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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5년 8월 25일, 병윤과 감연은 문경에 위치한 한 폐건물을 새롭게 공장으로 꾸몄다. 그리고 그 곳을 태양전지 생산 공장으로 삼았다. 건국준비위원회 현철환의 도움으로 인부들을 모집하여 공장에 필요한 설비들을 설치하고 모든 준비를 마치는데 지금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완성하고, 이제 곧 가동하려던 시점에 사람들이 찾아왔다. 바로 건국준비위원회 문경 지부장 현철환 외 간부들 다수, 문경에 주둔한 5사단 3연대장 길병주 외 광복군 간부 다수, 이 정도면 별 상관이 없었는데 문제라면 이 공장의 개폐식에 임시정부의 주석 김구, 건국준비위원회 위원장 여운형, 조선 진주 중국군 사령관 신유철, 마지막으로 조선 진주 미군 사령관 웨드마이어 장군까지 찾아왔다는 점이다.
김구는 병윤과 감연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치하를 한다.
“잘 했네. 자네들이 조선의 전력 문제를 해결해주는 구만.”
병윤과 감연은 갑작스런 김구의 방문에 벙쪄서 말문을 잇지 못한다. 병윤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김구를 쳐다보며 소곤거린다.
“작은 공장 하나 세웠는데 꼭 오셔야 하는 이유가...”
김구는 그 말에 피식 웃고는 말한다.
“조선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 알고는 있는가? 일제가 패망하면서 조선의 산업이 거의 대다수가 정지 상태야. 다른 것은 기술자 혹은 노동자들에게 말해서 겨우 간신히 복구하는 시점에서 전기만큼은 나도 방법이 없더군. 그런데 자네들이 그 급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를 생산 공장을 만든다는 소리에 한 순간에 달려왔지.”
감연이 그 말에 투덜거리며 김구에게 말한다.
“그냥 작은 공장입니다. 주석 각하. 이걸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 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는 자들 밖에 없습니다. 물론 관공서나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구매할지도 모르지만 작은 공장 하나 세웠다고 임시정부의 주석이 한 걸음에 내려오는 것은 조금 보기가 그렇습니다.”
김구는 그 말에 조금 동감은 하지만 이렇게 내려왔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긴말은 말게나. 일단 조선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씨앗이 바로 여기에 있으니 달려 나온 것이네. 그리고 나만 이곳에 온 줄 아는가? 중국군 사령관 신유철, 저기 부산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미군 사령관 웨드마이어, 그리고 건국준비위원회의 위원장 여운형이 이 소식을 듣자마자 한 순간에 달려 나왔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가?”
병윤은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대답한다.
“한 마디로 조선의 전력 상황은 우리들이 생각한 것만큼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군요. 발전소를 돌릴 주요 인력들이 구속당하고, 이제 일본 본토로 날아가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잘 아는 군. 내가 왜 이렇게 한 걸음에 달려왔는지는 알겠나?”
“그런데 저 중국군과 미군을 이끄는 사령관이 여기에 온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작은 잔칫상에 왕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김구는 병윤의 말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람이라는 것은 업적을 세우기 좋아하지. 저건 한 마디로 숟가락 놓기야.”
병윤은 김구의 숟가락 놓기라는 말에 비로소 이해가 확 된다. 즉 이 작은 공장의 설립을 여기에 모인 주요 세력의 세력가들이 다 자신들이 지원했다고 소리를 치고, 업적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건 달리 말하면 여기에 온 사람들은 이 작은 공장에 대해 잘 알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하아. 이 작은 공장에 뭐 먹을 것이 있다고...”
“작은 공장이라.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는가? 자네는 아직 자네를 모르는군. 억생재, 만고초려가 하는 일에 관심을 안 보이는 인간이 있을까? 그런 인간이 있다면 애초부터 자네들을 모르거나 알고 있다면 눈과 귀가 썩은 것이겠지.”
“......”
김구의 대단히 높은 평가에 병윤과 감연은 조금 우물쭈물한 표정이었다. 김구는 그 모습들을 보고 피식 웃으며 그 둘에게 말한다.
“일단 공장은 다 완성되었으니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해보게.”
그 말에 병윤과 감연은 제 얼굴을 찾고는 김구에게 말한다.
“조금 있다가 제품 설명회를 하겠습니다.”
김구는 그 말에 좋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병윤과 감연은 김구의 반응을 보자 발걸음을 옮겨서 자신이 말한 제품 설명회를 열기 위해서 행동을 개시한다.
김구는 저 두 사람의 뒷모습에 피식 웃는다. 그 때, 그 김구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묻는다.
“경성에서는 저와 잘만 정치싸움을 벌이는 이가. 문경에서는 상당히 조용한 것 같습니다.”
김구는 그 목소리에 조금 불쾌하다는 감정이 들었다. 김구는 고개를 돌리니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 건국준비위원회 위원장 여운형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김구는 여운형에게 낮은 목소리로 한 마디 한다.
“경성에서야 정치로 피 터지게 싸우지만 여기에 정치 이야기를 끌어오는 것은 아니라고 보네. 저 두 사람도 사실 정치싸움에 희생되고 싶지 않아서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았는가?”
여운형은 그 말에 동감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여운형과 김구는 경성에서만큼은 정적이나 다름없는 사이였다. 시일이 지나고, 안정화를 찾기 시작하자 한반도는 민중의 소리에 떠들썩했다. 한 목소리로 통일하면 그나마 안정화가 되겠고, 다른 목소리들이 여러 곳에서 소리치면 다양해서 좋았지만 문제는 그 다양한 목소리들이 서로를 향해 모함하고 대립분위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좌파, 우파의 대립이었다. 우파를 견지한 김구와 비록 좌파는 아니고 중도파였지만 지금은 좌파의 입지를 견지하게 생긴 여운형이 서로의 세력을 이끌고 정치대립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일단 독립이 된지 별로 안 되었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데 매진하자는 초심 때문인지 서로를 죽이자고 험악한 분위기는 되지 않았지만 두 세력 간 삐그덕 거리는 것이 영 심상치가 않았다. 그리고 김구를 위시로 한 우파 세력이 사실상 여운형을 믿지 못하는 가장 큰일이 생겼으니 바로 공산주의자 박헌영이 건국준비위원회에 영입되었다는 사실이다.
김구는 공산주의를 상당히 싫어하는 성격을 끝까지 유지해온 자이다. 그런 이가 건국준비위원회가 공산주의자 박헌영을 영입한 사건 때문에 김구는 여운형을 마음속으로 더 이상 믿지 못했다.
그 때, 한 사람이 다가와 김구에게 인사를 한다. 바로 조선 진주 중국군 사령관인 신유철이었다. 신유철의 인사에 김구가 반가워하는 기색이었다. 한반도의 국내기반이 부족했던 임시정부로서는 이 중화민국이 한반도로 파견한 이 중국군 사령관이 우군이나 다름없었다.
여운형은 저 신유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떨떠름하게 생각했다. 중국군은 일본군과 상당히 달랐다. 그 유명한 신유철 장군이 병사들의 통제에 확실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대민피해를 일으키는 병사들은 거의 전무했지만 문제라면 한반도에 있는 화교들이 자기가 지배층인양 으스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것도 신유철이 제지를 하기했지만 말이다. 즉 민중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중국군이지만 여운형은 저 중국군이 상당한 무력은 물론, 임시정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때, 한 사람이 김구, 여운형, 그리고 신유철 중국군 사령관에게 다가온다. 마음씨 좋은 백인 중년 남성이 다가오자 세 사람은 아리송하고 긴장한 얼굴을 한다. 바로 조선에 진주한 웨드마이어 미군 사령관이었다. 신유철 사령관이 흠흠 거리며 웨드마이어 사령관에게 말한다.
“이번에 저를 이곳으로 통과시킨 점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웨드마이어 미군 사령관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화답한다.
“하하. 동맹군의 진입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향해 대화를 하지만 두 사람간의 웃음 속에는 뼈가 있고, 칼이 있었다. 그나마 두 사람에게 합치된 점은 함경도에 웅크리고 있는 소련군에 대해서 경계하자는 분위기였다. 웨드마이어 사령관이 신유철에게 한가지 묻는다.
“그런데 당신 역시 이 작은 공장을 찾아오다니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를 파이게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신유철은 자신도 웃는 얼굴로 웨드마이어에게 말한다.
“하하. 이 작은 공장은 조선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거대한 씨앗입니다. 거기다 이 공장을 세우고 운영하게 되는 주체가 제 의동생들이니 방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이런.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군요. 제가 한반도에 진주하니까 솔직하게 드리는 말씀인데 이 한반도의 상황이 상당하게 낙후되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습니까? 휴우. 제 휘하에 있는 병사들이 전기와 수도시설이 없다고 불만을 표시를 하니 이거야 원. 하지만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여기에 있다고 하니 찾아온 것입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저희 병사들 역시 불편은 겪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차 나아지겠죠.”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에 씩 웃는다. 그 때, 병윤과 감연이 지시하는 인부들이 제품 설명회의 준비를 거의 끝마친 것 같았다. 서로 간 대화를 하던 네 사람은 이제 제품 설명회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바깥은 상당히 더웠기에 병윤과 감연은 양복을 입는 와중에도 안주머니에 얼음팩을 넣었다. 하지만 얼굴에 땀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병윤은 마이크를 들고 키고는 이번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이런 조그마한 공장에 찾아온 여러분들께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설명하겠습니다.”
그 말에 김구, 여운형, 신유철, 웨드마이어는 박수를 치면서 병윤과 감연에게 기대를 한 눈초리였다. 병윤은 그런 눈초리에 긴장을 하지 않고, 하얀 보자기를 덮어진 탁자 위에 놓인 푸른색 유리창을 가리키고는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가리킨 제품의 명칭은 동협 태양-0이라는 물건입니다. 이름은 상용화 전이라서 정식명칭을 짓지 않았는데. 일단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동협 태양-0은 태양빛의 여러 파장에 대해 광자효과를 일으키는 물질들을 서로 복층 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효율은 정확하게 따져서 60.42%입니다. 빛이 1000W/m^2정도 들어오면 대략 600W/m^2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이 동협 태양-0과 같이 부속되는 축전지를 설치하면 정전사고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전력을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말에 김구가 손을 쓱 올리고는 병윤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그 동협 태양-0은 어디서 설치하는가?”
“아무 곳이나 설치가 가능합니다. 창문이든 지붕이든 태양빛이 닿는 어디든 사용이 가능합니다.”
“흐음... 상당하군. 만약 이 물건을 가지고, 한 건물의 지붕 위에 설치하면 전력 문제는 끝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동협 태양-0은 야간에 발전하지 못하고, 또 생산한 전기를 축전지에 모아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동협 태양-0은 굳이 화력, 수력 발전소를 건립하지 않아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또 산간오지 같은 곳에서도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구와 여운형, 그리고 신유철은 병윤의 말에 잘 이해가 갔다. 웨드마이어 역시 옆의 통역관의 말을 듣고 꽤나 놀란 얼굴을 한다. 병윤은 이 네 사람들의 반응에 한숨을 짓고는 다시 입을 열기 시작한다.
“일단 이 동협 태양-0 전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연아.”
감연은 병윤의 신호에 태양전지와 전기장치들과 축전지에 연결시키고는 이제 콘센트에 선풍기를 연결했다. 그리고 감연은 그 선풍기의 전원 버튼을 누르자 선풍기는 날개를 힘차게 회전시킨다. 네 사람은 역시 라는 표정으로 병윤과 감연을 바라본다.
특히 웨드마이어 사령관이 눈빛을 반짝였는데, 풍족한 삶을 원했던 미군 병사들에게서 많은 불만을 들어줘야 했다. 특히 가장 큰 불만사항은 전력과 위생 문제가 가장 컸다. 위생 문제야 도시의 양옥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전력의 부족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 해결방법을 찾았으니 된 것 같았다. 웨드마이어 사령관이 앞으로 나서서 병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동협 태양전지 사장이라고 들었소. 이번에 그 동협 태양-0에 대해서 주문계약을 하고 싶소.”
그 말에 신유철, 김구, 여운형이 깜짝 놀라면서 병윤과 웨드마이어의 모습을 바라본다. 병윤은 조금 당황하더니 웨드마이어에게 잘 말한다.
“일단 제품설명회가 끝난 뒤에 정식으로 이야기합시다.”
웨드마이어는 그 말에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흠흠 거리더니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김구, 여운형, 신유철 세 사람은 웨드마이어의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본다. 병윤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고, 제품설명회는 성황리에 끝이 났다.
공장에 있는 한 집무실에 병윤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자리를 앉으면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 집무실의 주인인 병윤은 그들에게 제품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들을 준다.
자리에 앉은 여러 사람들 중 임시정부의 주석 김구는 그 보고서에 꽤나 놀라워하면서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협 태양-0이 있다면 한반도의 전력 수급 문제에 대해서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었다. 물론 경성에 돌아가서 동협 태양-0에 대해서 의논을 해봐야겠지만 김구에게 있어서 별 걱정사항은 없었다.
“상당하군요.”
자리에 앉은 여운형이 이 보고서들을 읽으면서 자신 역시 놀라워했다. 아까의 제품설명회를 들었을 때도 그랬지만 보고서들을 읽으니 확실히 이 동협 태양-0에 대해서 잘 알 수가 있었다.
여운형이 생각했을 때도 이 동협 태양-0은 상당히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다니. 우선 한반도의 발전시설은 대다수 북쪽지방에 있었고, 특히 함경도에 집중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일제가 남쪽에는 농업 경공업 위주로 산업을 세웠고, 북쪽에는 중공업 위주로 산업을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중공업에 필요한 발전시설은 대다수 북쪽에 있었다. 하지만 이 획기적인 동협 태양-0만 있으면 장소 상관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전기는 사실상 근현대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계를 전기로 돌리고, 통신도 전기로 하고, 조명도 전기로, 난방은 연료를 때우지만 전기로 이용하는 제품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 이건 혁명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다만 가격이 조금 걱정이었다. 여운형은 제품상세설명서를 보니 역시나 동협 태양-0의 가격은 상류층에서나 쓸법한 가격이었다. 여운형이 병윤을 바라보며 말한다.
“비싸군. 농민들은 이런 것 못 사겠어.”
그 말에 병윤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일단 원재료 및 인건비, 그리고 각종비용을 합산해서 순이익을 얻기위해서 그만한 가격으로 정한 것입니다. 더욱이 이건 한 번만 쓰고 버릴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병윤의 말에 여운형은 조금 난감한 얼굴이었지만 땅 파먹고 장사하는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병윤의 사정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으음.”
그 때, 김구가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이거를 가지고 자금 문제를 해결하면 되겠군.”
김구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표정을 짓는다. 여운형이 김구의 그 표정에 조금 불안하면서 김구에게 묻는다.
“이 걸로 자금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 어떤 방식으로 말입니까?”
“은행에 대출을 해주면 될 것 아니오?”
“대출이라고 한다면? 설마...”
김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일단 이 태양전지를 대량으로 구입한 뒤, 민중들에게 팔 생각이오. 다만 수입이 한정된 민중들에게 이걸 살 수 있는 방법은 한정될 뿐. 그래서 생각이 난 것이오. 그렇다면 이걸 건네는 대신에 대출하면 어떨까? 라고 말이오. 즉 할부로 이걸 배포하는 것이오.”
“......”
여운형은 김구의 말에 반박을 한다.
“민중들에게 장사를 해서 자금을 끌어 모을 생각을 하다니. 이건 모리배 장사치가 하는 짓과 다름없는 짓입니다.”
김구는 그 말에 여운형을 바라보며 피식 비웃는 얼굴을 하며 말한다.
“그러면 자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소?”
“끄응. 그래도 이건 안 됩니다. 물론 전기를 한반도 전국에 보급해야 한다는 말은 맞지만 당신들 측이 이걸 계약해서 민중들에게 아주 비싸게 팔아넘기는 짓은 결코 찬성할 수 없습니다.”
김구는 여운형의 말에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여운형에게 일갈한다.
“흥. 이 비싼 제품을 월급으로 민중들이 살 수나 있겠소? 내가 생각한 방법은 민중들이 접근하기 쉽게 나라에서 이걸 배포하되 할부방식으로 나눠서 지불하는 방식이오.”
“그 값을 비싸게 받는 것은 백범 주석 당신 마음대로이지 않소?!”
결국 여운형과 김구의 말다툼이 여기서 시작되었다. 다만 두 사람은 이 동협 태양-0을 전국으로 보급해야 한다는 의식은 똑같았지만 방법에서 차이가 났다. 김구는 이걸 임시정부 측에서 구입한 뒤에 민중들에게 할부방식으로 배포하려고 한 반면, 여운형은 그대로 살 사람은 사도록 놔두거나 아니면 병윤에게 직접적으로 설득하여 가격을 내리는 방법을 생각했다.
병윤은 이 동협 태양-0 전지 때문에 국내 두 세력이 싸우는 광경에 침음성을 흘렸고, 자리에 앉은 신유철은 진저리가 난 표정이었다. 신유철은 하아 하고 한숨을 내뱉고는 일어서서 병윤에게 다가가 말한다.
“우리는 나가 있을까?”
“저 분들 싸움 말려야 되는 것 아니에요?”
“정치하는 사람들의 숙명 같은 거다. 저렇게 싸우다 씩씩 거리다가 이내 화해를 하고 타협을 하겠지. 너도 중경공단 회장직을 하면서 대립하는 사람들의 중재를 많이 하지 않았냐?”
병윤은 그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가 없었다. 신유철은 저 모습을 보고 쯧쯧 거리며 병윤을 데리고 집무실로 나가자 웨드마이어 사령관 역시 두 사람을 보고 불편한지 나간다. 집무실 안에는 김구와 여운형의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 작품 후기 ============================
역시 이 이야기 속에서도 광복 후에 정치싸움으로 난리가 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것이 가장 약한 편입니다. 나중에는 아예 암살이라던지 모함, 누명까지 나오게 될 것입니다.
댓글들을 많이 많이 주세요. 그러면 제가 댓글 달아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