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30화 (23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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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5년 10월 10일, 중국 중경의 한 회의실, 양 대표단이 서 있었고, 서로 미소를 지으며 회의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대표단 중 하나인 중화민국의 총통 장개석이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상대방에게 열띤 미소를 짓는다. 그에 화답하듯 상대방 역시 좋다는 듯 웃는다. 바로 중국 공산당의 대표인 모택동이었다.

장개석은 대뜸 모택동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한다.

“이제부터 중국의 안정을 위해 잘해 봅시다.”

모택동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저 역시 중국의 안정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 할 것입니다.”

그렇게 중국 대륙의 두 거인은 손을 맞잡으며 악수를 하였고,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흥. 미국과 서구 유럽 세력들이 화해를 종용하라고 해서 지금이라도 이렇게 하는 것일뿐 네 녀석이 나에게 끼친 피해만 생각하더라도...’

모택동 역시 장개석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핵심인력들이 빠져버린 이빨 빠진 호랑이 일뿐. 소련이 차지한 만주 일대에서 세력을 키우고, 민심 이반 작업과 기반붕괴작업을 완료해야겠군.’

모택동이 이끄는 공산당은 한 달 전에 중경공단에서 대대적인 파업이 일어나게 만들었다. 병윤이 키워놓은 중경공단의 생산력과 기술은 모택동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세력에게 엄청난 위협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경공단을 운영할 사람이 없자 장개석과 중국 국민당은 병윤을 대신할 인재를 찾았지만 결국 포기하고, 그나마 자본가의 수장 역할을 한 송자문을 중경공단의 2대 회장으로 선정했다. 그 소식을 알게 된 중국 공산당은 일제히 쾌재를 불렀다.

중경공단의 1대 회장 길병윤의 어느 누구도 그 넘볼 수 없는 능력과 중경공단의 덩치가 매우 두려운 것이지. 송자문이 엄청 거대한 중경공단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송자문의 능력 역시 대단하다고 하지만 병윤에 비해서는 태양 앞의 반딧불이다. 역시 중국 공산당의 예측은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송자문이 중경공단의 제 2대 회장에 등극하면서 그는 그 거대한 중경공단의 덩치에 이리저리 끌려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병윤을 따라 모였던 기업집단들도 하나둘씩 떠나가고, 그렇게 중경공단은 찢겨나기 시작한다. 거기다 송자문은 구식적인 자본가였다. 그는 그런 성향에 맞게 노동자들을 대했다. 중국 공산당이 엄청 위협적으로 생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를 싹 다 거둔 것이다. 임금 합리화를 명분으로 말이다.

그런 조치가 취해지고, 노동자들의 불만은 엄청나게 커져갔다. 그 후 노동자들의 불온한 기운을 감지한 중국 공산당은 노동자들에게 침투하여 봉기를 일으키도록 지시했다. 바로 파업이었다. 1달 전에 벌어진 대파업의 배경에는 중국 공산당이 있었다. 그런데 병윤이 있었을 때는 그런 지시를 안 내린 것도 아니지만 병윤의 그 괴물 같은 능력과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 때문에 선동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지만 송자문이 등극하니 달라졌다.

그리고 송자문은 대파업에 분노한 장개석의 일갈을 듣고, 파업을 일으킨 노동자들을 잘랐지만 그 노동자들은 숙련 노동자였기에 바로 공장의 효율은 급전직하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병윤이 있었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기업 내 부패가 만연하기 시작하면서 중경공단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태였다. 물론 그 상황을 놓지 않고 보았던 중경공단 내 인물들이 있었다. 바로 대리 회장이자 비서실장이었던 진세연과 병윤의 전 측근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송자문을 견제한 것이다. 거기다 그 측근들 중에는 4대 일가 중 송씨 가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송자문은 운영의 원활함을 위해 그들을 쫓아낼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송자문은 다른 4대 가문의 일원과 다투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가문이 CC단을 이끌던 진과부, 진입부 형제가 이끄는 진씨 가문이었다. 특히 진세연을 쫓아내었다는 내용은 송씨 가문이 진씨 가문과 전쟁을 선포하는 일과 다름이 없었다. 그 때문에 중국 국민당의 속은 곪기 시작했다.

중일전쟁 때 병윤과 인재들이 있어서 산업을 복구하고, 힘차게 나아갔지만 이제는 그들은 조선에 있었고, 그들이 없는 중국 재계는 주지육림처럼 썩기 시작한다. 병윤이 부패를 막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 했고, 방법들도 참신하였으며 특히 체계를 만든 것이 주효했지만 송자문은 그 것들을 다 망쳐버렸다.

결과적으로 이제 모택동이 보는 중국 국민당은 이제 날카로운 이빨이 빠진 호랑이였다. 물론 지금도 엄청나게 위협적인 호랑이였지만 억생재 병윤, 감연이 빠진 호랑이는 이빨이 빠진 호랑이였다. 모택동은 그 둘을 중국에서 쫓아낸 것을 신의 한수라고 생각했다. 마치 하늘에서 자신에게 내려준 가장 거대한 기회였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중국의 군대 중 가장 위협적인 부대가 조선에 묶여 있으니. 아니 이건 위협적인가?’

모택동은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병윤과 감연은 둘째치고, 역시 그들과 의형제를 맺었던 신유철과 그가 이끄는 중국 12군이 생각났다. 장개석이 인재들에 대해서 편협한 시각을 가진 것 같은데. 그 시각에서 신유철은 제외되었다. 거기에 두 의형제와 맞먹을 정도로 능력이 좋았고, 신유철은 강직하기보다는 장개석에게 아부 잘 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들을 잘 챙겨주고 기강을 잡을 줄 알았다.

그가 이끄는 군대는 민심을 챙기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거기에 그의 군재는 모택동도 혀를 둘러낼 정도였다. 그런 인재가 야심이 있었다면 주력 군벌이 되고도 남았지만 장개석에게 이해할 수 없는 충성심을 그는 보유하고 있었다. 장개석도 그런 그의 능력과 지위 때문에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가 자신에게 대하는 충성심 때문에 믿고 있었다.

‘끄응. 신유철이 중국으로 돌아가면 큰일이야. 아니 조선에서 웅크리면 더더욱 큰일인가? 만주와 조선은 맞닿아있는 부분이니까 말이야. 이건 미국과 서구 유럽을 잘 이용해야겠군.’

모택동은 앞으로의 변수들과 방향을 생각한다. 자신의 앞에서 미소를 짓는 장개석의 세력은 두렵기 그지없었다. 강대국도 부러워할만한 강병들을 500만이나 보유한 작자였다. 아마 정면대결을 한다면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 부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아직 기회는 많다. 일단 시간을 기다리고, 다음 전쟁 때를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겠군.’

반면 장개석 역시 모택동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지금의 이 상황에 장개석은 짜증이 나고, 분노가 일었다.

‘젠장! 내가 그런 선택을 왜 했을까?! 이 씨발 놈들의 군벌 자식들! 내가 그 두 사람을 쫓아내다니 내 눈도 옹이구멍이군.’

중국 국민당의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겉만 바라볼 때는 어느 강대국도 부러워할만한 전력과 기반을 가졌다고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공작으로 인해 자신의 기반이나 다름없는 중경공단이 반 토막, 또 반 토막, 또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중경공단의 전 회장 병윤의 능력은 대단했고, 지금 이 상황을 겪으니 그 능력이 더더욱 절실했다. 그가 있음으로써 일본이라는 적을 통쾌하게 물리치지 않았는가? 거기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중국의 재건을 효율적으로 이끈 것도 그 녀석의 공로였다. 그런데 지금 그 하나 빠지고 나니 모든 것이 정지되고, 퇴화하기 시작했다.

중경공단의 회장 자리에 자신의 심복인 송자문을 앉혀 났지만 그는 중경공단의 회장을 맡을 그릇이 아니었다. 송자문이 운영하는 중경공단은 점점 퇴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 있었던 대파업으로 인해 중경공단은 더 이상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병윤과 감연이 만들어낸 기계들과 체계들로 간신히 운영하는 실정이었지만 병윤이 있었을 때와 비교해서 천양지차였다.

일단 가장 큰 문제점은 중일전쟁 때만 하더라도 원활했던 군 보급과 경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금 군수물자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500만의 군대에게 제대로 보급하지 못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장개석은 미국의 대사인 헐리 대사에게 말해서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고, 헐리 대사 역시 고개를 끄덕여 미국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미국은 장개석이 요구한 보급목록에 대해서 입이 떡 벌어지고는 일정 부분만 들어준 채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 일을 생각하면 장개석은 열불이 나 미칠 정도였다.

체계는 흔들리기 시작하지, 중국 내부에 만연한 부패들은 들고 일어서고, 지금 장개석이 다스리는 중국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현상유지를 위해 그 둘을 내치는 것은 정말로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리고 그 둘이 얼마만큼 자신을 편하게 해주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 둘에게 일임했던 일들이 자신에게 돌아왔다. 아니 자신에게 돌린 것은 둘째치고, 그 둘에게 일임했던 일들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맡으며 진행하는데 그 상황을 보던 장개석은 답답해서 못 참았다. 그래서 그의 일감은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녀석들을 손만 봐주고, 그 일에 주력을 해야 돼. 중국 내에 만연한 부패들을 때려잡아야 돼. 제길. 그 녀석들에게 무릎 꿇고, 읍소할까? 촉한의 소열제(삼국지의 유비)가 제갈량을 맞이하기 위해 세 번을 찾았다고 한다. 이까짓 자존심이 뭐가 쓸모가 있겠는가? 일단 공산당 녀석들을 손봐준 뒤 해야 할 일이야.’

그리고 그 둘을 포섭한 임시정부가 새삼스럽게 부러운 장개석이었다. 임시정부는 그 둘의 능력에 대해서 정말 잘 알았다. 그 둘의 일하는 모습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그 둘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임시정부는 배우고 조선으로 돌아왔다.

‘끄으... 그 둘을 빼돌리게 만든 작자들이 저 죽일 놈의 빨갱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정말 임시정부가 그 공작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장개석은 괜히 임시정부에 대해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심을 접어둘 때이다. 내부를 다스리고, 중국 공산당 녀석들을 밟아버리고 난 뒤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 때 되어서야 병윤과 감연을 포섭해도 늦지 않았다.

장개석과 모택동은 서로 속의 생각은 달리한 채 겉으로는 마치 친한 친구처럼 악수를 하면서 협정을 맺는다. 이른바 중국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의 평화협정에 대한 조약이었다. 중국의 사람들은 10월 10일에 체결하였다고 이른바 쌍십협정으로 불렀다.

그러나 장개석과 모택동은 알고 있었다. 지금의 협정이 다음 전쟁을 위해 쉬는 기간이라고 말이다. 장개석은 이 협정에 대해서 얼른 파기하고, 자신을 엿 먹인 중국 공산당 녀석들을 축출하고 싶었고, 모택동은 이 쌍십협정을 통해 시간을 벌어서 기반을 구축하고, 완벽한 작전을 세워야 했다.

그렇게 서로 파멸시키기 위한 두 세력은 잠시 싸움을 멈추기로 합의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전쟁은 발발할 것이 분명했다.

같은 시각, 정겨운 가족의 집 안에서 길남효와 김민숙은 놀란 얼굴로 병재와 한 여인을 쳐다본다. 그 외에도 병주와 병윤, 효순과 효혜가 방 안에서 앉은 채 분위기를 살피고 있었다.

“......”

길남효는 자신의 장남 병재가 데려온 여인의 모습을 관찰한다. 그러나 이내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슬그머니 자신의 아내 김민숙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러자 김민숙이 곤란한 얼굴로 당신이 해결해 라고 쏘아붙이는 것 같았다. 길남효는 기침을 하고는 병재의 옆에 앉아있는 여성을 바라보며 말한다.

“아가씨는 누구십니까?”

그 말에 병재 옆에 앉아있는 여성이 예의를 갖추며 조선어로 능숙하게 말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버님. 미국에서 이곳에 파견 온 간호사 메리 헤임질이라고 해요. 원래 찾아가봐야 했는데. 지금에서야 찾아뵙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길남효는 딱 봐도 외국인처럼 생긴 여성이 능숙하게 자기나라의 말을 하자 놀란 듯 병재를 쳐다보고는 말한다.

“그래. 네가 선택한 여인이 그 여인인가?”

병재는 그 말에 눈을 지그시 감고는 이내 확 뜨면서 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예. 제 옆에 있는 여성이 제가 선택한 여성입니다. 제발 허락해주십시오.”

길남효는 그 말에 하아 하고 한숨을 내지르며 말한다.

“네가 선택한 여인이니 난 뭐라 할 말이 없다. 네 선택을 존중하마. 걱정되는 것은 저 여인이 미국에서 건너왔다고 했지? 그런데 그 미국이라는 곳은 아주 풍요로운 곳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이 낙후하고 가난한 곳에서 버틸 수 있을지 고민이다. 거기에 나라가 틀리니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걱정스럽다.”

길남효의 염려에 병재는 고개를 들며 말한다.

“제 옆에 있는 여인은 그런 것도 감수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원래 사랑이라는 것이 한순간 찾아오지만 그 유지는 힘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문화적인 측면에서 안 맞는 부분이 엄청 많을 것입니다. 사고방식, 가치관도 틀릴 것입니다. 그러나 맞춰 나가고, 대화하며 타협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전 이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버님. 감사합니다.”

병재의 말을 듣자 길남효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원래 결혼이라는 것이 어르신들이 짝을 지어서 결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자신에게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자신 역시 옆에 있는 아내와 연애하며 결혼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청송에 홀로 계시는 장인어른과 그 때 살아있던 처남들이 반대를 했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아들들의 선택에 길남효는 뭐라고 딴 지를 놓을 수 없었다. 자신은 연애결혼을 하였는데, 너는 정략결혼 하라고 말한다면 말이 이상하지 않은가? 그 때문에 흠흠 헛기침을 할 뿐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아내 김민숙을 쳐다본다. 김민숙은 병재와 메리를 쳐다보면서 어렵다는 얼굴이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이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아들의 선택에 뭐라 할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김민숙은 한 숨을 쉬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네가 결정한 행동에 대해서 이 어미는 뭐라 할 말이 없다. 이미 너는 이 무능한 부모 밑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녀석이 아닌가? 권위를 앞세우며 네 결정에 방해할 생각은 없다. 그저 행복하게 살아라. 난 내 아들이 행복하다면 족하다.”

병재는 김민숙의 따뜻한 그 말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 이미 부모님은 허락해주었다. 솔직히 걱정도 많이 했다. 미국에서 2년만 살고, 대부분을 고향에서 살아온 자신은 결혼에 대해서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런데 지금의 부모님은 그런 관례를 깨고,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은가? 역시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자신에 대해서 사랑하고 있기에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줬다.

“아버지. 어머니. 이 불효자식을 용서해주십시오.”

병재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이마를 박는다. 길남효는 그런 병재의 모습에 조금 당황해서 말을 잃다가 이내 말한다.

“그래. 이제 많은 것을 물어볼 때가 된 것 같다.”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아버님. 무엇이든 대답하겠습니다.”

그렇게 병재와 메리 헤임질은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특히 효순이 메리에 대해서 많이 좋아했다. 미국에 있을 때, 자신을 돌봐준 사람이 자신의 오빠 외에도 메리 역시 돌봐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병윤과 병주 역시 궁금증을 가지고 자신의 큰형과 메리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물어본다.

그렇게 하하 호호 웃으면서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역시 부모님의 허락을 받으니 병재와 메리의 기분은 날아갈 듯 했다. 마치 가장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것 같았다. 병재가 자신의 집에 메리를 들여놓기 전에 아무래도 어렵고, 안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온전하게 풀렸다. 이제 병재와 메리는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사랑도 깊어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병주와 병재는 옛날 집 뒷마당에서 모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병주는 메리와 함께 있는 병재가 부럽다는 듯 말한다.

“휴우. 형님은 이제 원하던 사람을 찾은 것 같아. 부럽군. 부러워. 형님도 이제 어른이 된 셈인가?”

병윤은 그 말에 쓸쓸한 얼굴로 병주의 물음에게 대답한다.

“원래부터 우리는 어른 아닙니까? 물론 결혼 전에 철부지라고 많이들 말씀을 하시지만 말입니다. 작은 형님도 이제 짝을 찾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병주는 그 말에 콧웃음을 치면서 병윤에게 정색하며 말한다.

“흥. 나에게 여자는 무슨. 일단 형님부터 결혼해야지. 그리고 넌 아는 여성들도 많잖아. 중국에 있을 때, 진세연 비서실장도 있고, 지금 손채현이라는 비서도 있지 않나? 부러운 녀석 같으리라고.”

병주의 그 말에 병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항변한다.

“그 여자들의 능력이 특출해서 뽑은 것뿐 아무런 감정은 없습니다. 제가 그저 몸종이라 하려고 그 여자들을 비서로 임명했습니까?”

“흥. 그렇게 따지면 비서는 남성으로 임명하지. 왜 여성으로 뽑는데?”

병주의 한 마디에 병윤은 할 말이 없었다. 병주는 그 것 보라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리며 병윤에게 말한다.

“너 역시 짝을 찾고자 하는 것 아닌가? 물론 넌 형님처럼 결정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만. 나 역시 슬슬 알아보고 있다. 일이 바빠서 그렇지.”

“전 작은 형님이 결혼할 꼴을 보고, 연애하겠습니다.”

병주는 그 말에 피식 웃고는 한 마디 말한다.

“약은 놈.”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작은 형님.”

“그래. 그렇게 들어라. 그나저나 네 일은 잘 진행되냐?”

병주가 화제를 돌리며 묻자 병윤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한다.

“일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공사기간에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 것은 왜 물으시는 겁니까?”

“흥. 네가 일을 진행해야 우리 부대의 보급도 탄력을 받아야할 것 아닌가?”

“끄응. 그렇군요. 일단 총 같은 경우는 38식 보총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병주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그렇지. 이제 7년 된 물건이라고. 네가 중국에 흘러들어갈 때 가장 처음으로 만든 물건이지. 이거 명품으로 소문이 났다고. 영국군이나 미군에서도 이 38식 보총을 값비싼 선물로 보는 경향도 있어. 그런데 네가 총을 언급하니까. 아무래도 역시 생각이 있는 것 같네.”

병주의 말에 병윤은 싱긋 웃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예. 이번에 새로운 총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독일에서 새로운 유형의 총이 나왔다고 들었고, 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강대국들이 그 유형의 총에 개발을 한창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새로운 유형의 총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독일의 STG-44를 말하는 군. 돌격소총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새로운 유형의 소총이라. 네 녀석의 실력이라면 기대해도 늦지 않겠네. 알겠어. 일단 네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제품을 연구 개발을 완료한 뒤 바로 양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야. 일단 네 녀석의 기계공장이 완성되고 난 뒤 본격적으로 군수물자 생산 공장들을 만들 생각이군.”

“일단 기초부터 쌓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시간을 아낀다고 군수물자 관련 건물을 짓고 있지만 말입니다. 지금 전국에 있는 조병창들을 이용해서 만들면 되겠지만 말이에요.”

“잘났다. 이 자식아.”

============================ 작품 후기 ============================

중국의 상황에 대해서 알려드렸고, 병재와 메리는 정식으로 사귀기로 했네요. 그리고 병윤은 새로운 돌격소총의 개발을 하게 되네요.

댓글들을 팍팍 올려주세요. 그냥 올려줘. 난 댓글로 먹고 사는 남자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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