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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집무실의 두 국내 세력의 수장들의 정치대립에 병윤과 감연, 그리고 신유철 사령관과 부관 천정호는 공장 뒤의 어두워 보이는 곳으로 피했다. 그리고 거기서 신유철 사령관은 조금 심각한 모습으로 병윤과 감연을 바라보며 말한다.
“휴우. 여기서는 말해도 상관없겠지.”
신유철이 뭔가 병윤과 감연 둘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병윤과 감연은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신유철을 바라본다. 과연 이 심각한 표정 속에서 꺼낼 말이 과연 무엇인지. 둘은 긴장 속에서 신유철의 입을 집중한다.
“병윤아, 그리고 감연아. 너희들 경성에 올 생각은 없는 거냐?”
“......”
병윤은 그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설명을 요구하는 시선을 신유철에게 보낸다. 그 시선에 웃! 하고는 신유철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둘에게 사정을 말한다.
“사실 경성이 소비 도시인 것은 너희들이 잘 알고는 있겠지? 그런데 한반도가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조금 난리가 생겼다.”
병윤은 신유철의 심각한 말투에 궁금한지 한 가지 신유철에게 묻는다.
“난리라면?”
“지금은 일본인들에게 거두거나 아니면 조선인들이 거의 약탈하다시피 생필품들을 지금 비축하고는 있고, 경성의 시민들에게 4개월 간 버틸 수 있는 양이기는 하지만 경성에는 많은 것이 부족하다. 거기에 일제가 물러나고, 배급제의 철폐 논의가 활발하다.”
“으음...”
병윤은 그 말을 들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다른 것은 다 그럴 듯 보이지만 배급제의 철폐논란은 병윤이 생각하기에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일제가 물러나고 가장 시급한 문제라면 바로 한반도의 경제상황이 될 것이다. 특히 식량 혹은 경공업품 문제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조선인 자본가들이 급히 불하를 받아서 재가동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원래 한반도의 산업은 일본인 대다수의 차지였다.
그런 상황인 만큼 한반도에서 세워진 공장들이 잘 돌아갈 것인가? 그건 아니라고 볼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임시정부의 생각으로는 기존의 배급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상황을 보고는 이 때 규제를 풀어야한다는 지침이었다. 그건 건국준비위원회 측에서도 동의하고 있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철폐논의가 생겼는가? 그건 바로 유통업자들이 한 소리로 내뱉는다는 소리였다. 배급제라는 제도는 자신들에게 있어서 굶어죽으라는 소리와 같았기 때문이다.
병재는 그런 상황을 신유철에게 들었고, 병재는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신유철을 바라본다.
“제가 경성에 가면 뭔가 해결책이 나오겠습니까?”
“네가 문경에서 새로운 산업들을 건설하고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경성에는 무수히 많은 시민들이 너의 손님으로 될 것이다. 그리고 너와 감연이의 능력을 살펴볼 때, 일단 내가 우려하는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늦출 수가 있다. 산업들을 조율하고, 경제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민중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은 특히 병윤 너의 특기이지 않은가?”
병윤은 신유철의 말에 조금 고심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형의 말에도 병윤은 그다지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일단 거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문경에 자신의 산업들을 세웠기 때문에 그다지 마음속에 내키지는 않는다. 신유철은 그런 병윤의 얼굴을 보고는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병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른다.
“병윤아! 네가 경성에 가지 않으면 수십만의 경성 시민들이 굶어 죽어나갈 거다. 그래도 정말 괜찮겠는가?”
병윤은 신유철의 재촉과 일갈에도 계속 생각 중이었고, 이윽고 생각이 끝나 신유철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으음.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뭐하지만 경성에 제가 간다고 하여도 상황이 급속도로 호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가기 싫어서 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냐?”
병윤은 신유철의 그 물음에 거침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신유철은 병윤의 반응에 얼굴이 조금 찡그러지고는 이내 병윤에게 묻는다.
“그 이유가 뭐지?”
“아까 제가 태양전지의 소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병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듣고 싶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이야기를 진행하라는 눈치를 준다.
“형님이 우려하신 상황을 늦추기 위해서라면 시급히 전력복구가 우선일 것입니다. 아닙니까?”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여전히 얼굴은 펴지지 않았고, 이내 병윤에게 반문한다.
“그렇기는 하다만. 하지만 이 공장을 여기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경성에서도 세워도 되지 않겠나?”
“물론 그 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제가 경성에 있는 공장들을 불하받아서 경공업을 재가동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헌데 조금 조심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과연 경성에 있는 불하 공장들이 그대로 있을까요? 또 제가 그것들을 불하받아서 재가동시키는 것에 대해 성공은 하겠지만 과연 경성의 소비 능력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연 저를 대신해서 형님이 필요한 인재가 정말 없을까요?”
신유철은 여러 가지의 병윤의 반문에 할 말을 잃는다. 특히 마지막 대목이 조금 신유철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다.
“마지막 대목이 조금 이해가 안 간다. 그게 무슨 뜻이냐? 병윤아.”
“솔직히 형님이 맞으신 상황에서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 저와 감연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이 문경에서 사업들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파기하고 경성에 올라갔다가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입니다.”
“......”
“그 외에도 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저라고 하셨죠?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저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중에서 형님이 신뢰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그럴 것입니다. 아닙니까?”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너는 나에게 필요한 이를 추천해주는 건가?”
병윤은 신유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신유철은 ‘끄응’하고 침음성을 흘린다.
“휴우. 난 뭔지 모르겠다. 일단 네가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누구인지 알려줘라. 네 안목이나 믿어야 겠다.”
병윤은 신유철을 바라보고 싱긋 웃으면서 자신의 안주머니 안에 수첩을 꺼내고는 이내 수첩 중 하나를 찢어서 그 종이에 병윤 자신이 추천할만한 인재들의 명칭들을 적어내고는 이내 신유철에게 건네준다.
신유철은 그 명칭들의 목록을 보면서 이내 반색한 얼굴로 병윤을 보며 말한다.
“이 사람들이 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들인가?”
“예. 원래는 제가 중경공단 회장직을 하고 있었을 때, 저를 도왔던 조선인 이사들입니다. 그들 중 형님이 가려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을 복구시킨다거나 빠르게 중건하는 능력은 없어도 형님이 가장 심각한 상황들에 대해 자문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마 그들 중에는 임시정부의 요인들도 있을 것입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밝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이내 조금 얼굴을 굳히고는 병윤을 쳐다보며 말한다.
“솔직히 말해봐. 너 경성에 오기 싫지?”
“......”
신유철은 알 수 없는 병윤의 표정에 하아 하고 한 숨을 쉬고는 말한다.
“에휴. 그놈의 애향심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급제 관련해서는 병윤 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
병윤은 그 물음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신유철에게 답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배급제를 너무 빨리 푸는 것은 상당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일단 배급제가 공급이 상당히 부족할 때, 억지로 수용 량을 맞추는 제도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제적인 악화 속에서도 그나마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배급제를 함부로 풀다가는 대대적인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겠죠. 한 마디로 배급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단 어느 정도 경제를 회복하거나 아니면 외국으로부터 물품들을 수입하여 빠르게 물가를 잡아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흐음. 그렇게 말한다면 배급제를 푸는 것은 시기상조가 되겠군. 일단 철폐논의는 너의 그 태양 전지가 공장에 보급된 이후부터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결론을 지어야겠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상 전력 부족은 그렇다 치더라도 빠르게 산업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수입 선을 찾아서 공장을 돌릴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빨리 조직을 정비해서 산업을 복구시키는 방식밖에 없었다.
다만 신유철은 앞에서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는 병윤과 감연의 얼굴을 보니, 그다지 걱정할 상황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식량 관련문제에 대해서는 신유철 역시 생각이 있었다.
‘으음. 총통 각하께 빠르게 중국의 식량을 조선으로 수출하도록 요청을 해야겠다. 그래야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량이 겨우겨우 맞출 수 있으니 말이야.’
그 생각을 하면서 신유철은 아까 병윤이 작성한 인물들의 목록을 살펴본다. 조직 운영에 대해서 신의 경지나 다름없는 병윤의 안목이니 이 목록의 전부가 신유철이 원하는 인재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임시정부와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군.’
역시 신유철은 문경으로 내려온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아쉬운 점 한 가지가 있다면, 그토록 원하는 두 인재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그대로 고향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은 중국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국토였다. 그리고 문경과 서울의 거리는 아무래도 중경에서 가장 긴 길이보다 못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한다면 병윤과 감연이 벌이는 일에 대한 영향력이 경성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말이다. 신유철은 그렇게 생각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병윤과 감연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며 말한다.
“또 빨리 너희들과의 직통연결을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가깝다고 하지만 전화로 빠르게 너희들의 조언을 구할 수 있지 않겠냐?”
병윤과 감연은 그 말에 결국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이것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의형이 억지로 경성에 끌고 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빠르게 논의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임시정부 관련해서는 뭐 그냥 통과겠지. 일단 너희들의 반응을 보니까 아무래도 좋다는 의견인 것 같군. 일단 문경에 주둔한 군부대가 광복군 제 5 보병사단 3연대라고 들었는데. 그 군부대를 중심으로 지역 간 통신을 연결하면 되겠고, 그리고 그 연대를 중심으로 문경 각지로 통신선을 연결하면 좋겠지.”
신유철의 빠른 판단과 결정에 병윤과 감연 두 사람은 얼른 항복해버린다. 그래도 일단 신유철의 심각해보이는 고민사항을 해결하였으니 다행이라고 두 사람은 생각했다.
한편, 집무실 안에서의 김구와 여운형의 말싸움은 이내 끝이 났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단 이 곳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품들을 계약하고 경성에 보관한 뒤 분배에 관련해서는 경성에 올라가자고 정했다. 다만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은 합의했다고 보기에는 그다지 밝은 모습은 아니었다.
굳은 표정의 김구는 여운형을 조금 노려보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린다. 옆의 자신의 비서인 선우진이 김구의 기분을 풀어준다.
“국내 기반의 세력을 구축했다고 하지만. 우리 임시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니. 쯧. 몽양 선생의 생각을 알 수가 없습니다.”
“......”
김구는 선우진의 말에도 말을 하지 못한다. 원래 광복 전에도 이런 정치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국내 기반을 쌓아두지 못했다는 점이 임시정부에게 있어서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구는 자신의 비서를 바라보며 한 가지 묻는다.
“인촌에게는 아직 소식이 없는가?”
“현재 인촌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원래 그는 우파적 입장을 견지하는 인물이니 우리 쪽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상은 됩니다.”
김구는 선우진의 보고에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고는 말한다.
“쯧. 우파적 입장은 무슨 얼어 죽을 입장인가? 같은 정치이념이면 빨리 빨리 우리 쪽으로 합류할 것이지.”
그 말에 선우진이 김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저 각하. 아무래도 인촌은 자신의 세력이 상당히 붕괴될까? 싶어서 염려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송진우와 같이 행동을 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선우진의 생각에 김구는 조금 놀라운 얼굴로 오른손으로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송진우를 떠올리며 말한다.
“고하 송진우를 말인가? 흐음. 그가 일단 친일파 처벌에 부정적인 것은 잘 알고는 있네. 그래서 지금 송진우와 관계를 맺으려는 친일파 무리들이 있기는 한데. 쯧. 인촌도 상당히 몸을 사리는군. 인촌의 경우는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나라를 위해 재산을 자신의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헌납하겠다고 인정한다면 우리 측에서 포용적인 자세로 그를 거둘 수 있는데 말이야.”
“으음. 하지만 저들 쪽에서는 각하의 자비로운 생각을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들은 토사구팽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김구는 그 말에 하아 하고 한 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래. 맞는 말이야. 토사구팽이라. 그 고사성어 덕분에 우리 쪽으로 합류하기에는 난감할 처지야. 어쩔 수 없군. 인촌과 만나야겠어.”
“으음. 그를 직접적으로 설득할 생각이십니까?”
“그래. 그는 국내에서 세력을 이룬 자야. 그를 거두기만 한다면 그 건국준비위원회의 세력보다 앞설 수는 있겠지. 흐음. 그리고... 그 두 녀석은 어디로 갔어?”
김구는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자신의 비서 선우진에게 시선을 집중하고는 묻는다.
“전 중경공단 회장과 전 중국 기술 연구원 부총괄장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내가 두 녀석이라고 말하면 척하고 알아야지. 그래. 그 병윤과 감연 두 녀석. 어디로 사라졌지?”
선우진은 그 물음에 머리를 싸매고 생각하다가 이내 기억이 떠오르고는 곧장 김구에게 대답한다.
“아까 제가 봤을 때, 그 두 사람은 중국 제 12군 사령관 신유철 대장에게 불려 갔습니다.”
김구는 그 말에 조금 골치라는 표정을 짓는다.
“하아. 하필이면 그 사람에게 불려가다니. 이거 난감하군.”
“중국 제 12군은 우리 임시정부를 정치적으로 후원해주는 세력이 아닙니까?”
“그래. 그건 그렇지. 하지만 신유철 사령관과 두 사람이 접촉하는 것에 대해서 불안하기 그지없군.”
선우진은 김구의 그 불안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억생재, 만고초려라고 불리는 병재와 감연 두 사람. 김구는 아무래도 그 두 사람이 혹시나 그 의형이라는 인간에 또다시 포섭될까봐 두려운 모양이었다.
지금도 그 두 사람 덕분에 전력 부족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하나 해결하지 않았는가? 만약 그 두 사람이 다시 중국으로 떠나버린다면 아무래도 한반도는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김구는 가혹한 현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현대의 체계는 한 사람의 힘으로 어쩌지 못할 때가 대다수이지만 그 체계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진보적으로 이어가는 소수의 천재들의 경우가 있다. 김구는 그 두 사람을 후자의 경우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을 이곳 한반도에 잡아두면 한반도의 경제발전과 내치 관련해서는 걱정할 사항들이 없을 것이다.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그 두 사람이 해결방법을 금방 찾을 것이 분명했다. 그건 김구의 믿음이라고 보기 좋을 정도였지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도 그 믿음은 매우 합리적이었다. 왜냐하면 그 두 사람의 능력을 옆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청일전쟁 이래 서구열강은 물론 일제에게 뜯기고 빼앗기던 중국이 그 두 사람을 포섭하면서 일대 초강국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았던가? 김구는 그 것을 가장 지켜본 사람이었기에 그 두 사람의 포섭은 앞으로 한반도의 미래가 탄탄대로인 것을 알았다. 선우진 역시 그것을 잘 알았지만 김구의 걱정은 기우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김구에게 말한다.
“너무 지나친 걱정인 것 같습니다. 각하. 그 두 사람의 부모와 형제, 가족들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까?”
“흐음. 자네야말로 걱정을 하게나. 만약 내가 다른 나라의 지도자였으면 그 가족들부터 납치해서 그 둘을 협박하거나 회유할 생각을 할 것이니 말이야.”
“으음. 그건...”
“일단 다른 나라들은 지켜볼 것이 분명할 거야. 다만 방심은 하지 말도록. 나라를 운영하는 지도자일수록 저 두 사람의 능력을 간절히 원하니 말이야.”
아무래도 선우진이 생각하기에 김구의 두 사람에 대한 믿음은 심각하다고 여겼다. 선우진은 두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생각한다.
‘물론 주석 각하의 말씀이 맞기는 하지만. 이건 조금 너무하다 싶군. 아무리 그 두 사람이 대단하다 하여도 사람인데 말이야.’
그 때, 병윤과 감연이 털레털레 걸어 나가는 모습이 김구의 눈에 띠었다. 김구는 그 두 사람을 보고 반색을 하더니 곧장 그 두 사람에게 빠른 발걸음으로 걸어 나간다. 선우진은 그런 김구의 모습을 보고서 한 숨을 내뱉는다.
‘확실히 그 두 사람의 능력은 상당하지만 체통을 지키는 주석 각하께서 빠른 발걸음으로 다가가다니. 휴우. 위에 있는 사람들 생각은 모르겠군.’
선우진은 생각을 그만두고,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김구의 뒤를 따라간다.
============================ 작품 후기 ============================
한반도의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서 배급제는 죽과 같은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사 직전의 상황인 환자에게 죽을 먹여야 살지. 정상적인 음식을 베풀다가는 죽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경제적인 문제에 있어서 저의 생각에 대해서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