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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인생-253화 (25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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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두봉영은 그 말에 길남효를 부축하는 두 남녀를 바라본다. 그러나 두 남녀에게 느껴지는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그 때, 두봉영 옆에 있던 김절평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두봉영에게 말한다.

“저 형님... 아들 녀석... 붙여준... 녀석들...”

두봉영은 그 말에 믿을 수 없는 얼굴을 하지만 아무래도 감으로 볼 때, 정말 저 두 남녀가 길남효의 경호원이 맞는 것 같았다. 그 때, 주인아주머니가 다가가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두 남녀에게 다가가 말한다.

“저... 계산은 어떤 방식으로...”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성의 험악한 얼굴에 식당 주인아주머니는 불안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본다. 그러자 남성은 품속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돈을 주면서 말한다.

“이것으로 우리들은 물론 저 분들 계산을 한꺼번에 해주십시오.”

그 말에 돈을 받아든 주인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트렌치코트의 두 남녀에게 길남효는 부축 받아서 가게 밖으로 나선다. 두봉영은 이런 일련의 모습을 조금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끄응. 경호원이라니.”

김절평은 그 말을 듣고, 딸꾹 거리며 한 마디 말한다.

“저 형님... 엄청 성공한 사람이야...”

“끄응...”

두봉영은 침음성을 흘리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그 뒤에 두봉영과 김절평은 곧 이어서 술을 냅다 퍼마셨다. 아까 저쪽에서 돈을 다 지불을 하였으니까 맘껏 계산할 것 없이 마셔도 되었다. 두봉영과 김절평에게는 체면이 상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같은 시각, 병재와 정필중은 경성의학전문학교 입구에서 학생들을 떠나보내자 학생들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둘을 쳐다본다. 특별한 볼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방문하지 않는 사정에 대해서 생각해달라는 말만 해준다.

정필중은 저 학생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감회가 새롭다는 얼굴을 짓는다. 병재는 그 모습에 피식 웃고는 그에게 묻는다.

“한번 대학 교수가 되어 보니까 어떻습니까?”

정필중은 병재의 그 물음에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글쎄. 자네의 심정을 잘 알겠더라고. 나의 가르침에 집중하는 저 녀석들의 얼굴을 바라보니까 꽤나 즐거워. 나의 말 한 마디, 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조금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는군.”

정필중의 절절한 감정에 병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듣고는 그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저도 나이와 또 문경에 건설되는 대학이 완공된다면 한 번 교수직을 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흥. 자네는 이미 교수직을 해왔으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자네가 가르치는 방향으로 하면 잘 될 거야. 자네는 나 같은 무지렁이도 이렇게 어엿한 중견의사로 가르쳤지 않은가? 자네의 가르치는 수준은 아주 수준급이야.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느꼈던 것은 바로 그걸세.”

그렇게 말하는 정필중의 얼굴에는 병재에 대해 씁쓸함과 동시에 동경의 눈빛이 섞였다. 정필중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병재는 한 번 후후 웃으면서 말한다.

“사실 저도 무지렁이 총각이었습니다. 의학에 의외의 재능이 있다는 것과 또 스승님에게 기초를 잘 배운 것으로 이렇게 의사 노릇을 하는 것뿐입니다. 저도 사실 어렸을 적에 왜 학교에 다닐 수 없는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나도 책보면서 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리고 솔직히 자신에 대한 원망이 많았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고 후회도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고,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아버지 농사일이나 거들 뿐이었습니다.”

병재의 담담한 고백에 정필중은 후후 웃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래. 사람 인생이라는 것은 모르는 일이지. 나도 자네처럼 그런 인생을 살았지. 그러던 날에 내 고향에서 떠돌이 점쟁이를 만나서 한 가지 들었다네. 내 젊은 날들은 고생으로 가득하고, 팔자 필 날이 없다고 말이야. 그래서 신통이 난 나는 그에게 말했어. 그러면 언제 팔자가 피냐고 말이지. 그 때, 그 점쟁이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가? 나보고 지천명(나이 50대를 돌려서 이르는 말) 때에 비로소 팔자가 핀다고 하더군. 뭐 어느 정도 그 떠돌이 점쟁이 말이 맞았군.”

“......”

정필중은 병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니 한 가지 말한다.

“그래. 사실 이제 늦은 나이에 의학의 길을 가지만 어느 정도 이렇게 인생의 길잡이를 하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군.”

정필중의 말에서 병재는 조금 장고를 한다. 저번 청송에 있는 외할아버지 댁에 간 날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검은 두루마기와 갓을 쓴 사람의 말이 머릿속에 떠돈다.

‘쯧쯧.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생을 살린 의사이건만 그대의 속은 오로지 그의 피만을 원하고 있구려. 복수심은 좋지 않소.’

나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그의 말이 아직도 마음속을 맴돈다. 그러나 이미 병재는 자신의 앞에 있는 운명에 각오한 표정이었다. 그래. 그의 피를 봐야 이 질긴 업보가 끝날 것 같았다.

바로 그 때, 정필중과 병재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이 눈에 보였다. 병재와 정필중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반가운 기색이 나온다. 병재가 싱긋 웃으면서 그에게 말한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충호 형님.”

양복과 트렌치코트를 빼입고, 중절모를 쓰며 병재를 바라보는 김충호는 후후 웃으면서 둘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모두들 잘 지낸 것 같구려.”

정필중은 김충호를 바라보며 반갑다는 얼굴을 하고는 말한다.

“잘 지내지. 더럽게 말이야.”

김충호는 정필중의 말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이윽고 병재가 김충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여전히 이 박사님을 모시고 있는 군요.”

김충호는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병재를 보면서 말한다.

“그야 당연한 말이지. 사실 난 이 박사님과 떼놓을 수 없는 사이야. 난 그에게 은혜를 받은 것들이 많거든.”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말한다.

“저 역시 이 박사님께 빚을 진 것이 많습니다.”

“휴우. 그렇군. 하여튼 이렇게 서 있기는 뭐하니. 차량에 탑승하게나.”

김충호는 그 말을 하고난 뒤, 길가에 세운 차량 한 대를 병재와 정필중에게 안내하면서 탑승시킨다. 차량 안은 미리 운전기사가 준비되어 있었고, 김충호는 운전석 옆자리로 가면서 운전기사에게 간단히 말한다.

“돈암장으로 가주게나.”

그 말에 운전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시동을 키더니 이내 운전대를 돌리고, 그 다음 엑셀을 밟는다. 그렇게 운전기사의 행동으로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김충호는 뒷좌석에 앉아있는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래. 요즘 문경에서의 소식을 잘 들었네. 그 재생치료병원에서 잘 활동을 한다고 들었네. 사실 이 박사님은 자네가 경성으로 활동하기를 원하지만 미국과의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러나 자네가 경성에 자주 찾아가지 않는다는 것에 섭섭해 하셨네.”

병재는 휴우 한숨을 쉬면서 한 마디 말한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제가 있는 재생치료병원이 워낙 바쁘다보니까 말이죠. 또 미군정에서 지난 번 재생치료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을 파견 보내는 바람에 저에게 일이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김충호는 병재의 하소연에 후후 웃으면서 대답한다.

“뭐 자네의 능력을 볼 때, 아무래도 상상이 가는 구만. 그래도 이렇게 짬을 내서 방문하니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병재는 좋게 말해주는 김충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김충호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그나저나 자네가 말했던 제안들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네.”

“저번에 여성단체와 그 징용의 형제단 관련한 일을 말입니까?”

“그래. 일단 징용의 형제단은 잘 운용되고 있어. 그런데 이 박사님은 탐탁지 않은 의견이야. 가뜩이나 부족한 돈으로 그런 단체를 운영 하냐고 말이 많아. 요즘 정치자금으로 힘들거든. 사실 징용의 형제단이 이 박사님에게 큰 도움이 많이 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이 박사님은 그 단체의 효과가 해가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병재는 휴우 한숨을 쉬면서 김충호에게 말한다.

“어쩔 수 없군요. 어차피 제 형제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다시 맡길 수밖에 없겠군요.”

김충호는 그 말에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너무 서운해 하지 말게나. 사실 이 박사님도 그 단체의 필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네. 그러나 그 것은 나중에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렇다면 제가 제안한 여성단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휴우. 여성단체 역시 말들이 많아. 이 박사님은 자네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 밑에 있는 측근들이 반발하고 나서. 즉 아녀자들이 힘이 있다면 얼마나 있겠냐는 말이 많다네.”

“휴우. 그렇게 따지면 이 박사님은 자네의 요청을 둘 다 거절하는 셈이 되겠군. 이거 미안하이. 나부터 사과를 해야겠어.”

그 말에 병재는 씁쓸한 얼굴을 한 채로 말한다.

“김충호 형님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김충호는 그 말에 휴우 한숨을 쉬면서 말을 한다.

“글쎄. 하여튼 한반도는 정국의 풍랑 속에 빠지는 형국이야. 정치세력들의 대립도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군. 해방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해방이 되면 전부 다 잘 될 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야.”

“......”

“민중들이 일제에게 너무 억눌려서 그런지 목소리들을 많이 내걸고 있어. 그 목소리들에 대해 지도자들이 일일이 답변해주고 행동하는 것에 힘겨워 하더군. 거기다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단체들에 조율하는 것에 영 골치가 아프다네. 사실 이 박사님도 거기에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까 자네가 위임한 것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어쩔 수가 없군요.”

“그래도 자네와 자네 형제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네. 사실 이 박사님은 자네와 자네 형제들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으니 말이야. 비록 다른 곳에 신경을 써서 자네가 이야기한 두 단체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못하는 판국이지만 만약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다고 한다면 자네의 의견에 경청했을 거야.”

김충호의 말에 병재는 조금 무미건조한 얼굴을 짓더니 한 마디 말한다.

“요즘 이 박사님은 어떻게 지냅니까?”

“신탁통치 관련해서 이야기가 많이 오고가고 있어. 지금 반탁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판국이야.”

“반탁이라...”

병재가 근무하는 재생치료병원에서도 요즘 반탁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어느 환자는 여긴 양놈이 근무하는 곳이라고 소문을 냈다. 물론 시렌 사무소장이 얼른 병원 대문의 게시판에 최근 신탁통치에 관련해서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여서 진정시켰지만 말이다.

병윤이 근무하는 동협 그룹의 대자보에서는 분명한 반탁 관련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동생들 역시 반탁으로 입장을 정한 모양이다. 사실 동생들 같은 경우는 이미 우익이라고 딱 방향을 결정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김충호는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하아. 요즘 신탁통치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그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의 안정인데. 좌익이나 우익이나 그런 것을 보지 않으니 정말로 짜증이 많이 난다네.”

병재는 그 말에 조금 놀란 얼굴로 김충호를 바라본다. 김충호는 병재의 반응에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내가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의외인가?”

“이 박사님을 추종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까?”

김충호는 그 말에 피식 웃고는 한 마디 말해준다.

“그 사람에게 은혜를 입은 것도 있지만 사실 난 그 사람에게서 민생을 안정시킬 만한 지도력을 바라보아서 그렇다네. 그래. 난 그 사람에게 빛을 보았다네. 그 빛을 따라가면 잘 풀리리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야. 그러나 지금의 판국에서 민생 돌보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많이 짜증이 나. 그 경성의 수도 관련해서 개판 친 형국을 생각하면 열불이 나지.”

병재는 그 말들에 대해서 조용히 듣기만 했다. 김충호는 그렇게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한다.

“하. 해방 뒤에 날뛰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좌익들과 모리배들이야. 좌익들이야 목소리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고, 그들이 하는 말들에 대해서 공감이 있어. 한 마디로 대화는 할 수 있지. 그러나 날뛰는 모리배들은 솔직히 용서할 수 없어. 자네 썩은 냄새가 나는 물을 바라보았는가? 돈암장에 있는 이 박사님이 그 물들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했다네. 돈을 노리는 모리배들이 있는한 이런 어이없는 짓거리는 계속 일어난다고 말이야.”

병재는 그 말에 처음 들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 말한다.

“경성에 그런 일도 있습니까?”

“그래서 자네 형제들을 이 박사님이 눈여겨보는 것이지. 그나마 제대로 된 기업 집단이 자네 작은 동생인 길병윤이 세운 동협 그룹이니 말이야. 물론 제대로 운영하는 기업단체는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소수야. 다들 배때기에 기름을 채우기 바쁜 족속들이지. 그런 놈들을 제대로 단속을 해야 한다네. 우익의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말이지.”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김충호에게 말한다.

“예. 맞는 말입니다.”

그 때,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차량을 천천히 정지시키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김충호에게 말한다.

“돈암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김충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운전기사에게 짧게 말한다.

“그런가? 알겠네. 자네는 이 차량을 적당한 위치에서 정차시키게.”

운전기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충호는 차문을 열고 내렸고, 그에 따라 정필중과 병재 역시 차문을 열어 내린다. 김충호는 기지개를 키고, 돈암장을 바라보더니 곧 정필중과 병재에게 돈암장을 소개해준다.

“어떤가? 꽤 아담한 집이지 않은가? 약 6년 전에 지어진 개인 집이야. 지금 박사님은 여기서 생활하고 계시네. 물론 집주인은 아니라서 조금 그렇지만 말이야.”

병재는 돈암장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본다. 그러나 정필중은 돈암장을 한 번 찾아왔는지 익숙한 얼굴을 내비치며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내가 경성에 처음 부임했을 때, 이 박사님께서 날 부르셨지. 그래서 나 역시 여기에 들어오기는 했네. 풍미가 있는 집이기는 하지.”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김충호가 계속 돈암장의 모습을 지켜보는 병재를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을 한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보는 것이 어떻겠나?”

병재는 그 말에 간신히 시선을 김충호에게 두고 말한다.

“아. 아. 예. 그래야죠.”

그렇게 세 사람은 돈암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돈암장 대문 입구에 있었던 사람들이 김충호를 알아보고는 세 사람을 안으로 들였고, 병재는 마치 서울 처음 가본 촌놈처럼 이리저리 저택 풍경에 시선을 두며 걸어간다. 정필중은 그런 병재의 모습에 피식 웃는다.

자신 역시 처음 돈암장에 찾아갈 때, 보였던 행동을 병재가 재연했기 때문이다. 정필중은 김충호의 뒤를 따르면서 여전한 돈암장의 풍경을 여유롭게 쳐다본다.

그렇게 어느 정도 발걸음을 옮기자 김충호는 정원에서 물을 주고 있는 한 장년 여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여성 역시 김충호와 병재, 그리고 정필중을 발견한다. 그녀는 세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영어로 인사한다.

“여기서는 처음 뵙는군요.”

병재를 특정한 여성의 인사에 병재 역시 그녀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영어로 답변한다.

“사모님은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병재에게 사모님이라는 소리를 들은 이승만의 현재 아내 프란체스카 여사는 호호 웃으며 병재를 바라보더니 한 방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쪽 안에 제 남편이 기다리고 있어요.”

============================ 작품 후기 ============================

결국 병재는 이승만과 만나는 군요. 하여튼 병재는 단단히 이승만에게 묶일 것 같습니다. 일단 이승만과 병재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1956년 혹은 1958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런 관계를 지속하겠구요.

요즘 제 소설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의 이야기 구상과 필력이 딸려서 그렇습니다. 결국 저에게 댓글로 많은 글들을 올리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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