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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5월 25일, 병윤을 따라 동협 그룹에 입사하게 된 우장춘 박사는 병윤이 내건 계약이 진실인 것을 깨달았다. 아니 자료에 보았던 것은 축소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는 우장춘 박사가 필요한 장비들이 다 있었다. 일본에서 잘 없는 온도조절 장치, 습도조절 장치를 비롯하여 각종 장치들이 눈에 띄었고, 초고배율 전자현미경이 있었다.
우장춘 박사는 지금까지 익힌 실력들을 발휘하여 연구에 끼어들었다. 한편 우장춘 박사의 한국귀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특히 어느 우파 단체에서는 우장춘 박사에 대해 대대적인 귀환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만큼 보릿고개는 상당히 괴로웠기 때문이다.
일단 보릿고개를 대처하고자 많은 정당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다만 당들의 노력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모자라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병재의 노력에 헛수고가 될 만큼 전국에 콜레라가 만연하기 시작했다.
각 군정의 콜레라가 퍼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각종 검역소를 설치하고, 병재가 일전에 TV에서 알렸던 방법대로 콜레라에 걸린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또 환자들의 가족들과 격리를 시작하여 더 이상의 전염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TV에서 연신 콜레라 관련 방송만 흘러나왔다. 시렌 사무소장의 집무실에서 병재는 떨떠름한 얼굴로 현재 흐르고 있는 방송을 쳐다본다.
-현재 각지에서 호열자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각 군정들은 최대한 검역소를 설치하여 환자들을 격리, 전염병 전파 경로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호열자 감염 현황입니다.-
그러자 TV화면은 보도자가 아니라 한반도 전국으로 바뀐다. 그리고 원을 그린 붉은 것들이 눈에 보인다. 바로 콜레라 발발 지역이었다. 보도자는 그 화면 속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부디 주의를 요구합니다. 만약 호열자 환자가 눈에 보이면 각 군정 검역소에 신고하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호열자를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혹시나 모를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나의 영상이 흘러나온다. 아무래도 TV방송국에서 군정들의 요청을 받아서 자체적으로 만든 것 같았다. 하나하나 단계가 이루어진 이 영상은 상당히 보기 쉽게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렇게 영상이 끝나자 보도자가 화면에 나타난다.
-아무쪼록 이 영상을 보시고, 대처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우선적으로 당부할 사실은 양손을 꼭 씻고 다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다음 소식에 대해서...-
시렌 사무소장은 보도자가 그렇게 말을 흘리자 TV를 꺼버린다. 그리고 시렌 사무소장은 안타깝다는 얼굴로 병재를 쳐다보고 한 마디 말한다.
“쯧. 자네의 노력이 반감되었군. 결국 콜레라는 만연 되었으니.”
병재는 자신의 일이 실패했다는 것에 뿌득 이빨을 갈았다. 이 놈의 콜레라는 상당히 지독했다. 다만 콜레라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여 TV로 퍼뜨리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시렌 사무소장은 병재를 보고 굳은 얼굴로 한 마디 말한다.
“혹여나 콜레라 환자를 치료한답시고, 전국적으로 환자들을 찾아 치료하지 말게. 지금은 전국적으로 콜레라가 퍼지고 있어. 지금은 일일이 찾아 다녀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보다 방역이 상당히 중요하네. 그리고 지난 번 자네가 만든 구강수액요법은 상당히 큰 효과를 보이고 있어. 즉 자네가 일일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각종 검역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말이야.”
병재는 시렌의 당부에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을 짓는다.
“그래도 호열자가 지금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여기에 있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시렌 사무소장은 병재가 그런 말 할 줄 알았다는 눈치였다. 시렌은 병재를 쓰윽 쳐다 보다가 한 마디 말한다.
“자네가 그럴 말을 할 줄 알았지. 이제 시간이 되었는데...”
그 때, 사무소장의 집무실에 끼익하고 문이 열렸다. 그리고 일단의 미군들이 들이 닥쳤다. 병재는 조금 놀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본다. 시렌 사무소장은 그들에게 다가가 한 마디 말한다.
“미군정 한반도 보건당국이군.”
그러자 미군 군의관들을 이끄는 한 사람이 시렌 사무소장에게 경례한다.
“보건당국 총책임자 로이드 그윈델 중령, 이 곳에 정식배치를 받았음을 신고합니다.”
그 말에 시렌 사무소장은 그에게 경례를 마저 하고는 조금 흰머리가 난 중년 남성 그윈델 중령을 쳐다보고는 흠흠 거린다.
“당신들이 이번에 콜레라 방역 사태에 대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까?”
시렌이 묻자 그윈델 중령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일단 일일이 검역소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각 군정과 연합하여 대처하고 있지만 지금 각 군정에서 한반도 전체적인 전염병 대처에 대해서 일사분란하지 않습니다. 대처의 통일, 그리고 각 방역의 전체적인 지휘에 대해서 이 곳 재생치료병원에 콜레라 대처 방안을 맞이하였습니다. 지금 각 군정이 이 것을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그 단체의 장은 미스터 길. 당신입니다.”
그윈델 중령이 그렇게 말하자 병재는 시렌을 쳐다본다. 시렌은 병재의 시선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병재에게 말한다.
“말했지? 자네가 직접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작년 소련에서 의학 체계에 대해서 진두지휘했다는 말을 들었네. 지금 한반도는 자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어. 자네의 능력을 발휘하여 콜레라를 잠재우게나.”
시렌의 그 말에 병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렌에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부족한 몸이지만 이 일을 콜레라가 잠잠해질 때까지 받아들이겠습니다. 대신 제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행동해주시길 바랍니다.”
병재가 그런 말을 함과 동시에 병재에게서 남들을 위압시키는 분위기가 흘러 나온다. 시렌과 그윈델 중령은 저런 병재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적어도 병재의 지시만큼은 철저하게 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재는 그윈델 중령을 보고 한 마디 말한다.
“우선적으로 한반도 전체 검역소의 위치부터 파악하고 시작해야겠습니다.”
그윈델 중령은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한 마디 대답한다.
“우선 각 군정의 검역소 위치는 이 지도에 표시해두었습니다.”
그윈델 중령은 그렇게 말하고는 탁자 위에 커다란 한반도 전국의 지도를 펼친다. 병재는 그 지도들을 살펴보면서 흠 고민을 하다가 그윈델 중령에게 어디 지역을 중점으로 검역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그윈델 중령은 곧장 병재의 지시에 따라 각 검역소에 위치한 장소에 통신을 넣어 지시사항을 말한다.
그리고 병재는 곧바로 제약업체에 전화를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콜레라에 대한 예방 백신들 및 약들을 긴급생산하기를 원했다. 인단 전 세계적으로 나온 콜레라 약에 대한 특허를 피하기 위해 아예 새로운 방식의 약을 주문했다. 그러자 제약업체들은 병재의 지시에 성실히 따른다.
이미 한반도의 제약업체들 중에서 병재의 지시를 받지 않는 곳은 없었다. 병재의 엄청난 약학적 지식은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약이 없었던 제약업체에게 있어 상당한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병재의 지시를 거부하기 힘들었다.
병재는 자신의 동생들이기도 한 병주와 병재에게 콜레라에 대해서 한시적으로 도와주기를 요청했고, 두 사람은 그런 병재의 부탁에 당연히 승낙했다. 우선 병재는 병주에게 광복군 상부에게 요청하여 군 병력들을 콜레라 방역에 힘쓰기를 요청했고, 또 병주 자신의 병력을 모자란 방역의 사람들에 대해서 대처하고자 했다. 그리고 병윤에게는 방역에 필요한 물건들의 제작을 지시했다.
-예. 알겠습니다. 큰 형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병윤아. 그럼 부탁하마. 지금 한반도에 있는 호열자를 잡아야 하지 않겠나?-
병재의 당부에 전화기 너머 병윤의 목소리는 걱정 말라는 말투였다.
-이미 큰 형님께서 진두지휘하는 이상 전국에 있는 콜레라들이 수그러질 것입니다. 그런데 콜레라 덕분에 당분간 결혼은 못하게 생겼군요.-
병재는 그 말에 얼굴을 찡그리고는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쩔 수 없지. 나 역시 부모님의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사람 목숨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지.”
-예. 경성의 어르신들에게 연락이라도 드릴까요?-
병재는 병윤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말한다.
“그래. 그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경성의 어르신들이 정쟁을 일삼는다고 하지만 한반도 국민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이니 적어도 사람들이 그 어르신들의 말을 듣겠지.”
-휴우. 뭐 뇌물 값이 들기는 하겠지만 어르신들도 선선히 허락할 것입니다.-
“일단 며칠, 몇 달이 될 수 있는 일이지만 잘 해야 돼. 알겠지?”
-형님. 제가 애새끼입니까? 이미 전 21살 먹은 청년입니다. 그런 걱정은 그만두시기를 바랍니다.-
“12살이든 21살이든 난 너를 어린 동생으로 본다.”
-형님. 이러기입니까?-
“하하. 아니다. 농담이야. 하여튼 부탁하마.”
-예. 형님.-
그 것으로 병재는 병윤과의 통화를 끊는다. 그리고 현재 여기에서 올라오고 있는 보고들을 살펴보면서 엄청나게 바빴다. 병재의 원래하던 진료 및 치료도 시간만 지나면 그대로 사망하는 질병에 한해서 진행되었다. 그만큼 병재는 콜레라에 쏟는 시간들이 많았다.
우선 교통이 되지 않아서 방역이 힘든 지형에 대해서 병윤의 동협 그룹에서 만든 헬리콥터들을 이용하여 신속히 방역하기로 하고, 사람들에게 예방 주사를 놓기 시작했다.
1946년 6월 1일, 그야말로 병재는 며칠 간 잠도 못잘 지경으로 콜레라에 대해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병재의 체력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혀를 두러낼 정도로 생생했다. 오히려 그 병재의 지시에 따르는 그윈델 중령이 수척해질 정도였다. 시렌 사무소장은 잠을 6일 정도 자지 않고, 지휘를 하는 병재를 피곤하고 지친 시선으로 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자네. 안 피곤해?”
그 말에 병재는 시렌에게 한 마디 말한다.
“시렌이 더 피곤한 것 같습니다. 피곤하시면 먼저 주무십시오.”
“난 자네에게 물었어? 자네 지금까지 잠도 자지 않고, 계속 이렇게 지냈잖아? 겉은 멀쩡한데 속이 썩는 것이 아닐까? 난 걱정이야. 자네는 인류에 있어서 상당히 필요한 일이야. 난 걱정 말게. 지금 자네의 건강이 중요해.”
그윈델 중령은 시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병재만큼 이렇게 밤낮 가리지 않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사실 젊음 때문에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병재보다 더 어린 병사들이 수척한 얼굴을 짓는 것을 보면 아니었다.
병재는 시렌에게 피식 웃으며 한 마디 대답합니다.
“제 건강에 대해서 이미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콜레라도 수그러질 기세이니 한 번 살펴보고, 주위 사람들이 권유하시니 잠을 자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그 때는 제가 부재중 일 때도 각 상황에 대해 대처방법을 만든 후에 하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부재중 일 때도 안심이 되지 않겠습니까?”
시렌과 그윈델 중령은 지친다는 표정으로 병재를 바라본다. 지금 저렇게 생생하게 말하는 병재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시렌은 병재를 바라보며 한 가지 생각에 빠진다.
‘젠장. 저 녀석은 무슨 무한 체력이야? 피곤이라는 것이 없는 존재일세. 아니면 엄청 피곤한데 엄청난 의지로 억지로 참아내고 있는 거야 뭐야?’
그래도 병재는 부재중 일 때의 상황대처를 만들고, 자신들의 말에 따르겠다는 병재에 대해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며칠 간 각 종 상황 속에서 병재의 지시는 상당히 훌륭했다. 괜히 재생치료를 창시한 의사가 아니었을 정도였다. 오히려 그윈델 중령이 더 경악할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방역의 진두지휘와 치료는 상당히 다른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방역의 진두지휘는 행정의 영역이었고, 치료는 의학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재는 그 방역을 너무나 훌륭하게 수행했다.
처음 병재에게 방역의 지휘권을 넘기라는 미군정 상부의 지시에 그윈델 중령은 욕하기 바빴지만 지금은 그런 미군정의 지시에 대해 그야말로 선견지명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 때, 한 병사가 시렌과 그윈델 중령에게 찾아와서 하나의 보고를 올린다.
“저 이 곳에 경성의 한국인 지도자가 찾아왔습니다.”
시렌과 그윈델 중령은 그 말에 더더욱 피곤한 얼굴이 된다. 시렌은 그 병사를 보고 한 마디 묻는다.
“그 한국인 지도자의 성명이 뭐야?”
그 말에 병사는 즉각 시렌에게 대답한다.
“그 싱먼 리라는 사람입니다. 원래 이 곳 방역 지휘자인 미스터 길과는 아는 사이라고 만나야겠다고 말을 하는데. 어떻게 처리할까요?”
시렌은 그 말에 얼굴을 대차게 구기면서 대답을 한다.
“콜레라가 한창 심할 때, 코빼기도 못 본 양반이 수그러지자 이렇게 찾아오다니. 젠장 교활한 늙은이 같으리라고.”
병사는 그 말에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혹시나 이 것으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닥치지 않을지 하는 얼굴이었다. 그러자 시렌이 그 병사보고 한 마디 말한다.
“쯧. 미군정은 그런 사람을 밀어줘서 난리야. 일단 들여.”
그 말에 병사는 얼떨떨한 얼굴을 짓고는 시렌을 바라본다.
“예... 예에.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병사는 그 싱먼 리를 데려오기 위해 발걸음을 돌린다. 그런 병사의 뒷 모습을 본 시렌은 한 마디 중얼거린다.
“에휴. 그 놈의 싱먼 리. 정치인들이라는 족속들은 미국이나 영국이나 어디서나 이렇게 행동을 하는 것일까? 모르겠군.”
시렌은 이승만을 욕하면서 자국의 정치인들도 같이 욕했다. 다만 시렌은 이승만을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시간이 지나, 병사들의 호위 속에 이승만 박사가 나타났다. 시렌은 떨떠름한 얼굴로 이승만을 쳐다보고, 그건 그윈델 중령까지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 방역을 진두지휘하는 병재였다. 병재는 반갑다는 얼굴로 이승만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니. 박사님이 어찌 이런 곳에 당도하셨습니까?”
이승만 박사는 한결같은 반응을 보이는 병재에 대해서 한 마디 말한다.
“난 자네가 잘 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러 왔다네. 자네가 방역의 지휘권을 잡고, 지시한 일에 대해서 중국군정과 미군정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 비록 내가 자네에게 도움을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군.”
병재는 그 말에 하하 웃으면서 이승만에게 말한다.
“그건 아닙니다. 박사님께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까? 제 연락을 거부하지 않고, 들어주신 것만 해도 저는 힘이 납니다.”
이승만 박사는 그 말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병재가 콜레라 방역에 온 힘을 다 할 동안 병재가 이승만 박사에게 연락하여 부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콜레라 방역에 대해서 이승만 박사의 세력을 동원하여 지원해달라는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 이승만 박사는 다른 중요한 일이 있다고 거부를 했지만 계속되는 병재의 요청과 또 병윤의 뇌물에 이승만 박사는 지금의 일을 멈추고, 병재의 요청에 따랐다. 물론 이승만의 세력으로는 상당히 미미한 지원이지만 그래도 병재에게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는 시선이었다.
이승만 박사는 병재에게 한 마디 묻기 시작했다.
“그래. 지금도 방역에 대해 진두지휘를 하는 것인가?”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호열자는 수그러들었지. 아직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때일수록 방심하면 안 됩니다.”
이승만 박사는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병재에게 말한다.
“그야. 당연하겠지. 그나저나 자네의 예상대로라면 호열자의 방역은 언제 끝날 것 같은가?”
병재는 그 말에 턱하니 말이 막힌 얼굴로 침묵을 유지했다. 아무래도 생각 중에 있었다. 병재는 어렵다는 얼굴을 하고, 이승만에게 대답한다.
“아주 완벽한 방역에는 몇 년이 걸릴 것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들어 일어난 것에 대해 완벽히 잡으려면 며칠이 걸릴지 몇 달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이승만 박사는 그 말에 얼굴이 구겨진다. 요즘 콜레라 때문에 각 당들은 콜레라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병윤이 뒷돈을 찔러준 영향도 있지만 지금 민중에게는 호열자라는 흑사병급의 질병이 자신에게 덮치지 않을까? 걱정해야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는 고상한 이념보다는 사는 것이 급우선이었다.
그래서 각 당의 지도자들 및 간부들은 매번 콜레라에 대한 대처현황과 또 치료방법들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 때문에 TV가 놓인 어느 오지의 마을에서도 콜레라 대처법이라면 종이를 보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술술 말로 나올 지경으로 매번 틀어댔다. 그런데 병재와 그의 영향을 받는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노력을 하고도 콜레라 방역에 대해서 장담할 수 없는 병재의 말에 이승만 박사는 끄응 하고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
‘쯧. 콜레라가 수그러지고, 저 녀석에게 콜레라가 완벽히 방역되었다고 선언하고, 그 것을 내 공으로 돌리면 정치적 영향력이 올라갈 텐데. 너무 빼는군.’
============================ 작품 후기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 이승만 박사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마지막 이승만의 생각에서 보듯 그는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수단이 기부가 되었든 국민들을 학살시키든 말이죠. 만약 저보고 이승만 지지자라고 말한다면 그 것만큼 저에게 슬픈 일은 없습니다.
저는 댓글들이 터질 것을 예상합니다. 부디 터뜨려 주십시오. 전 댓글들이 많으면 만족하는 관심종자입니다. 어서 내 관심을 충족시켜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