부의 주석과 광복군의 지휘부가 날 찾아왔어. 그리고는 원래 내 아버지 의친왕은 독립운동에 투신하려고 망명할 것까지 계획했다고 말이지. 그러면서 나에게 하는 소리가 내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서 왕가의 죄를 씻자는 것이었어. 내 입장으로선 말이 안 되는 소리였지. 일본군에 투신한 내가 부끄러움 없이 그대로 광복군에 투신하는 것은 웃긴 일이었지. 그랬더니 뭐라고 하는지 아는가?”
병주는 그 말에 조금 생각하다가 알아차렸지만 이내 침묵하고는 이우 사단장의 대답을 기다린다.
“혹시 일본군에 투신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면 후에 조국이 광복이 되면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그러더라고. 그 때 동안 광복군에 투신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뜻을 펼치라고 말이야.”
“그렇다면 광복 후에는?”
“그래. 난 그 쪽 의사를 따를 생각이야. 광복군에 투신했다고 일본군에 재적한 내 자신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그리고 그 쪽 말을 들어보니 악질 친일파들을 단죄할 생각을 하더군. 그 외 나머지 친일파에 대해선 시시비비를 가려서 적절하게 처리하고 말이야. 나도 그렇게 되겠지. 그런데 솔직히 의외였어. 일본군 육군대학에 나왔다고 나에게 사단장을 제시한 것을 말이야.”
병주는 이우 사단장의 그 말에 응수한다.
“광복군은 정식적으로 군사교육을 받은 이가 몇 명 없었습니다. 대다수 신흥무관학교나 일본육군사관학교, 그리고 중국에 있는 무관학교에서 배웠습니다. 지금이야 전차도 굴리고, 폭격기도 굴리고, 미국 영국의 고문관이 와서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광복군 내에서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 그리고 군단장에 적합할 인물은 별로 없습니다. 대다수 영관급 이상의 장교들은 원래 소대장, 중대장 출신이었으니 말입니다.”
이우 사단장은 그 말에 글쎄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럴 수 있겠군. 그런데 솔직히 내가 봐도 광복군에 재직 중인 사람들의 능력을 보니 일본군과 별반 차이가 없어. 거기에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 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이야. 앞에 서 있는 병주 자네와 강덕재, 그리고 김도진 연대장을 보니 일본군에서도 능히 사단장할 능력들이야. 일본군 내에서 출세할 수는 없어도 말이지. 능력은 자부해도 좋다고.”
강덕재는 그 말에 잠시 피식 웃고는 병주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말한다.
“이 녀석은 예외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래보여도 이 녀석 능력만큼은 인정해야 됩니다. 저와 여기 있는 김도진의 경우는 과대평가라 해도 말입니다.”
그 말에 이우 사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렇군. 내 이범석 총참모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병주 자네는 연치가 너무 젊어서 문제일 뿐 능력 면으로 볼 때는 총사령관을 해도 상관없다고 말이야. 그리고 그 연치 때문에 원래 자네에게 돌아 가야할 사단장이 나에게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말이야.”
이우 사단장의 말에 병주는 이미 신경을 쓰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 마디 한다.
“젊어서 너무 승진하는 것도 주위에서 시기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지금도 연대장으로 임명되었다고 말들이 오고 가는데 제 나이 대에 사단장이면...”
이우 사단장은 손사래를 천천히 흔들면서 말한다.
“그건 평시에서의 일이야. 전시는 다른 법이야.”
“으으. 그렇다고 말씀하시니 알겠습니다. 전 솔직히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뭔가?”
“규모가 어떻든 광복군이 제 고향에 주둔했으면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군.”
병주는 그 말에 후후 웃으며 이유를 말해준다.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잡아야할 인간이 있거든요.”
그 말에 강덕재가 지겹다는 듯 한 마디 한다.
“또 박출환 이야기이군. 자네가 군대를 끌고 오든 아니면 혼자서 고향으로 돌아가든 자네 형제들이랑 같이 집으로 가든. 그 놈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야. 광복이 되고 일제가 무너진다면 그 놈 멱을 딸 사람들은 자네 말고도 충분할 거야. 아마 광복이 되자마자 그 곳 마을사람들의 손에 붙잡혀 그 병신 같은 목숨이 뒈질지도 모르는 일이지.”
“그러라고 군대에 주둔하는 것입니다.”
그 말에 강덕재는 ‘끄응’하고 침음성을 흘린다.
“그 놈의 목숨을 자네가 거두고 싶나 보군. 쯧쯧 자네가 직접 복수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그 놈의 얼굴을 생각하며 이가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구쳐 오릅니다. 내 기필코 그 자식만큼은 내 목숨을 바쳐서 라도 내 손으로 파멸시킬 것입니다.”
강덕재는 그 말 한마디에 머리가 아프듯 이마에 손을 갖다 대고 쯧쯧 거리며 한 마디 한다.
“저 것도 중증이야.”
이우 사단장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조금 황당하다는 기색이었다. 김도진은 그런 이우 사단장의 얼굴에 피식 웃으며 한 마디 한다.
“사단장님. 저 병주라는 형씨의 말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 박출환이라는 녀석은 그만큼 자신이 찢어죽이고 싶을 정도의 개자식이라는 말입니다. 휴우. 말 하는 것을 들어보니 저 형씨의 형인 병재라는 사람도 복수의 칼을 간다고 들었습니다.”
“그. 재생치료의 창시자인 길병재가 말인가?”
김도진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예. 저 형씨보다 그 쪽의 원한이 더 깊다고 합니다.”
이우 사단장이 그 말에 피식 웃고는 한 마디 한다.
“그 쪽이 도망치고 몸을 숨긴다면 모든 돈과 능력을 발휘해서 찾을 생각이군. 쯧쯧. 참으로 안 된 인간이야. 인과응보이지만 어떻게 그런 형제들에게 걸리다니 말이야.”
김도진은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린다.
“뭐 그렇습니다. 만약 악마라도 만난다면 영혼을 팔고 그 자식을 죽이겠다는 원한이니까 말입니다.”
이우 사단장은 그 말에 곰곰이 생각하면서 자신은 사람들에게 그런 원한을 사게 한 행동은 없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기억은 없고, 대신 자신을 일본군 종자라고 욕할 인간들이 예상되었다.
“으음. 임시정부가 왜 친일파를 악질과 보통을 구분하고 단죄하는지 알겠군.”
김도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친일파의 문제는 솔직히 복잡 미묘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도 친일파인데 말입니다. 일본인의 심부름을 하면서 동시에 먹고 살기 위해서 일본군에 입영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그 기억들을 평생 속죄하고 사람들에게 미안해야 할 거야.”
김도진은 그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저는 그럴 생각인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지 예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 광복하게 된다면 친일파 때려잡자고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킬 것이 뻔하니 말이야. 지금 내가 광복군에 투신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내 자신에게 뻔뻔한 일이지만 오히려 나에게 잘 된 일일지도 모르지.”
“......”
김도진은 그 말에 복잡 미묘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이우 사단장은 김도진의 얼굴을 아랑곳 않고 계속 이야기했다.
“지금 아버지가 내 모습을 보신다면 칭찬을 해주실까? 아니면 역정을 내실까? 기대가 되는군.”
김도진은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했다. 이우 사단장이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할 동안 강덕재와 병주는 박출환 문제로 이러쿵저러쿵 말다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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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 이야기 속에서 안타깝게도 박출환의 처리는 광복 후에 이뤄지지 않을 생각입니다. 나중에 처리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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