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65화 (26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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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2월 6일, 병윤은 측근들을 이끌고, 대구에 위치한 미군 사령부를 방문하였다. 무슨 일로 자신들을 불렀는지에 대해서 아직 자세한 정보는 없었다. 다만 병윤과 측근들은 걸으면서 이미 낌새를 눈치 챘다. 곽 상무는 곤란하다는 눈빛으로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이거 식량난 때문에 말이 많군요. 삼척 지방에 아사자가 발생하니 이거야 원. 저번에 식량창고를 건설한 것에 대해서 선경지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식량창고로 인해서 다들 기부해달라고 청하니 원. 특히 기부 받은 식량으로 팔아넘긴 녀석들이 최고로 악독했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설날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자 조선 각지에서는 식량난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우선적으로 경성의 정치인들은 식량난을 두고 매번 TV에서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 어디 어디가 아사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군정에서는 재빠르게 중국으로의 식량 수입 선을 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문제라면 조선 각지 도처에 잔존한 모리배들이었다. 식량 분배는 보통 상인들이 도맡아서 하는데. 일단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쌀을 사 먹어야 하기 때문에 쌀가게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쌀가게 중 악독한 모리배들이 정상적인 쌀을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악질단체는 기부 받은 쌀들을 일본으로 팔아넘기기까지 했다.

물론 그런 모리배들을 각 군정들이 잡기는 하지만 한 손으로 열 도둑 못 잡는다는 말이 있어서 감시 인력의 부족은 그런 사태를 허망하게 놓치기 일수였다. 그리고 동협 그룹이 문경에서 지어진 식량창고를 노리던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처음에 선량한 목적으로 다가갔지만 그들 중 어떤 단체는 아예 기부받은 식량들을 판매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병윤은 그런 사태를 지켜보고만 있는 호구가 아니었기에 그런 단체는 죽도록 박살을 냈지만 말이다. 그 때문에 그런 단체와 연관되어 있는 정치인들에게 한 목소리를 듣기는 하였지만 무슨 개가 짓나? 라는 심정으로 무시해버렸다.

그 때문에 동협 그룹이 매점매석한다는 소문들이 나돌기는 했지만 이미 TV를 통해서 웬만한 사항들을 투명하게 발표하였기 때문에 그런 소문들은 차차 가라앉히고는 그런 소문들을 퍼뜨린 사람들을 족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 동협 그룹의 활동과는 달리 한반도의 식량난은 가속화되고 있었다. 아마 대구에 있는 미군정 사령부에서 식량난 관련된 문제로 이렇게 자신들을 불렀을 것이다.

차량은 어느새 한 건물 부지의 검문소에 도착한다. 검문소에는 문경에서 보는 익숙한 미군복을 입은 미군들이 서 있다. MP라는 글씨가 똑똑히 적혀진 방탄헬멧을 쓴 미군 병사들이 부지 안으로 들어가는 차량마다 검문을 하고 다녔다. 그 때, 병윤을 태운 차량이 곧 검문하는 미군 병사들의 제지를 받는다. 병사들은 운전기사에게 영어로 말한다.

“무슨 일로 여기에 오셨소?”

그 물음에 영어를 모르는 운전기사가 우물쭈물할 때, 운전기사 옆에 앉아있던 곽 상무가 영어로 검문하는 병사에게 대답한다.

“저희들은 동협 그룹의 사람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여기에 회장님을 부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곽 상무의 말에 병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동협 그룹의 고위층인 것으로 보이자 이내 영어로 곽상무에게 말한다.

“동협 그룹의 사람이라면 문경에 주둔한 미군 대대에서 발급받은 증서 같은 것이 있을 텐데 그 것을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그 말에 곽 상무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품속에서 증서 하나를 꺼내어 병사에게 넘긴다. 그러자 병사는 그 증서를 확인하고는 다시 곽 상무에게 돌려준 뒤 외친다.

“이 차량은 안전하다. 통과!”

그 뒤 검문소에 들어온 차량은 곧 부지의 주차장에 주차했다. 그리고 차량에서 내린 병윤과 측근들은 곧 미군정 사령부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서 미군정 사령관 집무실로 향한다. 어느 정도 발걸음을 옮기니 집무실 문에 도착을 했고, 병윤과 측근들을 안내한 직원들 중 한 사람이 문을 두들긴다.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리자 방 안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밖에 누군가?”

병윤은 그 목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 예전 중국에서 보았던 웨드마이어 장군의 목소리였다. 그 때, 문을 두들긴 직원이 외친다.

“약속했던 동협 그룹의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말을 하고 잠시 뒤 방 안에서 다시 웨드마이어 장군의 목소리가 들린다.

“들어오게나.”

그 말과 동시에 직원은 문고리를 잡고 돌리고는 이내 병윤을 방 안으로 들이고는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좋은 시간이 되십시오.”

병윤은 편한 미소를 띠며 직원에게 작은 인사를 하고는 곧 방 안으로 들어갔고, 곽 상무, 손채현 비서 등 주요 측근들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는 방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집무실에는 책상과 의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 중 평범한 미군 장성 복을 입은 장년 백인 남성인 웨드마이어 미군정 사령관이 병윤을 반갑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중국에서 만나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상당히 오랜만에 뵙는군.”

병윤은 그 말에 가볍게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목례를 한다. 그리고 웨드마이어 장군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무슨 일로 저희들을 이 곳으로 초대되었는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에 피식 웃고는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자네라면 미리 낌새를 파악할 줄 알았는데. 그냥 숨기는 것인가? 일단 자세한 것은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하자고.”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대답한다.

“예. 그러도록 하지요.”

곧 병윤과 웨드마이어 장군은 방 안에 있는 쇼파에 마주 보게끔 앉았다. 병윤의 옆 자리에는 손채현 비서와 곽 상무가 앉아 있었고, 웨드마이어 장군은 자신의 부관과 민정장관 아서 러치가 옆에 앉아 있었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병윤을 응시하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래. 그 유명한 동협 그룹의 회장이 나의 부탁을 받아서 이렇게 찾아와준 것에 대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 자네도 이 부탁이 뭣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대답한다.

“아무래도 한반도 전국에서 악화되는 식량 사정 때문에 그렇지 않습니까?”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맞는 말이야. 이 정도야 TV를 보는 행인들이라면 금방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식량난에 대해서 파악한 것이 아니야. 그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병윤은 그 말에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웨드마이어 장군을 쳐다본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병윤의 눈빛에 크흠 헛기침을 하고는 말하기 시작한다.

“자네의 동협 그룹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문경에 대해서 잘 알고 있네. 요즘 미소공위 때문에 바쁜 처지야. 다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식량난에 대해서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필시 우리 군정 영역에 있는 한국인들이 우리 군정을 피난할 것이라고 예상하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묻는다.

“그래서 저희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그래. 문경에 지어진 식량창고가 있다고 들었네. 사실인가?”

병윤은 역시 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이미 예상이라도 한 얼굴을 띄더니 이내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대답한다.

“있기는 합니다만 요즘 식량난이 가파르게 일어나서 중국군정, 영국군정에서도 최대한 식량을 원하는 분위기입니다. 문경의 식량창고가 거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을 먹여 살리지는 못합니다.”

그 말에 웨드마이어 장군은 쯧 하고 어렵다는 얼굴을 짓는다. 그 때, 웨드마이어 장군 왼쪽에 앉아있는 아서 러치 소장이 병윤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물론 우리 역시 그 것에 대해서 알고 있네. 사실 우리 역시 최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편이야. 일단 농민들에게 수매를 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손해가 일어나는 쌀들에 대해서 죽어도 안 판다는 의지야. 그래서 최대한 본국으로부터 밀을 수입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인들의 주식이 쌀이라는 것이지.”

병윤은 그 말에 동의한다는 표정을 짓고는 아서 러치 소장에게 대답한다.

“예. 그게 맞는 말입니다. 현재 동협 그룹에서도 트라이트 해운 상사를 통해서 최대한 미국의 밀들을 수입하고 있는 판국입니다.”

아서 러치 소장은 그 말에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병윤에게 말한다.

“자네 역시 식량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을 한 것 같군.”

“그 정도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장사 접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서 러치 소장은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 때, 웨드마이어 장군이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럼 그 트라이트 해운 상사에게 수입하는 밀의 규모는 얼마정도 되는가?”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대답한다.

“아마 달에 30만 톤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 쪽의 말은 요즘 본국에서 밀이 쌓여서 처치 곤란한 것을 처리해주니 고맙다는 입장입니다. 요즘 그 밀들은 문경의 식량창고에 저장하고 있습니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잘 되었다는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보고는 말한다.

“아무래도 그 수입하는 밀은 도대체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지 않나?”

그 말에 병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웨드마이어 장군의 생각을 알았다.

“한 마디로 그 밀을 가지고 거래를 하자는 말씀이군요?”

웨드마이어 장군은 병윤이 알아들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짓는다.

“사실 우리가 필요한 밀의 숫자는 10만 톤 가까이 일세. 아무래도 그 정도 양은 되어야 후에 일어날 식량난에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군.”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말한다.

“그럼 이 쪽이 한 번 제안하겠습니다.”

병윤의 말에 경청하는 웨드마이어 장군은 한 번 말해보라는 듯 표정을 짓는다.

“그래. 한 번 말해보게나.”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마디 말한다.

“미군에게 납품할 물품들이 있습니다. 그 요청을 들어줄 수 있습니까?”

“납품? 잠시만 자네의 동협 그룹이 우리 쪽으로 납품 일부분을 하지 않는가? 또 무엇을 납품하고 싶은가?”

웨드마이어 장군은 오히려 잘 되었다는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보며 말한다. 사실 미군정 측 자동차 및 운송수단에 대해서 동협 그룹에 맡겨 개조하는 형편이었다. 기름만 잡아먹는 그런 하마 같은 엔진을 떼어버리고, 동협 그룹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흑마 엔진을 장착하고, 조선유를 납품받고 있었다. 그 결과 상당한 액수의 유지비를 절감하고 있었다.

한반도의 미군정 측에서 그런 행동을 하니 미국 의회에서 발칵 뒤집어 버리는 일이 있었지만 웨드마이어 장군은 흑마 엔진과 조선유 수입은 오로지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정의 영역이라고 재빨리 말해서 미국 본토의 염려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다만 문제라면 일본의 GHQ에서 흑마 엔진과 조선유의 수입을 원했지만 이 일에 대해서도 웨드마이어 장군이 거절을 했다. 하여튼 결과적으로 미군정에 속한 미군 병사들 역시 동협 그룹의 제품이라면 인정하고 봤다. 상당히 낙후한 지역이기는 하지만 동협 그룹이 있었기에 오히려 다른 부분에 있어서 미 본토보다 편안한 생활이 있었다. 더욱이 미군정 측에서도 동협 그룹의 납품을 기대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납품을 원한다는 병윤의 말에 웨드마이어 장군이 순간 집중하는 것이다. 아마 병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올 말들에 대해서 말이다. 병윤은 웨드마이어 장군을 바라보고는 흠흠 거리더니 한 마디 말한다.

“제가 미군정에게 납품하고 싶은 것은 바로 전기아궁이입니다.”

전기아궁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문경에 새롭게 짓고 있는 고층 주택 가구 부엌에서 설치한 렌지였다. 가스로 불을 켜서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열성 판에 전기를 이용하여 열을 내는 전기렌지였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전기아궁이라는 말에 의아함이 가득한 시선으로 병윤을 쳐다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 전기아궁이는 한 마디로 전기가 필요한 물건일 텐데? 미군 병사들이 기거하고 있는 건물이라면 몰라도 야전에서 사용이 불가능할 것인데. 그건 어떻게 처리하겠나?”

병윤은 웨드마이어 장군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채현 비서를 바라보며 눈짓하자 손채현 비서는 병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방 밖으로 나간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갑작스러운 손채현 비서의 행동에 병윤을 바라보며 조금 호기심이 생겨난다.

손채현 비서가 올 때까지 병윤과 웨드마이어 장군은 밀을 어떻게 수송할 것인지 또 험한 강원도의 교통 회복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거기에 믿을만한 상인들의 추천을 받아서 밀의 처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밀의 처리를 두고 논의를 하고 있을 때, 손채현 비서는 한 가지 물건을 가지고 다시 방 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자기 자리에 앉고는 곧 쇼파 사이에 있는 테이블 위로 자신이 가지고 온 물건을 놓는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마치 오르골의 크기의 물건을 보고 조금 신기하다는 모습을 바라보더니 이내 병윤에게 말한다.

“이게 그 전기아궁이인가?”

병윤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야외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전기아궁이입니다. 전기를 충전하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을 듣고 야외용 전기아궁이에 대해서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는 이윽고 테이블 위에 다시 그 것을 내려놓은 뒤 전기아궁이의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판 위에 빨간 열선들이 생겨났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열선들의 모습에 신기해하다가 병윤에게 묻는다.

“이 빨간 선들이 그 열을 발산하는 건가?”

“예. 지금 그 판을 만지면 안 됩니다. 지금 만지면 화상 입을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냄비를 올리면 냄비의 물이 끓습니다. 즉 조리가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에 잘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래. 이 전기아궁이는 한 번 키면 얼마정도 사용할 수 있는가?”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손채현 비서에게 눈짓을 한다. 그러자 손채현 비서는 곧 자신의 가방에서 하나의 5쪽 가량 되는 전기아궁이의 설명서를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건넨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설명서들의 내용을 잃으니 상당히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그는 곧 고개를 끄덕인다.

“전지 하나가 완전히 충전하면 그 전지로 최대 세기로 12시간가량 사용이 가능하다라. 그리고 전지는 교체 가능하며 전지만으로 충전할 수 있다. 실용적이군.”

웨드마이어 장군은 설명서에게 시선을 떼고 병윤을 바라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서 러치 소장이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설명서를 건네받고, 자신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말한다.

“이 물품을 군납 받을 수 있다면 병사들은 굳이 불을 피울 도구가 필요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전투 작전 중 조리할 때 생기는 연기로 인해 곤란한 일이 없는 것이 상당한 장점입니다.”

웨드마이어 장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맞는 말이야. 취사병이 이걸 들고 다니면 보급에 대해서 편리해질 것으로 보이는군. 따로 요리할 연료는 챙기지 않아도 되겠어.”

웨드마이어 장군은 이렇게 도입하는 효과가 눈에 보이자 전기아궁이에 대해서 욕심이 생긴다. 이제 가격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면 이 것을 납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한 개당 얼마정도 생각하는 것인가?”

병윤은 그 말에 생각하다가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말한다.

“하나당 10달러입니다.”

“10달러? 끄응. 조금 비싸군.”

병윤은 그 말에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한 가지 말한다.

“이 정도의 기술력이 들어갔기에 조금 비싼 것이 흠입니다. 그래도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가치는 충분하지 않습니까?”

“으음. 잠시 이야기를 하겠네.”

그러더니 웨드마이어 장군은 곧 옆에 있는 아서 러치 소장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눈다. 병윤이 그 둘의 얼굴을 바라보니 아서 러치 소장의 경우는 빨리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고, 웨드마이어 장군은 조금 깎아보자는 심정이었다. 곧 이어 웨드마이어 장군은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이야기한다.

“8달러로 하세나. 다만 판매범위는 미 본토 및 일본의 GHQ에 소개시켜줄 수 있다네. 어떤가?”

병윤은 그 제안에 잠시 생각하더니 옆의 곽 상무와 이야기를 하였고, 곧 병윤은 웨드마이어 장군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 작품 후기 ============================

한국사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면 1월 2월 달에 식량난을 가지고, 이승만을 비롯하여 각 정치지도자들이 연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어이없는 것은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지역에 갈 식량들을 가지고, 아예 일본에 팔아넘긴 작자들이 있다는 황당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병윤의 동협 그룹이 문경에 식량 창고를 만든 것이 주효했네요. 다만 그 것으로 인해서 경성의 정치가들과 각 군정들이 동협 그룹만을 바라볼 수 있다는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댓글들을 많이 적어주시는 것이 연재하게 만듭니다. 연재의 원동력은 댓글입니다. 이 관심종자에게 많은 관심이야말로 연재할 수 있게 만드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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