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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인생-166화 (16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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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1945년 6월 20일, 각지에서 대대적인 봉기들이 일어났다. 바로 길병윤, 송감연을 축출하라는 봉기였다. 하지만 국부군에서는 가볍게 봉기들을 진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봉기를 제압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제살 깎아먹기였다.

처음 벌어진 봉기는 국부군들에게 제압을 당했지만 흉흉한 소문은 밑도 끝도 없이 부풀어 올랐다. 어느새 두 사람을 위시로 한 조선인들은 중국에서 독립하기 위한 발판을 만든다고 소문을 낼 정도였다.

중국 중경의 총통관저 안의 총통실에서 장개석은 머리가 아픈지 끙끙 거린다.

“제길. 왜 이런 소문이 퍼지고 난리지?! 얼마나 더 어리석어야 정신을 차리는 것이냐?!”

그 말에 비서실장은 아무런 말도 못한다.

“하아. 누가 선동했는지 참으로 고약하군. 아주 고약해. 아직 전쟁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런 사태가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그 말에 비서실장이 장개석에게 말한다.

“각하. 이건 제 생각인데. 사실 두 사람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장개석은 그 말에 답답하다는 듯 말한다.

“그래. 내 말이 그거야. 쓸데없는데 활기를 쏟지 말고 일이나 할 것인지 이거야 원...”

“그렇다면 두 사람을 축출하게 된다면 누가 좋아하는지 생각됩니까?”

장개석은 잠시지만 입을 벌린다. 두 사람을 축출하면 누가 좋아한다고? 그 말에 장개석은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긴다.

‘두 사람을 나에게서 떼어낸다면 좋아할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 하지만 그 둘은 중국 근대화의 핵심이라고 모르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텐데? 중국 전토의 무식한 이들이야 그 어이없는 선동에 넘어가지만 잠깐 선동을 이렇게 자세히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세력이 있을까?’

“......”

장개석은 어느 정도 생각을 마치고, 비서실장에게 묻는다.

“비서실장.”

“예. 각하.”

“자네는 아까 두 사람을 축출하게 된다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라고 물어보았지? 안 그런가?”

“예. 그렇습니다. 각하.”

장개석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좋아할 사람은 많지. 아주 많아. 바로 나를 경쟁세력으로 삼는 세력가들이라면 말이 통하지. 하지만 그런 세력가들 중에서 이렇게 선동을 할 수 있는 세력은 없지 않겠나?”

“그 말씀은?”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 같아.”

“으음...”

장개석은 조금 생각하다가 이내 비서실장에게 말한다.

“공산당 녀석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봐야겠어.”

비서실장은 그 말에 아! 하고 깨달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선동을 주력으로 삼는 세력, 그리고 장개석의 힘이 약화되었으면 하는 세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개석을 숙적으로 삼은 세력. 비서실장은 그 뒤에 중국 공산당이 유력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말이 지당하신 것 같습니다. 각하.”

비서실장의 동의에 장개석은 기분이 좋은지 밝게 미소를 짓는다.

“아무래도 자네도 알아차린 것 같군.”

“예. 여러 가지의 상황을 조합해보니 중국 공산당 세력이 유력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원래 그들은 선동이 특기이지 않습니까?”

그 말에 장개석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맞는 말이야. 필시 이 상황으로 만들고 몰면서 나의 팔 다리를 떼낼 속셈이지. 흥. 멍청한 자식들.”

장개석은 저번에 가져온 벽보들의 내용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이런 조잡한 내용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다니, 중국 공산당도 이제 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엉터리 같은 내용으로 중국인들에게 커다란 정곡을 꿰뚫는 것에 장개석도 심지어 이 일을 기획했던 모택동을 비롯한 음모가들도 몰랐다.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모여서 수군거린다.

“그게 정말인가? 이놈의 가난함의 중점에 그들이 있다고?”

“그래. 그게 전부 다 조선인들이 경제영역을 다 차지해서 벌어진 일이래.”

“허. 왜 그런 인간들은 정부에서 놔두는 거야?!”

“조선인들에게 뇌물을 먹어서 그렇지. 지금도 봐. 주요직책에 조선인들이 안 낀 데가 어디에 있어? 안 그래?”

“정부에서 매번 자중하라고 나서는 것 같은데. 이것들 전부 다 뇌물먹어서 그런 것 아니겠어?”

“그래. 맞는 말이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는 조선인들의 노예상태가 되겠지. 종국에는 중국대륙의 주인은 한족이 아니라 조선인이 될 거야.”

“그 일은 기필코 막아야 되겠네.”

“그래. 맞아. 대학의 지원, 그리고 빈민가들에 대한 투자 역시 사실 목적을 노리는 것이 분명해. 그들을 이용해 중국을 자신들의 땅으로 만드는 거야.”

“으음. 무섭네.”

그렇게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통을 보면서 빵모자를 쓴 한 명은 조금 쓰게 웃는다.

‘쯧. 어째 잘 되고 있는데. 이거 진행도가 너무 크게 벌어지는데.’

사람들의 분위기는 지금 너무 많이 나간 것처럼 느꼈다. 그 것은 몰래 사람들을 감시하는 사복경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이 너무 심각하게 벌어지는군. 이거 잘못하다가 또 폭동이 벌어질지도 몰라.’

그런 뒤숭숭한 분위기들이 중경은 물론 중국 각지에서 퍼지고 있었다. 송자문이 말한 방안은 예상한 효과를 넘어서고 있었다.

한편, 이 일을 꾸민 장본인들은 다시 한 번 모였던 장소에 모였다. 이종인, 백숭희, 염석산, 모택동, 그리고 송자문과 공상희까지 말이다. 모택동은 묘한 얼굴로 모두에게 말한다.

“송자문 당신이 말한 방법은 너무 효과가 좋소.”

송자문은 그 말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 것을 칭찬으로 받는 듯 싱긋 웃으며 말한다.

“효과는 좋습니다. 예. 우리들의 행보도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아무런 호응도 없이 침묵한다. 모택동만이 송자문에게 말한다.

“전진이라? 지금 우리는 너무 빨리 걷고 있소.”

“이번의 첫 번째 봉기는 솔직히 너무 약했습니다. 아마 수많은 거대한 봉기들이 일어나야 총통께서도 둘을 축출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염석산은 난감한 얼굴을 하고 말한다.

“하지만 둘을 축출하는데 너무 많은 부작용이 있소.”

하지만 송자문은 염석산의 염려를 무시하고 단언한다.

“그 정도의 부작용은 우리가 찌그러져 있는 공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저와 여기 계시는 매형은 지금 도박을 걸었습니다. 전부 아니면 전무. 그 것은 여기 계시는 당신들도 매한가지입니다.”

“......”

“부작용을 염려해서 조절하다간 우리는 그들에게 당할 것입니다. 역사에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 것입니다. 야망도 불태우지 못한 채로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였는데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입니다. 여기 있는 우리들이 웅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 말에 모택동을 포함한 군벌 넷은 ‘으음’하고 침음성을 흘린다. 그 때 백숭희가 송자문에게 묻는다.

“다음 계획은 무엇이오?”

그 말에 송자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대대적인 봉기를 일으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밑바닥을 깔아주었으니 이번 계획도 잘 먹힐 것입니다. 수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일시에 봉기를 한다면 총통께서 냉혹한 이라고 하여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때, 여러분들이 나서는 것입니다.”

“나선다면? 저번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라는 그 말씀입니까?”

그 말에 송자문은 고개를 끄덕인다.

“아까는 이런 분위기를 가지지 않고, 압박하면 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봉기하는 와중에 여러분들의 압박은 총통께서 그 둘을 놓아놓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것입니다.”

모택동은 짝짝 박수를 친다.

“꽤나 좋은 방법이오. 아무래도 장학량이 장개석을 가둔 서안사건에서 따온 것이오?”

그 말에 송자문은 고개를 끄덕인다.

“예. 비록 장학량이 비수가 되었지만 항일이라는 민심이 있었기에 그런 것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축출이라는 민심을 흔들고 여러분들이 장학량의 역할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말에 염석산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쯧. 그런 짓을 저지른 장학량은 어떻게 되었소?”

“......”

“우리들의 뒷일도 걱정해야하오.”

하지만 송자문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때, 장학량은 혼자였습니다. 이번에는 군벌 여럿이서 압박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총통이라 하여도 여러분 모두를 처벌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여러분은 이 일에 나서면 민심을 등에 업는 것이 됩니다. 민심을 업은 군벌을 처벌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는 여러분의 생각에 맡기겠습니다.”

“......”

그 말에 모두들 침묵했다. 송자문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거대한 대봉기를 등에 업고 직접적인 압박, 그리고 장개석의 항복은 사실상 가장 가능성이 있었다. 그 때, 모택동이 송자문에게 한 가지 물어본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소. 만약 축출된 둘은 어떻게 할 생각이오?”

그 말에 송자문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한다.

“아무래도 그 둘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겠지요.”

“쟁탈전이라?”

“예. 그 둘의 능력이라면 사실상 모든 나라와 세력가들이 노릴 만하지 않습니까? 제가 그 둘을 편치 않다고 생각해도 능력만큼은 인정합니다.”

“으음.”

송자문의 대답에 모택동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그 둘이 갈 곳은 아마 임시정부가 되겠지요.”

그 말에 염석산은 의아한 눈빛으로 송자문을 쳐다본다.

“임시정부라면? 그 조선인들의 망명정부를 말하는 것이오?”

그 말에 송자문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제가 부리는 정보원들의 정보에 따르면 솔직히 그 둘은 임시정부와 유착관계에 있습니다. 물론 공적인 자금이 아니라 그들 개인의 자금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 말에 염석산이 한 마디 한다.

“쯧. 어부지리는 그들이 먹겠군.”

“제가 말한 것은 뭐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같은 민족이라서 그들을 도우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수하인지는 모릅니다.”

“으음...”

그 때, 이종인이 송자문에게 말한다.

“그나저나 그 중경공단의 회장의 친형이 광복군에 있으니 아마 그 둘이 축출당한다면 그 쪽으로 의탁할 가능성이 높겠군.”

“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 때, 모택동이 한 마디 한다.

“그 거대한 능력을 보유한 이를 그대로 의탁하게 놔둘 수는 없지 않겠소?”

그 말에 송자문은 의아한 눈빛으로 모택동을 쳐다본다.

“그 말씀은?”

“그 둘을 암살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소.”

송자문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젓는다.

“암살이라 통할 것이라 생각하고 말씀드리는 것입니까?”

모택동은 그 말을 듣고 응수한다.

“그런 능력의 소유자는 다시 말하면 위험한 이라고 볼 수 있소.”

송자문은 피식 비웃으면서 말한다.

“그 둘의 암살이 가능할 것처럼 보입니까?”

“이미 해봤다는 투로 말하는 것 같소이다?”

송자문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예. 저번에 제가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안 해본 것이 없다고 말입니다. 그것들 중 암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모택동은 그 말에 쓰게 웃는다. 하기야 송자문은 이렇게 세력들을 모으며 지금의 방안을 거창하게 할 필요성은 낮아 보인다. 그냥 암살하면 될 일이 아니겠는가?

“까다로운 인간들이군.”

송자문은 그 말에 쓰게 웃는다.

“예. 아주 까다로운 인간들입니다. 모략 면에서 닳고 닳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라면 이런 음모도 파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모택동은 결국 암살한다는 선택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 때, 염석산이 송자문에게 묻는다.

“그나저나 당신들은 두 사람을 축출하게 되면 중경공단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것은 왜?”

그 말에 염석산은 미간을 좁히고 말한다.

“쯧. 일을 벌이는 것에 비해 당신들의 몫이 큰 것 같아서 그렇소.”

“......”

송자문은 염석산의 말에 찌푸린 얼굴을 짓는다.

“일단 설레발은 하지 맙시다. 지금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일이잖습니까? 만약 일이 성공하게 된다면 그 때 다시 말하면 됩니다.”

그 말에 염석산은 ‘끄응’하고 순순히 물러난다. 다만 송자문에게 경고를 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우리들의 몫을 남겨놔야 될 것이오.”

“......”

그 말에 이종인, 백숭희는 맞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모택동은 이 상황을 재밌게 지켜보고 있었다.

‘욕심 많은 개새끼들 같군. 쯧쯧. 그리고 너희들이 중경공단을 차지한다 치고 순순히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되는가?’

모택동은 속으로 다투는 이들을 욕한다. 그렇게 그들의 다음 행보도 정해진다.

============================ 작품 후기 ============================

결국 그들의 계획도 윤곽이 잡히는 군요. 과연 장개석은 이 거대한 음모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영양가 있는 댓글 한 마디 한 마디가 이야기의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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