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72화 (27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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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2월 26일, 문경 재생치료센터에서 병재가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어느덧 재생치료센터도 사람들에게 있어서 꽤 이름이 알려진 상태였다. 병재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어때? 잘 움직여.”

아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는 저번에 잘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 지금 움직이는 것에 상당히 신기해했다. 아이 뒤에 있는 사람들은 눈물을 짓는다. 병재는 이 아이가 처음 입원하였을 때를 떠올린다. 병명은 소아마비. 걸리면 약도 없다는 불치병이었다. 다만 미국의 재생치료센터에서 소아마비의 치료에 대해서 어느 정도 확립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치료법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었다. 병재 역시 그 치료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치료법을 자신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소아마비에 대해서 경험이 많은 병재는 몸을 활발히 움직이는 아이 의 상태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인 뒤 아이의 가족들에게 담담하게 한 마디 말한다.

“상태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제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아이의 어머니가 훌쩍 거리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우리 아이. 잘 걸을 수 있겠죠? 건강해진 건가요?”

“예. 제 명예를 걸고 확신하는 일입니다. 상태를 보니 약도 이제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아이를 데리고 퇴원해도 괜찮습니다.”

병재의 말 한 마디에 아이의 부모는 우는 얼굴을 하면서도 기쁜 미소를 짓는다. 불치병을 완치시킨 의사 선생이니 믿고 따를 수 있었다. 거기다 자신들의 가난한 형편을 생각하여 약도 치료도 저렴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병재는 한 환자의 치료를 끝내고, 아까 그 아이에 대한 진료기록서를 작성했다. 옆에 있던 메리 간호사가 병재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끄응. 당신은 정말 질리지 않는 군요. 의사가 되면 다들 그렇게 기록서를 작성하는 편이에요?”

그 말에 뭔 그런 소리하는 가? 라는 표정을 지은 병재는 메리 간호사에게 무미건조한 말투로 대답할 뿐이다.

“원래 의사라면 이게 당연한 거야. 이런 사실들을 기록해야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있을 때, 이 기록서가 증거가 되는 셈이지. 거기다 이 기록서는 후학들을 양성할 때 쓰일 수 있는 것이야.”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병재의 말은 상당히 타당했다. 그러나 병재가 맡는 환자들의 숫자는 상상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 환자들의 기록서까지 쓰는 병재를 바라보며 메리 간호사는 안 피곤한가? 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끄응. 그러다가 과로에 걸려요.”

병재는 그 말에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는 메리 간호사에게 말한다.

“난 아무렇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피곤한 거 아니야?”

메리 간호사는 병재의 멀쩡한 얼굴에 질린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기야 미국에서 근무할 때나 여기서나 환자들의 숫자는 많이 받고, 치료했지만 전혀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아니 일부로 참는 것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메리 간호사가 병재와 같이 붙어서 다닐 때, 그의 강철보다 더 단단한 체력에 어이가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사실 메리 간호사는 병재를 보조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피곤한 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하기야 그 무리한 일정을 소모하는데 병재가 피곤하기는커녕 자신이 더욱 피곤했다. 그 때, 병재는 아까 전 환자의 기록서 작성이 끝나자 다시 한 번 책상 위의 종을 울린다.

-때앵!-

이번에는 마스크에 씌우면서 콜록 거리는 노인이 가족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병재는 노인의 모습을 살펴보더니 담담한 표정으로 노인과 가족들을 맞이한다.

“마스크를 씌운 것은 잘했군요.”

그 말에 가족들은 병재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었다.

“잘 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 당신들이 모시고 있는 환자 분이 현재 결핵입니다.”

결핵이라는 말에 노인과 가족들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다. 그저 노인은 폐가 아파서 이 곳을 찾아왔을 뿐인데. 결핵이라니. 요즘 결핵이라고 하면 죽을병이나 다름없었다. 거기에 더 골 때리는 사실은 결핵은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가족들의 얼굴은 자신도 혹시 라는 감정이 들었지만 병재가 그들을 안심시키고자 사실을 알려준다.

“당신들은 괜찮습니다. 결핵에 대한 면역이 있어 보이는 군요.”

면역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지 노인의 가족들은 모르는 눈치였다. 그런 얼굴에 병재는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간단하게 설명해주었고, 그제야 노인의 가족들은 아! 하는 눈치였다. 노인의 가족 중 장남으로 보이는 자가 병재에게 한 마디 물었다.

“제 아버지는 치료할 수 있는 것입니까?”

병재는 그 물음에 노인을 쓰윽 보더니 이내 한 마디 대답한다.

“충분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병재의 자신있는 대답에 노인과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놓는다. 원래 결핵이라는 것은 결핵균 자체를 박멸해야했다. 아니면 면역체계가 제대로 돌던가 말이다. 그러나 병재는 자신 있었고, 그의 상징이기도 한 침들을 꺼낸다. 그 침들에 대해 노인은 놀란 눈빛으로 병재를 쳐다본다.

“아직도 그런 치료를 하는 이는 처음이구려.”

병재는 그 말에 노인에게 대답한다.

“원래 제 스승님에게 한의학을 배웠습니다. 다른 의술도 할 수 있지만 환자 분께 적합한 방식이 이 침 방식이 좋군요.”

노인의 가족들은 그 말에 조금은 염려스러운 눈빛으로 병재를 쳐다본다. 하기야 자신들의 세대에서는 침술과 같은 한의학이 아니라 약과 청진기, 외과로 대표되는 의학이 익숙했다.

노인의 장남이 병재에게 한 마디 물었다.

“그런데 약이나 칼로 손대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것입니까?”

병재는 그 물음에 간단히 대답한다.

“침술이라는 것은 사람의 몸을 자극하는 기술입니다. 잠자고 있는 사람의 신체기능을 일깨워주는 것이 침술의 역할입니다. 다만 그 일부러 일깨우는 것이 비유하자면 당신이 월급 생활을 한다고 치죠. 그러면 침술은 한 마디로 월급을 가불받는 방식입니다.”

노인의 장남은 그 말에 확연히 이해하면서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러면 아버지의 건강에 걱정이 안 되는 것이 아닙니까?”

“잘 먹이고, 잘 쉬면 그런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병재의 간단한 대답에 노인의 장남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노인은 이미 병재를 믿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노인의 장남 역시 이 곳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에서 유명한 병원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 곳으로 찾아왔다.

아예 잘린 팔 다리를 재생시키는 병원이니까 결핵 정도야 금방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병재는 노인을 가죽침대에 눕히고는 곧 노인의 상의를 거두더니 이제 침을 하나씩 세심하게 놓기 시작한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병재의 손놀림이 상당히 빠르고, 대충 놓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침을 놓으면 놓을수록 노인의 기침은 빠르게 사라졌다.

노인은 놀라운 눈길로 병재를 쳐다보았고, 노인의 가족들 역시 입을 떡하니 벌린다. 그러나 병재는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눈치를 보이더니 한 마디 말한다.

“환자 분의 결핵균은 상당히 끈질긴 것 같군요.”

병재는 병균이 눈에 보이는 사람처럼 말하자 노인과 노인의 가족들은 감탄스러운 눈빛으로 병재를 쳐다본다. 병재는 다시 침을 빼놓고, 다시 위치를 바꾸어 침을 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살펴본다. 노인은 기침이 멎은 것과 동시에 몸에 활기가 넘쳤다.

병재는 어느 정도 노인을 관찰하다가 이내 노인의 몸에 박힌 침들을 다 빼낸다. 그리고 노인을 다시 의자에 앉히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지금 기침은 어떻습니까?”

노인은 그 물음에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호흡하는 것이 편해지자 신기한 눈길로 병재를 쳐다보며 말한다.

“정말 기이한 일이로다. 당신 진정 의사 맞소?”

노인의 가족들은 그 말에 뜬끔 없다는 표정을 노인에게 짓자 노인은 자신의 뒤에 있는 가족들 보고 한 마디 말한다.

“쯧. 지금 보고도 모르겠나?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이야?”

노인의 활동적인 모습에 가족들은 당황하더니 이내 병재를 바라본다. 병재는 지금 노인에 대한 진료 기록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병재의 행동을 제쳐두고 가족들은 노인이 건강한 모습을 보자 감명깊은 얼굴을 짓는다. 노인의 장남이 노인을 안고는 소리친다.

“아부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그렇죠?!”

“흥. 내 죽을 날은 이제 30년 뒤로 늦춰졌어. 걱정은 무슨.”

노인의 당당함에 장남을 제외한 가족들은 놀란 눈길로 노인을 바라본다. 이렇게 활기 있게 소리치는 노인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노인은 곧 자신을 안은 장남을 떼어놓고, 병재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말한다.

“당신은 정말로. 말할 수 없을 만큼의 실력을 보유한 이인 것 같습니다. 정말 인간이 맞습니까?”

병재는 기록서를 작성하다 말고 노인에게 웃음을 지으며 한 마디 말한다.

“저는 제 집에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 여동생들과 같이 사는 그냥 평범한 인간입니다.”

노인은 그 말에 아리송한 눈빛으로 병재를 쳐다본다. 병재의 침술을 맞는 순간 자신은 느꼈기 때문이다. 꺼져가는 생명의 촛불이 다시 활활 타오르는 것을 말이다. 마치 다시 태어나는 그런 기분을 맛보았다. 병재의 침술에는 그런 것이 있었다. 병재는 노인의 가족들을 바라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일단 환자의 결핵균을 박멸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진수를 잘 드리고, 잘 쉬게 해주면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노인의 가족들은 명심하겠다는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노인의 장남이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치료비는 어떻게 내면 되쥬?”

그 질문에 병재 옆에 있는 메리 간호사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건 아까 접수하신 곳에서 표를 내고, 같이 계산하면 됩니다.”

노인의 장남은 메리 간호사를 조금 신기하게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노인과 그 가족들은 여기에 있을 때부터 상당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외국인들이 이 곳에 돌아다니는 모습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리 간호사를 간혹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메리 간호사에게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조선어에 더더욱 놀랐다.

노인과 그 가족들은 일제히 병재에게 인사를 하고는 곧 퇴장했다. 들어오기 전 노인의 의기소침한 모습에서 퇴원할 때의 팔팔한 모습이 병재에게 감명 깊었다. 병재는 그들의 방에서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흘리고는 아까 작성하지 못한 진료서들을 작성했다.

그 뒤에도 병재는 환자들의 진료 및 치료를 끝내고, 잠시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여전히 메리 간호사는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병재는 걱정스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메리 간호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렇게 힘들면 휴가라도 가보는 것이 어때?”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끄응 앓는 소리를 하더니 한 마디 대답한다.

“예. 그래야겠어요. 그나저나 제 부모님이 저보고 편지를 하셨는데. 집으로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 잘 됐네. 이왕에 아예 휴가차 집으로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우물쭈물 하더니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게... 저 제 부모님이 당신도 찾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까지?”

병재는 엄지로 자신을 가리키며 되묻자 메리 간호사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병재는 끄응 하더니 메리 간호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글쎄. 우리 둘이 그 곳에 같이 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안 돼요?”

병재는 메리 간호사의 한 마디에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고는 대답한다.

“안 돼는 것이 아니라 내 사정을 생각해달라고. 요즘 내 일들이 많아졌잖아. 강의도 그렇고, 치료도 그렇고 말이야. 거기에 미군정 측에서 재생치료병원의 의사들을 전국에 돌리는 바람에 내가 빠지면...”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서글프다는 표정을 짓는다. 병재는 그 표정을 바라보고는 조금 당황하더니 이내 에휴 한숨을 쉬며 메리 간호사에게 말한다.

“그래. 알겠어. 알겠다고. 메리. 날 그렇게 보지 말라고. 시렌 사무소장님을 뵈어서 한 번 이야기를 건네 볼게.”

메리 간호사는 그제야 얼굴을 풀고,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녀는 곧 있을 자신의 집에 대해 생각하자 마치 꿈에 부푼 소녀 같은 얼굴을 짓는다. 병재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싱긋 미소를 짓는다.

‘저런 여자를 안 좋아할 수 없지. 그나저나 메리 간호사의 부모라. 어떤 사람들일까? 일단 나를 잘 알고 있다고 하던데. 과연...’

병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메리와의 외유를 상상해보았다. 또 걱정스러운 것은 바로 시렌 사무소장이 이 일을 허락해줄지 걱정이다. 비록 재생치료병원에 병재 자신의 영향력이 막대하다고 하지만 자신이 마음대로 일을 쉬겠다고 행동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미국 생각을 하니. 조금 추억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조금은 질린다는 감정이 들었고, 한숨이 나온다.

같은 시각, 병윤은 한 사람과 만났다. 바로 제약업체 순향양행 사장인 문제현이었다. 자신의 아버지뻘이도 한 나이 든 사람이 찾아오자 병윤은 예절을 갖추고 그를 대한다. 그리고 그의 말들을 다 들은 뒤 한 마디 질문한다.

“그러니까 살충제를 만들고 싶다는 말입니까?”

문제현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대답한다.

“예. 아무래도 해충들이 병을 옮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모기, 빈대, 이 등 사람들을 괴롭히는 해충들은 마치 지옥 속의 악마와 같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해충들을 구제한다고 DDT를 뿌리고 있었다. DDT는 상당히 강력한 살충제로 이걸 해충들에게 도달하면 즉사하는 그런 물질이었다. 그러나 병재, 병주, 병윤은 DDT에 대해서 그다지 좋게 생각하는 물질이 아니었다. 특히 큰 형 병재는 아예 DDT 사용을 대체시킬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야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그만큼 DDT는 성능이 강력한 대신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하는 물건이었다. 병윤 역시 병재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지금은 일이 바빠서 아직 살충제에 대해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찾아오니 병윤은 반갑다는 기분이 들었다.

“큰 형님의 소개로 오셨으니 당연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일단 DDT를 대체시킬 수 있는 살충제면 가능하겠습니까?”

문제현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 정도의 살충제가 만들어지면 해충 구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DDT를 대체시킬 수 있는 물건이 있겠습니까?”

병윤은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좋은 생각이 났다는 얼굴을 하고는 문제현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사실 빈대와 모기에게 통할 수 있는 살충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 말에 문제현은 조금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게 무엇입니까?”

병윤은 후후 웃으면서 곧 문제현에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아시다시피 모기와 빈대 같은 경우는 우리 인간에게 흡혈할 때, 피를 굳지 않게 한 가지 물질을 주입하시는 것 아십니까?”

문제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 것 때문에 모기와 빈대에 대해서 이를 갈지 않습니까? 특히 빈대에게 물린 것은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지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살충제는 그런 물질에 표적하는 살충제입니다. 즉 피를 굳지 않게 만드는 물질을 지닌 곤충이 제가 생각하는 물질을 흡입하면 죽는 그런 살충제입니다.”

문제현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병윤을 바라보고 말한다.

“아니. 그런 방법이 있습니까? 피를 응고하지 않게끔 만드는 물질을 표적으로 삼는 살충제라니. 이 것으로 피를 빨아먹는 곤충들은 다 죽게 생겼군요.”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문제현을 바라보고는 한 가지 더 말한다.

“그리고 또 그 곤충들의 물질이야말로 말라리아를 비롯한 각종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살충제가 개발되면 그 개발법과 그 살충제들을 생산하는 설비들을 그 쪽으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문제현은 그 말에 병윤에게 감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살충제가 개발되면 돈도 돈이지만 위생에 상당히 이로운 물건이었다. 또 어쩌면 가장 강력한 상대인 DDT를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DDT를 그런 해충을 잡기위해서 쓰기 때문이다. 문제현은 병윤을 바라보며 이 곳을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곳을 소개시켜준 병재와의 인연에 감사했다.

============================ 작품 후기 ============================

제가 말하는 살충제에 그런 물건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 물건이 있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그리고 요즘 댓글들이 없어서 울었습니다. 다만 제가 댓글을 다는 것은 내용에 의문사항이 있을 때, 성실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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