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16화 (21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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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5년 9월 6일 아침, 햇빛이 쨍쨍 뜨고, 방 안은 비좁기 그지없었다. 병재는 어제 부모님이 말씀하신 것 때문인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그는 상체만 일으킨 뒤 기지개를 펴면서 주변을 살펴본다. 병윤과 효순은 다 큰 남성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껴안으며 자고 있었다. 그리고 효혜가 병주 옆에 찰싹 달라붙으며 자고 있었다. 아무래도 집이 좁으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 같았다.

“...... 이사라도 해야 하나? 어머니, 아버지가 이 꼴을 보시니까 나보고 혼인을 하고, 분가를 하라는 것이 아니겠지?”

그 때, 한 여인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 상체만 일으킨 병재가 방 안으로 들어온 이에게 시선을 두고, 정체를 확인한다. 역시 이 시간에 일으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밖에 없었다. 병재는 일어서고는 어머니 김민숙에게 꾸벅 인사한다.

“잘 주무셨습니까? 어머니.”

어머니 김민숙은 병재의 정중한 인사에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래. 이 어미는 항상 정정하지. 얼굴을 보니까 어제 밤에 내 지아비와 내가 말한 혼인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러운 눈치구나.”

병재는 그 말에 휴우 하고 한 숨을 쉬며 말한다.

“어찌 고민이 안 되겠습니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인데 말입니다. 그저 저와 인연이 닿는 여인이 많지 않은 것을 탓해야지요.”

“그 미국이라는 곳에서 외국 처자를 만날 생각도 없었나?”

그 말에 병재는 병윤을 껴안은 효순을 보고는 검지로 가리키며 다시 김민숙에게 시선을 두고 말한다.

“저기 있는 효순이를 그 곳에서 돌보느라 그 쪽 처자와 만날 시간이 없었네요. 거기다 밤 9시까지 주변 동료 의사들까지 강의하느라 그럴 시간도 안 되고 말이죠.”

김민숙은 그 말에 할 말을 잃는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밤 9시까지 자기 할 일을 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런 곳에서 자기 몸 챙기지 않고, 일을 하는 병재의 모습을 상상한 김민숙은 고개를 숙이고 만다.

“적어도 어머니 말씀대로 번뜻한 처자 하나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김민숙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행이라는 말투로 말한다.

“그래. 그려. 우리 멋진 아들을 채가는 처자가 어떤 이인지 궁금하지만.”

“......”

“휴우. 시어머니라 조금 몸이 떨리네. 하기야 난 친정의 어머니가 있지만 시어머니는 없었는데 말이야. 내가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마누라를 지지고 볶는 존재가 없다고 하던데.”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아까 자신의 옆에서 자고 있는 아버지 길남효의 모습을 바라본다. 사실 아버지는 고아였고, 일가친척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유일한 친척이라고 해봐야 다 어머니 쪽 친척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친척도 문경 옆 청송에서 산다고 들어서 친척이 찾아온다고 찾아오는데. 다만 외할아버지가 매번 고아인 아버지를 타박 놓는다고 들었다.

“어머니. 친정집은 어떠세요?”

김민숙은 병재의 물음에 눈썹이 위로 올라가더니 이내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병재를 쳐다본다.

“친정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오랜만에 친정집에 가고 싶지 않으세요?”

김민숙은 그 말에 하아 하고 한 숨을 쉬고는 말한다.

“그래. 친정집이라. 언젠가 너희들도 같이 가보자꾸나. 친척이라고 해봤자 내 오라버니 둘 밖에 안 남고, 내 아버지도 봐야지. 그리고 아버지랑 같이 어머니의 산소도 돌보고 그래야겠다. 내가 돈이 없나 쌀이 없나.”

병재는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김민숙에게 말한다.

“외할아버지의 건강 상태는 어떻죠?”

“나도 잘은 모르겠다. 거의 몇 년 만에 소식이 끊겨져가지고. 일단 2년 전에 아버지께서 편지를 보내신 것이 기억나고, 또 정정하다고 하니까 양력으로 20일이 추석이니 한 번 찾아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거기서 내 아들들이 장성한 것도 소개를 시켜야 하니까 말이야.”

병재는 그 말에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때, 병재 옆에 있던 아버지 길남효가 끙끙 앓더니 이내 상체를 벌떡 일어서고는 헉헉 거린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자신을 바라보는 아내와 장남이 눈에 띈다. 어머니 김민숙이 익숙한 얼굴로 길남효를 바라보며 말한다.

“또 그 꿈이에요?”

길남효는 그 말에 에휴 한 숨을 쉬면서 김민숙에게 말한다.

“요즘 내 어머니가 꿈속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

“어머니라면? 그 당신이 어릴 때?”

길남효는 그 말에 얼굴이 굳어지면서 이내 김민숙에게 말한다.

“쯧. 그런 소리 하지 말랬지. 휴우. 이거 어머니에게 제사라도 지내야 하나?”

김민숙과 병재는 그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침묵한다. 사실 병재 역시 아버지 길남효가 어떤 인생을 거쳤는지 알고 있었다. 아버지 길남효는 12살 때, 자신의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길남효는 혼자서 천애고아를 하다가 장씨 아저씨의 부모님의 손에 지금의 아내 김민숙과 결혼할 때까지 키워졌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 길남효가 장씨 아저씨가 가장 친한 친우이자 가족 같은 이였다.

“그런데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했어?”

병재는 그 말에 아버지 길남효를 바라보며 말한다.

“이번 추석 때, 어머니 친정집에 찾아가보는 것이...”

길남효는 그 말에 곤란하다는 얼굴로 병재를 쳐다보며 말한다.

“끄응. 장인어른이라. 날 보고 매번 귀한 딸 훔쳐간 인간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데 말이야. 하기야 장인어른과 그쪽 일가들과 만난 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지. 거기다 내 자랑스러운 아들들도 그 쪽에 소개를 하는 것도 좋겠고 말이다.”

김민숙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길남효에게 말한다.

“그나저나 아침밥은 내어 드려요?”

길남효는 김민숙의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흥. 그거야. 당연한 일이 아닌가? 병재야. 오늘 아침은 가족들이랑 다 같이 먹고 가자꾸나.”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예. 일에 치어서 그럴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그런 기회를 가지면 좋겠네요. 어머니. 제가 도울 일이라도 있어요?”

어머니 김민숙은 그 말에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흥. 됐다. 이런 일은 여자들이 하는 것이지. 내 아들들이 어엿한 가장 노릇을 하니까 나라도 집안일을 해야지.”

그렇게 말하고는 곧 김민숙은 병주, 병윤, 그리고 효순, 효혜를 깨우기 시작한다. 네 사람은 잠을 자다가 멍한 눈빛으로 자신들을 깨우는 어머니 김민숙을 쳐다본다. 그 때, 김민숙은 효순의 등을 탁탁 치면서 말한다.

“이것아. 얼른 밥 준비해라.”

효순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어머니에게 말한다.

“예. 어머니.”

그렇게 김민숙과 효순은 이 집의 밥 준비하러 부엌으로 나간다. 그 때, 병윤과 병주, 그리고 병주에게 찰싹 붙은 효혜가 병재와 길남효를 쳐다본다. 병재는 그 세 사람에게 피식 웃고는 말한다.

“잘들 잤냐? 오늘은 가족들이 모여서 밥을 먹자고.”

병주는 그 말에 오른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왼손으로 효혜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이내 병재를 보고 말한다.

“웬 바람이 불었어요? 형님? 어제 결혼이나 생각할 것이지.”

병재는 그 말에 얼굴을 구기면서 병주에게 말한다.

“이 자식이. 내가 결혼하면 두고 보자. 내가 결혼하게 된다면 네 녀석들도 필히 결혼해야 할 거다. 이 자식들아.”

병주는 병재의 그 말에 이건 아니지 라는 표정을 지으며 항변한다.

“헹. 형님과 나랑 다섯 살 차이 나는데. 형님이야 결혼에 급하지. 저는 그다지 급하지 않는 걸요?”

병주의 그 말에 아버지 길남효가 일갈한다.

“흥. 장남이 나이가 들어서 빨리 결혼을 결정하는 거지. 원래 병주, 병윤 네 녀석들도 총각이야. 아니 몇 년 전에 결혼해야 정상이라고.”

병주는 그 말에 졌다는 듯 아버지의 시선을 회피하고, 병윤을 바라본다. 병윤은 병주의 시선에 뭐 묻었냐는 표정으로 병주를 쳐다본다. 그 때, 병재가 병윤을 쳐다보며 말한다.

“그런데 너도 상당히 일이 바쁜 가보다.”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고는 병재에게 말한다.

“저야 관리해야할 업체들이 워낙 많으니 어쩔 수가 없지요. 이번에 간씨 일가에서 그 땅을 구입했던 것 기억나세요? 오늘 동협 건설 회사를 이용해서 기계장치 공장이나 세울 생각입니다.”

“흐음. 그렇군. 그럼 그 기계장치 공장이 가장 가까운 일터가 되는 건가?”

“예. 뭐 그렇죠. 일단 천 명이상 고용시킬 수 있는 규모를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땅의 크기가 크기인 만큼 공사하는데도 꽤 몇 개월 걸릴 것 같네요.”

“흐음.”

그 때, 아리송한 표정의 길남효가 병윤에게 묻는다.

“넌 그 개발회사, 전기회사, 또 건설회사, 방직회사, 그 외 상당한 수의 업체들을 만들었는데 또 만들 생각이냐? 그런 자금과 기계들은 어디서 가져오는지.”

병주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대신 답해준다.

“이 녀석. 이래보여도 중국에서 천만 명 이상의 근로자들을 다뤄본 인간입니다. 아마 지금 세우고 있는 업체들도 사실 저 녀석의 능력과 그릇으로는 한창 부족할 것 같습니다.”

“끄응. 또 그 말이냐? 쯧. 난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 그런 사람이 내 셋째 아들이라니 말이야.”

병재, 병주,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는다. 그리고 병재가 아버지에게 말한다.

“그럼 세 아들이 잘되는 것이 믿지 않는 것입니까?”

“내 꼴을 봐. 매번 소작농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지금 이 잘난 아들들 덕분에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잖아. 중매쟁이들에게 시달린 것도 너희들 때문이라고. 에휴. 해방 전에도 시달리기는 했지만 이건 더 하잖아. 고양이 밑에 나오는 자식이 호랑이 일수는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고양이 밑에 나온 녀석들이 하나같이 다 용이니 이게 무슨 꿈인지 생신인지 모르겠다.”

그 말에 장남 병재가 길남효에게 말한다.

“흥. 어째서 아버지가 고양이입니까? 이렇게 훌륭하게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 아버지 역시 용이 아니겠습니까?”

“......”

병주와 병윤은 병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형님의 말이 맞습니다. 여기 형제들 중 못난 사람이 있습니까? 다 아버지와 어머니 보살핌을 받고 자라난 아들들입니다. 그 아들들을 키운 아버지가 자랑스럽지 않으면 어느 누가 자랑스럽다고 하겠습니까?”

길남효는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 효혜가 꼼지락 거리더니 이내 아버지 길남효에게 찰싹 둘러붙는다. 길남효는 그 효혜의 그 모습에 피식 웃더니 이내 효혜를 양손으로 잡아 안는다.

“에구구. 우리 공주님. 이 아비 곁이 그리웠어요?”

길남효와 효혜의 모습에 병재, 병주, 병윤 세 사람은 보기 좋다는 표정으로 싱긋 미소를 짓는다. 병재는 저 모습을 보고 자신의 동생 둘에게 한 마디 한다.

“저 모습을 보니까 나 역시 결혼하고 싶기는 하다.”

“......”

“끄응. 그렇기는 하네요. 감연이 녀석도 여자. 여자 노래를 부르던데. 큰 형님 동료의사들 중에 딸아이 가진 분들이 있다고 하던데.”

그 말에 병재는 병윤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는 말한다.

“정 형과 노 형, 병호와 강연이 말인가? 정 형, 노 형, 그리고 강연이에게 딸과 여동생들이 있기는 한데. 상당히 나이가 어려서 걱정이야. 원래라면 보통학교 혹은 고등보통학교에 다닐 나이거든.”

“흐음. 감연이에게 붙여줄 적절한 아가씨가.”

병재는 병윤의 말에 피식 웃더니 이내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서라. 친구 녀석 결혼 걱정하지 말고, 네 녀석 결혼이나 걱정해.”

병윤은 그 말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흥. 큰 형님이 가장 급한 것이 아닙니까?”

“이 자식이. 남 걱정을 다 해주었더니.”

그 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상을 들고 나오는 어머니 김민숙과 효순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김민숙과 효순은 방 안 중앙에 상을 놓으면서 방 안에 앉아있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한다.

“얼른 밥이나 들자고.”

“그래. 아버지도 오빠도. 그리고 병주랑 병윤이도 밥 먹어라.”

병재와 병주는 상의 음식들을 살펴본다. 상의 음식은 별거 없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병주가 미군 부대에서 얻어온 스팸, 햄, 소시지와 집에 있는 김치와 같이 볶은 음식, 밑반찬들과 마지막으로 시래기 국이 다였다. 그러나 가족들의 눈은 꽤 커지면서 얼른 천천히 수저를 든다. 맨 처음 아버지인 길남효가 수저를 들고, 한 숟갈 먹는다. 이윽고 길남효가 한 입 먹고는 말한다.

“이제 밥 들어라.”

곧 가족들의 식사가 시작된다. 병재, 병윤, 효순은 수저를 들고 밥을 먹기 시작하고, 병주는 효혜에게 밥을 먹이면서 자신 역시 식사를 한다. 반면 아버지 길남효와 어머니 김민숙은 나이가 들었는지 밥을 천천히 먹는다.

시간이 지나 모든 사람들의 식사가 끝이 났다. 웬만한 밥그릇의 밥들과 반찬들이 사라졌다. 어머니 김민숙은 상의 상태에 푸근한 미소를 짓고는 이내 효순에게 말한다.

“얼른 상 치우자.”

“예. 어머님.”

모녀가 비어진 상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아마도 설거지를 할 생각인가 보다. 그 때, 아버지 길남효가 병윤에게 시선을 두며 묻는다.

“끄응. 이 집도 슬슬 바꿔야 될 것 같아. 내 이야기를 들어보니 집에서 물 나오는 저택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안 될까?”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병주에게 시선을 둔다. 병주는 길남효와 병윤의 시선에 조금 당황하더니 이내 두 사람에게 말한다.

“왜 저를 보십니까? 그리고 넌 왜 나를 봐? 내가 무슨 권한이 있다고?”

병윤이 그런 병주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실 상하수도 설비사업은 공적인 영역이라서 형님의 힘이 필요해요.”

병주는 그 말에 겨우 알아들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끄응. 그렇네. 그 상하수도 설비는 함부로 하면 안 되니까. 그런데 네 녀석 인맥이라면 어떻게 되지 않겠냐? 네가 문경의 상하수도 설비를 대신 해주겠다고 하는데 설마 경성의 그 높으신 분들이 제지를 하겠어?”

“물 사업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작은 형님. 그 쪽에서 저희들을 봐 준다 봐 준다고 하지만 물 사업은 사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의당 공기업 즉 공적인 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병주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말한다.

“네 녀석의 말을 들어보니 맞는 말인 것 같다. 내가 군부대에 들어가면 한 번 연락해서 알아보겠다. 건국준비위원회 문경지부에서도 상하수도 설비 관련해서는 찬성할 가능성이 높겠고, 미군 측에서도 물 사용에 불편을 겪으니 뭐라 할 가능성이 없겠군. 흠. 그 쪽에서 아예 상하수도 설비 관련해서 공기업을 세우도록 한 번 이야기를 넣어야겠다.”

“예. 그 공기업이 세워지고 나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문경의 상하수도 설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병주와 병윤의 대화에 길남효는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는 곧 병윤에게 묻는다.

“그런데 병윤아. 그 공기업이라는 것은 뭐냐?”

“으음. 나라에서 관리하는 회사에요.”

“그래? 그런데 왜 물 관련해서 왜 공기업이 담당하는 거냐?”

“물 관련 사업은 사기업이 장난치기 쉬운 분야입니다. 특히 상하수도 설비를 해준다고 해놓고, 물 값을 수 원 수 십 원 받아먹는 인간들이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공기업이 그런 사업을 담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 작품 후기 ============================

아무리 병윤이라도 상하수도 설비, 그리고 물 장사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병윤이 이야기한 공기업도 병윤에게 영향을 받겠지만 최소한 볼리비아의 그 민영화 사태만큼은 죽어도 안 일어날 것입니다.

요즘 댓글들이 적어지니 이 연재할 힘이 빠진다. 관종에게는 무시가 아니라 관심을 줘야 하는 것입니다. 관심이 적어지면 관심종자는 왜 나에게 관심이 없냐고 울부짖으면서 인터넷을 접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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