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3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이우 사단장이 조선 총독부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여운형이 붙잡는다.
“자... 잠깐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오.”
다급한 여운형의 외침에 이우 사단장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본다. 그가 바라보는 여운형의 모습은 뭔가 급한 일이 있는 사람 같았다.
“혹시. 여기에 길 평자 주자 있는 사람 없소?”
“길병주라면 제 휘하에 있는 연대장인데...”
연대장이라는 이우의 말에 여운형은 얼굴이 밝아진다. 그는 이우 사단장에게 한 가지 물어본다.
“혹시 길병주 연대장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하오?”
이우 사단장은 그 물음에 조금 꺼림칙한 표정으로 여운형을 바라본다.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는 속셈인지 조금 의심스러웠다. 자신의 휘하이자 이제 자신의 뒤를 이어 사단장에 부임할 예정인 길병주는 사실상 광복군 내부에서 꽤나 큰 힘을 가졌다. 원래 이우 사단장 자신이 그 길병주를 제치고 자신이 사단장을 차지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이다. 그리고 병주는 사실상 광복군을 남부럽지 않은 강국의 수준까지 올린 인재였기에 만약 누군가가 병주를 끌어들인다면 무척 골치 아픈 일이었다.
다만 정치 파벌로 먼저 몸을 나서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만약 병주가 본격적으로 정치에 끼어들려고 했다면 사실상 가장 큰 파벌을 이룰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병주를 존경하는 장교들과 부하 병사들이 많았다.
“왜 그를 찾으시려는 것입니까?”
조금 의심스럽다는 이우 사단장의 말투에 여운형은 아차! 했지만 이내 곧 한 가지 사실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렇소.”
“......”
이우 사단장이 그 말에 조용히 침묵하며 여운형을 바라본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여운형이라면 조용히 그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우 사단장은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숨을 하아 하고 내더니, 여운형에게 그의 위치를 가르쳐준다.
“그는 지금쯤 경성에서 주요 기간산업을 탈환 중에 있습니다. 그를 만나고 싶다면 이 친구를 데려가십시오.”
이우 사단장은 그렇게 말하며 옆에 있던 한 장교를 여운형에게 소개시켜 준다. 여운형은 이우가 소개시켜준 장교의 얼굴을 이내 보다가 이우에게 말한다.
“그는?”
“아. 그 친구는 연락장교입니다. 아마 그가 길병주 연대장의 위치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의 안내를 받아 가면 될 것입니다.”
여운형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우 사단장에게 인사를 한다. 이우 사단장은 여운형의 인사를 받고, 곧 주변의 장교들과 병사들과 같이 총독부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운형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리고, 이우가 자신에게 붙여준 연락장교에게 묻는다.
“그는 지금쯤 어디에 있소?”
그 물음에 연락장교는 여운형에게 말한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연대장님의 위치라면 이미 파악해두었습니다.”
그렇게 여운형은 연락장교의 안내를 받아 병주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한편, 같은 시각, 병주는 원래 일본군이 주둔하던 시설을 점거하고, 그 곳을 연대 본부로 삼아서 각 휘하의 부대들에게 통신장비를 이용해서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래. 제 3 대대는 영등포구에 있는 기간시설을 탈환해. 탈환한 시설들은 탈환한 부대들이 경계하면서 하고, 그 외에 저항하는 인원에 대해서 포박 내지는 사살하게. 그리고 자료들을 먼저 폐기처분하려는 경향이 있으니 최우선적으로 자료부터 확보하고.”
그렇게 병주는 각 부대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배치 상황을 일일이 지도 위로 말을 올린다. 어제부터 인천 상륙하면서 지금까지 병주는 꽤나 바쁜 몸이 되었다. 재빨리 경성을 탈환할 여지가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 때, 한 명의 병사가 안으로 들어와 병주에게 보고를 올린다.
“충성! 지금 몽양 여운형 외 1명이 연대장님을 뵙고자 청합니다. 어떻게 합니까?”
병주는 그 말에 ‘끄응’하고 침음성을 흘린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이내 결정하고 그 병사에게 말한다.
“어차피 무기 없는 민간인이겠지. 명성 높으신 어른이시니 잘 데려오게나.”
그 말에 병사는 경례부호를 붙이고, 재빠르게 여운형 외 1명을 데리러 방을 나간다. 병주는 그 병사의 뒷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이내 자신의 할 일을 계속한다.
약 몇 분 뒤, 어느 정도 지시사항과 보고를 받을 때쯤 아까 보고를 한 병사 한 명이 몽양 여운형과 청년 한 명을 대동시킨다. 병주는 여운형에게 목례를 한 후 말한다.
“이 곳에 어떻게 찾아왔습니까?”
여운형은 바빠 보이는 병주의 얼굴에서 왜 찾아왔냐는 물음에 잠시 침묵하다가 이내 대답한다.
“자네와 사실 간단한 할 말이 있어서 그렇다네.”
“......?”
사실 병주는 여운형에 대해서 알기는 하지만 자세하게 알지는 못한다. 그건 병주가 경성으로 상경한 뒤 1년 동안의 시간 밖에 없었기에 그랬다. 병주가 지원 전 대학생이던 시절, 당연히 병주는 여운형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다. 그리고 그 양반이 대단한 양반이라는 것도 말이다. 그 외에 꽤 많은 인사들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을 굳이 찾아가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자신이 그들에게 다가설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복 후, 그 유명한 사람이 자신을 찾아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니. 병주로썬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심정이었다. 물론 자신이 광복군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위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들 하지만 그는 단지 그 것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병주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여운형에게 묻는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니? 그게 무슨...”
“사실 우리 집 안에 자네 아버지가 계신다네.”
순간 병주의 눈은 커졌다. 몽양 여운형 선생의 집 안에 자신의 아버지가 있다니. 그러나 병주는 얼굴을 굳게 하고, 여운형에게 말한다.
“죄송스럽지만 선생님. 지금은 시간내기가 어렵습니다. 경성의 각 기간시설의 점령과 자료 확보에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니 제 일이 끝나면 제 개인적으로 여운형 선생의 집 안에 찾아가보겠습니다.”
병주의 말에 여운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여운형은 병주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이 대동한 청년과 같이 병주의 연대본부 건물을 나갔다.
여운형이 나가고 나서 병주는 아버지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이내 참고, 일단 자기 할 일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금이 가장 긴박하고 급한 일이었다. 임시정부의 주석 김구가 오기 전에 경성의 기간시설 탈환을 마쳐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거리에서의 경성 시민들의 만세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여운형과 자신이 대동한 청년은 차 안에 탑승했고, 여운형은 차 뒤의 좌석에 등 뒤를 맡긴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상상 이상으로 임시정부의 행동이 빨라. 일단 김구가 경성에 도착하면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어. 그런데 건국동맹의 임시정부와의 연대에 이정(박헌영의 호)이 싫어하겠군.’
여운형은 앞으로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 조금 골치가 아팠다. 우선 건국동맹을 조직하고, 이념을 초월한 조선 독립에 대해 목표를 세워 정진하는 것은 좋았지만 문제는 조선이 덜커덕 해방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 말은 원래의 이념 대결이 급부상한다는 이야기였다.
‘고하(송진우의 호)와 민세(안재호의 호) 역시 자신의 계파를 이끌고, 임시정부와 접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겠어. 하아. 이거 미치겠군. 독립이 찾아온 것이 좋지만 이제부터 골치가 되겠어.’
일단 여운형은 최대한 건국동맹의 세력을 이용하여 각지의 치안과 행정권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연후에 임시정부와 한 번 협상을 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자신이 포츠담 선언에서 알아보기로는 미국, 영국, 중국, 그리고 소련이 각자의 담당한 구역에 군대를 진주시키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딱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 것은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 한반도에 정부를 주장하는 정치적 세력을 불법으로 했다는 점이다. 즉 한반도의 정통 정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세계에서 공인을 받은 셈이다. 여운형은 어제부로 그런 사실을 알고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때문에 여운형은 일단 임시정부와 어떻게든 협상해서 임시정부가 건국동맹이 나라 운영에 도움이 되는 집단이라는 것을 인정받아야 했다. 사실 임시정부는 군대와 과학 등 나라에 필요한 인재들과 시스템들이 있기는 했지만 국내의 행정이나 지지는 꽤나 적은 상태였다.
‘그런 점에서 임시정부와 타협할 수 있을 것이야. 아무리 임시정부가 강짜라고 하여도 건국동맹을 무시했다가는 행정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야.’
여운형은 그렇게 생각을 마치자 휴우 하고 한 숨을 쉰다. 자신이 생각대로 임시정부와 각 정치세력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임시정부가 자신의 제안에 거부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만 여운형은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여운형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앞으로의 일을 예상하며 대책을 찾기에 골몰했다. 그야말로 머리에 김이 나도록 말이다.
같은 시각, 인천에서는 배가 내리면서 광복군의 마지막 전력들이 하선하고 있었고, 부두에 있는 조선인 인부들이 배 안에 있던 짐들의 하역에 협조를 해주고 있었다.
병윤과 감연은 배에서 내리면서 부두에 첫 발을 내딛었다. 병윤은 이 부두 시설 안으로 쳐다보면서 감회가 새롭다는 듯 말한다.
“하아. 밀항할 때는 저기서 잠수했는데 말이야.”
감연은 추억에 잠긴 병윤의 모습에 비아냥거리며 말한다.
“흥. 그거 잘못하다 죽을뻔 한 것 알기나 했냐? 빌어먹을 자식. 내가 왜 이 딴 녀석 뒤를 따라 가지고, 하아 철없던 시절의 나를 패 죽이고 싶을 정도다.”
“넌 아직도 철 없잖아.”
“그래도 생계를 유지하는 능력은 있다. 이 자식아. 철없는 것은 너나 나나 매한가지 아니야? 너는 왜 철 든 것처럼 이야기 하냐?”
감연의 말에 병윤은 결국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 때, 등 뒤에서 감연과 병윤의 어깨를 붙잡는 손의 느낌이 들었다. 순간 병윤과 감연은 고개를 등 뒤로 돌아 자신의 어깨를 잡은 이의 정체를 확인한다. 자신들을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짓는 이, 바로 광복군 총참모장 이범석이었다.
“뭔 그렇게 이야기하고 그러냐? 철없다고 서로 까대는 것은 여전하군.”
“으음. 철기 아저씨는 경성에 먼저 출발하지 않았습니까?”
“쯧. 그 일은 이미 선봉에게 맡기고 있다. 지금쯤에 경성에 제 5보병 사단이 진주하여 기간시설들을 탈환하고 정비하고 있을 거다.”
병윤과 감연은 이범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 때, 이범석이 무언가 의문이 들었는지 한 가지 물어본다.
“그나저나 너희들은 이제 이 땅을 밟았으니 고향으로 갈 생각이냐?”
이범석의 물음에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일단 아버지와 어머니를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향에서 저희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로 일을 시작해야겠지요.”
“아. 기간산업 설비를 말하는 건가? 이번에 배를 통해 공장 설비, 기계들을 실는 것을 보았는데. 그게 너희들이 준비하던 것이었구나.”
병윤과 감연은 그 말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범석은 둘의 반응에 오히려 의아한 시선으로 한 가지 묻는다.
“그런데 꼭 그런 산업을 고향에서 가서 해야 하겠는가?”
그 물음에 병윤은 유수와도 같은 말투로 답변했다.
“우선 한반도에 일본인 사장이 운영하는 기업체들을 알아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제 고향에 석탄이 있고, 위의 충북 단령에는 석회석 단지들이 있으니, 문경에는 비료 공장을 설립하고, 단령에는 시멘트 공장을 설립할 것입니다. 아마 일본인 사장이 그 두 곳에서 사업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으니 만약 운영하고 있다면 불하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이범석은 그 말에 졌다는 심정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에효. 난 산업과 경제 관련해서는 젬병이다. 그건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고향에서 할 산업이 있다고 하니 나로썬 다행이다.”
병윤은 그 말에 싱긋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이범석을 포함한 세 사람은 서로 부둣가를 걸으면서 하역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를 내린다.
같은 시각, 총독부 회의실, 포박이 풀린 아베 총독과 맞은편에 있는 이우 사단장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침묵하고 있었다. 아니 아베 총독은 할 말이 많았지만 괜한 자존심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된 침묵에 답답한 아베 총독은 목마른 자가 우물 판다고 결국 입을 열었다.
“지금 자네의 사단은 경성의 기간시설을 점령하고 있는 중인가?”
그 말에 이우 사단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답변을 한다.
“일단 기간시설을 점령하는 것은 맞습니다.”
이우 사단장의 답변에 아베 총독은 일신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언제까지 나를 붙잡고 있을 것인가?”
“내일 주석 각하께서 경성에 도착하니 그 때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모레 미국, 영국, 중국의 조선 주둔군 사령관이 도착해서 그 때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지도...”
아베 총독은 그 말에 쯧 하고 불쾌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 마디로 내일 혹은 모레까지 이 신세 이 꼴이 된다는 말이 아닌가?
“조선 총독부 각료들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
“지금 각 방에서 구류하고 있습니다. 아마 당신들에 대해서는 내일 혹은 모레에 결정될 것입니다.”
아베 총독은 그 말에 짜증난다는 듯 외친다.
“미친! 난 절대로 임시정부에게 투항하지 않을 것이다.”
“......”
아베의 말에 순간 이우는 침묵한다. 그리고 오히려 웃으면서 아베 총독을 바라보며 말한다.
“혹시 그거 아십니까? 투항하든 말든 한반도에 있는 일본인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조선인들에게 악질적으로 대한 일본인에 대해서 그대로 죄과를 돌려받을 것이고, 나머지 일본인들에 대해선 빈털터리로 본토로 쫓겨나겠지요.”
“젠장!”
아베 총독은 이우의 말에 욕설을 퍼붓는다. 그러나 이우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아베 총독에게 잔혹한 진실을 들려준다.
“그리고 혹여나 모레 입성할 연합군에 대해서 꿈 깨시기 바랍니다. 우리 임시정부보다 성향이 덜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조선에 왔으니 조선 민중들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힘듭니다. 즉 한 마디로 말하면 이제나 저제나 같은 말입니다.”
“......”
“저는 솔직하게 당신에게 이런 사실을 말한 까닭은 제가 전에 일본군에 있었던 인맥 덕분이 아닙니다. 그저 당신이 총독부에서 저항하지 않고 있기에 지금 이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제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일본인들을 본토로 잘 데려갈 수 있는가? 혹여 타협할 여지는 없는가? 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아베 총독은 그 말에 하아 하고 한 숨을 내비친다.
“한 가지만 이야기해줄 수 있겠나? 지금 소식이 끊겨서 모르는 일이지만 지금 일본 본토의 상황은 어떻게 되었나?”
이우는 그 물음에 조금 어려운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이렇게 청해왔는데 안 알려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선 만주작전이 끝나고 난 뒤 소련군은 남사할린, 그리고 북해도에 진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쯤은 도호쿠 지방을 점유하리라고 예상됩니다.”
아베 총독은 그 말에 입이 벌어졌다. 그 것이 정말 사실이냐는 시선이 이우에게 쏟아진다. 하지만 이우는 한 치도 거짓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지금 제가 한 말은 소련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한 것을 들려드린 것입니다. 제 말이 거짓말로 여기고 싶다면 여기십시오.”
“......”
“일단 오늘은 시간을 편히 보내십시오.”
이우는 그 말을 하고,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려 아베 총독을 정중하게 나가도록 만들었다. 이우는 자신을 호위하는 병사들과 부관만 남게 되자 시선을 회의장 주변을 향해 돌아간다.
회의장 안은 꽤 호화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호화로움이 자신의 조선 민족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기 그지없었다.
“일을 끝내고, 내 아버지를 찾는 것이 좋겠군. 아버지는 나의 모습을 어떻게 보실까...”
이우는 자신의 친아버지인 의친왕 이강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조선에 남아 있는 자신의 아들들과 부인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할 일을 끝내야 했다. 결국 이우는 자신의 일행을 데리고 발걸음을 옮겨 회의장 바깥으로 나간다. 사람이 없어진 회의장 안은 호화스러움을 간직한 채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 작품 후기 ============================
비록 몽양 선생의 생각 중이지만 6.25 전쟁 주범 중 하나인 박헌영이 언급되었네요.
댓글들을 올려주세요. 댓글들을 올려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