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69화 (269/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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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2월 12일, 중앙청 중국군정 사령관실 안에는 중국군복을 입은 신유철 사령관과 동협 그룹의 회장인 병윤이 앉아 있었다. 신유철은 병윤이 따로 좋아하는 코코아를 직접 타놓고는 병윤에게 건네고는 말한다.

“요즘 따라 네가 고생하는 것이 많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신유철을 바라보며 말한다.

“중국에 있을 동안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보통의 경우군요.”

하기야 중국에서도 식량난 관련해서 장개석 총통이 뭐라 말을 많이 하였다. 그리고 비료 생산을 독촉한 적도 있었기에 병윤은 그 때가 기억나는 듯 했다. 신유철은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래. 어제 내가 발표한 담화는 들어봤어?”

“예. 모리배에 대해서는 갈기갈기 찢어죽일 만큼의 분노를 느꼈습니다.”

“쯧. 이게 다 정비가 제대로 안 된 모양이다. 지금 중국이나 여기나 그리고 일본이나 마찬가지로 좌우대립이 극심한 경우이다. 우리 중국은 협상을 한다고 하지만 곧 내전이 터질 것 같고, 일본은 동서 분단이 될 것 같다. 그나마 여유로운 것은 조선이군.”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며 코코아 한 잔 마시고 신유철에게 말한다.

“샘나십니까?”

신유철은 그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씁쓸한 얼굴을 지을 뿐이다.

“중국에서 내전이 일어나면 중국군정도 철수할 수밖에 없다. 일단 한독당 계열과 많이 협조를 하고 있지만 부족한 측면이 많지. 요즘은 식량난 가지고 뭐라 말이 많으니까 말이다.”

“하기야 제 어릴 때만 하더라도 못 먹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일단 수입한 식량들의 매입가에서 1할 더 한 가격에 무제한 풀고 있습니다. 아마 매점매석하려는 상인들의 위가 쓰리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래. 다만 삼척 지역의 사태에 대해선 조금 말들이 많았지. 한독당에서나 그 외 우익단체, 그리고 좌파단체에서도 말이다. 그나저나 쌀들의 수입은 계속 진행할 것이냐?”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예. 그냥 원조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하는 형태니까 중국 측에서도 그다지 손해는 없을 것입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동감한다는 표정을 짓고 말한다.

“그래. 네가 세운 동협 그룹에서 나온 물건은 못 사서 안달이 난 물건이었지. 며칠 전에는 미군정 사령부에 참석해서 전기아궁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을 판매했다고 들었다.”

“예. 하나에 8달러씩이나 되는 물건입니다. 대략 1달러 당 15원이니 하나에 120원 하는 물건입니다.”

“그래. 그렇구나. 그 물건을 중국군이나 광복군에 납품할 계획은 없나?”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신유철에게 말한다.

“일단 광복군의 경우는 논의를 어느 정도 해보고 결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중국군의 경우는 입장이 다릅니다. 중국에서 이 물품을 수입해도 상관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좋아. 그걸 수출하면 총통 각하께 체면이 서겠군. 또 지난번 만든 돌격소총에 대해서도 한 번 한독당과 논의를 해본 적이 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유철의 말을 경청한다. 요즘 인천에 있는 조병창에서는 감연의 지휘 하에 새로 개발된 돌격소총의 생산을 독려하고 있었다. 요즘은 중국의 장개석도 이 돌격소총에 대한 정보를 알아채고는 신유철에게 수출에 대해 압력을 넣는 실정이었다.

한독당이야 수출에 대해 좋다고 난리였다. 왜냐하면 그 것으로 외화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골수 민족주의자에게는 무기를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것 자체가 매국노이지 않는가? 라고 비난을 많이 하지만 일단 외화를 벌 구석이 마땅치가 않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소총도 소총이지만 전기아궁이의 경우는 내 머리에 대해서 진짜 감탄을 해야겠구나. 그런 물건이 있다면 보급 관련해서는 획기적인 일이 될 테니 말이다.”

병윤은 그 말을 미군정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군인들 눈은 다 똑같은 것 같았다. 일단 전기아궁이에 대해서 수출을 하도록 그렇게 계약을 맺었고, 이제 병윤과 신유철은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신유철은 수심에 가득한 얼굴을 하며 병윤에게 말한다.

“요즘 모리배들 때문에 할 말들이 많다. 지금 조선인들의 협조를 얻어서 모리배들의 체포에 적극적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않는 것은 너 역시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병윤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상인들이란 원래 이익을 쫓는 사람들입니다. 모리배니 뭐니 소리를 듣지만 아마 일본에 밀수하는 이득이 천문학적이라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즉 쌀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지 않거나 쌀 생산에 대해서 증산하고 있지 않으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래. 잘 알고 있구나. 지금 네가 추천해준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행동을 하고 있고, 어느 정도 한독당과 협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것은 아무래도 토지개혁이 되겠지.”

신유철의 입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핵심사항을 꺼냈다. 토지개혁, 일제강점기 때 왜곡된 지주들을 혁파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지금 중국에서도 토지 관련해서 무수한 논란이 쏟아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장개석 역시 토지개혁을 점차적으로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병윤은 침을 꿀꺽 삼켰다.

토지개혁은 만만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 한반도의 권세나 혹은 일정한 재산을 가진 사람들은 대다수 지주였다. 그런 지주들을 함부로 건드리다가는 난리가 날 것이 분명했다. 지금 한독당 내부에서도 국채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지주들의 토지를 매입하려는 자금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소문이 났다.

거기에 소작농들의 불만 역시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형국이었다. 다만 지속적인 소작료의 개선으로 인해서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이지만 무언가 계기가 주어지기만 한다면 폭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았다. 신유철은 병윤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일단 몰수한 일인들의 토지들부터 분배할 생각이다. 그 것들 역시 한독당은 물론이고, 미군정, 영국군정과 합의를 한 상황이다.”

병윤은 그 말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세 군정이 동시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겠군요.”

“그렇지. 일단 여러 단체와의 합의를 통해 신한공사를 설립하여 몰수된 일인들의 토지를 그 지역에 메인 소작농들에게 불하할 생각이다. 그리고 자작농을 육성할 계획이지. 그 때문에 네 역할이 중요하다.”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제가 중국에서 진행한 일들 때문에 그렇습니까?”

“그래. 비료들의 대량 생산 그리고 농수로 정비 등 많은 일들을 하지 않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비료들의 대량 생산일 것이지.”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신유철을 바라보고 대답한다.

“일단 충주에 건설하고 있는 비료공장의 경우는 대략 4월 달에 완공이 될 것 같습니다. 한반도 규모로 따지자면 상당한 생산량이 될 것 같네요.”

“그러냐. 하기야 지금까지는 계속 중국에 비료들을 수입했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유철을 바라보며 말한다.

“예. 아무래도 그 쪽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날이 갈수록 수입량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

그 말에 신유철은 한심스럽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한다.

“쯧. 네 뒤를 이어 등극한 중경공단의 회장이 지금 시원하게 그 곳을 말아먹고 있다. 아니 말아먹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니지. 지금 네 능력으로 겨우 존속하는 중경공단이 지금 쪼개지고 있다.”

병윤은 그 말에 이미 예상이라도 한 표정을 짓더니 한숨을 쉰다.

“예상은 했는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군요.”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래. 요즘 총통 각하께서도 지금 그 일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단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두 번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겠지.”

“......”

병윤은 그 한 마디에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중국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할애하였기에 병윤은 중국에서의 추억이 많았지만 저편의 기억 속으로 넣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런 이야기를 꺼내봤자 무엇을 하겠나? 일단 중요한 것은 여기 일이겠지. 요즘 따라 문경의 식량창고 관련해서 이야기들이 많다고 들었다.”

“예. 아무래도 한반도에 제 기능을 하는 거대창고이니 지금의 식량난에서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래. 요즘 한독당이나 내 생각도 솔직히 문경의 식량창고의 규모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식량창고들을 건설했으면 좋겠다는 방침이다.”

“으음. 그 일들에 관련해서 동협 그룹의 주요 임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일단 거점도시를 중점적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 쪽에서도 그렇게 의견이 나오는가?”

“다만 홀로 동협 그룹이 이 일을 맡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더군다나 공사비도 있고 하니 의뢰 형식으로 지을 예정입니다.”

“그래. 우리 군정과 한독당에서 어느 정도 자금이 있으면 중점적으로 식량 창고들을 건설할 생각이다. 일단 전기는 태양광으로 쓰면 충분하니까 말이야.”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한 가지 생각이 났는지 신유철을 바라보고 그 생각에 대해 말한다.

“그러고 보니 전라도 지주층에서 우리들로부터 요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말에 신유철은 알겠다는 표정을 하더니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너도 그 요구가 흘러 들어온 것 같구나. 그래. 사실 내가 너에게 식량 창고 관련해서 권유하는 것은 그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목상으로는 차후 일어날 식량난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들의 수입을 위한 것이니 참.”

“예. 보관료를 이용하여 장사할 생각을 하다니 지주들도 먹고 살기위해서 미친 듯이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지는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소작농들의 부담을 높일 필요는 없겠지. 다만 보관료에 관해서는 한독당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 한독당 내부에서도 지주층들이 있어서 그들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눠봐야지.”

“으음. 알겠습니다. 일단 식량난에 대해서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고, 또 다른 말은 없습니까?”

“한 가지가 더 있다. 요즘 경성에 노면전차들을 수입하는 것은 너도 잘 알고 있겠지? 거기다 네가 헬리콥터라는 물건을 개발할 줄은 몰랐다. 지난 번 삼척에서의 일을 그 헬리콥터를 이용했다고 들었다.”

병윤은 그 말에 끄응 앓는 소리를 하더니 신유철에게 말한다.

“형님. 봐주십시오. 그거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지금 그 것을 주라는 내용은 아니다. 다만 교통 관련해서 조금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지. 삼척에서의 일도 사실상 그 교통 관련 문제가 없었다면 일어날 가능성은 없었어.”

신유철의 말도 맞기는 했다. 어느 정도 교통 기반이 되어야 그런 식량난 사태에 신속하게 배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 중국군정에서도 교통 및 철도 관련해서 정비를 하고 있었다. 다만 아무래도 부족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현재 수송차량들을 중국 혹은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송차량들을 이용하여 최대한 물류사정에 대해 원활하게 하지만 기본적인 도로가 없으니 조금 그러했다.

“일단 최대한 교통 관련해서 정비를 하고 있지만. 조금 그렇군.”

“......”

“동협 그룹에서 동협 교통회사가 있다고 들었다.”

“예. 일단 문경과 평양에서 노면전차를 도입하고 운영하려고 만든 회사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십니까?”

“요즘은 철도 관련 직원들을 그 곳에서 파견을 보낸다고 들었다.”

“후에 완성될 노면전차를 운영하기 위해 경험 쌓고자 파견 보낸 것뿐입니다.”

그 말에 신유철은 진지한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보더니 이내 한 마디 말한다.

“병윤아. 너 한 번 철도에 진출할 생각은 없냐?”

병윤은 그 말에 끄응 하고 침음성을 흘리더니 이내 신유철에게 답한다.

“요즘 사업 분야가 너무 문어발이라서 조금 그렇습니다. 다만 신식 기차 도입이나 철도 부설에 대해서 제가 어느정도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그 것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끄응. 끝까지 뻐팅기는군.”

“중국에서 벌인 사업들도 사실 장개석 총통 각하가 묵인해서 벌인 일들입니다. 운이 좋아서 그렇게 운영이 되었지 원래 그렇게 경영하다가 망하는 법입니다.”

“수 천만 명을 고용시킨 중경공단의 전 회장께서 왜 이렇게 새가슴이 되었어? 쯧. 여기서는 활동영역이 좁혀지는 것 같구나.”

병윤은 그 말에 한숨을 푹 쉬고 신유철에게 하소연한다.

“사실 중경공단은 기업체들의 연합이나 다름없습니다. 각기 다른 사장들이 참석해서 어느 정도 그 사장의 일들을 돌봐주는 그런 단체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여기선 다릅니다. 사장이 될 만한 사업가들이 여기서는 현저히 적습니다. 즉 이렇게 나가다 제가 한반도의 경제를 독식하게 생깁니다.”

“으음. 네 말을 들으니...”

“아마 제가 미국에서 그렇게 운영을 하면 아마 트러스트 법으로 철저히 박살이 나고도 남을 것입니다. 원래는 지양해야 될 경영법이지요. 그리고 경공업 관련해서는 저 역시 일부로 진출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경공단에 했던 방식처럼 어느 정도 기술, 자금, 그리고 인력에 대해서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병윤을 바라본다.

“그래. 네가 그런 방식으로 중경공단을 운영했지 참.”

병윤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앞에 놓인 코코아를 다시 한 번 음미한다. 그 때, 신유철이 병윤을 보고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너 저번에 그 결혼한다는 집안이 있던데.”

그 말과 동시에 병윤은 옆으로 고개를 돌려 코코아를 뿜었다.

“콜록. 콜록. 그 이야기를 여기서 듣다니.”

신유철은 병윤이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무래도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병윤을 낚아채는 여자라니. 뭔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너도 이제 슬슬 결혼해야 않겠나? 요즘 너를 노리는 가문들이 많다.”

“아니. 형님. 형님도 이러기 입니까? 저 어머니에게 무지 잔소리 맞습니다.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라고 말입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병윤을 바라보며 비웃으면서 말한다.

“그러니까 빨리 결혼하라는 것이다. 나처럼 결혼해야지. 너도.”

“물귀신은 사절입니다. 사령관님.”

신유철은 그 말에 키득키득 웃고는 이내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래. 원래 그 것은 어떻게 된 거야?”

병윤은 그 말에 끄응 침음성을 흘리더니 이내 한 가지 사실을 말한다.

“사실 제 아버지 때문에 그래요.”

“네 아버지? 그게 왜?”

“조금 설명하기 복잡한데. 형님이니까 말씀해드릴게요. 원래 제 아버지는 첩실 소생이에요. 본가에서 쫓겨난 몸이지요.”

그 말에 대해서 신유철은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네 결혼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 본가에서 꾸민 일이겠군.”

“예. 이미 인연을 끊은 작자들이 함부로 결정하니까 아버지 역시 열 받아서 그 본가에 쳐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쪽에서 나도는 결혼이야기는 쏙 들어갔지요.”

“그래. 그렇군. 그런 일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가?”

“뭐 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 큰 형님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아우가 형님 먼저 결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신유철은 그 말에 피식 웃더니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너도 그러고 보니 어느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군.”

“보수적이라고 말하지 말고.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잘 알았다. 이 자식아. 그 핑계로 노총각으로 살려고?”

신유철의 그 정곡을 찌르는 말에 병윤은 들켰다는 표정을 짓는다.

============================ 작품 후기 ============================

식량난 관련 이야기를 하니까 배고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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