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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1945년 8월 9일, 일본 최고전쟁지도회의가 열린 방 안에서는 낙담한 표정의 인사들이 앉아 있었다. 천황 히로히토는 머리가 지끈지끈 하다는 표정으로 양옆의 사람들을 쳐다본다.
외무상 도고 시게노리가 큰 소리로 외친다.
“지금 이 전쟁은 끝이 났어요. 만주는 이미 함락되었고, 관동군은 붕괴상태에 있어요. 거기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은 우리의 의지를 강탈하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빨리 포츠담 선언을 받아들입시다.”
도고 시게노리의 말에 화평파를 대변하는 인물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전쟁은 완전히 패배를 하였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였다. 그러나 그런 판단을 짐작 하였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이렇게 된 원인이 있었으니 바로 화평파들의 앞에 있는 강경파 세력들 때문이다.
강경파 세력들의 대변인이자 육군상인 아나미 고레치카가 외무상 도고를 비웃으며 말한다.
“흥. 대일본제국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제안을 하다니. 일본제국을 세우고 발전시킨 위인들이 울겠소. 청일전쟁, 러일전쟁 때 수많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버텼소. 그리고 지금의 제국을 세웠소. 그 위인들을 따라 일본을 지킬 생각을 하지 않다니. 폐하. 이 금수들은 폐하의 나라를 무너뜨리는 매국노 같은 작자들입니다. 결코 저 금수들의 거짓말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외무상 도고는 그 말에 허 하고 헛웃음이 나왔다. 지금 사방이 깨지고, 본토는 불바다가 되었는데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다니? 만주에 있는 관동군은 소식이 없었고, 히로시마는 지옥이 되었다. 아니 히로시마뿐만 아니라 일본 본토 대부분이 잿더미가 되었다. 큐슈는 불모지가 되었고, 일본 혼슈 서부 역시 잿더미가 되었다.
“미친 놈! 네 놈들 같은 작자들이 이 일본 제국을 망친 것이다! 폐하의 눈을 속이는 짓은 그만 두라. 지금도 본토에 있는 국민들은 굶주리고, 전쟁의 폭격에 불타 없어지고, 비명을 지른다. 현실을 보아라! 이것이 지금이다! 아직도 전쟁을 주장하다니! 네 놈들이 일본 제국을 망치는 금수들이구나!”
외무상 도고의 외침에 육군상 아나미 역시 흥분해서 되받아쳤다.
“웃기는 소리! 이번 위기는 잠시 뿐이다. 항복이라니! 웃기는 소리. 지금 포츠담 선언을 보았는가? 포츠담 선언을 받아들이면 일본은 갈라지게 된다. 지금 독일을 봐라! 네 놈 눈으로 똑똑히 보아라. 독일이 지금 어떤 꼴인가? 소련이 지배하는 구역과 미국, 프랑스, 영국이 지배하는 구역으로 나눠져 있지 않은가? 지금 독일은 전쟁에 패배하면서 갈라져 있다. 그리고 그 것을 연합군 측에서 요구하고 있다. 이 일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 일본은 연합군 손에 갈가리 찢겨져 나간다. 그리고 우리 일본은 재기하지 못하며 병신이 될 것이다! 차라리 대화 혼을 보여주어 우리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절대 우리 일본은 갈라놓지 않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 신민들의 혼은 죽지 않았다. 그 걸 모르는 너희 겁쟁이 녀석들은 화평을 하다니. 그 것이 매국노의 논리가 아니고 뭐겠는가?!”
천황의 머리가 지끈지끈 하게 만든 원인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서로 둘이서 욕을 하면서 대판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천황은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여도 이번 전쟁은 졌다고 생각했다. 이미 일본 본토는 잿더미가 된 지 오래이고, 만주의 관동군은 패주한 지 오래이다.
하지만 지금 천황은 아직까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사실 육군상 아나미 역시 화평파와 마찬가지로 항복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난관이 있었으니 그 것은 바로 소련의 요구 때문이다. 쿠릴 열도, 남 사할린은 이미 생각했지만 거기에 북해도와 혼슈 도호쿠 지방을 넘기라니. 결국 그 조건 때문에 강경파 세력들은 결호작전을 시행하자고 했다.
천황은 앞을 바라본다. 역시 머리가 아파온다. 저 둘을 개자식 매국노라는 욕설을 퍼부으며 상대를 압살하려는 것은 둘째 치고, 지금 빨리 결정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었지만 저렇게 대판 싸우고 있으니 천황의 두통은 심해진다. 천황은 눈짓으로 총리 스즈키에게 둘을 말리도록 지시한다.
총리 스즈키는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설전을 벌이는 둘에게 외친다.
“지금 이 곳은 천황 폐하가 계시는 앞인데 어찌 이런 다툼을 하는 것이오! 지금 여기가 시장 바닥이오. 폐하 앞에서 서로 욕설을 퍼붓고 있다니. 지금 폐하의 위신을 실추시켜야 마땅하오?!”
스즈키 총리의 일갈에 둘은 곧 설전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서로 상대방을 향해 앙금은 남아 있었다. 아마 속으로 매국노, 개새끼라며 욕을 해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 때, 한 사람이 급한 발걸음으로 방 안에 나타났다. 순간 들어온 한 사람의 등장에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그 사람에게 집중했다. 천황이 등장한 이를 살펴보니 일본 정보부에 있는 게이레 오토미츠 대위였다. 천황은 그를 보고 말한다.
“지금 무슨 일인가?”
그 물음에 게이레 오토미츠는 최대한 예의를 천황에게 보이며 이 방에 급히 와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한... 한 시간 전에 큐슈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습니다.”
그 말에 순간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아연실색이었다. 게이레 대위는 울면서 천황에게 한 가지 한 가지를 보고했다.
“1시간 전, 오전 11시에 적 항공기가 출현, 그 후 적 항공기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습니다. 지금 나가사키의 피해는 말로 이룰 수 없습니다. 크흐흑. 소신을 죽여주십시오.”
천황은 그 말에 멍하니 몸이 탁하고 풀린다. 그리고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손이 벌벌 떨었다. 천황은 허탈한 표정으로 게이레 대위에게 말한다.
“일단 보고는 받았네. 그러니 자네는 휴식하도록.”
그 말에 게이레 대위는 울면서 움직이지 않자 결국 육군상 아나미가 얼굴을 굳히며 그를 돌려보낸다. 지금 강경파 세력들도 말이 없었다. 육군상 아나미 역시 마찬가지의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화평파의 입장은 달랐는가? 그 것도 아니었다. 그들 역시 충격을 받은 목소리였다. 이미 일본의 희망이 없지만 항복할 시기가 놓쳐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외무상 도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만약 계속 시간을 보내다가 일본은 완전히 폐허와 황무지로 변할 것이다. 매번 책에서나 볼법한 지옥이 일본에서 일상이 될 것이다.
총리 스즈키 역시 말이 없었다. 다들 분위기가 이러니 뭐라고 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천황도 버텨보자고 떽떽거리는 강경파 세력들도 그리고 항복을 하자며 주장하는 화평파 세력들도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결국 회의는 방 안 모두들에게 충격만 안겨주고, 끝이 나고 말았다.
같은 시각, 병윤과 감연은 서로 방 안에서 노닥거리고 있었다. 병윤이 감연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야. 우리 이러고 있으니까 뭔가 쓰레기 같지 않냐?”
감연은 그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말한다.
“그 말이 맞다. 난 여기서 빈둥빈둥 노는 인간인 것 같다.”
사실 임시정부가 둘에게 일을 맡겼다고 하지만 그 둘의 수준에게는 매우 간단한 일이라서 그런지 빠르게 일들을 처리하고, 두 사람 모두 빈둥거리고 있었다. 그 때, 한 사람이 방 안에 들어오며 그 둘을 짜증나기 그지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바로 이 집 주인인 이범석 광복군 참모장이었다.
“너희들 집 있지 않나? 왜 여기서 빈둥거리고 있냐?”
그 말에 병윤은 고개를 돌려 이범석에게 인사를 하고 말한다.
“여기가 편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곧 조선에 돌아갈 것인데 저택도 팔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범석은 병윤의 그 말에 한 숨을 내지르며 말한다.
“이런 놈팽이(시대상에서 잉여인간과 같은 뜻)같은 자식들. 지금 너희들의 작태를 보니 내 눈이 썩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거야 원 쓰레기도 아니고.”
쓰레기라는 단어에 울컥해야할 두 사람은 오히려 담담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담담함을 넘어서 병윤과 감연은 인정한 표정이었다. 이범석은 오히려 두 사람의 얼굴에 화가 난다.
“이 자식들아! 그런 표정 짓지 마라! 너희 의형 있다고 하지 않았냐? 아니면 일이라도 해라! 이 자식들아! 사퇴 직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이었던 인간들이 여기서 이 꼴을 보면 욕 나오겠다.”
그 말에 병윤은 이범석에게 항변했다.
“일은 모두 끝마쳐서 지금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웬만한 계획들을 검토하고, 재검토하고, 또 재검토했습니다. 요즘 일이 없어서 심심해서 지금 이러고 있습니다.”
결국 병윤의 결론은 자신들은 이미 일을 끝마치고 쉰다는 말이다. 이범석은 그 말에 얼굴을 울그락 불그락 하게 변한다. 이범석은 결국 결단을 내고 만다.
“이 자식들아! 의형 보고 그래! 여기가 너희들 안 방이냐?!”
“......”
결국 병윤과 감연은 옷을 챙기고, 털레털레 일어나 이범석에게 인사를 하고, 집 밖에서 나갔다. 집 밖 현관에 있는 둘은 마치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 웃고는 감연이 병윤에게 말한다.
“이렇게 된 이상 의형에게 기생해야하나?”
“으음. 그 집에 형수님을 따르는 아이들이 있지 않냐?”
“그렇기는 한데. 솔직히 우리 집이 없잖아.”
“흠.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작은 형에게 기생해야하지 않겠냐? 군수 관리의 명목으로 거기서 먹고 자면 될 것 같은데?”
“글쎄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많이 바쁜지라 우리만 왠지 동떨어진 것 같다. 뭐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면 중국에 있었던 것보다 바빠질 것이 분명하지만.”
병윤은 그 말에 허탈한 듯 웃는다.
“그렇게 말하니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휴가 같잖아. 하지만 왠지 룸펜(현재적 의미로 니트) 생활도 나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즐거움이라니.”
그 둘은 그렇게 말하고 하아 한 숨을 짓는다. 결국 두 사람은 중경에 있는 의형 신유철의 저택으로 향한다. 결국 둘이 결정할 수 있는 방향은 그곳밖에 없었다. 자신들의 룸펜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말이다. 병윤과 감연은 차량에 탑승하고, 의형 신유철의 저택으로 향했다.
곧 차량은 이리저리 돌아가며 신유철의 저택 앞으로 향했다. 둘은 그 저택을 보면서 엄청 익숙한 듯 그저 정문만을 향해서 나아간다. 사실 신유철의 저택은 원래 둘이 살았던 저택이나 다름없었다. 그 저택을 의형 신유철에게 싸게 팔아넘긴 것이다. 병윤은 익숙한 눈빛으로 초인종을 누른다.
-띵동!-
초인종 위에 있는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려온다.
-누구십니까?-
“아 저 병윤입니다. 형수님.”
“저도 찾아왔습니다. 형수님.”
그 말에 스피커에서 신유철의 아내이자 병윤, 감연에게 형수가 되는 전명명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아. 네 알겠어요. 잠시만 기다려주실래요?-
그 말에 둘은 천천히 기다렸고, 형수 전명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도련님들 오셨네요?”
그 물음을 하는 전명명 뒤에 전명명을 따르는 아이들이 병윤과 감연을 바라보며 기쁜 표정을 활짝 짓는다. 아이들은 두 사람을 반기며 장난을 친다. 전명명은 호호 웃으며 두 사람을 집의 안으로 들인다.
병윤과 감연은 익숙한 눈길로 집 안을 구경한다. 다만 신유철의 가족들이 이곳으로 이사하면서 집 안 풍경이 바뀐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병윤과 감연은 그 풍경을 새롭다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 때, 거실에서 한 사람이 병윤과 감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의형 신유철이었다. 신유철은 눈빛을 반짝이며 두 사람을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 전명명에게 시선을 돌려 말한다.
“여보. 대접할 준비를 해줘.”
전명명이 활짝 웃으며 대답한다.
“맡겨주세요.”
전명명은 총총 거리는 걸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식거리를 가지러 부엌으로 향한다. 거실에 병윤, 감연, 그리고 신유철 셋이 남자 신유철은 흠흠 거리며 둘에게 말한다.
“여전히 룸펜 생활을 즐기는군.”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며 말한다.
“일이 너무 없으니 자연적으로 룸펜 생활을 즐기네요.”
“정 그렇게 여긴다면 다시 총통 각하께 제안을 할 수 있는데 말이지.”
그 말에 감연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거기에 상당히 복잡한 사정이 있는데 우리 둘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네요.”
신유철은 그 말에 씁쓸하게 웃는다. 자신도 그 둘이 사퇴하게 된 계기를 깨닫고, 분노에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장개석에게 애원까지 했다. 제발 그만두라고 말이다. 그러나 장개석은 결정을 확고히 했다. 그 부분에서 신유철은 매우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행이었다. 자신이 누려온 권력과 지위를 빼앗기는 결과였는데도 두 사람의 얼굴은 그다지 슬픔이라는 감정이 느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무거운 짐을 털어 놓은 표정이었다.
그래서 신유철 역시 그 제안에 대해 긴말하지 않았다. 그 때, 전명명과 아이들이 접시들을 들고 거실로 되돌아왔다. 아이들은 입에 과자 부스러기가 묻어 있었다. 신유철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피식 웃으며 바라본다. 전명명과 아이들은 탁자 위에 과자가 놓인 접시들을 내려놓는다. 신유철은 밝은 미소로 전명명에게 말한다.
“여보도 여기서 먹지.”
전명명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며 화답한다.
“네.”
병윤과 감연은 그 둘의 잘 어울리는 분위기에 오글거림이 느껴진다. 병윤은 감연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결혼하면 다 저렇게 되나?”
병윤의 그 물음에 오히려 감연은 화를 내며 말한다.
“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이 자식은 왜 화를 내고 지랄이야. 모르면 모른다고 딱 말하면 되지 않냐?”
“어 몰라. 됐지?”
“어 그래.”
결국 둘은 유치한 말싸움으로 놀고 있었다. 신유철은 그 둘의 유치한 모습을 보지 않고, 오로지 전명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유치한 싸움을 이어가던 병윤과 감연은 한 마디 하고 만다.
“진짜 깨가 쏟아지네. 형수님도 그렇지만 형님도 잘 선택한 것 같아.”
“그래. 맞는 말이다. 나도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그 말에 병윤과 감연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병윤과 감연은 저 둘의 모습이 부러웠다. 그 때, 전명명을 따르는 아이들 중 여자아이 한 명이 병윤의 등을 기어오른다.
“끙차! 끙차!”
감연은 병윤의 등을 암벽 타는 여자아이의 모습에 흐뭇하게 지켜본다. 그리고 병윤은 등에서 느낌이 났지만 여자아이의 행동에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 결국 감연이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저 녀석 암벽 타는 등산가 될 것 같다.”
그 말에 병윤은 피식 웃으며 자신의 등을 암벽 타는 여자아이가 전해주는 느낌에 편하게 말한다.
“그래? 꽤 잘 됐네. 이로써 한 사람의 장래희망도 결정되는 것 같네.”
결국 두 사람은 아이들과 놀아주게 되었다. 전명명과 신유철이 깨가 쏟아지는 동안 병윤과 감연은 아이들 보모 노릇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둘에게 이 시간은 귀찮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신선하고 재밌었다.
그러나 그 시간도 잠시 전화가 울려퍼지고, 신유철이 전화를 받은 뒤 병윤과 감연에게 말한다.
“너희들. 지금 임시정부 김구 주석이 오라고 전했다.”
그 말에 병윤과 감연은 하아 하고 한 숨을 쉰다. 일단 둘이 임시정부 소속이니 김구의 말에 따라야 했다. 그 때, 병윤이 무언가 생각나듯 신유철에게 말한다.
“아무래도 중국에서 형님과 마지막 인사가 되겠네요.”
신유철은 그 말에 무언가 깨닫고 고개를 끄덕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남경으로 이전한다는 소식 때문이냐? 지금 이전하게 된다면 뭐 어쩔 수 없지. 결국 조선에서 보는 수밖에 없겠네.”
그 말에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중경에 자주 연락하겠습니다.”
“그래라. 하여튼 너희들이 와서 즐거웠다.”
병윤과 감연은 그 말에 빙긋 웃었다. 결국 병윤과 감연은 신유철의 저택에서 나가 임시정부 청사로 차량을 돌렸다.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하자마자 자신들의 예상대로 임시정부는 이번 태안 상륙 작전을 위해 남경에 이전하기 위한 절차를 행하고 있었다. 병윤과 감연은 자신의 짐들을 싸고, 결국 남경의 임시정부로 이전했다. 조선에서 다시 신유철 부부를 만나기를 고대하면서 말이다.
============================ 작품 후기 ============================
중국에서의 생활도 슬슬 마무리하는 두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