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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재생치료병원 사무소장실, 병재와 시렌 사무소장, 그리고 필드헌 변호사와 봉영환 변호사가 앉아서 서로를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 명의 시선이 병재에게 쏠린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병재는 그런 시선들 속에서도 침착하게 마음을 다 잡고, 시렌 사무소장을 바라보며 말한다.
“아직은 그런 일이 없다고 하지만 혹여나 나중에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사무소장님?”
시렌 사무소장은 그런 끔찍한 소리를 하지 마라는 눈초리로 병재를 쳐다보지만 일단 병재의 그 말은 맞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그래. 계속 이야기해보게.”
“의료사고라는 것이 사실상 따지자면 의사들에게 있어서 재앙이라도 다름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사고를 은폐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씁쓸하게 웃고는 병재를 쳐다본다. 원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병재의 말이 맞았다.
“그런데 자네의 말을 다른 동료의사들이 따라 줄까? 오히려 자신들의 명예를 모독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말이야.”
“물론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입니다. 더욱이 그런 것을 환자들에게 알려주면 우리 재생치료병원의 신뢰성에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습니까?”
시렌 사무소장은 하아 한숨을 쉬고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하아. 자네는 이 경우만 너무 이상적으로 바라보는군. 물론 자네 말대로 그런 일을 실시하면 이 병원에 엄청난 신뢰성이 확보되는 것은 사실이지. 그러나 자네를 제외한 다른 의사들이 이 것을 받아들일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군. 이건 나중에 보류하지. 지금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그런 발상은 미리 하면 안 되는 것 같아. 그리고 자네 말대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수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야. 우선 보상금을 명시하고, 그 외에 다시 치료를 해준다는 측면에서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시렌 사무소장의 말에 필드헌 변호사가 옹호하여 병재에게 말한다.
“저도 시렌 사무소장과 같은 생각입니다.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렌 사무소장의 의견대로 하는 편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병재는 휴우 한 숨을 쉰다. 일단 시렌 사무소장의 말도 옳은 것 같고, 또 의료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후에 일어날 의료사고가 생긴다면 시렌 사무소장의 방법도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병재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신의 고집을 접어든다.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앞서 나간 경향이 있습니다. 이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시렌 사무소장과 필드헌 변호사는 휴우 한숨을 쉬며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병재의 말은 그 둘의 표정과 관계없이 계속 진행이 되었다.
“일단 의료사건의 경우는 접고, 제가 말씀드린 보험 건과 재단 건에 대한 것으로 화제를 돌리면 좋겠군요.”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지.’라는 말을 한다. 필드헌 변호사와 봉영환 변호사 역시 집중을 하는 모양새였다. 시렌 사무소장이 먼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우선적으로 보험 건에 대해선 여기와 미국 본토에 있는 재생치료센터와 같이 적용할 보험이 되겠네. 그리고 적용대상도 차츰차츰 넓혀갈 지침이야. 보험의 종류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명시하는 수입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할 방침이야. 보험료는 일단 논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적절하게 책정을 하자고. 미 본토 및 여기서도 말이야.”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병재가 생각하는 보험은 우선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일용직을 하던, 아니면 어떤 사업체에 속하든 농사를 짓던 간에 말이다. 일단 보험 가입 대상자의 수입에 대한 서류를 받으면 그 서류를 검토한 뒤 적절한 보험을 만드는 것이다. 즉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에 맞는 보험을 부자인 사람들에게는 그에 맞는 보험을 말이다.
현재는 동협 그룹과 보험 계약에 대해서 진행된 상태이다. 물론 동협 그룹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재생치료병원에 지불하는 형태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차츰 진행하면서 보완할 점을 생각한다. 그리고 나중에 실질 보험 가입자에 대한 의견도 들어보고, 체계를 완성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병재였다.
시렌 사무소장은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병재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자네 보험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생각을 하는군. 일단 자네 혼자서 구상한 보험에 대해서 양쪽 다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
필드헌 변호사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시렌 사무소장의 의견에 동의한다.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보험방식을 미국 본토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돈만 아는 금융회사들은 이런 보험을 빨갱이라고 까겠지요.”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피식 웃고는 말한다.
“흥. 빨갱이는 무슨 놈의 빨갱이.”
그 뒤에 이어진 것은 바로 재단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렌 사무소장은 재단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시각이었고, 그런 시각을 대변하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재단 설립 건에 대해서 난 조금 안 좋게 생각을 하네. 물론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은 취지가 맞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은 너무 재단에 의지해서 공짜로 치료하는 것은 솔직히 맞지 않는 것 같아.”
병재는 그 생각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시렌 사무소장에게 말한다.
“일단 재단 자금 면에서는 저와 제 형제들이 책임질 생각입니다. 그래도 안 됩니까?”
“자네와 자네 형제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으음.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 지난번 가난한 소년을 치료를 해주었다는 말에 조금 깜짝 놀랐네. 자네가 그런 일을 겪고도 아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 생각을 했네.”
병재는 휴우 한숨을 쉬고는 말한다.
“그 것이 다 제 아버지 덕택이기는 합니다. 다만 재단 설립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할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돈을 번만큼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생각인데 그래도 안 되겠습니까?”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으음’ 거리며 침음성을 흘린다. 분명 병재의 구상은 상당히 훌륭하다. 그러나 보험으로 되었다고 생각하지. 재단 설립까지 해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필드헌 변호사가 시렌 사무소장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우선적으로 이 곳 한반도 정치인들과 각 군정의 관계자와 만나서 이 재단에 대한 것들을 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왜? 라는 표정이 필드헌 변호사에게 향한다. 필드헌 변호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한 모습으로 대답한다.
“우선 정치인이라는 것이 어떤 족속입니까? 사회의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면 어떤 짓이든 하는 족속들 아닙니까? 분명 이 재단 설립에 관한 일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또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짝 박수를 치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이거군! 그래. 바로 이거야. 분명 정치인들이라는 족속들은 이런 일에 벌떼같이 찾아올 것이 분명해. 하기야 이 일이 자신들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으니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 것이 분명하군.”
병재 역시 필드헌 변호사의 말에 조금 감탄을 했다. 하기야 한반도 정치상황에 보면 이 재단 설립은 우파 정치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즉 자신들이 국민들을 생각한다는 마음과 행동하고 있다는 지표가 바로 재단 설립의 참여가 아니겠나? 아마 정치인이라면 이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시렌 사무소장은 이내 끄덕이면서 병재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재단 설립에 관해서는 일단 여기 필드헌 변호사가 말한 것처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 우선 미군정, 중국군정, 영국군정은 물론 경성에 있는 조선인 정치인들에게 한 번 제안을 할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말이야.”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여기서 말한 것은 우선적으로 보험 설립, 그리고 재단 설립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는 이내 다시 자기 할 일을 하러 각 자 흩어진다.
1945년 12월 16일, 모스크바 여기서 중국, 미국, 영국, 소련의 각 외무장관들이 찾아와서 4상 회의를 열었다.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아무래도 일본군 점령지에 대한 처리였다. 우선적으로 중국 문제는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조선의 문제가 되었다.
조선에 대한 논의에 대해 미국의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은 조금 지친 얼굴로 결국 이렇게 이야기를 꺼낸다.
“사실 우리 미 정부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두고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우선적으로 포츠담 회의에서 임시정부를 정통정부로 정해놓고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한반도의 정국을 보니 많이 혼란스러울 지경입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임시정부를 배제하고, 아예 신탁통치를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 말에 중국의 외무장관 송자문이 그 제안에 반발하듯 외친다.
“아니. 포츠담 선언에서 명시된 내용을 어길 생각입니까? 사실 우리 네 국가가 임시정부에 힘을 실어주었다면 이런 혼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행정권과 군사권만을 임시정부가 가질 뿐. 그렇게 되면 일본에 피탈되기 전 조선과 별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실 중국 측에서는 임시정부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던 존재였다. 한 마디로 임시정부의 배후에는 중국의 국민당 정부가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것을 알고, 미국, 영국, 그리고 소련에서는 적극적으로 임시정부의 권리 행사를 막아왔다. 그래서 임시정부의 영향력은 사실상 중국군정의 영향권과 같았다. 다른 군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다른 군정과 협의해서 일을 처리해야 했다.
중국은 임시정부의 제안에 대해서 전격적으로 협조하는데 반해 미국과 영국은 자신의 이득이 된다고 싶을 때, 협조를 하는 측면이다. 반면 소련은 아예 임시정부를 배제하고 나섰다. 왜냐하면 소련은 함경도를 소련의 연해주와 연동하는 형태로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경도에 소련의 지시를 받는 공산정권을 세우기로 행동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중국 측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점입가경으로 신탁통치라니. 중국의 영향력을 죽이려고 아예 환장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이 우선 송자문을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간다.
“우선 진정하십시오. 신탁통치가 사실상 중국에도 해가 되지 않을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임시정부를 통해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임시정부가 고분고분 말만 듣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중국 역시 알고 있지 않습니까? 또한 신탁통치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사실 조선의 정부를 설립하기 위해서 신탁통치가 존재할 뿐입니다. 어느 정도 기일이 지나면 우리는 조선의 문제에서 손을 떼면 될 일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지금 있는 군정 형태에 대해서 조선의 지도자들 및 임시정부에서 불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말에 송자문은 ‘끄응’ 거리며 침음성을 흘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련의 뱌체슬라프 몰로토프가 스테티니어스를 반박하고 나선다.
“우선적으로 미국 측이 생각하는 신탁통치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시정부의 영향력이 함경도에 흘러들어가는 것은 원치 않지만 신탁통치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식민지로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잘못생각해서 우리 네 국가의 영향력을 잃을만한 짓이 될 것입니다. 그걸 생각하십시오.”
그 말에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이 그걸 반박하고 나선다.
“끄응. 소련 측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군정 형태를 지속시킨다는 것이오? 지금 이대로 흘러가면 한반도의 혼란은 더더욱 커지오. 어디 말씀을 해보시오.”
그 말에 소련의 몰로토프 외무장관은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을 향해 일관적인 태도로 말하기 시작한다.
“일단 원론적일 수도 있지만 신탁통치는 그야말로 최후의 방법입니다. 조선에 대한 문제는 조선인들이 맡기는 것이 옳습니다. 혼란이야 각 독립한 국가에서 흔히 진행되는 현상이 아니오? 일단 조선의 문제는 조선의 지도자들이 만든 단체들과 협의를 해서 네 개 국가에 입맛이 맞는 정부를 세우면 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스테티니어스는 신탁통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먹히지가 않자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는다. 사실 한반도에서 미군정의 입지는 뭐라 말해야 할지 미묘한 지경이었다. 한반도의 정치 수도를 중국군정이 가져갔고, 자신은 강원도 및 경상도를 가지면서 뻗대고 있었다. 지금 자신들이 후원하는 싱먼 리의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 지금 싱먼 리가 독립촉성중앙협의회라는 단체를 설립하기는 했지만 그 것이 싱먼 리 본인의 세력은 아니다. 그냥 각 단체들의 의견을 조율시키는 단체일 뿐이다.
다만 싱먼 리 밑에 있는 단체들 역시 힘이 만만치가 않지만 아무래도 임시정부에 밀린다고 볼 수 있었다. 거기에 유리한 점이 한 가지 있는데 아무래도 문경을 자신이 가졌다는 점이다. 재생치료병원, 그리고 한반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협 그룹의 존재는 그나마 미군정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었다. 물론 문경의 존재를 두고 중국군정과 미군정 측면에서 다툼이 많기는 했지만 말이다.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은 자신의 생각을 끝내자 하아 한숨을 쉰다. 어찌 이야기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흐르지가 않아서 답답했다. 몰로토프는 중국의 송자문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솔직히 우리 소련은 경성의 임시정부 일원들에게 불만이 많습니다. 좌익 인사들에 대해서 배제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함경도에 임시정부의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씀을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공산당 세력을 임시정부가 협력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중국의 송자문이 그 말에 어이없다는 얼굴을 짓고는 반박하기 시작한다.
“아니. 임시정부의 정치인들이 분명 좌익인사들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과 협상을 통해 이끌어낸 것들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련에서는 아예 임시정부를 배제하고 나서니.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안 드십니까?”
소련의 몰로토프 외무장관은 그 말에 침음성을 흘린다. 일단 소련에서는 조선의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였다. 소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동일본이 되었다. 일본의 점령 문제는 포츠담 선언에서 실행한 대로 네 개 국가가 점령하여 통치하기로 하였다. 그 때, 미국, 영국, 중국의 통치영역은 서일본이 되었고, 소련의 영역은 그대로 동일본이 되었다.
현재 동일본과 서일본의 경계선은 도호쿠 지방과 주부, 간토 지방의 지방선을 기준으로 잡혀 있었다. 지금 동일본에 대한 공산정권을 설립을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판국이었다. 그 때문에 소련에서는 조선의 경우는 어찌되든 좋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함경도와 연해주와 연동하는 형태로 최소한의 일만 하는 실정이었다. 그 때문에 함경도의 김일성이 그에 대해 불만이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일단 한반도의 경우는 우파의 세력이 크게 형성되었다. 아무래도 중국, 영국, 미국이 조선의 우파 지도자들에게 아무래도 힘을 실어주니까 한반도는 우파 지지세를 보인다. 소련으로써는 함경도만을 지키면 되니 함경도에 해가 될 만한 신탁통치 안건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그 때,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던 영국의 외무장관 어니스트 베빈이 자리에 앉은 세 사람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지금 군정의 형태는 언제까지 유지할 생각입니까?”
송자문은 그 말에 조금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그 질문에 답한다.
“지금 그 군정형태를 그만두려고 회의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사실 한반도에 대해 세력이 약한 측면은 영국군정이었다. 아니 미국의 협조 하에 황해도와 평안도를 접수하기는 하였지만 순 돈만 드는 지역이었다. 영국군정에서 발을 뺄 의사를 본국에서 보고를 하기도 하였다. 다른 식민지에 대해서 전력을 집중해야 하는 영국으로썬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접고, 다른 곳으로 전력을 집중하고 싶었다.
미국의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은 한숨을 쉬고, 일단 이렇게 말했다.
“일단 우리 네 국가는 빨리 조선의 독립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조선의 문제는 회의에 모인 이유이기도 하였으니 당연한 말이었다. 스테티니어스 국무부 장관은 조금 어렵다는 표정을 짓고는 세 사람에게 말한다.
“일단 주어진 시간 내에 우선적으로 조선의 문제를 해결해봅시다.”
그 말에 세 사람은 조금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뒤로 12월 26일까지 회의는 진행되었고, 거기서 회의 내용이 조선에 대해서 결론을 지었다.
첫 째, 조선을 독립국가로 다시 건설하며, 그 나라를 민주주의적인 원칙을 바탕으로 발전시키는 조건과 되도록이면 빨리 일본이 조선을 통치하면서 벌어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조선의 공업과 교통, 농업과 조선 사람들의 민족문화의 발전에 필요한 모든 방법을 하기 위해서 임시 조선민주주의 정부를 설립할 것이다.
둘 째, 조선 임시정부의 구성을 지원할 목표로써 가장 먼저 남조선 합중국 행정구역, 북조선 소련 행정구역의 대표자들로 이루어진 공동위원회가 설치될 것이다. 그들의 제안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서 그 위원회는 조선의 민주주의 정당 또는 사회단체와 협의하여야만 한다. 그 위원회가 작성한 건의서는 이 공동위원회에 대표를 가진 정부가 최후결정을 하기 전에 미국, 영국, 소련, 중국 제국정부에 그 결정에 부응하기 위해서 반드시 제출되어야 한다.
셋 째, 조선인민의 경제, 정치, 사회적인 진보와 민주주의적인 자치와 발전 또는 조선국가의 독립 수립을 원조하고 협력할 방법을 마련하고 작성할 것 또한 임시 조선민주주의 정부 또는 조선민주주의 단체의 참여를 바탕으로 공동위원회가 수행할 일이다. 공동위원회의 제안은 최고 5년이라는 기간 동안 4개국 신탁통치의 협약을 작성하기 위하여 미국 영국 소련 중국 제국 정부의 공동 합의를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협의한 후에 제출되어야만 한다.
넷 째, 남한과 북한과 관련된 긴급한 문제들을 고려하기 위해서, 또는 남조선 합중국 행정구역과 북조선 소련군 행정구역의 행정, 경제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2주일 안에 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소련에서 각각 사령부의 대표로써 회의를 소집할 것이다.
모스크바 4상 회의에 대한 결과는 이 네 가지 내용이 주요 사항으로 결정되었다. 모스크바 4상 회의에서 결정한 세 번째 내용에 대해서 많은 조선인 지도자들이 불쾌해 했는데. 어떤 이들은 신탁통치를 아예 일본의 통감정치로 여기는 이가 있었다.
그리고 이 결과에 대해서 어느 신문사에서 미국이 즉시 독립을. 그리고 소련이 신탁통치를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긴 오보를 내면서 한반도의 정국은 그야말로 들끓는 활화산처럼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결과적으로 신탁통치에 대한 분위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모스크바 회의에서 좌익과 우익의 격렬한 대립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