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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문경 점촌에 있는 전 건준 지부의 건물 안에서 현철환과 병윤, 그의 비서인 손채현, 그리고 이번에 이 건물 안에서 취임식을 맞이한 관수회사의 사장 박평수가 쇼파 위에 앉아 있었다. 현철환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병윤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운영권을 나라에 맡기고, 지분을 파는 식이라.”
“아무래도 전체를 팔 수 없으면 일부분을 팔아야겠지요. 일단 시작이니 가치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요.”
현철환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맞는 말입니다. 나라가 전체를 살 수 없으면 지분이라도 사야하는 것이 옳겠지요. 휴우. 일단 관수회사는 그렇게 운영방침을 정하는 겁니까?”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중경 및 중국 각 도시에서 상하수도 설비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관리는 처음입니다. 어떻게 물을 관리할 것인지 체계적으로 살펴봐야겠지요.”
“하하. 회장님과 또 회장님이 선정한 사장이라면 분명 잘 운영할 것입니다. 회장님의 명성이야 세계에서 뻗어나가지 않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린다.
“제가 잘 하는 것을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되었을 뿐입니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고, 지금의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를 달려 나가야 합니다.”
“당연한 말씀을. 그런데 관수회사의 관리감독은 행정권을 쥐고있는 당사자들이 살펴봐도 되는 것입니까?”
그 물음에 병윤은 관수회사 사장 박평수에게 눈짓을 하자 박평수는 그 눈짓을 알아듣고, 그가 대신 현철환에게 대답한다.
“예. 가능 합니다. 일단 운영권에 대해서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는다면 가능합니다. 물의 값 및 제대로 설비들이 이루어지는 것인가?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박평수에게 말한다.
“그렇게 이야기가 결정되었으면 아무래도 문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관수회사의 물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장님. 그 외 문경에서 건설하고 있는 산업들을 더해서 더 지을 용의가 있으시는 겁니까?”
병윤은 그 말에 후후 웃으며 현철환에게 대답한다.
“일단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산업만 하여도 수십만 가지입니다. 물론 그 많은 산업들을 제가 직접 관리하는 것보다 아무래도 하청을 주는 것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일단 중요한 기반산업의 경우는 제가 직접 관리를 해야겠지요.”
현철환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말한다.
“문경의 특산물은 많습니다만 회장님께서는 집중적으로 석탄 및 석회석을 채굴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점촌 철도역의 증축을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예. 앞으로 점촌역은 물론 문경에 존재하는 역들은 상당한 량의 물자들을 하역하게 될 것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컨테이너 박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점촌역 및 가은역에 설치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하. 회장님의 의중이신데. 제가 별 반대할 사항이 있겠습니까? 당연히 들어주어야죠. 그런데 이번에 간씨 집안과 기계 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작을 한 모양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현철환에게 대답한다.
“그 기계공장의 땅주인이 간씨 집안이라서 그렇습니다. 보기에는 황량하기 그지없지만 공장의 입지로는 최적인 곳입니다. 다만 도로, 철도 등 교통 시설들이 건설되어야 효율은 증대가 되겠지요.”
현철환은 병윤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한다.
“일단 그 기계회사가 공작기계는 물론 각종기계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공장 돌릴 공작기계는 물론 앞으로 필요한 모든 기계들을 생산하는 그런 공장이 될 것입니다. 일단 그 공장의 신설이 완료된다면 제가 하는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철환은 병윤의 이야기에 역시라는 생각을 하며 병윤을 바라본다. 그러나 현철환은 이내 곤란한 얼굴을 지으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그런데 회장님. 이번에 중국 등지에서 식량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흠. 흠. 그건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입니다. 이번에 점촌역 근처에서 거대한 냉동시설을 만들어서 수입한 식량들을 저장하려고 하는데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현철환은 그 말에 다행이라는 표정을 하고, 병윤을 바라보며 말한다.
“휴우. 솔직히 이 지역의 유지들과 논의해본 결과. 사실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식량의 수확이 이 지역의 인구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고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기존의 인구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상당한 숫자의 인구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점촌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흐음. 그 식량들을 적절한 시기에 판매해달라는 의견입니까?”
“예. 제 말이 그 것입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그 거대 양곡창고의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 겁니까?”
병윤은 그 말에 생각을 하더니 이내 현철환에게 대답한다.
“제가 생각한 규모는 원래 20만 톤의 규모입니다. 높이는 5층, 지하로 3층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20만 톤의 규모라. 그렇게 된다면 대략 몇 명을 먹일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하여튼 회장님의 생각은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회장님 덕택에 이 문경도 어느 문제든 다 해결할 수 있고요.”
“하하. 그렇습니까? 일단 식량수입의 경우는 중국은 물론 미국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잉여 농산물이 문제라고 들었습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입을 다물지 못하며 중얼거린다.
“역시. 그 미국이라는 곳은 정녕 축복받은 국가이군요. 허. 식량이 넘쳐서 다른 나라들에게 판매할 생각을 하다니 말입니다.”
“일단 대구에 있는 미군정 사령부에서도 저를 통해 식량 구매할 생각이 없냐고 하더군요. 일단 생각 중이라고 말은 했지만 창고가 완전하게 지어진 후에 다시 한 번 결정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의 생각에 동조한다.
“회장님의 선택인데. 그 누가 말리겠습니까?”
그렇게 현철환과 병윤은 서로 문경의 앞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한 사람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다.
“저 지부장님. 문경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조선어 수업들을 확장하고자 하는 요구들을 내었습니다. 어떻게 합니까?”
현철환은 그 말에 병윤에게 하하 웃으면서 양해를 구하더니 그 말을 한 직원과 함께 방 밖으로 나가서 아까의 웃는 낯을 바꾼다.
“쯧. 지금 이 자리에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지금 문경의 미래를 결정하는 순간인 것 안 보이는가!?”
“죄송합니다. 지부장님.”
“흥. 자네 눈치 없는 것은 내가 잘 알지. 그래. 무슨 일이야?”
현철환이 물음에 아까 방으로 들어온 직원은 아까의 보고를 또 말한다.
“지난 번 문경에서 일본인 내외들이 흘러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들이 문경에 세워진 학교들을 통해서 조선어를 익히는데. 열의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져서 강의를 확장해달라는 요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비릿하게 웃으면서 욕설을 내뱉는다.
“흥. 아직까지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는가 보군. 왜구새끼들이. 일단 나중에 결정한다고 그래. 지금은 동협그룹의 회장과 이야기를 나눠서 바빠.”
직원은 그 말에 조금 곤란하다는 얼굴을 지으면서 현철환에게 말한다.
“끄응. 동협그룹 회장이 문경에서 중요한 사람인 것은 알지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닙니까?”
현철환은 그 직원의 말에 피식 웃으면서 한 마디 말해준다.
“미친놈. 지금 문경에서 저 병윤을 포함해서 길씨 일가들이 얼마만큼 힘을 보유하는지 모르는가? 아니 그 일가가 문경에서 정착해주어서 지금 문경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모르는가? 문경에서 저들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한다면 과연 문경에서 지어지는 공장들과 업체들이 어디로 갈 것 같은가? 그리고 그들을 무릎 꿇고, 간 쓸개 뺄 듯 아부하는 지역이 천하천지야. 그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무수한 강대국들도 제발 자신의 나라로 귀화를 하자고 하는 사람들이야. 그런 사람들을 무시하다니. 자네 머리가 없나 보군.”
직원은 그 말에 식은땀이 뻘뻘 난다. 현철환은 그런 직원에게 비릿하게 웃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러니 동협그룹 회장을 맞이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란 말이야. 지금 그가 문경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들이 얼마만큼 되는가? 또 취임소감의 운영방침도 못 들어봤어? 지금 문경은 이미 뜨거운 지역이라고. 지금 다른 곳들은 모든 체계가 붕괴되어서 혼란의 상태인데 반해 지금 문경은 재빠르게 안정을 찾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그런 중요한 시기에 그깟 왜노새끼들이 조선어를 배우나 마나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자네 충고하는데. 보고할 시기도 가려서 하게나.”
직원은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면서 현철환에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지부장님.”
“아니야. 일단 그 일은 회장님과의 이야기를 끝마친 후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지금은 바뻐. 알겠지?”
“예. 예.”
직원은 그 대답을 하고, 부리나케 발걸음을 돌린다. 현철환은 그 직원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짓는다.
“에효. 저런 녀석이 유지의 자식이라고 쓰는 내가 바보다. 바보야.”
그 말을 하고난 뒤 현철환은 다시 얼굴을 바꿔 집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방 안에 있는 병윤과 그 일행들이 현철환의 얼굴을 바라본다. 현철환은 헤헤 웃으면서 다시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 앉는다. 병윤은 그런 현철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묻는다.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별일 아닙니다. 회장님이 신경쓸 이야기는 결코 아니죠.”
병윤은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현철환에게 말한다.
“아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경에 일본인들이 조선어 수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요구들이 있다고 말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습니까?”
현철환은 병윤의 관심이 갑작스럽게 일본인들에게 쏠리자 할 수 없다는 듯 말을 하기 시작한다.
“원래 경성 및 다른 지역에서 살던 일본인들이 고향에서 내쫓기는 것은 회장님은 물론 옆에 계시는 사람들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헛소문이 돌았는지 문경이 일본인들을 받아준다는 소식이 떠돌고 있습니다. 하. 그런 이야기를 지어낸 인물을 찢어 죽이고 싶지만. 문제는 그 일본인들이 문경에 도착하고는 일본으로 귀국하지 않고, 여기에 머무른다는 사실입니다.”
병윤은 신기한 얼굴을 하면서 현철환에게 묻는다.
“왜 이 곳에 머무른다고 합니까?”
“사실 문경이 한창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 아닙니까? 거기다 회장님이 수많은 사업들을 벌이는 모습에 일본인들이 감지한 모양입니다. 즉 저 곳은 정원에 비해서 일자리들이 남아 돌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예 조선어 수업을 들으면서 조선인으로 살 계획인 것 같습니다.”
병윤은 현철환의 말에 피식 웃으면서 말 한 마디를 한다.
“미친놈들이군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라니. 흥. 그 놈들 때문에 제 누님이 위안부에서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 살려보내 주는 것도 인정일 텐데.”
병윤의 그런 말투에 현철환은 하하 웃으면서 식은땀을 흘린다.
“휴우. 일단 그들이 자체적으로 조선어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의 의중이라면 그들을 쫓아낼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잠시 동안 생각을 하다가 이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현철환에게 말한다.
“이게 좋겠군요.”
현철환은 병윤의 말에 고개를 든다. 무엇이 좋다는 말인가? 현철환은 다음 말을 하는 병윤의 얼굴에 집중을 하고, 병윤 옆에 있는 손채현과 박평수 역시 병윤의 입에 집중한다.
“전 그 때 당시에는 중국에 있어서 몰랐지만 제가 귀국할 때까지 조선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하였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현철환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창씨개명을 들 수가 있겠고, 우리 민족의 의식을 말살하고자 신사참배 강요 및 각종 악랄한 정책들을 생각이 나는군요.”
병윤은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현철환에게 대답을 한다.
“그 정책들을 되돌려주는 것입니다. 즉 문경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자신의 민족정체를 아예 말살시키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그 말씀은?”
“즉 그들이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토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겠습니다.”
현철환은 병윤의 말에 잠시 아리송한 얼굴을 하더니 이내 병윤에게 말한다.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한다라. 구체적인 이야기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뭐 대표적으로 말을 한다면. 일제가 조선인들에게 실행한 악랄한 실례들을 전부 낱낱이 까발리는 교육부터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양심이 있다면 일본에 즉시 귀국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병윤을 지그시 바라본다. 그리고 활짝 웃는다.
“그게 맞는 말일수도 있겠군요. 그러면 회장님의 말씀은 그런 교육을 받지 않는 이상 바로 추방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셈입니까?”
병윤은 그 말에 바로 그렇다는 얼굴을 한다.
“그런 정책을 펼친 일제가 악랄하다는 것부터 까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번 시험 및 상담을 하고, 판단하여 일정점수 이상이 되지 않으면 바로 일본으로 추방이지요. 그런 교육을 끝까지 버틴다면 그 때엔 용서할 의향이 있습니다만 차후에 감시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에 불만을 품으면 내쫓을 수 있다는 것이군요. 후후 잘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들이 여기에 정착하려면 어떤 시련들이 있는지 기대를 하게 해야겠습니다.”
현철환의 표정을 바라보는 병윤은 미소가 가득했다. 박평수는 병윤의 말에 별 반응이 없었지만 손채현은 ‘끄응’거리며 침음성을 흘린다. 과연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손채현은 일단 그 방법이 조선 사람들의 불만을 무마시키면서 일본인들의 불법 체류를 다시 쫓아낼 수 있는 묘안이었기에 결국 입을 열지 않는다.
그렇게 병윤이 말한 방법은 곧 현철환의 입장에서 시작되었고, 병윤은 이 일을 경성의 임시정부 주석인 김구에게 전화로 말한다. 물론 쓸데없는 일을 벌였다고 야단을 맞았지만 그런 방법이 아니고서야 문경에 정착한 일본인들의 불법 체류를 막을 수 없다고 설득하였기에 김구는 어쩔 수 없이 그 안건을 허락되었다. 다만 한반도 잔존 일본인들의 체류는 문경에 못을 박아둔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차차 퇴근하는 시간에 병윤 역시 옷을 정갈하게 해두고, 슬슬 퇴근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감연 역시 옷을 입고, 퇴근하기로 했다. 감연은 스리슬쩍 병윤을 보고 말한다.
“그런데 그 말은 왜 한 거야?”
“뭐가?”
“그 문경에 사는 일본인들의 체류 문제에 대해서 네가 한 마디 했다고 들었는데. 그냥 쫓아내도록 만들지. 뭐 하러 쓸데없는 짓을 하냐? 무슨 인본주의 사상이라도 물이 들었냐?”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며 감연에게 말한다.
“흥. 제 발로 쫓겨나기 싫으면 쫓아낼 명분부터 만들어주는 것이 옳겠지. 무조건 꺼지라고 한다면 단체로 저항할 것이 분명해. 하지만 어떤 기준을 제시해두고, 그 기준에 넘지 못하면 추방할 명분이 생겨. 즉 그 왜노들을 원활하게 쫓아낼 생각으로 그렇게 한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감연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과연 네 생각대로 될까? 여기에 기반을 쌓아둔 일본인들이 과연 그 교육에 못 견디어하고, 순순히 추방될까 싶은데?”
“강도는 엄청 세게 해야지. 첫 번째로 초창기의 의병 학살부터 시작하자고. 즉 자기들의 민족이 이런 민족이라고 까발리는 것이지. 그것에 불만을 품으면 바로 찍어내서 추방시키면 되는 거고. 여기서 버티면 계속해서 까발리는 것이지. 거기서도 끝까지 버티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물론 그런 독종이 있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지.”
감연은 그 말에 혀를 두르면서 병윤을 쳐다본다.
“미친 놈. 이거 다시 보니까 완전 미친놈이네. 그런 걸 네 형들이 과연 용납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네 누나도 위안부에서 개고생을 했고 말이야.”
“그러니까 난 이렇게 생각한다고. 일제의 낯을 일본인들에게 억지로라도 까발리는 것이 오히려 복수하는 쾌감이 느껴진다고. 흥. 거기서 불쾌하고 불만이라면 추방하면 돼지. 이제 명분도 갖추었으니 저항도 적어질 거야. 적어도 이런 짓을 했으니까 조선에 발을 못 딛는다는 것을 아니까 말이야.”
감연은 그런 말을 하는 병윤을 이해 못한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 작품 후기 ============================
원역사에서 일제가 패망한 뒤에 일부 일본인들이 조선어 수업을 들으면서 억지로라도 붙어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의 이야기 속에는 일본 본토가 너무 심하게 망한 나머지 사지로 여기고, 여기에 안 붙으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일본인들이 억지로 붙게 설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병윤은 그들을 떼어내려고, 이런 짓을 벌이고 말이죠. 출처는 '조선을 떠나며'입니다.
자 댓글들 예상합니다. 하하. 댓글들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