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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인생-162화 (16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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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긴장된 분위기가 감도는 방 안, 공상희는 송자문이 입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그런 공상희의 기대를 알아서였을까? 송자문은 서서히 입을 연다.

“매형도 사실 중경공단의 현 회장 길병윤에 대해서 불만사항이 많지 않습니까?”

그 말에 공상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공상희 역시 길병윤에 대해서 불만사항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화폐발행권 때문에 매번 길병윤과 다투었기 때문이다.

“그래. 많지. 나와 처남 둘 다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지.”

“예. 그래서 이번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기회라면? 무슨?”

“아까 미국의 헐리 대사와 웨드마이어 고문관이 저에게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그 둘을 장개석에게 떼어달라고 말입니다.”

“!!!!”

공상희는 경악한 얼굴로 송자문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 두 사람이 왜? 그 두 사람이 송자문에게 협조를 요청하다니?

“아마 이 기회가 최초이자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매형,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송감연이라면 몰라도 우선 길병윤을 쫓아낼 기회이지 않습니까?”

“......”

공상희는 경악한 나머지 머리가 하얗게 빈 것 같았다. 송자문은 공상희의 상태를 이해하면서 한편으로 답답했다. 그렇게 송자문은 공상희가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꽤 시간이 흘러 공상희는 입을 열었다.

“자네. 도대체 무슨 유혹을 받았기에 이러는 것인가? 이번 일 걸리면 아무리 자네 여동생이 있어도 나와 처남 모두 죽는 꼴이야.”

그 말에 송자문의 얼굴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내 어금니를 꽉 깨문다.

“헐리 대사가 말하더군요. 그런 위험성 없이 어떻게 중경공단 회장직을 차지하느냐고 말입니다.”

“......”

“그리고 그 쪽에서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어떤 방법을 말인가?”

“숨 죽이고 있는 군벌들을 이용하라고 말입니다.”

“!!!!”

공상희는 여러 번 경악한다. 얼마나 큰일을 저지르려고 하는 것인가?! 미국에 이어 군벌들까지 동원하려다니 그런 큰일에 공상희 자신까지 끼워넣고 있었다. 송자문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 더 한다.

“그리고 제 두 번째 누나에게 협조도 요청할 생각입니다.”

“어... 자네의 둘 째 누나라면... 둘 째 누나가 있는 곳 그 곳은 공산당이 아닌가?! 자네 진정 미쳤는가?!”

공상희의 타박에도 송자문의 얼굴은 바뀌지 않고 진지하게 말한다.

“매형. 그 둘은 그 공산당과의 협력을 놓지 않으면 축출하기 어렵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 둘이 중국에서 얼마만큼의 위상이 있는지.”

“......”

공상희는 그 둘이 처음 중경에 흘러들어왔을 때를 생각한다. 그냥 단순하게 총기 개조 일을 팔아먹으려다 어느새 총통에게 눈에 띄어서 거부로 성장했다. 사실 중경에 남경보다 훨씬 높은 공업능력을 보유한 계기는 저 두 사람의 월등하고도 창조적인 능력 덕분이었다. 만약 그 둘이 없었다면 중일전쟁에서 패하는 것은 물론 지금처럼 서구권에 비할 정도로 경제가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을 정도였다.

그 둘 덕분에 공상희, 송자문 역시 한 몫 단단히 벌었다. 다만 그들이 차지하는 것 빼고는 그 둘이 합법적으로 벌어들이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사실이었다. 즉 공상희, 송자문은 길병윤을 위시로 한 중경공단의 성장에 미처 견제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그 위상은 꽤나 단단하기 그지없었다. 아마 장개석이 4대 일가 중 하나라고 하지만 그 둘의 말이라면 나머지 4대 일가가 하는 말을 무시하고 자신이 껌뻑 죽을 정도로 신뢰성을 가졌다.

“매형. 이번 일 꼭 해내야 합니다. 만약 이 일에 실패가 되면 그 둘의 성장은 우리는 물론 군벌들, 그리고 외세로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할 것입니다.”

“젠장.”

공상희는 이를 갈았다. 둘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자신의 한심함에 대한 분노였다. 그만큼 공상희의 갈등은 컸다. 송자문이 제의하는 것은 도박이었다. 천당과 그리고 지옥을 갈리는 도박. 만약 송자문이 한 계획대로 한다면 모든 것을 따놓은 천국이지만 실패하게 된다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옥이었다.

“하. 하. 하아. 처남 미안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줘. 생각할 시간을.”

“......”

“자네도 나의 고민을 이해할 거야. 분명 자네는 자네가 세운 계획에 확신을 가지지만 만약 실패하게 된다면 나와 자네 모두 나락으로 떨어져. 그건 알고는 있겠지?”

“매형. 한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실패하게 될 때의 일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게 무슨...”

송자문은 자신을 의아한 눈빛으로 보는 공상희에게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제 뒤에 누가 있는지 아십니까? 미국이 있습니다. 실패하게 될 때, 미국으로 은신하면 될 일입니다. 누가 미국으로 간 우리들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까?”

공상희는 그 말에 크게 흔들린다. 하지만 갈등을 끝낼만한 말은 아니었다.

“처남. 시간을 줘. 생각할 시간을.”

결국 송자문은 할 수 없다는 듯 크게 한숨을 짓고는 말한다.

“휴우. 어쩔 수 없겠군요. 너무나 통 큰 제안에 제가...”

“결정하면 내 얼른 처남 자네에게 연락을 넣겠네.”

“......”

송자문은 공상희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내 첫째 누님에게 상담할 지도 모르겠군.’

송자문은 그렇게 생각을 하자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그럼 매형의 말대로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네. 난 이만 가보겠네.”

결국 공상희는 자리를 뜨고 저택에서 나간다. 송자문의 배웅을 마다한 공상희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여 긴급히 자신의 저택으로 향한다. 송자문은 창문을 통해 공상희의 차량을 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매형이 설마 총통에게 밀고하지는 않겠지?”

그럴 가능성은 있었다. 공상희의 처지는 꽤나 난감했다. 지난번 부정부패 건으로 총통에게 신임을 잃었다. 그래서 자신의 첫째 누님 송애령에게 듣기로는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미국으로 간다는 소리를 매번 했었다.

“...... 이거 잘못 되는 것은 아니지? 아니야. 매형이라면 필시 첫째 누님에게 말할 가능성은 커. 배신한다거나 아니면 이 일에 끼어든다거나 그 것도 아니라면 필시 다른 일이던가.”

송자문은 그렇게 공상희에 대한 의심과 불안감으로 연신 시간을 보냈다.

한편, 공상희의 차량은 공상희 자신의 저택에 도착했다. 공상희는 꽤나 착잡하고, 갈등에 이는 얼굴로 저택 안을 들어왔다. 저택의 하인들이 자신을 반겨주지만 그는 그들을 못 본 척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가 생각에 잠긴다.

‘제길. 나에게 그런 큰일을 제안하면 어쩌자는 말인가?!’

분명 공상희가 길병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건드리게 된다면 자신의 불안한 자리는 금세 잃어버릴 가능성은 컸다. 요즘 부정부패 건으로 난리가 일어나지 않았던가? 만약 그 병윤이 자신을 건드린 작자를 알게 된다면 필시 반격에 나설 것이다. 반격에 나설 때, 가장 쉬운 작자부터 처리하는데. 그 일 순위가 자신이라는 것에 장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처남의 말을 안 듣기에는 그렇고.’

하지만 자신에 대해 매번 갈등을 했던 병윤을 생각하니 자신의 자존심이 생각났다. 그가 인플레이션 문제로 자신의 정책을 매번 견제하지 않았던가?

‘하아. 난제야. 쯧. 내가 언제 그깟 자존심을 챙겼지?’

그 때, 방문이 끼익 열리고 누군가 방 안으로 들어간다. 공상희는 신경질 나는 얼굴로 크게 외친다.

“누가 내 방에 들어오라고 했나!?”

그 말에 방 안에 들어온 인물이 깜짝 놀라서 한 마디 한다.

“아니? 여보. 내 남동생 네 집으로 갔다온다면서...”

공상희는 얼른 신경질을 거두고 자신의 아내 송애령을 슬며시 쳐다본다.

“당신인가?”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요? 그 집에서 무언가 있었어요?”

“......”

“이거 내 자문이 이놈을 단단하게 혼을 내줄게요.”

그 말에 공상희는 잠시지만 갈등이 일었다.

‘말할 까? 어차피 처남이 아내에게 말할 수도 있는 노릇이 아닌가?’

결국 공상희는 송자문의 저택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기로 결심한다.

“그럴 필요는 없어. 단순히 처남이 나에게 큰 제안을 던져줘서 그럴 뿐.”

그 말에 송애령은 의아한 눈빛으로 공상희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게 뭐죠?”

“처남이... 나보고 그 둘을 축출하자고 하더군.”

송애령은 공상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축출하자는 말에 피식 웃는다.

“제 남편은 그렇게 권력과 금력이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도 당신이 그 둘을 언급할 때, 목소리가 떨리는군요.”

공상희는 그 말에 조금 신경질이 났지만 이내 그 축출할 둘의 정체를 밝힌다.

“바로 중경공단의 회장 길병윤과 중국 기술 연구원의 부총괄장 송감연이야.”

그 말에 아까의 여유로웠던 송애령은 빠르게 경악한 시선으로 공상희를 쳐다본다. 왜 아니겠는가? 공상희가 축출하고자 하는 둘은 중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간들이 아닌가?

“정말 내 남동생이 그 둘을 축출하고자 했다는 말이에요?”

“흥. 내가 그런 위험한 일을 꾸밀 사람으로 보여!?”

공상희의 반문에 송애령은 대꾸를 하지 못했다. 분명 자신의 남편은 그런 위험한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 송자문이 자신의 남편에게 그런 위험한 일을 제안했다는 말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당신이 한 번 말해봐.”

“예? 뭐... 뭐를요?”

“내 처남의 제안 어떻게 생각해?”

“......”

송애령은 공상희의 그 갈등처럼 크게 갈등이 일었다. 자신의 남동생이 무슨 헛 바람을 불었기에 이런 위험한 일을 제안했는지 모르겠다. 한 마디로 이건 도박이었다. 송애령은 공상희가 내린 결론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도박이군요.”

“도박?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래 내가 생각해도 이건 도박이야.”

“내 남동생이 우리 가족들을 파멸시키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왜 그런 제안을 했을까요?”

송애령이 그렇게 말하자 공상희 자신은 동감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쯧. 그러게 말이야. 내가 중경공단의 회장 그에게 화폐발행권으로 제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원수 질 사이는 아닌데 말이야.”

“그렇기는 하죠.”

“휴우. 난감해.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처남은 내가 총통에게 이 사실을 밀고할 것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렇게 되면 내 목숨은 죽은 목숨이야.”

“......”

“살아갈 길은 내가 먼저 총통에게 밀고하거나 아니면 그의 계획에 참가하는 수밖에 없어.”

“으음.”

“분명 처남이 당신의 남동생이라고 하지만 우리 가족이 망하는 것은 당신도 원하지는 않겠지?”

그 물음에 송애령은 크게 한 숨을 내지른다.

“하아. 어쩌자고. 자문이가 그런 위험한 일을 꾸민단 말이야...”

송애령의 말에 공상희는 크게 공감했다. 송애령은 다시 고개를 들어 공상희에게 시선을 두고 물어본다.

“혹시 이 일을 꾸미는 것은 내 남동생 말고도 다른 이들이 있나요?”

“미국이 그 뒤를 붙었어.”

“미국이? 허 그 작자들이 또 왜?”

“사실 이 일을 처음 생각한 것은 내 처남이 아니야. 처음 시작은 미국이 주도했다는 군.”

“......”

“미국은 우리 중국의 발전을 달갑게 보지 않는 편인 것 같아.”

“으음. 하기야 그 둘을 중국에게 떼어놓으면 지금의 발전은 이루지 못할 공산은 크기는 하죠. 사실 우리 모두 그 둘의 능력은 인정하는 편이니까요.”

송애령이 그렇게 말하자 공상희는 조금 얼굴이 굳어진다.

“물론 그 것도 우리 가문이 존속해야할 때의 일이에요.”

송애령이 그렇게 말하자 공상희의 얼굴은 더더욱 굳어진다.

“아까 당신이 말했죠?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우리 일가는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전화하세요. 제 남동생에게. 이미 발은 딛었으니 빨리 협력해야죠.”

공상희는 송애령의 말에 허둥지둥 자신의 침대 옆에 있는 전화기의 송수화기를 한 손에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 다이얼을 돌린다.

-차르륵 차르륵 뚜르르 뚜르르 딸칵!-

-예. 누구십니까?-

전화기에서 송자문의 목소리가 들린다. 공상희는 어려운 발걸음을 떼는 듯 간신히 입을 열고 말한다.

“날 세. 처남.”

그 말에 전화너머 송자문은 말이 없다가 이내 진지한 말투로 말한다.

-결정하셨습니까?-

“그래. 결정했네. 자네의 계획에 투신하겠네.”

-잘 선택하셨습니다.-

“그 둘을 축출하기는 어려운 일이야. 자네는 알고 있겠지?”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그 둘의 그림자에 숨을 숙명입니다.-

“우리는 지금 매국하고 있는 거야. 알고는 있지?”

-저와 제 가족의 위세가 없다면 그 것은 매국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살기위한 몸부림일 뿐.-

“휴우. 어떻게든 자네만 믿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일이 실패하면 저에게 가장 큰 피해가 온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누구부터 접촉할 생각인가?”

-아무래도 군벌들과 만날 생각입니다. 비록 총통 휘하에 복속되고 있었다지만 그들은 야심을 지닌 사나이들입니다. 아마 총통의 세력을 약화시킬 기회라면 달려들 인간들입니다.-

“그들과는 이 일에 한해서만 협력하게 되겠군.”

-예. 그렇게 되겠죠. 물론 중국 공산당과도 말이죠.-

공상희는 그 말에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공산당과의 협력, 총통이 알면 공상희 자신은 물론 자신의 세가가 멸문할 것이다.

============================ 작품 후기 ============================

-공상희가 송자문의 파티에 가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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