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74화 (27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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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3월 2일, 문경에 지어진 초등학교는 입학하려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들로 연신 북적거리고 있었다. 거기에는 학교장과 한독당 문경 지부장 현철환이 참석해 있었고, 또 동협 그룹의 회장 병윤이 참석해 있었다.

지붕에는 병윤이 기부한 태양전지로 뒤덮여 있어서 아이들이 신기한 눈빛으로 그 지붕을 쳐다본다. 학교장이 입학식을 치르는 아이들에게 각종 재미없는 연설을 하는 동안 병윤과 현철환은 학교 건물 안을 같이 걸어가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나저나 회장님게서 이런 초등학교 행사에 참여하다니 의외입니다.”

“지금 동협 그룹에 고용되고 있는 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해서 초등학교의 확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이 직원들의 사기를 이끌어줄 수 있으리라 판단할 뿐입니다.”

그 말에 현철환은 고개를 끄덕인다. 동협 그룹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그 곳에 소속된 노동자들의 사기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사원 복지만큼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기업이었다. 오죽하면 공산주의보다 더 한 기업이라는 말까지 나돌겠는가?

어느 정도 대화하면서 걷다가 교실 안을 살펴본다. 책상과 의자들이 있었고, 칠판이 있었으며 교단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천장에 설치된 것들이었다. 바로 에어컨과 난방기였다. 현철환은 천장을 바라보면서 언뜻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사무실도 저런 물건을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학교에 이렇게 투자를 하는 병윤이 대단해보였다.

그 때, 병윤이 현철환을 바라보고 한 가지 물었다.

“그나저나 아이들이 익힐 책들은 어떻게 공수하고 있습니까?”

“글쎄요. 일단 그건 학교장 재량이라서 그의 선택에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각 군정의 영역에 맞는 교과서를 들여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 것도 아니라면 임시정부의 학무부에서 발행하는 책들을 교과서로 선정할지 모르겠군요.”

“아무래도 그렇겠군요. 하기야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들은 간섭할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그나저나 학교라...”

병윤의 눈빛은 뭔가 아련하게 변한다. 그리고 병윤은 살포시 책상과 의자에 앉고, 칠판을 바라본다. 그리고 씁쓸하게 웃으면서 다시 일어서서 다시 현철환을 바라본다. 현철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병윤을 바라본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습니까?”

“안 좋은 일이라. 그런 것은 없고, 대신 제 어릴 적 생각이 나는군요.”

현철환은 그 말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자신도 어릴 시적에 서당 혹은 야학으로 학문을 때웠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올라온 것이다. 그리고 병윤은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살았다고 들었으니 아무래도 야학으로 학문을 배운 것이나 다름없었다. 병윤은 야학 시절이 생각하니 가출하기 전 일본인 선생이 떠오른다.

‘그 사람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병윤이 알기로는 그 사람은 경무국 무술사범이라고 들었다. 아마 해방이 되었으니 본국으로 들어갔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나마 친절하게 아이들을 대해주었던 사람인데. 추억으로 남아서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이렇게 옛 기억의 추억을 감미할 시간동안에도 병윤과 현철환은 계속 걸어 나간다. 그리고 병윤과 현철환은 이번에 화장실을 둘러본다. 병윤은 화장실의 수도꼭지에서 꼭지를 위로 올리자 물이 나왔고, 꼭지를 왼 쪽으로 돌리자 콸콸 나오는 물이 김이 나기 시작한다. 현철환은 그 모습을 보고는 병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저번에 관수회사에서 진행된 영강 상하수도 설비를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이 설비에 연결된 물입니까?”

“예. 그 상수도 설비에서 나온 물입니다. 그리고 난방기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하여 이렇게 따뜻한 물을 나오게끔 하는 것입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놀랍다는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흠흠. 해방 전 왜인들이 이런 따뜻한 물이 나오고, 에어컨이 나오는 집에서 살았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그 혜택을 아이들이 받게 되겠군요. 휴우 정말이지 해방이 되고나서 그나마 기쁘군요.”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고생하는 것은 우리로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만큼은 편하게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번에는 변기들을 살펴본다. 변기들은 하나같이 전부 다 양변기였다. 쭈그려 앉아서 사용하는 수세식이 아니었다. 원래 건설할 때도 병윤은 전부 양변기로 일부로 맞췄다. 물론 건설회사의 민 사장이 돈이 많이 든다고 하던데. 병윤은 아이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민 사장의 말을 거절했다. 그렇게 화장실을 다 살펴본 병윤과 현철환은 곧 걸어 나가면서 학교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어느 정도 돌아다니다가 이제야 입학식이 끝난 모양이었다. 아이들이 복도를 통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몇 아이들의 부모들이 병윤을 발견하고는 인사한다. 병윤 역시 기쁜 낯으로 인사한다. 그러다가 학교장이 병윤과 현철환을 발견하고는 말한다.

“이런 곳에 계시지 말고, 교장실에 가시지요.”

학교장의 말에 병윤과 현철환은 고개를 끄덕이고 학교장을 따라 교장실 안으로 향한다. 교장실 안은 족자들과 그림들, 창가에 화분들, 시계, 그리고 비싸다는 TV가 있었는데. 족자들과 그림들, 화분들은 학교장의 물건이었고, 나머지는 다 동협 그룹에서 제공한 것들이었다.

병윤과 현철환은 곧 학교장이 자리에 앉자 둘 역시 따라서 자리에 앉는다. 학교장은 곧 병윤과 현철환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자신에 대해 말한다.

“이번 학교장에 임명된 한철수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기부하신 이와 이 학교를 허가해주신 분을 만나니 이 한철수 영광입니다.”

머리에 희끗희끗 흰머리가 난 장년 남성이 둘에게 정중하게 말을 하자 병윤과 현철환은 조금 어색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한철수의 말은 계속되었다.

“휴우. 사실 저 역시 교육자였지만 아시다시피 해방 전에는 왜인들 밖에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왜인들도 이제 물러났으니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을 베푸는데 방해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는 셈입니다.”

한철수의 말에 병윤과 현철환은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현철환은 한철수를 바라보며 말한다.

“이렇게 이름 높은 교육자를 이 자리에 앉힌 것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사람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선생들도 사람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한철수는 그 말에 한숨을 푹 쉬면서 현철환에게 애원하듯 말한다.

“시설과 건물, 책들, 모든 것들이 다 준비되었는데. 사실 교육시킬 사람이 없습니다. 학교란 것이 선생이 있어야 비로써 완성되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임시정부의 학무부에서 권의사항을 올렸지만 학무부 측에서도 한반도에 활기를 띠는 학교 건설 때문인지 선생 수가 부족하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무슨 해결 방법이라도 없겠습니까?”

현철환은 그 말에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한철수에게서 병윤에게 시선을 돌린다. 병윤 역시 턱에 검지를 까닥거리고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동협그룹의 사람들을 풀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 사람들은 새로 입사될 사람들을 교육시킬 사람들이었고, 또 아이들에게 가르칠 내용의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병윤은 한숨을 푹 쉬고, 한철수와 현철환에게 말한다.

“아무래도 제 작은 형님께 부탁해봐야겠군요.”

현철환은 그 말에 얼굴이 굳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한철수 역시 병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일단 군인들이 기본적인 한글과 수학 등 아는 것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 지식들을 알아야 군대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르치는 재능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초등학생들의 지식을 가르치기에는 군인들이 제격이었다.

현철환과 한철수는 해결방법을 찾았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지금 이 학교에 소속된 선생의 숫자로는 그 많은 아이들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철수 역시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입학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 뒤 병윤과 현철환은 한철수가 소개해주는 선생들을 만나본 뒤, 그 후에 아이들의 학부모들을 면담해보고, 혹시나 모를 사항들에 대해 확인한다.

시간이 지나, 현철환과 병윤은 오늘 설립된 문경 경찰서를 바라본다. 소총을 비롯한 권총으로 무장한 이들은 두 사람을 바라보자 어려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특히 경찰서장으로 임명된 박서달은 더더욱 그랬다. 현철환은 명함이 한독당 문경지부장이었지만 문경에 대한 행정권을 비롯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서장 박서달은 자신의 직속상관은 수도경찰청의 경찰국장 조병옥이었지만 앞에 있는 현철환이야말로 자신의 진짜 상관이었다.

그리고 현철환이 쩔쩔매는 병윤도 박서달에게 있어서 긴장해야하는 상대였다. 이 경찰서의 설립 및 장비들을 제공한 자가 바로 저 병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문경의 치안은 문경에 주둔한 병주의 연대가 책임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한독당 문경지부에서 자경단을 맡았던 사람들을 차출하여 선정하고, 또 수도경찰청에서 사람을 보내주어 이렇게 문경 경찰서를 설립하였다.

현재 경찰들의 복장은 기본적인 경찰 제복도 그렇지만 경찰 제복 위에 있는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중일전쟁에서 사용되었던 방탄장비들이었다. 병주의 군부대들에서 재고로 남았던 것을 여기에 사용되었다. 다만 경찰들은 범죄자가 총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 장비들에 대해서 불편해 했다.

문경 경찰서장 박서달은 원래부터 경찰 출신은 아니었다. 해방 전에는 건국준비위원회 출신으로 활동하다가 해방 뒤에는 조병옥의 추천을 받아서 경찰직을 이수했다. 경찰서장에 임명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반민특위에 소속된 특경대로 임명되었다. 사실 조병옥은 친일파들 중 경찰들의 처리를 싫어했지만 중국군정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친일 경찰들이 재판받는 것을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경찰들이 줄어들고 대신 생겨난 것은 바로 광복군의 헌병들이었다.

조병옥은 자신의 영역이 줄어들자 기분이 언짢아했지만 그 때문에 다른 인원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즉 해방 전에 활동했던 전 친일경찰들이 아니라 새로 시험을 치루면서 인원들을 뽑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 박서달 역시 시험을 치르고, 통과한 이와 동시에 조병옥의 추천을 받은 이였다.

현철환은 그런 박서달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사실 제가 경찰 여러분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범죄의 감시입니다. 해방 전후에 범죄는 항상 생겨났습니다. 여러분은 혹여나 날뛰는 범죄자가 있는지 잘 살펴보시고, 그 범죄자가 다른 선량한 이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구금을 해야 합니다. 거기에 범죄현장의 처리와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경의 인구 규모에 맞지 않게 문경 경찰서가 작은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정식 정부가 설립되고, 세금을 거두게 된다면 경찰에 대한 투자를 전폭적으로 할 것이니 그 때까지 열심히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박서달은 그 말에 짝짝 박수를 쳤고, 그러자 경찰 일원들 역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현철환은 그 박수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병윤은 박서달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일단 남는 물품과 작은 형님에게 부탁하여 낸 물품으로 이렇게 구색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올해 말 내년에 자동차 및 헬리콥터를 제작할 생각입니다. 만약 그 것들을 제작하게 된다면 일부 물품들을 이 곳에 기부할 생각입니다.”

박서달은 그 말에 입이 찢어져라 좋아한다. 경찰일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협 그룹이 이 경찰서 건물을 짓는 것은 물론 물품들을 만들어 보냈다. 거기에 헬리콥터와 자동차를 제공하겠다는 말에 마음이 편안했다. 자동차는 경찰의 기동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문경 경찰서의 설립식이 끝나고, 경찰서에 속한 사람들은 곧 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문경 경찰서장 박서달과 병윤, 현철환은 서장실에 앉아서 서로를 바라본다. 현철환이 박서달을 바라보며 말한다.

“축하하네. 이 곳의 경찰서장에 임명되니 말이야.”

박서달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현철환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 것이 다 지부장님 덕택입니다. 앞으로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겠습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기쁜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더니 말한다.

“그래. 열심히 하게나. 그나저나 순찰계획 중에는 이번에 만들어질 노면전차를 중점적으로 이용하려는 계획이라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가?”

박서달은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예상한 답변을 말한다.

“아시다시피 경찰은 기동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신고를 받으면 재빨리 출동할 수 있어야 하고, 도주하는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곳에 배치된 차량은 겨우 두 대 뿐입니다. 자동차 두 대로는 넓은 문경 구역을 다 관할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두 대를 상시 운전할 인력을 제외하고는 노면전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력에 비해서 기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게 가장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그 두 대의 차량은 노면전차 노선을 제외한 구역들을 찾아가기 위한 것들이라는 소리군.”

“예. 그게 가장 효율적이지 않겠습니까?”

현철환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박서달을 바라본다. 맞는 말이었다. 기동성을 살리기 위해서 그게 가장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박서달은 현철환을 바라보며 한 가지 묻는다.

“그나저나 저희들이 이 문경의 전 지역을 총괄하게 되는 것입니까?”

현철환은 그 말에 잠시 동안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일단 이 문경 경찰서는 문경의 전체적인 치안을 감당하는 곳일세. 다만 그러기에는 너무 넓은 구역이니까 각 구역마다 파출소를 만들어서 어느 정도 인력을 배분할 것이니 걱정은 말게나.”

현철환의 말에 박서달은 한숨을 푹 쉬면서 현철환에게 말한다.

“그나저나 일인구역에 원래 일인들로 구성된 경찰들이 맡기로 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원래 자네들을 파견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문화도 틀리고 하니까 일인경찰들이 맡기로 하였지. 왜 그러는가?”

박서달은 그 말에 손사래를 치면서 대답한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일인경찰들이 다시 거리를 활보해서 우리 민족을 괴롭히던 것이 떠올라서 그렇습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얼굴이 굳으면서 박서달에게 말한다.

“어차피 그 일인경찰들의 지휘권은 자네에게 있어. 일인구역을 일인들로 구성된 경찰들이 맡기는 하지만 그들은 결코 조선인들에게 해를 끼칠 수 없어.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자네가 나서서 파면시켜 버리게.”

박서달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현철환에게 말한다.

“그 말에 명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일인구역에 대해서 지부장님께서 많이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쯧. 그 곳도 문경이지 않은가? 악질적인 일인들을 걸러내고, 지금껏 누려왔던 조선인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들을 몰수했으니 이제 공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네. 뭐 아직도 현실 파악하지 못하는 멍청이들을 참교육을 시키지만 말이지.”

현철환의 참교육이라는 단어에 병윤과 박서달은 피식 하고 웃는다. 사실 조선에 있는 일인들이 문경에 모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것들 중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면서 아직도 해방 전처럼 구는 일본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현철환이 말한 것처럼 참교육을 시켜주었다. 바로 병윤이 경성의 정치인들에게 제의했던 것들을 말이다. 바로 일본제국의 만행에 대해서 결코 거부할 수 없게끔 억지로 알려주는 것을 말이다.

미군정 일부에서는 인권 침해가 아닌가? 라는 말들이 생겼지만 현철환은 그런 인원들에 대해서 한 마디 말했다. ‘당신들은 전쟁 시절에서도 일본인에게 그런 한가한 말들을 퍼 부울 것이냐?’라고 말이다. 어차피 죽도록 구타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교육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미군정 쪽에서도 그런 것이 있다는 반응만 내보이고는 간섭하지 않았다.

그런 일들을 생각한 현철환은 자신도 모르게 고소하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현철환이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물었다.

“그나저나 요즘 한반도 전국에서 동협 그룹의 전폭적인 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알 수 없는 웃음만 남기고는 현철환에게 한 마디 말한다.

“예. 해외에서 각지의 사람들이 돌아와서 각 도시에 인구가 포화되고 있다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 도시의 유력자들이 우리 동협 그룹이 그 곳에 각종 공장들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합니다.”

현철환은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하기야 우리 문경 주민들의 일자리 대다수를 동협 그룹이 책임지니 말입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원래 중국에서 수 천만 명을 움직인 사람이 아닙니까? 문경의 규모로는 회장님의 야망에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작게 웃었다. 일단 한반도 전국에 동협 그룹 지부를 만들었지만 일단 거점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문경에 포화되는 공장들을 떠올리자 병윤은 회사의 각 임원들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획하는 공장들을 전국 각지로 분산시키자는 말들이 많았다.

“일단 올해까지는 문경의 공장들이 전부 다 완공하고 난 뒤 전국의 진출에 대해서 결정해야겠습니다. 그래도 전 문경에 대한 투자는 계속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현철환은 그 말에 고맙다는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본다. 일단 동협 그룹이 문경에 유치되자마자 현철환의 눈에서는 문경의 발전이 눈에 보였다. 건물들이 올라가고, 공장들이 지어지고, 거리에 차들이 돌아다니고, 기차소리가 울려 퍼지며 병원이 설립되고, 장들은 매번 열렸다. 이제 곧 시간이 지나면 고층 주택 단지가 보일 것이다.

현철환이 듣기로는 40층 고층 건물의 전체적인 모습이 눈에 보였다. 지금은 그 건물들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고 들었다. 만약 그 건물들이 지어지고 나면 현재 동협 그룹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 분양받는다고 들었다. 요즘 돈 있는 사람들이 그 건물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는 말들을 들었다.

만약 그 건물들이 지어진다면 빈 집이 대다수 생겨날 것 같았다. 그 직원들이 머무르고 있는 집들이 일시에 매매될 것 같았고, 아마 그렇게 된다면 점촌은 사람들을 더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요즘은 문경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경성의 그 정치인들이 문경을 시로 승격할 것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현철환이 보기에는 이미 문경은 시였다. 한 마디로 경성의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은 뒷북치기나 다름없었다. 현철환은 곧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혹여 그 40층 주택단지를 더 지을 생각은 없습니까?”

“일단 40층 주택단지의 분양상태가 어떻게 될지 알아보고 결정하겠습니다.”

병윤의 대답에 박서달과 현철환은 제발 분양상태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동협 그룹의 전국적인 진출이 과연 될까요? 문경에 짓는 공장들은 1946년 말에 완료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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