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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2월 11일, 경성 중앙청 단상 위에서 중국군복을 입은 한 사람이 긴장한 얼굴을 짓는다. 단상 뒤에 나열된 의자에서는 각 우익 정치인들 및 중도 정치인들이 앉아 있었다.
그 중 이승만과 김구는 서로 수군거리는데 이승만이 김구에게 묻는다.
“동생. 지금 이게 무슨 일인가 아는가?”
김구는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이승만에게 대답한다.
“아무래도 이번 모리배 사태 때문에 중국군정에서 열 받은 것 같습니다. 그 일 때문에 중국군정에서 자신들만의 군법에 의거하여 처벌하겠다고 나섰지만 제가 간신히 뜯어말렸습니다.”
“으음. 하기야 자기 나라에서 수입한 쌀들을 모조리 모리배의 배대기에 넣어났으니 열이 안 받겠는가? 그런데 다른 군정과 합의를 한 사항이야?”
김구는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승만에게 대답한다.
“그건 아닐 것입니다. 미군정과 영국군정과는 말하지 않고, 중국군정 영역에 있는 모리배들을 청소한다는 입장입니다.”
“끄응. 그런 녀석들을 우리가 처벌해야하는데. 남의 손을 빌려서 처리를 하는 것이 조금 그렇군.”
김구는 그 말에 공감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저나 삼척지역의 아사 상태는 어떻게 된 거야? 잘 해결 된 건가?”
김구는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한다.
“우선적으로 문경에 주둔한 광복군 부대를 이용하여 구제했습니다. 그 친구 능력 있는 것은 아는데. 이렇게 빨리 처리할지 몰랐습니다. 하기야 제 동생이 그 동협 그룹의 회장이니. 동협 그룹에서 개발된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식량들을 수송한 뒤 구제를 했다고 보고를 올렸습니다.”
이승만은 그 말에 잘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휴우. 그나마 우리에게 체면을 살렸군. 좌파 쪽에서 그런 모리배들이 우리와 연관되어 있다고 선전을 하는데 말이야.”
김구는 그 말에 얼굴을 구긴다. 식량난 사태를 가지고 좌파 쪽에서는 빠른 토지개혁을 하지 않아서 문제라고 선동을 했다. 일단 TV쪽을 자신들이 접수해서 그런 선동을 퍼뜨리지 않게 만들었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량들을 가지고 다 했다. 김구는 이승만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형님은 그 모리배들과 연관이 있는 것은 없지요?”
이승만은 그 말에 얼굴을 찡그리고 김구에게 대답한다.
“내가 그 딴 자식들과 엮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자식들과 손을 잡으면 내 정치경력에 독이 되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내가 그런 작자와 손을 잡을까?”
김구는 그 말에 이해가 가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이승만에게 말한다.
“잘 되었군요. 만약 형님 중에 그런 작자와 연관이 되어 있으면 솔직히 곤란한 지경인데 말입니다. 요즘 모리배 처리를 두고, 한독당 내부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 아십니까?”
이승만은 그 말에 끄응 앓는 소리를 하더니 김구에게 말한다.
“그 김성수 일파들과 말인가?”
“예. 일단 모리배 처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를 했지만 토지개혁 관련해서는 왈가불가 말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들을 만족시키고자 국채 발행을 생각하고 있지만. 살 수 있는 작자들이 있을까 모릅니다.”
이승만은 그 말에 김구를 바라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자네 문경에 딴 주머니 있는 것 알면서 그러는가?”
김구는 이승만의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이승만에게 말한다.
“동협 그룹에게 국채를 강매하기는 그렇습니다. 솔직히 동협 그룹이 우리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지 아십니까? 일단 식량창고를 우리들 요구에 따라서 개방해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국채 강매까지 나선다면 동협 그룹이 우리와의 관계를 끊고, 정치 세력으로 나설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승만은 그 말에 그럴 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동협 그룹을 비롯한 길씨 일가는 알게 모르게 영향력이 지대했다. 그들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박헌영을 비롯한 극좌 측에서도 그들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지경이니 알만 하겠는가? 지금 길씨 일가는 이승만 및 김구 세력은 물론 우익 층에게 상당한 스폰서가 되어주고 있었다.
만약 그 스폰서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아무래도 한독당의 형편은 어려워 질 것이다. 자금 되지, 영향력 되지, 또 무력도 가지고 있고, 어마어마하게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 대륙에서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가 정치일선에 나서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김구는 아마 그 길씨 일가가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생각에 빠지자 침을 꿀꺽 삼킨다.
그들은 힘이 있었다. 다만 나서지 않았을 뿐이다. 만약 그들의 심기를 한도 이상으로 건드린다면 아무래도 정치 일선으로 나설지 모르겠다. 지금이야 애국심으로 그나마 행동하고 잘하고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승만은 생각을 달리했다. 자신은 길씨 일가와 끈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문경 재생치료병원에 있는 병재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해방 전에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생각하자 자신은 그 것을 신의 한수로 여겼다. 병재군의 어머니를 자신의 세력을 이용하여 구출하였으니 말이다.
‘적어도 정치 세력에 있어서 그를 포섭하는 것으로 끝이야. 그의 천부적인 능력은 적어도 민중들에게 있어서 약이 될 것이고, 그 약은 곧 나에게 향할 거다.’
이승만은 그렇게 생각을 끝내자 아까 김구에게 권한 국채 매입에 대해선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일단 이야기를 끝낸 김구와 이승만은 모리배 척결에 대해서는 이의 없다고 결론을 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단상 위의 중국군복을 입은 남성, 중국군정의 사령관인 신유철이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중국어가 아닌 조선어였다. 그 것도 상당히 익숙한 조선어였다.
김구야 신유철의 조선어 능력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쳐다보지만 이승만은 의외의 시선으로 신유철을 쳐다본다. 이승만 뿐만 아니라 단상 뒤의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역시 놀라기 마찬가지이다.
“우선적으로 한반도의 식량난을 야기 시킨 것에 대해서 중국군정은 잘못을 표시합니다. 삼척의 식량난을 불러일으킨 모리배들에 대해서 척결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선의 지도자들이 정한 합의 하에서 움직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런 사태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하기 위해서 여섯 개의 명령을 하달할 상태입니다.
첫 째, 본국의 해상세력에게 요청하여 황해 및 남해의 밀항선들을 단속할 것입니다. 한반도의 미군정 및 영국군정, 중국군정 및 한독당에게 정식 허가를 받지 않는 모든 배에 대해서 단속권을 가질 생각입니다.
둘 째, 이번 사태를 야기한 모리배들을 체포하여 척결할 것입니다.
셋 째, 쌀들을 매입해놓고, 풀지 않으며 매점매석을 노리는 모리배들을 엄밀히 조사하여 쌀들의 몰수 및 엄정한 처분을 행할 생각입니다.
넷 째, 미군정, 영국군정, 한독당과 어느 정도 협의 하에 교통 및 운송에 대해서 정비할 생각입니다.
다섯 째, 정상적인 식량 생산이 이루어질 때 혹은 유통이 정상화가 되었을 시점까지 공출제를 유지하겠습니다. 다만 공출가격은 농민들과 협의 하에 정하겠습니다.
여섯 째, 한시라도 빨리 각 국을 통해 식량들을 수입할 예정입니다. 믿을 수 있는 유통상에게 맡겨서 한시라도 빨리 식량난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선정한 유통상에 대해서 장부 공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상으로 중국군정의 신유철이 발표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그 말과 동시에 단상 밑에 있는 기자들이 박수를 쳤고, 곧이어 기자들의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손을 들자 신유철이 그 사람을 지목한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일어서서 신유철에게 말한다.
“단속권에 대해서 위임할 생각은 있습니까?”
“위임할 권리는 한독당과 광복군, 그리고 경찰청과 협의하여 결정하겠습니다. 그 의외의 단체들이 단속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하겠습니다.”
“만약 그 단체가 모리배들과 결탁 하에 움직이면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두 번째 규정에 의거하여 처벌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단속할 권리를 가진 단체들이 모리배와 결탁했다는 징후를 발견하면 엄밀히 조사해서 처벌할 생각입니다.”
그 기자는 그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앉는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고, 신유철은 그 기자를 가리킨다. 그러자 아까처럼 일어서더니 신유철에게 묻는다.
“경성신문의 정경찬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사항에 대해서 어떤 구체적인 사항들이 있습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각 정치세력들과 합의하에 이뤄질 것입니다. 다만 모리배라는 것이 확인되면 즉시 체포하여 구금할 것이고, 가진 재산을 몰수할 생각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까 유통상의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선정할 생각이십니까?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유통상을 염두하고 있습니까?”
“유통상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토의하고 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동협 그룹이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말에 기자들이 순간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지 않았다. 일단 문경의 식량창고를 설립하여 차곡차곡 저장하는 것도 있지만 가장 감명 받은 것은 식량난이 일어나자 재빨리 기부하거나 판매한 행동이 있었다. 그 때문에 기자들은 솔직히 유통상의 선정에 대해서 동협 그룹이 맡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경성신문의 정경찬 기자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동협 그룹을 미리 선정해 두고 있다는 발언은 한 마디로 혜택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항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유철은 그 질문을 받자마자 생각을 하더니 이내 대답한다.
“물론 정경찬 기자의 의견도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경찬 기자도 생각했듯이 솔직히 믿을만한 유통상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말은 잘못하면 정상적인 유통상에 대해서 모욕이 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제 생각을 말하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마디 말한다.
“물론 동협 그룹만 염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외의 정상적인 유통상들이 있는지 면밀히 확인한 후 선정할 생각입니다. 그나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협 그룹이니 우선적으로 그들에게 그 일들을 맡길 생각입니다. 그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가장 눈에 띄었으니 말입니다.”
정경찬 기자는 그 말에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식량난 구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업은 동협 그룹뿐이다. 문경의 거대한 식량창고를 만든 뒤에 차곡차곡 쌓아 그 것들을 지금 기부 혹은 원가에 가까운 비용에 풀고 있었다. 매점매석을 노리는 다른 모리배들과 달리 말이다. 자신 역시 신유철의 입장이었으면 이 일을 동협 그룹에게 맡기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곧 이어 다른 기자들이 손을 들고 신유철에게 질문을 던졌다. 농민들에게 공출할 미곡들의 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정할 생각 것인가. 또 매점매석을 행했다는 기준 점은 어떻게 되는가?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고, 신유철은 그 질문을 일일이 대답했다.
다만 확정적인 것은 모리배라는 것이 밝혀지면 우선적으로 체포하여 구금할 것이고, 그 재산의 몰수는 확실히 된다는 것. 또 황해 및 남해의 밀항선들에 대해 단속할 것으로 즉시 시행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신유철의 발표는 한반도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된 TV에 송출이 되었고, 그 뒤를 이어 김구와 이승만을 비롯한 한독당의 주요 인물들의 발표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전라도 지주들의 대표 격인 김성수는 신유철 사령관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행할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다.
이 화면들을 동협 그룹 회장실에 설치된 TV에서 병윤과 곽 상무를 비롯한 각 사장들이 보고 있었다. 곽 상무는 으음 하더니 병윤을 쳐다보았고, 병윤은 입가에 검지를 대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병윤은 곽 상무를 바라보더니 말한다.
“우선 동협 유통회사는 어떻게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까?”
곽 상무는 그 말에 끄응 앓는 소리를 하더니 병윤에게 대답한다.
“그 회사는 지금 매우 바쁩니다. 요즘 따라 식량난에 대비하여 식량창고의 관리를 하다 보니까 말입니다. 매번 미국에서 수입하는 밀들과 설탕들을 이용하여 제과점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더더욱 걱정인 것은 아무래도 쌀이 갈수록 부족해진다는 것입니다. 또 북남미는 물론 호주, 유럽에서 나오는 육류들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육류 쪽은 걱정 안 해도 되겠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을 짓더니 곽 상무에게 말한다.
“일단 수입하는 대로 매입한 금액의 1할 더 한 가격으로 파세요. 손해를 보더라도 적게 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지주들에게 쌀 매입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주들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일단 우리 쪽에서 부르는 가격에 넘기고 있습니다. 다만 지주들이 돈으로 얻는 것보다 우리 쪽에서 다른 것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것이라면 무엇입니까?”
곽 상무는 잠시 생각하다가 병윤에게 한 가지 대답한다.
“거점 지역에 식량창고들을 세워달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전라도의 광주나 전주에 문경에 세워진 창고들만큼 건설해달라고 청원하고 있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곽 상무에게 말한다.
“쯧. 아까 그 TV를 보았다면 그런 요청은 그만둘 것 같네요. 식량창고라는 것이 아무래도 매점매석할 여지가 많으니 말입니다.”
곽 상무는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원래는 그런 측면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식량이라는 것이 적절하지 않는 보관 방법 없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썩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농민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착취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관료 말씀이군요.”
곽 상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예. 아무래도 그 식량창고가 만들어지면 지주들이 자신에게 소작하는 농민들에게 보관료를 위시로 해서 7.3제로 고정된 것에서 30%에서 35%로 조정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쯧 하는 소리와 함께 한숨을 쉰다. 그러나 지주들에게 있어서 이번 식량창고가 자신들이 사는 살 길과 동시에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병윤은 곽 상무를 보고 한 마디 말한다.
“우선적으로 소작농의 부담이 우리 쪽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으로 욕먹기 싫으니 일단 식량창고의 경우는 한독당 및 중국군정과의 합의하에 진행한다고 말씀을 해주세요.”
곽 상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 가지 더 말한다.
“그리고 미군정 측에서 강원도에 주요 지역마다 식량창고들의 건설을 의뢰해왔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병윤은 그 물음에 시선을 건설회사 사장인 민상현에게 향한다. 민상현은 자신의 직속상관의 시선이 자신에게 쏟아진 것을 알자 긴장한 얼굴로 병윤을 바라본다. 병윤은 직설적으로 민상현에게 말한다.
“민 사장님은 미군정의 의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 사장은 그 물음에 어렵다는 얼굴을 짓다가 병윤에게 대답한다.
“일단 공장 건설 및 주택 건설에 인력들 대다수를 쏟고 있습니다. 주택 건설이 완공되는 3월 중순에 아마 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대해 고개를 끄덕인다. 민 사장이 그렇게 말했으니 가능할 것이다. 병윤은 민 사장의 말을 듣고는 곽 상무에게 시선을 돌려 말한다.
“지금은 안 되고, 3월 말쯤에 의뢰 수락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세요.”
곽 상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각 사장들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끝내고 회장실에 홀로 남은 병윤은 의자에 등을 기댄다.
“......”
일단 최대한 조치를 취하기는 하였는데. 식량사정은 악화되고 있는 처지이다. 경성에 있는 의형이 이렇게 발표한 것을 보니 의형 역시 곤란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할 일을 해야지. 할 일을.”
병윤은 책상 앞에 있는 서류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결제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책상 위에 있는 전화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병윤은 얼굴을 찡그리고는 얼른 전화기의 송수화기를 잡아서 말한다.
“예. 여기는 동협 그룹의 회장인 길병윤입니다.”
-아. 병윤인가?-
이 목소리는 아무래도 아까 TV에서 나왔던 신유철의 목소리였다. 병윤은 반갑다는 듯 얼굴을 지으면서 말하기 시작한다.
“형님이시군요. 아까 TV를 잘 보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전화 드렸습니까?”
-내가 발표한 내용을 보자면 그 유통상에 관련해서 일단 너로 지정해 두기로 이야기를 끝마쳤다. 네 생각은 어떠냐?-
“으음. 일단 TV를 보고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남미의 아르헨티나, 그리고 호주를 비롯한 각 나라에서 식량 수입들을 체결한 상황입니다.”
-그래? 그거 잘 되었군. 내일 경성으로 올라와라. 할 이야기가 많다.-
“하아.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내일 가겠습니다.”
-그래. 미안하다. 이렇게 너를 부르다니 말이야.-
============================ 작품 후기 ============================
한국사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이 때 당시에도 단속하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한 상태입니다. 대표적으로 밀항을 지시한 단체의 검거가 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휴우. 이러다가 350화가 아니라 450화에 6.25가 터질 것 같네요. ㅠㅠ 분량조절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