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45화 (24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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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함흥에서 고씨 남매들이 목표물의 암살에 성공적으로 끝마칠 때, 병윤은 측근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비밀의 장소로 향한다. 보안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한 듯 눈빛이 부리부리한 사람들이 건물을 지키고 서 있었다. 그렇게 보안이 튼튼한 곳에서 병윤과 측근들은 하나의 방 안 한 가운데에 놓인 동력기관을 바라본다. 곧 병윤은 자신이 설계하고 만든 동력기관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한 번 시동해보세요.”

그 말에 작업복을 갖춰 입은 자가 병윤의 지시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방 한 가운데에 놓여 진 동력기관의 시동을 건다.

-부르르르르... 부르르르!-

힘 찬 소리와 함께 동력기관은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동력기관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측근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보며 묻는다.

“그런데 회장님. 어째서 이런 물건을 저희들에게 보여주시는 것입니까?”

“이렇게까지 비밀을 요구하는 물건입니까?”

병윤은 그 질문들을 들으면서 측근들을 바라보고는 이내 대답한다.

“우리 동협 그룹이 많은 분야로 사업을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 기계만큼은 세계에 있어서 상당한 파급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미 병윤의 업적에 대해 많은 충격을 받았던 측근들은 그러려니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집중한다.

“일단 소개는 하겠습니다. 추후 계획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 말에 병윤의 옆에 서 있던 비서 손채현이 종이들을 측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다. 종이의 내용은 방 안 한 가운데에 놓인 동력기관의 자세한 사항들을 나타내준다.

동력기관의 마력은 2000에 다 달았다는 것에 측근들은 역시라는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본다. 하기야 병윤이 사업에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원래 병윤은 기술자나 다름없었다. 지금 기술 분야는 인천 조병창에 파견 간 감연에게 넘겨주었다고 하지만 병윤의 솜씨는 녹슬지 않았다.

“2000마력이라. 상당한 마력입니다. 회장님. 그런데 이 거대한 마력을 도대체 무슨 용도로 사용할 예정입니까?”

병윤은 그 질문에 싱긋 미소를 짓고는 대답한다.

“추후 있을 헬리콥터의 개발에 사용될 동력기관입니다. 동력기관의 이름은 흑마-01로 정했고, 기존에 개발된 조선유를 사용하게 됩니다. 가장 거대한 장점은 바로 연비가 되는 셈이지요.”

그 말에 측근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자신의 직속상관의 계획을 듣기는 했다. 차후 민수용 헬리콥터를 개발할 지침이라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이 것이 병윤의 첫 걸음이 된 셈이다.

그 때, 측근들 중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병윤에게 질문한다.

“그런데 회장님. 차후 개발될 헬리콥터의 마력으로 쓰이기에는 흑마-01은 부족한 감이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병윤은 그 질문에 후후 웃으면서 질문을 던진 이에게 대답한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용도 및 크기에 따라 흑마-01의 파생형을 만들 생각입니다. 즉 흑마-01갑, 을, 병, 정이 되겠지요. 각 파생형의 종류에 따라 마력과 자세한 성능은 달라질 것이 분명하지만 적어도 각 파생형의 기본은 이 흑마-01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입니다.”

측근들은 병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다. 측근들의 반응은 놀랍다 라기 보다는 조금 당연하다는 시선이었는데. 그런 시선 때문인지 병윤 역시 슬슬 잘난 체를 그만하는 분위기였다.

그 때, 곽 상무가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이번 흑마-01의 개발 뒤에 헬리콥터의 개발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지금 공장들의 진행 상태로 보았을 때,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되어서야 헬리콥터의 양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내 답변을 한다.

“흠. 이 참에 헬리콥터 공장을 하나 세워볼 생각입니다.”

병윤의 말에 웬만한 일에는 안 놀라는 곽 상무가 놀란다.

“아니. 회장님 헬리콥터는 사실상 돈이 많이 드는 사업입니다. 더군다나 제가 예상하는 부품의 수량 및 그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들을 맞춰서 생산하게 된다면 헬리콥터의 양산화는 더더욱 멀어 보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싱긋 웃고는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곽 상무에게 말한다.

“일단 곽 상무께서 걱정하시는 헬리콥터에 대해서 제가 전반적으로 검토를 할 계획입니다. 외국에 있는 헬리콥터의 개발계획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저에게 조언해주는 것은 감사하지만 다 방법이 있습니다.”

곽 상무는 그 말에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병윤을 믿음직스럽게 쳐다본다. 병윤을 처음 만나고 그와 계속 일을 해올 동안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자신의 회장은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아마 병윤의 자신만만함에 대해서 어떠한 방법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곽 상무는 흠흠 기침을 다듬으며 자신의 회장에게 말한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 역시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사업을 벌이시는 것이 아닌지 걱정 되서 하는 말입니다. 물론 회장님의 능력은 잘 알고 있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 않습니까?”

“물론 세상이 바뀜에 따라 변수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것조차 예상을 하고 행동해야 우리 동협 그룹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한반도는 아주 가난한 지역입니다. 앞으로의 운송은 자동차, 기차, 그리고 비행기가 주도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 중 헬리콥터는 아직 기반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한반도에서 최적의 운송수단이 될 것입니다.”

곽 상무는 병윤의 말에 역시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회장님의 포부는 못 당하겠습니다.”

그렇게 흑마-01의 시연이 모두 끝이 나고, 병윤은 차후 있을 헬리콥터의 개발과 양산에 대한 발표식을 가졌다. 하지만 그 계획의 실행은 동협 그룹이 계획한 공장들의 개발이 완료되는 1947년 중후반에서야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래서 병윤은 일단 그 때까지 헬리콥터의 개발에 매진을 한다. 공장들이 지어지고 나면 바로 양산화를 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1945년 11월 16일, 오랜만에 병재는 아버지 길남효랑 같이 재생치료병원에 나선다. 병재는 조금 신경이 쓰는 눈빛으로 길남효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런데 아버님. 이렇게 찾아오셔도 상관은 없는데. 아버님이 여기에 대해 불편하실까봐 걱정입니다.”

그 말에 길남효는 손사래를 치고는 자신의 장남인 병재에게 말한다.

“쯧. 내 아들 일하는 모습을 아버지가 보겠다고 하는데. 누가 말릴 것이냐?”

병재는 그 말에 한숨을 크게 쉬고 아버지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실 일이 없으시는 것이 아닙니까? 아버지?”

그 말에 길남효는 크흠 크흠 거리면서 헛기침을 연신 해댄다. 아버지의 그 모습을 알만 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병재는 조금 떨떠름한 얼굴로 말한다.

“제가 요즘 부모님을 챙겨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죄송할 마음입니다. 속히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한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군요.”

길남효는 그 말에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내 병재에게 애원하는 얼굴과 말투로 말한다.

“이 애비는 아무런 방해도 하지 않으마. 그러니 오늘만큼은 아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

병재는 결국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에게 자신의 일에 대한 설명과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병재의 피곤하다는 듯 축 늘어진 얼굴과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의 길남효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 화제거리가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곧 재생치료병원 입구에 도달할 때였다.

“어머니를 제발 살려주세요!”

15살로 보이는 소년이 입구를 지키는 광복군 병사들에게 애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광복군 병사는 그 절박해 보이는 소년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눈치였다. 광복군 병사는 그 소년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아니 그러니까 여긴 누구나 다 들어갈 수 있어. 그런데...”

광복군 병사는 그 말을 하고난 뒤 소년에게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하지만 그럴수록 소년의 눈빛은 더더욱 애처로워지고 암담한 기색이었다. 사실 소년 역시 재생치료병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모든 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 전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신의가 있다는 곳. 모든 불치병에 대한 것을 치료할 수 있는 장소. 하지만 그런 장소에 소년은 입구에 다 달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바로 어머니를 치료하고 지불해야할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지 그 돈이 부족하였기에 소년은 암담하기 그지없는 얼굴이었다. 소년은 광복군 병사에게 빌어서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절박했다. 어머니는 물론 자신의 여동생 역시 천형에 걸려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그 둘의 생계는 소년이 정말 목숨을 걸고서라도 어찌어찌 해결한다고 하였지만 간신히 둘의 생명만 이어줄 뿐이다.

두 사람에 대한 병은 더더욱 깊어져만 갈 뿐이고, 소년은 무기력했다. 그래서 이렇게 입구에서 병사를 붙잡아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애원이라도 해야 한다. 자신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든 뭘 하든 뭐라도 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은 하나이고, 죽으면 다시 볼 수 없었다.

병재는 소년의 애처로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별 감흥이 없었다. 사실 환자들에 대한 구구절절한 사연은 병재가 일을 하면서 매번 들어서인지 병재는 환자들에게 줄 것은 주고받을 것은 받는다는 취지였다.

병윤은 아버지 길남효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한다.

“병원에 가본다고 했지요? 저건 일상입니다. 아버지. 재생치료병원은 치료비가 없는 이상 결코 혜택을 볼 수 없는 장소입니다.”

“......”

길남효는 불쌍하다는 듯 소년을 쳐다본다. 그러나 병재는 길남효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간다. 그 때, 광복군 병사가 병재와 옆에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오늘 역시 출근하시는 것 같네요. 그 옆에 계신 분은?”

병재는 그 물음에 간단하게 대답한다.

“제 아버지입니다. 오늘은 제가 일하는 것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찾아온 것입니다. 이만하면 되었습니까?”

광복군 병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류를 작성하고는 말한다.

“들어가십시오. 선생님의 의술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병재는 그 말을 듣고 병사에게 목례를 한 후,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였다. 소년이 병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떤 심경이 들었는지 외친다.

“자... 잠시만요!”

병재는 뒤를 돌아 소년을 바라본다. 소년은 절박하고 애처롭다는 시선으로 병재를 쳐다보며 말한다.

“선생님은 의사 선생님 맞죠?”

병재는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소년에게 대답한다.

“그래. 여기에 근무하는 의사가 맞아.”

소년은 그 말에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여기 안에 모든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의가 계신다는 사실이 맞죠? 예?”

“......”

병재는 소년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소년을 응시할 뿐이다. 그리고 소년에게 간단히 대답한다.

“모든 병은 치료할 수 없지. 환자의 상태를 봐야 어떤 병인지 알 수 있을 뿐이야.”

그 말에 소년의 눈망울은 글썽이기 시작한다. 병재는 그런 소년의 모습에서 조금 불편함과 거북함을 느낀다. 소년은 이내 병재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외친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썩어가고 있어요. 어머니는 살아가고 계시는데. 살이 썩어나요. 그 때문에 제 어머니와 여동생은 마을에서 쫓겨났어요. 모든 의사들이 불치병이라고 말해요! 절대 치료할 수 없는 천형이라고 말해요! 치료할 수 없을까요?”

병재는 그 말에 침묵을 지키며 소년을 응시한다. 그 때, 광복군 병사가 소년을 붙잡고는 병재와의 거리를 떨어뜨린다.

“이 자식이. 누구 옷자락을 붙잡는 거야?!”

소년은 광복군 병사의 손아귀에 잡혀서 바동거리지만 이내 시선은 병재에게 향한다. 병재에 대해서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구제할 수 있는 희망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내 병재는 소년을 무시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렇게 소년의 표정은 암담해지기 시작한다. 바로 그 때였다.

-빠악!-

병재 옆에 있던 길남효가 손바닥으로 병재의 뒤통수를 세게 때린 것이다. 병재는 갑작스러운 뒤통수의 충격에 조금 놀란 얼굴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본다. 길남효는 분노한 표정으로 병재를 쳐다보며 외친다.

“이 자식이. 동정심이 없구나. 지금 저 아이의 가족들이 죽어나가는 절박한 위기인데도 너는 그걸 무시하고 건물 안에 들어가려고 하냐?”

병재는 그 물음에 하아 한숨을 쉬면서 길남효에게 대답한다.

“아버지. 누구나 다 절박합니다. 병든 노모, 병든 가족들, 그리고 병든 아이들, 어떻게 그들을 건강하게 만들까 신에 의지하고, 의사에 의지합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를 치료할 수 없습니다.”

그 말에 길남효는 이를 뿌드득 갈고는 병재에게 소리친다.

“이 자식이 미국에 갔다 왔더니만 안 좋은 것을 배웠구나! 내가 너를 그렇게 가르치니? 불쌍한 사람들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정도로 말이냐?”

병재는 길남효의 분노의 외침에 쩔쩔맨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항변한다.

“아버지. 저를 보시면 알겠지만 저 환자분들이 쌓여 있습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한 번 허락을 하면 두 번도 안 되냐? 세 번도 안 되냐? 이러는 족속들입니다. 저 아이의 사연은 상당히 안타깝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입니다.”

“이 자식이! 아... 내가 아들 놈을 잘못 키웠구나. 아들 놈을 잘못 키웠어.”

“......”

병재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이내 길남효는 고개를 확 들어 분노의 눈빛으로 병재를 쳐다보고 한 마디 말한다.

“난 네 녀석이 고향에 있었던 시절로 되돌아갔으면 좋겠구나. 매번 효도한다. 효도한다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병재는 그 말에 끄응 침음성을 흘리며 이내 소년의 모습을 흘겨본다. 사실 병재 역시 동정심을 가지고 있고, 소년의 사연 역시 안타까웠다. 문제라면 공짜 치료는 아무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미국에 있었던 일인데. 병재는 그 때 동정심이 들어서 어느 가난한 환자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환자를 치료했지만 이내 감사는커녕 그 기대는 비수로 돌아온다.

바로 바늘로 알 수 없는 치료법으로 사람을 치료했다고 고소장이 들어온 것이다. 병재는 그 사실에 어이가 없었고, 화가 났다. 다행히 병재는 알고 있었던 변호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승소를 하지만 패소를 하게 된 환자는 아예 언론에 제보를 해서 병재를 사이비로 만들고, 합의금을 요구했다.

결국 병재는 그 환자에 대해 적절하게 처리했다. 다시는 그 못된 본성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말이다. 나중에 법적으로 그 환자가 병재에게 합의금을 물어줄 상황이 오자 배를 째라는 시선이었지만 이내 징역까지 당하게 생기자 병재에게 애원을 했다. 그러나 병재는 그 환자의 심성을 이미 안 지 오래여서 그의 죄값을 치르게 만들었다. 그런 경험이 있었던 병재에게는 동정심이 자신에게 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 이후로 병재는 어떠한 동정심이 생기지 않았고, 그 결과 지금의 사태까지 온 것이다. 병재는 소년을 응시한다. 소년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한껏 기대가 부푼 표정으로 병재를 쳐다본다.

병재는 에휴 한 숨을 쉬고는 소년에게 말한다.

“그래. 네 가족들의 진찰을 바라보자.”

소년은 그 말에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다. 하지만 병재는 여기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병재는 소년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너의 모습을 보니 치료비는 없어 보이는 구나.”

그 말에 소년은 절박한 표정으로 병재에게 말한다.

“제발 제 어머니와 여동생을 치료해주세요. 뭐든지 할게요. 뭐든지.”

병재는 그 말을 하는 소년의 눈빛을 쳐다본다. 소년의 눈빛은 정말이지 뭐든지 할 것 같다는 의지로 불타올랐다. 병재는 그런 소년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짓고는 말한다.

“그래. 뭐든지 말이지? 네 가족들의 치료비는 내가 계산하고, 확실히 치료를 해주마. 하지만 넌 이미 약속을 했단다. 알고 있지?”

그 말에 소년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도 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눈빛을 한다.

“예. 할게요.”

병재는 소년을 바라보며 이내 길남효를 눈짓으로 가리키더니 말한다.

“내 아버지에게 감사를 해라. 내 아버지의 부탁으로 너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도와주고 누명쓰기라는 형태를 병재가 당한 적이 있습니다. 즉 동정심이 해가 되는 상황은 얼마든지 찾아오니까 조심하세요. 하여튼 그런 뻔뻔한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 덕분에 사람들 인심이 팍팍해지는 것 같습니다.

댓글들 예상해봅니다. 많이 많이 올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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