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25화 (225/633)

0225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5년 9월 19일, 경상북도 청송군의 한 마을에 있는 초가집 안, 길씨 가족들은 오랜만에 김민숙의 친정집으로 들어온다. 양복을 입은 길남효가 오랜만에 보는 친정집은 역시 자신의 집과 같은 초가집이었다. 그런 초가집에서 한 노인이 등을 긁고는 마루에 앉아 있었는데, 길남효를 비롯한 가족들을 발견하고는 말한다.

“뉘시어?”

길남효는 오랜만에 장인어른의 목소리가 들리자 조금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아내 김민숙에게 눈짓을 한다. 그러자 한복을 입은 김민숙이 호호 웃으면서 노인에게 다가간다.

“아버님. 오랜만이에요.”

노인은 김민숙의 표정에 엥? 하고 의아한 표정을 하다가 이내 김민숙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외친다.

“아니. 내 예쁜 딸내미가 아닌가? 그리고 옆에 있는 녀석은 그 썩을 고아 녀석인가? 쯧. 보니까 내 딸을 고생시키는 것이 훤하군.”

노인의 타박에 길남효는 연신 식은땀이 흘렸다. 그런 길효남의 뒤로 하고, 길효남 옆과 뒤에 있었던 양복을 입은 젊은 남성들의 얼굴을 보더니 놀라면서 김민숙에게 말한다.

“저 고아자식. 옆에 서 있는 녀석들은 누구여?”

김민숙은 그 말에 자신의 아버지에게 대답한다.

“옛날에 뵙던 아들들이잖아요. 왜 병재, 병주, 병윤이 말이에요.”

노인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재, 병주, 병윤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김민숙에게 말한다.

“갸갸. 갸들이여? 참 헌앙허게 생겼네.”

병재는 그 말에 형제들 중 대표적으로 고개를 조아리며 말한다.

“외할아버님. 오랜만에 뵈서 반갑습니다.”

노인은 병재의 얼굴을 쓰윽 보고는 알 수 없는 그의 분위기와 기세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햐. 그 어린 것이 이렇게 훌륭하게 컸구나. 지금 얘가 무슨 일을 하는감?”

김민숙은 그 물음에 병재를 자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대답한다.

“의사에요. 아버지.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의사에요.”

“의사? 햐. 대박이군. 대박이야. 저 두 녀석은?”

“아 참. 아버님. 병주하고 병윤이잖아요.”

“개구쟁이 녀석들이 그렇게 컸네. 어디 보자. 햐. 이 둘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데?”

김민숙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병주와 병윤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 자신의 아버지에게 대답한다.

“병주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그 광복군의 장군이고, 병윤은 한 기업 모임의 회장이에요.”

김민숙의 대답에 노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김민숙에게 묻는다.

“장군이라니 대단하네. 그런데 그 기업 모임? 그게 다 뭐더냐?”

“아 고무신 만드는 곳이 회사라는 것은 이해가 가세요?”

노인은 그 말에 김민숙에게 역정을 내면서 대답한다.

“아! 너까지 나를 무식헌 사람으로 취급하기냐?! 내가 그 회사라는 단어 정도는 알고 있다. 그 뭐더라?”

“한 마디로 물건 만드는 곳이에요.”

“아 그래. 그렇지. 그래. 그 물건 만드는데.”

“그리고 기업이라는 것은 회사의 다른 말이고요. 그러니까 병윤은 그런 회사들이 모인 것의 대장이라는 소리에요. 내 말 알아들었어요?”

김민숙의 대답에 노인은 아리송한 눈빛으로 병주와 병윤의 얼굴을 살펴본다. 역시 예의를 지키면서 간간이 보이는 기세와 분위기가 상당히 범상치가 않았다. 노인은 세 형제의 얼굴과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김민숙의 얼굴을 바라본다.

“저런 사람들이 네 아들들이라고?”

“예. 그래요. 왜요? 아버지.”

노인은 세 명의 분위기를 보고는 감탄하면서 김민숙에게 말한다.

“저런 세 사람이 네 아들들이라니. 믿기지가 않아서 그런다. 내 딸을 낚아챈 못된 녀석이지만 그래도 제 자식들을 키우는 재능이 있구나. 어여들 들어와라. 그리고 뒤에 있는 젊은 여자와 어린 여자아이는 손주인가?”

그 말에 길남효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노인에게 대답한다.

“예. 이 다섯 명 다 제 자식들입니다. 이번에 아내가 친정집에 가고 싶다고 하여서 마땅한 친척이 없었던지라 이렇게 다 같이 찾아왔습니다.”

노인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그려. 그려. 잘 했네. 어서들 들어와.”

그 말에 노인을 포함해서 길씨 일가의 가족들이 방 안으로 들어간다. 길남효는 마치 죄지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는 방 안에 들어와서 노인의 눈치를 보고, 김민숙은 자신의 아버지 옆에서 살랑살랑 거린다.

노인은 길남효를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요새 어떻게 하고 지내냐? 길 서방은?”

그 물음에 길남효는 조금 긴장한 얼굴을 하면서 노인에게 대답한다.

“지금 막 제 집을 되찾고, 일하려고 합니다만 곧 농한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들들의 수입 덕택에 지금 먹고 살고 있습니다.”

노인은 그 말에 길남효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재단한다.

“흥. 얼굴을 보니까 꽤나 편히 지낸 것 같군. 혹시 내 딸을 고생시키는 것이라면 네 녀석의 멱을 잡아버릴 것이니 알기나 해라!”

노인의 일갈에 길남효는 고개를 숙이면서 빌고 또 빈다.

“절대로 제 집사람 고생은 안 시키니 안심하십시오. 장인어른.”

그 말에 노인은 조금 마음에 안 들지만 그럭저럭 만족한 얼굴을 짓고는 이제 자신의 딸이 낳은 외손주들을 살펴본다. 병재, 병주, 병윤 어디 하나 평범한 구석이 없었다. 자신의 인생 경험보다 더 산 것처럼 거기다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힘들이 느껴진다. 노인은 그 아들들을 보고는 이내 자신의 사위를 바라보면서 쯧쯧 거린다.

“에효. 너 네들이 용을 낳았구나. 용을 낳았어. 모습을 보니까 매우 헌앙하고 분위기가 느껴지는구나. 내가 옛날 왜놈들 때려잡던 시절에서 봤던 그 장군들과 선비들과 같은 기상이 느껴지는군. 잘 컸네. 상당히 잘 컸어.”

노인은 병재, 병주, 병윤의 얼굴을 보면서 슬픈 얼굴을 짓는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딸인 김민숙에게 엉엉 운다.

“내 아들들도 이런 모습을 보면 좋았을걸. 이런 모습을 보면 좋았을걸.”

김민숙은 그 말에 자신의 오빠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묻는다.

“제 오빠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 말에 노인은 한숨을 푹 쉬면서 우울한 표정으로 김민숙에게 말한다.

“숙아. 네 딸아. 놀라지 말고 들어라. 네 오빠들은 다. 다. 하늘에 갔단다.”

“......”

김민숙은 그 말에 털썩 주저 않는다. 자신의 오빠들이 죽었다는 것이 무슨 소리인가? 김민숙 그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왜? 자신의 오빠들이 죽는다는 것인가? 왜?

“자... 자세히... 자세히... 말해... 주세요... 아버지... 제 오빠들이... 뭐라...고요? 하늘에... 갔다니... 그게 무슨...”

충격 먹은 표정의 김민숙이 다시 한 번 노인에게 묻자 노인은 통곡하기 시작한다.

“흐어엉. 내 내 아들들이 내 아들들이 다 죽었다고. 다 죽었어... 죽었다고... 아이고. 신철아... 신길아...”

김민숙은 노인의 말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너무나 충격을 먹은 모습으로 김민숙은 정신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다가 이내 흰 자위를 보이며 쓰러진다. 길남효와 가족들은 그 순간 깜짝 놀란다.

의사였던 병재가 순간 어머니 김민숙에게 달려 나가 맥을 짚는다.

‘끄응. 충격이 너무 큰 모양이야. 에효. 그래도 잔병이 없으니 다행이야.’

병재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천천히 말한다.

“잠시 정신을 잃은 것뿐이에요. 그냥 쉬게 해준다면 좋겠죠.”

길남효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자신의 장인어른인 노인에게 자초지종을 묻는다.

“그런데. 장인 어르신. 그 말은 도대체...”

“......”

노인은 허망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본다. 과연 노인에게 어떠한 사연이 있었던 걸까? 노인은 히히 웃으면서 입을 열기 시작한다.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니야. 특별한 것은 없어. 내 아들들이 죽은 것은. 내 친손주들이 죽은 것은 그저 특별한 계기가 없었어. 정말 운이 없었던 것뿐이야. 그 뿐이라고.”

“......”

곧 이어서 노인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아들들이 어떻게 하늘로 가게 되었는지 말이다. 사실 노인이 말한 것처럼 정말 사소한 일이었다. 길남효 자신의 가족들이 겪은 것처럼 해방 전 공출 관련해서 일이 터졌다고 한다.

공출을 심하게 하던 앞잡이들이 있었는데. 그 앞잡이들을 처리하고자 마을사람들과 협의를 하였고, 실행에 옮겼지만 앞잡이가 불러온 일제의 총칼 아래서 전부 다 죽어버렸다는 것이다. 시체도 온전하지 못하고, 모두 다 헛된 죽음이 되어버렸다고 말이다. 그 앞잡이 녀석들은 해방 후, 그들을 보호하려던 세력이 없어지자 마을에 남아있던 사람들에게 사지가 찢겨져 죄 값을 치렀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아들들의 가족들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길남효와 병재, 병주, 병윤은 그 말에 아무런 말도 못했다. 결국 노인에게 남은 가족은 자신의 딸 김민숙과 그녀가 낳은 아들들을 제외하고 전부 없다는 말이다. 노인의 안타까운 사연과 친척들의 억울한 죽음들에 대해서 집 안에 앉아있는 가족들은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그리고 노인은 꺼이꺼이 자신의 아들들과 친손주들의 이름을 부르고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결국 정신을 차린 사람은 길남효와 그의 아들, 딸들만이 남아 있었다. 길남효는 병재와 효순의 간호 아래 잠이 든 노인과 김민숙을 바라보면서 크게 한숨을 내지른다.

“정말. 정말이지. 휴우... 비록 나를 못살게 굴었던 처남들이었지만 그런 죽음을 맞이하다니. 아니 그런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다니. 할 말이 없구나. 할 말이 없어.”

병윤과 병주는 아버지 길남효의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한다. 그리고 그 둘은 곁눈질로 노인과 자신의 어머니 김민숙의 얼굴을 쳐다본다. 길남효는 병주와 병윤에게 한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기쁜 마음으로 갔던 친정집이...”

아버지 길남효는 그 말을 끝으로 말을 잇지 못한다. 그리고 그 역시 기운이 빠진다는 표정으로 벽에 머리를 기댄다. 병주와 병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잠시 동안 두 사람은 가만히 있다가 분위기에 못 이겨 바깥으로 나가 대화를 한다.

“어머니 친정집이 이런 상태였다니.”

병윤은 슬픈 표정으로 병주를 바라보며 말한다.

“아직까지도 제 머리를 헝클어주면서 귀여워 해주던 제 외삼촌의 얼굴들이 기억나는데. 그 사람들의 얼굴을 못 보다니.”

“정말 슬픈 나날들이군. 나도 외삼촌들의 얼굴을 보면서 좋아했는데. 이런 일이 나타나다니. 하아. 할 말이 없구나. 병윤아.”

“저도 그렇습니다. 이런 비극의 장이었던 것은 예상도 못했네요.”

병윤의 말 한마디를 한 뒤 두 사람은 이제 말을 잃는다. 이 집의 슬픈 분위기에 둘 다 전염이 되어서 그런 것인가?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간다.

1945년 9월 20일, 음력으로는 정월 대보름이 되었다. 하지만 한 초가집 안에는 허망하고, 슬픈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 되었다. 그 속에서 김민숙과 그녀의 아버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렸다고 해서 그 둘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 김민숙은 자신의 오빠들 이름을 부르면서 눈물을 흘렀다. 그 때, 병재와 효순이 두 사람을 간호하면서 토닥여준다. 길남효는 저 모습을 보고, 병주와 병윤에게 눈짓을 하며 밖으로 나가자는 신호를 보낸다.

“휴우. 사실 이번 기회에 내 장모님의 산소를 정리하고자 하였는데. 지금 이 분위기를 보니까 네 어미와 내 장인 어른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셋과 효혜까지 합해서 산소정리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그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주가 대답한다.

“그 것이 좋겠네요. 그렇게 하죠.”

길남효는 병윤의 얼굴을 보니, 병윤 역시 자신의 말에 동의한 표정이었다. 다만 아직 어린 효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병윤의 옷자락을 잡은 상태이다. 길남효는 그런 어린 딸아이를 귀엽게 바라보고는 이내 두 사람에게 말한다.

“일단 장모님 산소 위치는 아니까. 따라와라.”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길남효를 따라간다. 효혜는 병윤이 업으면서 길을 잃지 않도록 했다. 그렇게 산길을 걸어가 길남효가 이야기했던 산소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 곳에 산소는 하나가 아니었다. 양옆에 하나씩 산소가 더 있었다. 아니 작은 산소들의 모습이 보였으니 아마 외삼촌들의 가족들까지 묻혀 있는 것 같았다. 야산에 덩그러니 놓여서 주변을 정리하지 않은 모습에 길남효와 병주와 병윤은 심란한 얼굴로 산소들을 쳐다본다.

길남효는 관리가 되지 않는 산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말한다.

“휴우. 장인 어르신께서 겨우겨우 파묻힌 것인가? 쯧. 알만 하군. 어르신께서 울며 그들을 묻었어. 하아. 얼마나 상심이 큰 것일까?”

병주와 병윤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고개를 숙이며 묵념을 하고 있었다. 오로지 어렸던 효혜 만이 분위기를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길남효는 병재와 병윤을 보고는 말한다.

“이미 쉬고 있는 자들이다. 편히 쉬도록 만들어주자.”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손으로 산소의 자란 풀들을 뽑아내고, 산소 안에서 편히 휴식하는 이들을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세 부자가 어느 정도 노력한 끝에 산소는 이제 보기 좋은 모습이 되었다. 병주가 산소의 모습을 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아버님. 하늘로 돌아가신 사람들은 편히 지낼까요?”

“...... 난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편히 지내야 돼. 내 어머님이 나를 살리고 돌아가셨어. 나를 생각한 마음과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죽어간 내 어머님이 하늘에서 편히 휴식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편치가 않아.”

병주는 길남효의 진지한 대답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길남효는 두 사람을 보고서는 말한다.

“술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 한 이기는 하지만 절이라도 하자고.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야 더욱 편하게 휴식할 것이라고 난 믿거든.”

병주와 병윤은 자신의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버지를 따라 절을 두 번 올린다. 비록 오래전이지만 지금에서야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다. 병윤은 저 산소 안에 자신의 외할머니, 외삼촌들과 그 가족들이 묻혀있다고 하니까 기분이 슬프고 묘했다.

‘부디 편하게 휴식하시기를 빕니다. 제 어머니와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니 앞으로 더 건강할 것입니다. 더 이상 슬픔이 없기를 빌겠습니다.’

그렇게 절까지 끝낸 세 남자는 묘를 한 번 더 정리를 하더니 이내 효혜를 데리고 하산을 한다. 그런데 그 하산하던 도중 묘한 인물과 만나게 되었다. 조금 불길하게 보이는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고, 삿갓을 쓴 남성이 길남효와 병주, 병윤을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묘하군. 묘해. 허허.”

그 말에 세 남성은 얼른 고개를 들고 그 신기한 사람을 쳐다보지만 말을 걸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순식간에 산에 오르면서 세 남자에게 신기한 미소를 남겨둔 채 제 갈 길을 간다. 마치 귀신을 맞이하듯 신묘한 경험에 길남효와 병주, 병윤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그 사람은 도대체...”

“검은 두루마기라니. 저승사자가 입지 않습니까?”

“불길해보이지만 묘하게 신묘한 분위기의 사람이었습니다.”

두 아들이 그렇게 말하자 길남효는 한숨을 쉬면서 두 아들에게 말한다.

“상당히 신기한 경험을 했구나. 그런 옷차림을 한 사람이라니. 거기다 마치 나와 내 자식들의 운명을 재단하는 눈초리였어.”

길남효의 말에 병주와 병윤은 아무런 말도 못한다. 결국 세 남성과 병윤의 등에 업힌 효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산한다.

============================ 작품 후기 ============================

외척들을 등장시킬까 생각했지만 결국 이렇게 이야기를 처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병윤에게는 친척들은 존재하지 않는 셈이 되겠네요. ㅎㄷㄷ. 그리고 검은 두루마기와 삿갓을 입은 한 남성은 뭔가 신선같지 않습니까? 그냥 넣어보았습니다.

댓글들을 올려주십시오. 난 관종이니 말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