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3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5년 9월 4일, 선주의 저택 안 안채에서 소녀의 얼굴은 밝았다. 아니 활기가 돈다고 볼 수 있었다. 전 날만 하더라도 아파서 누워있던 모습이 연상되기 힘들 정도로 건강하고 활기가 찬다. 김강연과 채병호는 그런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짓는다. 노인은 그런 소녀의 모습에 말을 잇지 못한다. 노인은 곧 두 사람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면서 감사해한다.
“고맙소. 아니 너무나 고맙소.”
김강연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노인에게 말한다.
“정당한 거래였을 뿐입니다. 당신이 빚 문서들을 태웠으니 이제 우린 여기에 볼 일이 없습니다.”
“이 은혜. 그리고 이 잘못.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
“어르신의 인생에 대해서 잘못에 대해서 저는 뭐라 할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똑바로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만 이제...”
노인은 김강연의 말에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노인은 곧 떠나는 둘 대신에 조금씩 몸을 움직여서 병색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자신의 손녀를 향한다. 이 때, 하인들이 저 모습을 보고서 수군거린다.
“불치병이라고 여기는 병을 간단히 치료할 줄이야.”
“그 왜인 의사가 말하는 재생치료센터가 있기는 하구나.”
“그리고 그 재생치료센터의 일원이 저 두 사람이고. 허 세계 참 좁아.”
“듣기로는 팔과 다리를 재생시켜주는 그런 무시무시한 의학을 보유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쩝. 앞으로 사지 병신이라는 말이 없어지겠구나.”
“그런데 그 돈을 갖고 튀려던 왜인 의사는 어떻게 되었어?”
“그 쪽은 밀항선 알선 혐의로 아예 건국준비위원회의 일원들에게 잡혀 들어갔던데? 민족의 재산을 착취한 혐의로 말이야.”
“하기야. 우리 조선인들의 피와 땀을 훔쳐 일궈낸 재산을 가져가기에는 쉽지가 않겠지. 잘 됐네. 쌤통이다.”
김강연과 채병호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발걸음을 돌린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이 저택에 대해 미련은 남지 않고, 시원하게 저택 밖으로 걸어 나간다.
두 사람은 한창 걸어서 김강연의 저택에 도착했다. 거기서 김강연의 여동생인 김병효와 김병희가 짐을 든 채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환초는 엄숙한 표정으로 김강연을 쳐다보지만 어머니 두숙희는 또 다시 자신의 아들은 물론 딸들까지 헤어진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김강연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속도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지만 억지로라도 입을 열어야 했다.
“미리 준비를 다 해놨군요.”
김환초는 그 목소리에 고개를 굳세게 끄덕이면서 말한다.
“그래. 네 녀석이 실력 있는 의사에 있다는 것과 또 하나의 어엿한 성인으로 보는 것이 매우 이 아비로써 기쁘기 그지없구나. 이런 날에 너를 위한 성인식을 하고 싶지만 네 녀석이 바쁘다고 하니까 어쩔 수가 없구나. 그래. 병효와 병희는 저 오라비를 따라서 굳세게 살아라. 그 곳에서 너희들은 아플 기억, 굶을 기억은 잊어버려도 좋다. 거기에 저 오라비가 나보다 능력이 있으니 학교는 물론 너희들이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책임져 줄 수 있단다.”
자신의 짐을 든 김병효와 김병희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아버지 김환초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이 악랄한 가난 속에서도 자신들을 먹여 살리고자 노력을 다 하신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가 조금 약해지는 모습에 두 여자아이 역시 눈물을 흘린다. 그 때, 두숙희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내 김강연에게 달려들고 엉엉 울며 안는다.
“아이고. 내 자식. 아이고... 내 자식. 이제야 만났는데. 며칠 전에 만났는데 또 보내야 한다니. 이 어미는 너의 얼굴과 모습을 이제야 바라보는데 또 헤어지다니.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이냐... 내 아들. 내 배 아파 낳은 내 아들. 이제야 떠나보내기에는 내 어미의 가슴이 너무 아프다.”
김강연은 그 말에 자신을 껴안은 자신의 어머니 두숙희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희망차고 기쁜 말투로 어머니에게 말한다.
“하하. 이번은 저번처럼 죽을 장소로 가는 것이 아니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언젠가 문경으로 놀러 오세요. 제가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릴게요. 그리고 그 곳에서 다 배우고 난 뒤 이 고향에서 병원을 열어 아버지 어머니를 평생토록 보살피며 살게요.”
두숙희는 김강연의 걱정 없다는 당부에도 말없이 김강연을 꼭 껴안는다. 채병호는 두 사람의 모습에 어느새 눈물이 살짝 난다. 자신 역시 저런 가족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역시 현실은 시궁창이다.
‘하. 나란 녀석은 저런 가족을 가지지 못하다니. 매우 부러워서 미치겠네. 그리고 저런 가족을 바라보니 내 가족과는 상당히 비교가 되는군. 흥. 아버지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그 노친 네와 자식들에게 이 걸 보고 배웠으면 좋겠어.’
그렇게 김강연과 채병호, 그리고 김병효와 김병희는 그렇게 떠날 시각이 다가왔다. 김환초, 그리고 두숙희의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행하는 배웅에 그 넷은 기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며 제 갈 길을 간다. 이제는 죽을 위기 속의 징용은 가지 않는다. 어차피 만날 수 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김강연은 그다지 슬픈 생각이 없었다.
“하 참. 상당히 부러운 가족이야.”
채병호가 길을 가면서 김강연, 김병효, 김병희에게 말을 했다. 채병호의 그런 모습에 김강연은 피식 웃으면서 그에게 대답한다.
“원래 가족이라는 것은 저런 것이에요. 그 병재 형처럼 말이에요.”
“그래. 맞는 말이야.”
“형님 가족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못하겠네요.”
“하기야 그건 내가 풀어야 할 문제야. 하지만 이번 일에 내가 도움을 주었으니 네 녀석도 만약 내가 곤란에 처해 있을 때에는 도와주기를 바랄 뿐이다.”
김강연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흥. 그건 이미 당연한 말 아니에요? 솔직히 형님도 대가를 바라고 도운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건 저도 마찬가지고요. 만약 형님이 곤란하게 된다면 저 역시 무조건 도울 생각이에요.”
“그래. 잘 났다. 이 자식아.”
채병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김강연의 머리를 강아지처럼 쓰다듬는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김병효와 김병희는 키득 거린다.
1945년 9월 5일, 문경 점촌역은 꽤나 시골이라서 그런지 역 규모는 작았지만 그 역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많았다. 김강연과 채병효는 익숙한 눈길로 그 사람들을 바라보지만 김병효와 김병희는 조금 놀란 눈초리로 꽤 많은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제여 왔냐?”
이 때, 네 사람에게 말을 하는 인원 둘이 다가온다. 김강연은 그 의사가운을 입은 두 사람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고,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겸연쩍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일정에 비해 상당히 늦었네요. 헤헤헤.”
그 뻔뻔하기까지 한 김강연의 말투에 의사가운을 입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정필중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는 그에게 타박을 한다.
“고향에서 일이라도 있었어? 원래라면 가족들 데리고 이곳으로 와야 되는 것이 아니었어? 너희들이 늦는 바람에 우리 두 사람의 일은 물론 병재가 그 일들을 처리하는 실정이다.”
김강연과 채병호는 그 말에 할 말 없이 그저 죄송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 때, 안경을 만지작거리는 노송규가 김병효와 김병희를 쳐다보더니 이내 김강연에게 시선을 두고 묻는다.
“저 두 여자아이는 누구냐? 네 녀석의 여동생들이야?”
김강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노송규의 말에 대답한다.
“예. 제 부모님은 고향에서 남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제 여동생 둘이라도 여기에 데려오게 되었네요.”
“휴우. 어쩔 수가 없지. 원래 사람이라는 것이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자 살아가는 동물이니까 말이야.”
정필중의 진지한 한 마디에 김병효와 김병희는 헤하고 정필중을 멋있다고 쳐다보지만 김강연, 채병호, 노송규는 또 시작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정필중이 책들을 읽으면서 매번 웃기지도 않는 진지한 발언을 늘여놓을 때가 많았다. 그런 것을 들을 때마다 노송규는 비아냥거리고, 김강연과 채병호는 네네 거리면서 무시를 했지만 말이다.
그 때, 미군 몇 사람이 김강연이 모여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김강연과 채병효, 김병효, 김병희에게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검문을 한다.
“당신들은 누구기에. 이 사람 둘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요?”
그 말에 김강연은 아차 하는 표정으로 얼른 양복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하나 꺼내더니 이내 지갑에서 하나의 증을 검문하는 미군들에게 선보인다. 미군들은 김강연이 건네준 카드 크기의 증의 내용을 살펴보더니 놀란 얼굴로 김강연을 바라보고, 이내 경례를 하면서 말한다.
“이거 실례하였습니다. 재생치료센터의 의사 선생님일 줄은 꿈에도 몰랐군요. 그런데 옆에 있는 덩치 큰 사람과 저 두 사람은?”
채병효는 그 말에 자신 역시 김강연과 같이 지갑을 꺼내 증을 보여주면서 검문하는 미군들에게 말한다.
“저 역시 이 재생치료센터의 의사입니다. 그리고 저 두 여자아이는 옆에 있는 닥터 김의 여동생들이라서 같이 동행하는 것입니다.”
검문하는 미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채병호에게 증을 돌려주고는 알았다는 얼굴로 대답한다.
“으음.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 알겠습니다. 요즘 이 닥터 정과 닥터 노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서 비밀리에 호위를 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정필중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검문하는 미군 장교에게 말한다.
“지금 점심시간이니 저 사람들이랑 같이 동행을 하겠소. 그리고 돌아가는 것은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돌아가겠소. 그러니 당신들도 인력 낭비를 하지 말고 돌아가십시오.”
그 말에 검문하는 미군 장교와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점심시간 이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하고는 횅하니 미군 장교와 병사들은 제 갈 길을 간다. 김강연은 저 모습에 궁금해 하면서 정필중에게 묻는다.
“휴우.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네요. 저 사람들은?”
정필중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이번에 안전상의 이유로 재생치료센터의 의사들을 호위 및 위험인물에 대해 검문하는 미군 소속 사람들이야. 자기들 말로는 이곳은 미국에 비해 치안이 위험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하는데 솔직히 불편하기는 하지.”
노송규는 그 말에 이어서 그 미군들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대답한다.
“흥. 그저 우리들이 도망을 치나 안치나 감시하는 역할 뿐이야. 저자들에게 우리는 최우선 중요 인력이니까 말이야.”
김강연은 그 말에 조금 심각하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한다.
“병재 형뿐만 아니라 저희들 역시 미국의 표적이 되었네요. 병재 형이 달이면 저희들은 한낱 반딧불인데 말이죠.”
정필중은 ‘에잇 짜증난다.’고 투덜거리고는 네 사람에게 말한다.
“지금 점심시간이니까 얼른 먹고, 들어가자고. 거기 아가씨들도 따라와.”
아가씨라는 말에 김병효와 김병희는 네 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렇게 흰색 의사 가운을 입은 두 사람을 포함한 여섯 사람은 어디론가 발걸음을 떠난다.
역 근처, 국밥집에 도착한 여섯 사람은 얼른 빈 자리를 잡아놓고, 이 집 주인에게 말한다.
“여기 여섯에게 국밥 한 그릇 씩 주시오.”
그 말에 억척스럽게 생긴 아주머니 한 사람이 나타나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예. 얼른 가져다 드릴게요.”
이렇게 국밥주문이 끝나자 여섯 사람은 곧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필중이 흥미로워 하는 것은 김강연이 치료했다는 백혈병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래? 그 선주의 손녀의 병을 자네 둘이 치료했다고?”
김강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원래는 불치병이라고 여기던 녀석이었는데. 일단 혈관 속에 돌아다니는 녀석을 잡고, 다시 척수를 치료해주니 금방이었어요. 미국에서 신경 관련 공부할 때는 그냥 골치가 아팠는데. 지금 맞이하니 설렁설렁 치료하네요.”
“흥. 그깟 백혈병이 뭐라고. 아니 그깟 백혈병이 아니지. 이거 병재 옆에서 배우고 일하면서 내가 너무 눈이 높아졌나?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 없다고 하던데?”
정필중의 그 물음에 노송규가 대답한다.
“독일에서 몇 년 전에 겨자가스 성분을 이용해서 혈액암을 표적시키는 약이 출판되었다고 들었어.”
“흐음. 병재가 말하기로는 그 백혈병이라는 녀석은 유전자가 맞는 다른 사람의 척수를 이용하여 환자에게 이식한 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던데.”
노송규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정필중의 말에 답한다.
“그거야. 양학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고. 지금 병재 그 사람이 하라고 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그만 할 수 있는 일이겠지. 다른 사람에게 그 치료법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그 때까지는 약이나 혹은 다른 의학방식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겠지.”
김강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 역시 노송규의 말에 동조한다.
“맞는 말이에요. 하기야 저희들이 그 재생치료를 할 수 있는 것도 몇 개월 전의 일이잖아요. 아직도 제가 이런 기술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믿기지가 않지만요.”
정필중은 그 말에 김강연을 쓰윽 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놀린다.
“흥. 저번에 그 오드밀러 의사가 말한 것이 맞았어. 넌 솔직하게 다른 의사들에 비해서 가진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수년, 수십 년 피터지게 공부해서 겨우겨우 의사 일을 하는데 반해 너란 녀석은 지금 병재 때문에 의사 일을 하지 않냐? 다른 의사가 너를 보면 억울해서 미칠 거다.”
그 말에 김강연은 웃기다는 표정으로 정필중을 쳐다보고는 항변한다.
“흥. 그게 어째서 제 탓입니까? 전 타라와에서 그 사람과 만나서 그저 가르침을 받았을 뿐인데 말이에요.”
노송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필중에게 말한다.
“그렇게 따지면 사실 이 네 사람도 운이 좋은 것 아닌가? 같이 타라와에서 탈출했다고 병재 그에게 의학을 2년 정도 전수받고, 의사 일을 한다는 것을 말이야. 자네와 나는 겉모습에 비해 원숙한 의사로 보인다고 하지만 저 두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다른 사람이 판단하기에는 우리 둘은 경험 많은 의사로 보겠지만 저 둘은 의학을 배우는 애송이로 보겠지. 실질적으로는 우리 네 사람은 병재 그에게 같은 년 수로 배웠는데 말이야.”
정필중은 노송규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때, 이 식당의 주인아주머니가 각자 자리 앞 식탁 위로 국밥을 올려놓는다. 주인아주머니는 호호 웃으면서 정필중에게 말을 건다.
“뭘 그렇게 이야기하고 그래요? 모습을 보니까 의사 선생님 같아 보이는데. 그런데 이 문경에서 의사라고 한다면. 그 새롭게 열린 재생치료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밖에 없는데.”
정필중은 그 말에 피식 미소를 짓고 말한다.
“만약 몸 아프면 그 곳에서 찾아오쇼. 내가 싼 가격에 치료해드릴테니까.”
“허. 정말요? 내 남편이 요새 허리가 아프다고 하던데.”
“물론 지금은 말고 말이오. 조금 여유 있을 때 찾아 오슈. 상태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겠지만 말이오.”
주인아주머니는 그 말에 호호호 웃으며 정필중에게 말한다.
“그렇게 말하니 저 역시 손님 여유 있을 때 찾아올게요.”
“여기 단골은 아니지만 맛있게 음식을 내주니까 싸게는 해드릴게.”
주인아주머니는 자신의 요리가 맛있다는 정필중의 말에 싱긋 웃는다.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그럼 식사들 하세요.”
그렇게 주인아주머니는 자리를 뜨자 정필중은 다시 주변 동료들에게 시선을 두고는 말한다.
“뭐해? 지금 어서 들자고. 이곳에 입사하면서 처음에 찾는 맛집이라고.”
정필중의 그 말에 김강연, 그리고 채병호와 김병효, 김병희는 얼른 숟가락을 들고,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국밥은 이른바 콩나물을 넣은 콩나물 국밥으로 네 사람은 한 숟가락을 떠먹어 맛을 보는데. 콩나물의 아삭아삭함과 국물, 밥알의 조화가 이내 네 사람의 맛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모습은 네 사람의 아귀 같이 먹는 모습이었다. 정필중과 노송규는 그 모습에 피식 웃고는 자신 역시 국밥에 집중한다. 정필중은 이 국밥의 한 숟가락을 먹으면서 미소가 절로 흘러나온다. 미국에서 먹는 그 느끼한 음식에 비해 이 토속적이고 익숙한 국밥에 정필중은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여섯 사람은 국밥을 순식간에 뚝딱 해치우고는 한 그릇 더 시켜먹었다. 그 후, 식당아주머니의 푸근한 미소가 더해질 때쯤 여섯 사람은 배가 부르다는 얼굴로 같이 거리를 걸어 나간다.
“이제 병원으로 가는 겁니까?”
“그래. 우리의 새로운 임시 일터로 말이지.”
============================ 작품 후기 ============================
휴우. 이제야 김강연 이야기를 끝마쳤네. 주변 사람 이야기로 질질 끌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난 관종. 트롤을 위해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