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76화 (27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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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동협 그룹 회장실 안 병윤의 말 한 마디에 간성호는 고개를 끄덕인다. 병윤은 뒤로 물린다는 이야기를 했지. 안 준다는 말은 없었다.

‘그 친구들에게는 나중에 준다고 말을 하면 되겠지.’

어차피 자신은 동협 기계회사의 이사였기 때문에 곧바로 주지는 못하더라도 최우선순위가 끝이 나면 다음 우선순위는 자신이 영향력을 발휘해서 계약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간성호는 납득하고 병윤의 말에 따른다.

“알겠습니다. 회장님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간성호가 말하자 병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뒤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다가 어느덧 이야기를 끝마쳤다. 다만 병윤은 그 둘의 만남으로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생각했다.

‘지주들의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있다라. 흥.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병윤은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그래서 간병철의 제안에 일정부분 들어준 것이다. 바로 농업연구소를 짓기 위한 절차로 말이다. 내일 바로 한독당의 김구에게 전화로 연결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병윤은 어느 정도 일을 한 뒤, 하루를 끝마쳤다.

1946년 3월 8일, 문경 노면전차의 개통식이 열렸다. 노면전차는 점촌의 주요 시가지에서 돌기로 하였다. 약 10일 뒤 완공될 40층 주택단지, 재생치료병원, 점촌역 등 점촌 주요 건물을 정거장으로 정했다. 현철환은 지금 자신의 눈앞에 떡하니 있는 노면전차의 모습을 바라보며 신기해하고는 옆에 있는 병윤에게 묻는다.

“저 노면전차는 신기하게도 위에 집전선이 없군요. 그런데 집전선이 없으면 노면전차를 운영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어디 내연기관을 장착하셨습니까?”

현철환은 동협 그룹에서 만들었다는 흑마 엔진과 조선유를 떠올리면서 병윤에게 말을 하자 병윤은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현철환의 말에 대답한다.

“화석연료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노면전차. 길 위에 다니는 전기로 가는 차이지 않습니까? 저 것도 전기로 갑니다. 바로 초축전지를 이용했다는 점이 다른 것과 틀리지만요.”

현철환은 그 말에 역시 동협 그룹이라는 단어가 속에서 나온다. 그리고 노면전차를 바라보다가 병윤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한다.

“한 번 시승식을 하는 것도 좋겠군요.”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앞에 있는 노면전차에 탑승한다. 그리고 노면전차 안에 마련된 좌석들 중 운전기사 좌석 바로 뒤에 있는 좌석에 앉았다. 그 바람에 이 노면전차를 운영하는 운전기사는 바짝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곧 병윤의 측근들이 탑승하고, 점촌 주민들이 몇 명 탔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운행을 시작하고, 곧 노면전차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가는 것에 대해서 병윤은 별 흥미 없다는 표정으로 차창 바깥 모습을 살펴본다.

점촌은 시일이 지나갈수록 많이 바뀌고 있었다. 요즘은 점촌에 한창 건물들을 올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동협 그룹의 활동에 자극받은 문경의 재력가들이 투자를 하는 모양이다. 그 덕분에 살판난 것은 이 점촌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노면차량은 곧 순차적으로 속력을 줄이더니 정지한다. 아마 다음 정거장에 도착한 것 같았다. 운전기사가 푸쉬버튼을 누르자 문이 자동적으로 열렸다. 그러나 그 열린 문틈을 통해 올라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운전기사 역시 문을 열린 것을 시범으로 보여주는 것이라서 다시 푸쉬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노면전차의 차량 문이 다시 닫혔다.

곧 병윤을 태운 노면전차 차량은 재생치료병원, 한독당 문경지부, 40층 주택단지 순을 돌면서 그 외에도 각 거리마다 정거장으로 돌아가고, 시간이 지나자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왔다. 그 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이었다.

시범적으로 탑승했던 사람들은 전부 노면전차 차량에서 내렸다. 그리고 몇 명  사람들은 조금은 놀란 눈빛으로 노면전차를 바라본다. 그러나 경성에서 노면전차를 탑승해본 사람들은 익숙한 표정으로 노면전차를 쳐다본다. 그나마 경성에 있는 것보다 나았던 것은 승차감과 바로 빠른 속도였다. 현철환이 병윤을 바라보며 한 가지 물었다.

“으음. 회장님께서 2호선, 3호선을 계획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현철환의 질문에 병윤은 현철환에게 고개를 돌리고 대답한다.

“가은읍, 농암면 등 점촌 주변부를 빠져나가는 궤도를 지금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물어보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 그게 저. 사실 점촌 교외 지역은 돈이 안 되지 않습니까?”

“후후 과연 그렇겠습니까? 교외지역이야말로 공장들을 세울 생각인데 말이죠. 거기다 농촌 인구가 점촌보다 못하다고 하여도 어느 정도 수입을 보장해줍니다.”

병윤의 대답에 현철환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동협 교통회사의 운영권은 병윤이 쥐고 있었다. 한독당 지부가 그 교통회사의 지분을 어느 정도 차지하고, 감시를 한다고 하지만 자신들은 정치단체였다. 문경 전체의 목소리를 듣고, 민원을 처리해야하는 사람들이었기에 병윤의 계획에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병윤의 계획을 독려해야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노면전차의 개통으로 문경의 발전은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했다. 공장 있지. 교통 있지. 집 있지. 거기다 편리한 상하수도 설비를 갖췄고, 이제 문경 식량창고의 존재로 ‘여기에 가면 배는 곪지 않겠구나.’라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실정이었다. 요즘은 대구에 있는 미군정 사령부 측에서 문경으로 옮길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현재 대구에 활동하는 최주호의 말을 들어보면 대구의 사정은 식량난에서 한시름을 놓았지만 그렇다고 좋아지는 편은 아니라고 병윤에게 전했다. 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대구에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놓았다.

‘뭐 어차피 그 사람과는 만나봐야 하니까 말이야. 일단 대구는 그 사람과 어느 정도 협의해서 일을 진행해야겠군.’

현재 곽 상무가 자신이 설계 개발한 에어컨을 만들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자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는데. 대구에 공장을 짓는 것이 어떤지 한 번 귀띔을 하는 것도 나은 방법이었다.

그렇게 노면전차의 시승식이 끝나자 병윤은 현철환과 한독당 문경 지부로 돌아가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종이를 만드는 종이공장, 그 외 인쇄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현철환과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 자기 건물로 돌아가서 병윤은 일을 처리했다. 요즘은 하나 둘씩 공장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그만큼 서류가 쌓였다. 그러나 그 서류들은 병윤이 중경공단에 있을 때보다 개미눈물만큼도 되지 않았기에 시원하게 처리하였다. 손채현 비서는 병윤의 일처리에 놀라며 한 마디 말한다.

“회장님은 일을 대강대강 처리하는 것 같습니다.”

“대강대강이라. 한 번 이 처리한 서류들 중 하나를 뽑아보세요.”

그 말에 손채현은 처리한 서류들 중 하나를 뽑았고, 병윤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그러자 병윤은 웃음을 짓고는 손채현 비서에게 말한다.

“그 서류는 아마 기계회사의 내용에 대한 서류입니다. 내용은...”

병윤은 마치 아예 달달 외운 것처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내용을 읊었다. 손채현 비서는 병윤의 말에 조금씩 눈이 커지면서 입이 벌어졌다. 병윤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손채현 비서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떻습니까? 이래도 제가 일을 대강대강 처리한다고 보십니까?”

그 말에 손채현 비서는 한숨을 짓는다. 대강대강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엄청 빠르게 처리한 것이었다. 병윤의 서류 처리량에 손채현 비서는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예전 중경공단의 비서를 맡은 한 사람을 떠올리면서 손채현 비서는 그 사람도 같은 심정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윤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손채현 비서를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이제 제 일은 끝이 났군요. 오늘 중에 주어진 일을 처리한 직원들이 있다면 퇴근하십시오.”

동협 그룹의 근무는 상당히 단순했다. 바로 주어진 일에 처리하면 바로 퇴근시키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 입사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한국인들이라서 서로 서로 일을 도와주는 기풍이 강했다. 즉 먼저 일을 처리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일을 못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다. 손채현 비서가 병윤이 퇴근한다는 말에 곤란한 얼굴을 하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저도 일이 많은데... 회장님이 벌써 퇴근하면...”

병윤은 하아 한숨을 내쉬면서 손채현 비서에게 혀를 차고는 말한다.

“쯧. 할 수 없군요.”

“죄송합니다. 회장님. 얼른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당신의 업무가 여러 사람이 하기에는 과중하군요. 사람들을 뽑는 수밖에 없군요.”

손채현 비서는 그 말에 우물쭈물한 얼굴이 된다. 그 때, 병윤이 그 손채현 비서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당신은 이제 동협 그룹의 비서실장이 되는 것입니다. 알겠습니까?”

손채현 비서는 그 말에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며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결국 병윤은 손채현의 일을 덜어주려고 사람을 더 뽑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쯤 고씨 남매가 병윤을 찾았다.

“회장님. 여기 계셨군요.”

“고씨 남매들이 아닙니까? 저를 찾았다는 것은... 설마.”

고절평은 병윤의 설마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예. 목표하던 인물을 찾았습니다.”

그 말에 병윤은 진지한 얼굴을 짓고는 고경열에게 말한다.

“그 곳에서 제 형제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군요.”

고경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고씨 남매는 곧 발걸음을 옮겨 사라진다. 병윤은 한껏 긴장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쥔다.

이미 해는 저물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밤이 되었다. 초승달만이 달빛을 보내주고 있었다. 그런 시각에 한적한 산 속 정자에서는 조금 비밀스러운 빛들이 뿜어져 나온다. 그 곳에서는 병재, 병주, 병윤이 한 자리에 모였고, 그 자리에 조심스러운 눈빛을 한 고씨 남매가 있었다.

병재는 조금 살기를 띄는 눈빛으로 고씨 남매 중 오빠인 고경열을 바라보고는 이를 갈며 물었다.

“진짜로 그 개자식을 찾았습니까?”

고경열은 병재의 따가운 살기에도 불구하고 그 살기를 이겨내면서 말한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증거를 내놓는 것이 좋겠지요.”

고경열은 그 말을 하면서 자신이 입는 트렌치코트 안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더니 정자 한 가운데에 놓인 탁자 위로 놓는다. 병재는 그 사진을 집어서 바라보니 저절로 어금니를 깨물었다.

-뿌드득.-

그리고 살기와 혈기로 충만한 눈으로 마치 분노하는 짐승이 된 병재의 모습에 고경열과 고희수는 한 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으음. 이 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정말이지 저 세 사람이 찾고 있는 자와의 악연이 얼마나 깊은지. 이렇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살기가 피어오른다는 말인가?’

병재는 주먹을 꾹 쥐면서 분노를 가까스로 참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사진을 병주와 병윤에게 돌린다. 병주와 병윤 역시 이 사진의 인물을 보면서 살기를 띄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병재 만큼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병윤은 살포시 사진을 제 자리로 놓고는 고경열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정말로 박출환의 모습이 맞네요. 지금 이 자 어디에 있다고 합니까?”

“개명을 한 지라 솔직히 찾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경성의 연극단 낙랑극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병윤은 이를 뿌드득 갈고는 고경열을 바라보며 말한다.

“잘 됐군요. 이제 이 천하의 개자식을 죽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병윤의 한 마디 한 마디마다 그 박출환에 대한 증오와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고씨 남매는 세 형제들의 반응을 보자 긴장어린 얼굴이었다.

“저 이 자를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십니까?”

그 말에 병재는 탁자를 탕 치고, 벌떡 일어나서 병주와 병윤에게 말한다.

“내가 간다. 이 자식의 명줄을 끊어놓는 것은 내가 할 것이다.”

병주는 그 말에 병재를 쳐다보며 한 마디 말한다.

“형님이 처리하십시오.”

병재는 병주의 말에 고맙다는 표정을 짓고는 한 마디 말한다.

“고맙다. 병주야.”

그 때, 병윤이 병재를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큰 형님. 저도 가겠습니다.”

그 말에 병윤은 병윤에게 시선을 확 돌리며 한 마디 말한다.

“뭐? 네가?”

“일을 직접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큰 형님이 하십시오. 저는 큰 형님 따라서 보조를 하겠습니다. 그래도 안 되겠습니까?”

병재는 그 말에 끄응 앓는 소리를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휴우. 나를 대신해서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면 좋아. 그런데 너는 회사에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무슨 명분으로 경성에 가겠다는 것이지?”

“모레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이라는 단체의 창설식이 있습니다. 한독당 당수 김구 선생님이 저보고 참석해달라는 말을 해온 적이 있는데. 그 쪽에 참여하면 될 것입니다.”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진중하게 끄덕인다. 고경열은 병재와 병윤을 바라보더니 이내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이 일을 조사한 상하이 조에게는 어떻게 합니까?”

병윤은 그 말에 고경열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얼마를 요구합니까?”

“미화 만 달러를 요구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두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경열에게 말한다.

“모레 경성에 찾아갈 때, 돈을 찾아서 그 쪽으로 올라가겠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말씀을 하십시오.”

고경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미관의 반규영 일파가 낙랑극회의 사람인 심영을 습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하신 박출환이 같이 붙어 다니는 자가 심영입니다. 즉 반규영 일파와 어느 정도 같이 행동하면 낫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상하이 조라는 사람이 전했습니다.”

그 말에 병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경열에게 대답한다.

“좋소. 한 번 그 이들과 얽히는 것도 좋겠지. 어차피 여우를 잡으려면 여우굴을 무너뜨리라는 말이 있으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 상하이 조라는 사람에게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럼.”

그 말을 하고난 뒤 고경열은 고희수를 데리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병재는 앉으면서 병주, 병윤을 바라보고는 씩 씩 대면서 한 마디 말한다.

“이제 이 것으로 너는 끝이다. 박출환.”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 병주가 병재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형님이 직접적으로 처리하면 뒷수습하는데 난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좌우익이 대립하고 있고, 서로를 향해 테러를 하고 있지만 괜히 그 사람을 건드렸다가 법의 저촉을 받을까 그렇습니다.”

병재는 그 말에 얼굴을 굳히고는 병주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차피 각오한 일이야. 원래 난 그 자식을 죽일 때, 자폭용 폭탄까지 들고 가려고 생각했다. 흥. 법 따위야 그 자식을 처리하고 난 뒤에는 상관없다.”

병주는 병재의 말에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병재에게 말한다.

“형님...”

“난 그만큼 그 자식을 죽이고 싶어. 그 자식이 우리 가족에게 위해를 끼친만큼 되돌려주고 싶다는 말이다. 내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었어. 내 어머니에게 위해를 끼치고, 효혜를 때려죽이려고 했던 그 개자식을 죽이기 위해서 이 삶을 살아왔어.”

“......”

아무래도 병재의 박출환에 대한 증오와 분노는 상상이상이었다. 병주와 병윤은 그런 병재의 모습에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경성에 올라간 후 계획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눈 세 형제는 곧 집으로 돌아온다.

세 형제가 집에 도착하자 마루에는 길남효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길남효는 조금은 굳은 얼굴의 세 형제를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이 늦은 시간에 어디를 갔다 왔냐?”

병재는 그 말에 조심스럽게 길남효에게 대답한다.

“저와 제 동생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길남효는 병재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길남효의 얼굴은 병재가 보기에 자신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 작품 후기 ============================

에휴 원래 2시에 올려야 하는데 조아라 서버가 맛이 가서 결국 이제야 올리네요. ㅠㅠ 드디어 박출환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는데 과연 죽일 수 있을까요?

댓글들을 많이 올려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댓글을 올리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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