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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효혜는 잠에서 깼지만 아직 의식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몽롱함과 갑작스러운 엄마 김민숙의 등 타작에 뾰로통한 눈으로 광경을 지켜본다. 그 때, 저번에 찾아갔던 엄마의 아버지인 외할어버지의 얼굴이 기억났다.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하는 효혜의 모습에 김영호는 허허 허탈웃음을 짓는다. 그 때, 김민숙이 효혜의 등을 툭툭 두들기며 한 마디 말한다.
“이 년아. 어서 빨리 밥 먹어라.”
효혜는 상의 음식들을 보다가 조금 얼굴이 찡그려지더니 칭얼거린다.
“시... 싫어. 또 나물들이야. 힝. 오빠들 보고 싶어!”
김민숙은 효혜의 반응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아니 평상시에는 괜찮았는데 지금 자신의 아버지가 앞에 있는데 효혜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에 당황한 것이다.
“네 오빠들 바쁘다고 했잖아. 그리고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안 먹을거야? 정말로?”
효혜는 김치찌개라는 말에 반색한 얼굴을 지으며 활짝 웃으며 말한다.
“정말로. 김치찌개가 있어?”
김민숙은 대답 대신 손가락으로 효혜에게 김치찌개를 보여준다. 그러자 효혜의 얼굴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효혜는 김민숙에게 잡혀 옆 자리에 앉혔다. 먼저 효혜가 숟가락을 들고 식사하려고 하자 제지하며 말한다.
“쯧. 넌 애가 버릇이 없어. 매번 가족들끼리 식사할 때는 어른부터 첫 술을 뜨는 거야? 알겠니?”
효혜는 그 말에 ‘아. 맞다.’라는 말을 하고는 김영호를 바라본다. 김영호는 김민숙과 효혜의 따가운 시선에 흠흠 거리면서 숟가락을 뜨기 시작했다.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딸 김민숙이 만들어준 반찬들을 밥숟가락에 먹으면서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 김영호는 세상에 잘 느끼지 못한 맛을 느끼자 한 마디 말한다.
“좋구나. 이제 어여들 먹어라.”
김민숙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 역시 밥을 먹기 시작했고, 효혜 역시 숟가락질을 한다. 그렇게 밥을 먹고 있다가 김영호가 김민숙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나저나 이 집의 남자들은 매번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거냐?”
김민숙은 그 말에 휴우 한숨을 쉬고는 한 마디 대답한다.
“일이 바빠서 요즘 그럴 틈이 없어요. 물론 제 지아비는 그렇지 않지만 말이에요. 아버지가 아시다시피 병재는 의사 일로 바쁘고, 병주는 군인으로 바쁘고, 병윤은 뭐 말 안 해도 알다시피 기업일로 바빠요. 효순은 여성단체를 세워서 그 단체를 운영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요.”
김민숙의 말에 김영호는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김민숙은 밥 먹는 효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계속 말하기 시작한다.
“그나마 이 딸년이 말을 트면서 심심하지는 않아요. 정 심심하면 TV를 보거나 마을의 부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니까요.”
“흠흠. 그렇구나.”
“아버지는 별 일이 없으시죠?”
김영호는 그 말에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휴우 한숨을 쉬고는 한 마디 말한다.
“일단 별 일은 없다. 그저 너무 외로워서 여기에 발걸음을 붙인 거야.”
“아버지...”
“쯧. 그런 표정 짓지 마라. 너라도 잘 되어서 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집의 아들들이 이렇게 장성했으니 너라도 먹여 살릴 수 있지 않겠나?”
“......”
“휴우. 내가 바라는 것은 때때로 이렇게 이 집에 찾아와 너의 얼굴을 보는 것이 좋다.”
김민숙은 그 말에 말을 잇지 못한다. 하지만 효혜는 눈치가 없는지라 계속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효혜를 김영호는 싸가지가 없다기보다는 철없는 귀여움이 느껴진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해가 넘어가 어수룩해진 시각, 노면전차의 안은 전구로 환한 불빛을 냈다. 그리고 그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바로 병재와 병윤, 그리고 효순이었다. 병주는 부대의 일로 바쁘다고 그 곳에서 머무른다는 말을 했다.
효순이 노면전차의 창가에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좋은 경치를 구경한다. 그 때, 병재는 그런 효순의 머리를 매만지고는 병윤을 바라보고는 묻는다.
“이번에 우리 마을 집까지의 개통은 전적으로 네 결정인 거냐?”
병윤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한 마디 대답한다.
“이미 문경의 현철환과는 이미 결정한 사항입니다.”
“흠흠. 그래. 이번에 노면전차를 연결한 것에 대해서 잘했다고 생각을 하는구나. 덕분에 마을 사람들이 이 노면전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병윤은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린다. 원래 노면전차 노선을 설계할 때, 사현리까지의 확장은 원래 병윤이 밀어붙인 사항이었다. 그래서 병재, 병윤, 효순의 퇴근길이 간편해졌다. 정 급하면 병윤의 헬리콥터를 이용하면 되겠지만 동협 그룹 내부에서도 헬리콥터의 수량은 부족했기 때문에 정말 긴급한 일 외에는 자주는 사용하지 못했다.
현재 대대적으로 문경에 노선을 깔고 있었다. 막대한 인구 유입에 따라 점촌과 문경읍을 중심으로 구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전동에 있는 40층 주택들이 모인 편안 구역을 점촌 주위에 있는 각 법정동으로 분산시켜서 건설하고 있었다.
사실상 편안 구역에 대해서 관심이 지대했다. 사실상 한반도 최초로 가장 높은 주택건물이고, 또 TV에서 보여 지는 모습도 한몫을 톡톡했다. 돈 있다는 사람들이 부랴부랴 계약을 체결했으니 말이다. 다만 일부러 비어둔 곳도 있었다. 그런 곳까지 개방하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병윤은 거절했다.
현재 사현리 마을 중심에 있는 노면전차 정류장은 약 30분 간격으로 전차들이 오고 갔다. 일단 속도도 속도였고, 동협 교통회사에서 운전기사들을 많이 모집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 면에 있어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은 상황이었다. 이 점에 대해서 인구들이 더 유입해야 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것은 이미 시간문제였다. 인구 증가를 위한 기반들을 필요한 만큼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운전기사가 뒤를 돌아보며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회장님. 이제 곧 사현리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운전기사에게 한 마디 말했다.
“알겠습니다. 휴우. 우리 세 사람을 태우기 위해 이렇게 잘 이용하지 않는 노선을 운영하게 해서 조금 미안합니다.”
운전기사는 그 말에 웃는 낯을 지으며 병윤의 말에 반박한다.
“아닙니다. 회장님. 이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어 보이기는 하지만 시골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점촌 시가지로 가기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요즘 시골의 생필품들이 떨어질 때마다 이용하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곧 노면전차는 속도를 천천히 줄이더니 이내 정류장 옆으로 정지했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문을 열었고, 세 사람은 운전기사에게 인사를 한 뒤 하차한다. 그렇게 문을 닫은 운전기사는 저 세 사람을 보고 싱긋 웃고는 속으로 말한다.
‘상당히 가난하게 살았다고 했는데. 역시 우리들의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라니까. 다행스럽게도 해방 후에 저런 사람이 성공을 하는구나.’
이번 노면전차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는 원래 인력거를 몰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해방 뒤 인력거 일은 뚝 끊겼고, 더 이상 수입이 없어지자 그는 일을 찾기 위해 경성을 떠돌다가 문경의 소문을 듣고, 일단 그 곳으로 찾아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거기서 동협 교통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소리에 무작정 찾아가 지원을 했더니 합격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자신 같은 일자무식이 노면전차의 운전기사를 맡자 얼떨떨했다.
다만 정식으로 노면전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아야했다. 그게 2달가량 이뤄졌다. 일단 동협 그룹에 취직하였기에 경성에 남겨둔 가족들을 이끌고, 문경으로 이주했다. 거기서 그는 그 유명한 편안 구역의 가구를 물려받았다. 일순간의 선택으로 자신이 이렇게 행운의 주인공이 되다니 지금 자신은 아직 꿈만 같았다.
그리고 점촌 - 가은읍 - 농암면 - 가은읍 - 마성면 - 점촌까지 가는 순환노선을 10일 전부터 운전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그는 동협 그룹의 회장인 병윤을 만나게 되었다. 그 무시무시한 거대기업 집단을 이끄는 사람치고는 상당히 소탈했다. 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역시 거대기업 집단의 총수 다운 모습이 보였다.
소탈하면서 동시에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병윤의 모습에 처음에 운전기사는 갈피를 못 잡다가 지금에서야 조금씩 적응이 되었다. 운전기사는 아까 내린 병윤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노면전차를 몰았다.
병재, 병윤, 효순은 터벅터벅 걷다가 마을 거리에 활보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곧 집으로 들어갔다. 도중에 집을 지키는 경호원들이 눈에 보였지만 경호원들은 병윤을 보자마자 얼른 통과시켜 주었다.
병윤이 집 마당에 들어서고, 문을 열자 낯설지만 그래도 면식 있는 사람이 눈에 보였다. 바로 병윤의 외할아버지인 김영호였다. 갑작스러운 그의 존재에 병윤은 얼떨떨하면서도 얼른 그에게 고개를 숙인다. 김영호는 병윤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상당히 성공한 사업가가 납셨군. 왜 이제야 돌아와.”
그 말에 병윤은 조금 당황하다가 이내 웃는 낯으로 김영호에게 대답한다.
“하하. 일이 바빠서 그렇습니다.”
“흠흠. 내 장난을 친 것인데. 너무 진지하게 구는 거 아닌가?”
김민숙이 병윤을 보자 부리나케 달려나와 병윤을 반긴다.
“에구. 내 새끼. 왔어? 잘난 내 새끼.”
김영호는 김민숙이 병윤을 반기는 모습에 조금 뾰로통한 얼굴로 말한다.
“에휴. 자기 아들들이 돌아오니 내 딸내미가 눈빛부터 변하는구나.”
김민숙은 그 말에 김영호를 강한 시선으로 째려본다. 그러자 김영호는 그런 딸내미의 눈초리에 눈치를 보고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그 때, 효혜가 달려나와 병윤에게 안긴다.
“헤. 오빠다! 오빠! 막내 오빠!”
병윤은 효혜를 번쩍 들면서 놀아준다. 그 때, 병윤 따라 병재와 효순이 안으로 들어온다. 김민숙은 물론 그 둘을 반긴다. 그 때, 김영호가 병윤을 슬그머니 보더니 한 마디 말을 붙인다.
“그나저나 손자야.”
“예. 할아버지.”
병윤은 곧장 김영호에게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집중하자 김영호는 조금 긴장한 얼굴이지만 이내 조금은 진지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한 마디 묻는다.
“이 집이 상당히 비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냐?”
병윤은 그 말에 강하게 공감을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사실 점촌에 40층 주택단지라고 해서 새로 건설한 집들이 있는데. 그 집들 중 하나를 비워두었습니다. 그리고 가구들까지 넣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에게 그 곳에서 지내 노후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리니 한사코 거부를 하더군요.”
김영호는 그 말에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자신도 딸내미 부부의 간곡한 부탁에도 거절하고 그 집에 홀로 남지 않았던가? 원래 사람이라는 것은 익숙한 장소에 지내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구나. 다만 장성한 사람들이 여기에 머물기에는 불편해 보여서 그렇단다. 흠. 대가족들이 지낼 수 있도록 이 곳을 증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병윤은 그 말에 생각은 해보았다는 얼굴을 지었지만 조금은 일이 틀어졌다는 얼굴을 내보인다. 김영호는 휴우 한숨을 짓고는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 집 가장인 내 사위 녀석이 여기로 돌아오면 내가 강하게 지원을 해주마. 이대로 닭장 속의 닭처럼 지낼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맞습니다. 예. 빨리 증축이라도 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외할아버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설득을 해주시니 말입니다.”
병윤이 강하게 동의를 하자 김영호는 싱긋 미소를 짓고는 말한다.
“흠. 내 딸을 이 비좁은 곳에서 새우잠을 자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현재 이 방은 길씨 가족들이 같이 지내기에는 한계에 딱 달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병재, 병주, 병윤 형제들이 부모인 길남효와 김민숙에게 강하게 집의 증축을 권유했다. 하지만 길남효는 이제 곧 병재의 결혼이 이뤄지고, 분가를 한다는 논리를 들어 형제들의 요구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병재의 결혼은 6월 초에 결정되었다. 그 때까지 참고 견디라는 말이었다.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그 때마다 앓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일단 자는 순서가 병재-병주-병윤-길남효-김민숙-효순-효혜 순으로 자리를 깔고 자는 편이다. 남녀 간의 사이에 대해서 걱정은 없지만 한 방에 가족들끼리 같이 잔다는 것이 보통 고욕이 아니었다.
추억은 추억이고, 불편한 것은 불편한 것이다. 다행히 병윤에게 있어서 오늘 이 요구를 강하게 설득시켜주는 지원군을 발견했다.
시간이 지나자 만남을 가졌다는 이 집의 가장 길남효가 돌아왔다. 그리고 방 안에 앉아있는 자신의 장인을 발견하고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길남효는 얼른 자신의 장인인 김영호에게 고개를 숙이고 말한다.
“여기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장인 어르신.”
“흠. 적적해서 찾아왔다. 내 딸이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지.”
“으음. 미리 연락이라도 주셨다면 이렇게 대접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건강한 모습을 보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에 김영호는 조금 뾰로통한 얼굴을 짓는다. 길남효에게 조금 불만스럽다는 그 얼굴이었다. 길남효는 무슨 일이 생겼는지 조금 불안했다. 그 때, 김영호가 길남효에게 한 마디 툭 던진다.
“내가 이 집을 둘러보고 한 마디를 하는데. 이 집을 어느정도 증축하는 것이 좋겠네.”
“......”
길남효는 그 말에 침묵을 하고는 고개를 돌려 병재와 병윤을 쳐다본다. 하지만 그 둘은 길남효의 시선을 피한다. 길남효는 속으로 한숨을 짓고는 우선 자신을 향해 바라보는 김영호의 의혹이 풀리기를 기대했다.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김영호는 그 말에 들을 것도 없다는 듯 강하게 말한다.
“사위. 이 말을 하기에는 그렇지만 난 내 딸을 새우잠하게 만들기는 싫네. 자네 가족이 돈이 없는가? 능력이 없는가? 난 적어도 내 딸이 편안하게 잠자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네.”
“......”
“그리고 애꿎은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리지 말게나. 원래 증축 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이니 말이야. 사실 이 집에 들어서면서 들었던 생각이 상당히 비좁아 보인다는 것이야. 익숙함도 좋지만 불편함은 없어야 하네.”
“하지만 제 장남 병재가 이제 곧 결혼하게 됩니다. 그리고 분가를 하겠지요. 그 때문에 집의 좁음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빠진다고 하여도 계속 이렇게 지낼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나?”
김영호의 강한 설득에 길남효는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내 딸내미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논리로 강하게 밀어붙이니 길남효는 손 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장인어른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내 딸내미를 또다시 불편하게 하면 이렇게 찾아올 것이네.”
길남효는 김영호의 경고에 속으로 끔찍하다는 감정이 들었다. 다만 요즘 자신의 아내에 대해서 신경을 써주지 않는 것에 솔직히 안타까웠다. 그래서 길남효는 속으로 자신을 강하게 설득했다.
‘그래. 어차피 증축할 때도 되었어.’
길남효는 증축할 때가 되었다고 속으로 말하면서 시선을 병윤에게 향하며 말한다.
“네 회사들 중에 건설회사가 있다지?”
“아버지. 점촌의 40층 주택단지를 지었던 회사가 동협 건설입니다. 건설에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휴우. 어쩔 수 없이 이 집을 증축하게 되는군. 되도록 원형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말이야. 양부모님이 물려준 집이라서 말이야.”
그 말에 병윤은 깜짝 놀라서 길남효를 바라본다.
“아니. 그런 사정이 있었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내 양부모님이 물려준 집이라서 그렇다. 그런데 왜 그런 얼굴이냐?”
병윤은 끄응 앓는 소리를 내더니 이내 길남효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니 그냥 이 집 주위에 원하는 집을 건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집의 보존 차원에서 말입니다.”
“그런 방법이 있으면서 왜 말을 꺼내지 않았어?!”
“방금 떠오른 생각입니다! 아버지!”
============================ 작품 후기 ============================
생가를 보존함과 동시에 가족들이 생활할 주택의 확장을 동시에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병윤의 허술함이 보이는군요. 일단 생가의 경우는 길남효 김민숙 부부가 생활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지을 주택같은 경우는 병재, 병주, 병윤, 그리고 효순과 효혜가 생활할 예정입니다.
댓글들을 부탁합니다. 댓글들이 이 글의 생명입니다. 혹여나 궁금한 점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