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315화 (31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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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9월 2일, 좌우합작 위원회에 자신들이 초대했던 사람들이 도착했다. 지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이 속속 도착을 하자 사람들은 서로를 확인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있었다.

거기서 목포에서 활동했던 김필휴는 하하 웃으면서 지금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한다. 그 것은 대구지역에 영향력을 뻗치고 있는 인사인 최주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경성에까지 별 다른 일은 없지만 구미에서 엄청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거기다 성공적으로 동협 그룹과 협상을 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이끌어냈다.

거기서 모인 인원들을 바라보는 눈초리들이 있었다. 바로 경성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가문인 설씨 가문이었다. 가주인 설상호는 자신의 아들 설편현에게 한 마디 말한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경성에서는 모르지만 지방에서만큼은 그야말로 세력에서 한 영향력을 하는 사람들이다. 고려 왕조를 창시한 왕건 역시 개성 지역의한 지역유지에 불과했지. 저들 중에는 꽤 야심을 숨기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설상호의 그런 평가에 설편현은 조금 얼떨떨한 얼굴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말한다.

“그런데 그 길씨 일가가 있는데 과연 저들이 기를 펴고 살 수 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설상호는 자신의 아들의 말에 흠흠 거리면서 일부로 한 귀로 흘리더니 이내 결국 설편현에게 한 마디 대답한다.

“그 곳은 논외이니 나중에 말을 하지.”

논외로 치부해버리는 설상호의 말에 설편현은 조금 기가 막혔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아버지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기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이 대다수 지역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지녔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기에 설편현 역시 아버지의 말 따라 인물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 역시나 눈에 띄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마 그들로써는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 역시 만만치가 않았다. 설편현은 가볍게 이야기를 하는 최주호를 보고는 평가한다.

‘구미의 최주호. 구미 지역에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실력자라고 들었는데. 일단 인맥 면이나 다른 면에서 상당히 앞서 나간다는 정보가 있다. 거기에 저 사람의 동생이 광복군 장교로 있고, 거기에 그 길씨 일가와 어느 정도 친분이 있다고 하니. 역시나 요주 인물이야. 사람들 눈은 바보가 아니군.’

설편현은 최주호를 바라보면서 역시라는 마음가짐이 가장 먼저 들었다. 최주호라는 이름에 대해서 자신의 아버지나 아니면 주위의 사람들에게 많이 들었다. 원래는 구미 지역에서 여운형을 지지하여 좌익운동을 했던 사람이라고 들었다. 다만 지금은 어떤 성향을 지닌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한 걸음에 달려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그가 여운형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버지. 그 몽양 선생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설상호는 그 말에 흠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허. 네 녀석도 이제 나이를 먹으니 사람 보는 눈을 가졌구나. 맞다. 몽양 선생은 어느 정도 세력을 가지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많은 편이지. 네가 주의 깊게 보는 최주호도 아마 여운형에 지지를 하는 사람일 거다.”

“하기야 해방 전에 있는 왜놈들도 여운형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할 정도라고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했지요. 아마 그런 부분이 지금의 이 상황을 불러일으킬 지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설편현의 말에 설상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편현에게 말한다.

“너를 공부시킨 것에 대해서 헛되지 않았군. 하지만 몽양 선생은 글쎄. 앞으로 가면 갈수록 곤란에 처해 질거다.”

“그 말씀은?”

“이런 시국에 몽양 선생은 너무 깨끗하다는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오물 덩어리. 거기서 각종 더러운 짓이 벌어지지. 모함과 이간질은 매번 벌어지는 일이지. 그런 곳에서 정말 의지적인 마음으로 정치를 하신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정치판에서 여운형 선생은 맞지가 않지. 정치라는 것은 꼭 깨끗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설상호의 씁쓸하기 그지없는 말투에 설편현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적어도 내 생각에 이 한반도의 지배자는 백범 김구, 그리고 우남 이승만 선생이라고 본다. 두 사람은 어느정도 그런 것에 익숙하지만 가장 익숙한 사람은 아무래도 우남 이승만이겠지.”

설편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설상호의 말에 동의한다. 하기야 이승만의 행보는 권력을 얻기 위해 최적화된 행보를 걷고 있었다. 그리고 설상호의 말대로 정치란 더러운 것도 다뤄야했기에 이승만으로써는 제격이라는 소리였다.

“이승만 선생이 만약 지도자가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난 아직 그 사람에 대해서 정확한 것은 모른다. 하지만 적만큼은 끊임없이 견제하고, 부하들에 대한 통제는 확실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지.”

설상호의 말에 설편현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세력을 이끄는 지도자들 중에 안 그런 사람이 있냐는 말이 있겠지만 이승만의 행보는 그런 특성이 심했다. 그리고 이승만에게는 시류를 보는 눈이 있었고, 가장 유리한 조건이 있었다.

“거기다 이승만은 미국을 등에 업었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주의국가는 전통적으로 반공분위기이다. 특히 미군정의 사람들은 더한 구석이 있지. 이승만 박사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파고들어. 그들의 말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렇다고 민심 확보에 대해서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만약 미국을 등에 업지 않는다고 하여도 그에게는 아주 강력한 무기가 있지.”

“길씨 일가의 첫째인 길병재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설상호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바로 그거다. 그는 적어도 민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적어도 민심 확보에 가장 중요한 점은 병자들을 치료해서 지지자를 얻는 방법이 쉽지. 재생치료의 창시자이자 의학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술을 보유한 길병재를 끌어안는다면 민심 확보만큼은 충분히 행한다. 지금도 그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지 않았는가?”

“아. 그 수해지역의 활동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렇지. 원래 사람들은 원래 진정 어려울 때, 다가와 도와주는 사람에게 상당한 호의를 보인다. 그런데 그 것이 답도 없는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라면? 그 것도 먼저 찾아가서 봉사하는 유명한 의사라면?”

“......”

“몽양 선생님의 이상은 알겠지만 이승만 박사에게는 그런 강력한 무기가 있다. 미국에 대해 협조는 하면서 전폭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은 것도 그에게 그런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설편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아쉽다는 듯 말한다.

“만약 제 딸을 그 집안에 시집을 보냈다면 우리 집안으로썬 상당한 기회일 수도 있었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설상호는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자신의 아들에게 말한다.

“뭐 다른 집안들과 결혼 안 한 것에 대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지. 우리에게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으니 말이야.”

설편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버지가 길씨 집안에 대해서 알아보고 꽤 놀라워하지 않았습니까?”

설상호는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설편현에게 한 마디 대답한다.

“그 사람들은 파고들면 들수록 정말 더 놀라울 수밖에 없지. 한낱 소작농 출신이면서 이렇게 세력을 구가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다른 사람들을 따르게 만드는 카리스마와 끝을 알 수 없는 능력. 아마 우리 집안 말고도 그 집안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을 거다.”

“으음. 아버지 말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겠지요.”

“나 뿐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아는가? 아마 어느 정도 시류를 알고 있는 자라면 길씨 집안이 얼마나 미래가 밝은 집안이라는 것을 잘 알 수가 있을 거다. 만약 옛날이었다면 새로운 왕조를 창시할 그런 집안일 지도 모르지.”

설편현은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킨다. 하기야 자신의 아버지의 말이 옳을 지도 모른다. 지금 한반도를 주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협 그룹을 보자면 이미 그들의 역할은 국가를 대신한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포악하게 장사하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수해지역을 일일이 점검해서 체계적인 구제책과 구호를 해주는 집단이 바로 동협 그룹이었다. 설상호는 그런 소식들을 TV나 신문, 그리고 아는 사람들에게 들으면서 정보들을 모아두고 있었다.

“몽양 선생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정치를 하고 싶다면 꼭 잡아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릎을 꿇어서라도 제발 한 번만 도와달라고 구차하게 자존심을 죽여서까지 데려와야 하는 사람이 있지.”

“그게 길씨 집안입니까?”

“바로 그거다. 그들에게는 한반도를 부흥시킬 비전과 기술력, 그리고 자금과 인재들을 갖추고 있다. 의학, 군사, 산업. 이 것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는 알겠지?”

“첫 번째는 민심. 두 번째는 무력. 마지막 세 번째는 금력이군요.”

“그래. 지금 그들은 그 것들을 잡고 있다. 아마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필사적으로 포섭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지. 그리고 그건 누구보다도 경성에 있는 지도자들이 잘 알고 있지.”

설편현은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설상호에게 말한다.

“그렇다면 그 북한의 김일성은 전형적인 악수를 둔 셈이군요.”

“악수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그들만큼 위협적인 세력은 없겠지. 공산주의 세력은 태생적으로 자본가와 맞지가 않아. 자본가를 타도하기 위해 일으킨 것이 공산 혁명이 아니겠나? 김일성이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면 길씨 일가는 가장 까다롭고 강대한 방해 세력이 되지.”

“으음 그렇게 말씀하시니 상당히 어렵군요.”

“원래 사람 일이라는 것은 그런 거다. 그리고 그는 실패했고, 길씨 일가와 적대 관계가 되었지. 원래 사람 죽이는 일은 들키지 않고, 한 번에 끝내야 하거든. 뭐 결과적으로 벌집을 건드린 셈이 되었으니.”

설상호의 말에 설편현은 북한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들을 떠올린다. 지난 번 폭탄 테러도 그렇지만 가장 큰 경우가 바로 성진제강소 폭파 사건이었다. 성진 제강소가 완전히 파괴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복구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마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추측된 것은 길씨 일가일 것이다. 그들 역시 호구처럼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니 말이다.

“일단 유망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 좋겠군. 길씨 일가보다는 아니라고 하지만 의외로 흙 속의 진주는 여기서 발견을 하는 것이지.”

“거기서 최주호의 경우는 반쯤 드러난 진주 입니까?”

설상호는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말한다.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설상호와 설편현은 슬슬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병윤은 지금 양복과 중절모를 정갈하게 차려입은 연형칠과 마치 귀부인같이 옷을 꾸며 입은 방완서를 보고는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꽤 잘 꾸몄는데. 역시 옷이 날개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병윤의 말에 연형칠은 하하 부끄러워하면서 웃고, 그건 방완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완서는 조금 걱정되는 얼굴로 병윤에게 말한다.

“에휴. 내 아이를 지금 내 시부모에게 맡겼다지만 역시 불안한 걸.”

그 말에 연형칠은 얼굴을 구기더니 이내 방완서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니. 내 부모님이 그렇게 악독하게 구는 사람이야?! 우리 둘의 아이는 잘 있어. 걱정 말라고.”

연형칠의 다그치는 말에 웬일로 방완서는 뭐라 말을 안 했다. 자신 역시 실례를 했다는 것을 느끼는 모양이다.

“으. 응.”

두 사람의 모습에 병윤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배가 슬슬 아팠다. 역시 결혼하지 않는 사람에게 있어서 부부를 보는 것은 병윤이 알지 못하는 그런 부러움이 생겨났다.

“그래. 지금 이렇게 우리들을 꾸미고 하는 일이 바로 그 좌우합작 위원회의 참석 때문에 그런 거야?”

“그런 것도 있지. 나하고는 안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한 마디 할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방송국의 사장이야. 그 곳에서는 야망과 실력이 쟁쟁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 곳에서 너는 기죽을 필요는 없어. 뭐 너에게는 안 되어도 옆에 방완서가 있으니 걱정은 없겠지.”

병윤의 그 말에 연형칠은 으으 하면서 한 마디 말하낟.

“아니. 이게! 야. 내 아내를 같이 올려 보낸 것은 그런 이유였냐?”

병윤은 그 말에 뻔뻔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야? 완서야. 네가 판단해서 행동해라.”

방완서는 그 말에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알겠어. 자 남편. 잘 알겠지? 하여튼 약한 모습을 보이기만 해봐.”

“힉!”

방완서의 패기에 연형칠은 약한 모습을 보인다. 하기야 어릴 적의 습관과 기억이 어디 가겠는가? 연형칠이 기가 약한 녀석이 아닌데, 방완서가 너무 당찬 기가 있었다. 그 때, 방완서가 병윤을 바라보더니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넌 그런 쪽에는 참석 안 할 거야? 믿기지는 않겠지만 내 남편의 말을 들어보면 너 역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잖아.”

병윤은 그 말에 대답대신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저. 저. 저 놈 얼굴 봐라. 그냥 속을 털어놓으시지? 그렇게 자세를 잡지 말라고. 아주 동협 그룹의 회장이 되니까 그냥 하늘나라로 올라갔어?”

연형칠의 한 마디에 병윤은 조금 얼굴을 구기며 연형칠에게 말한다.

“완서야. 부탁하마.”

완서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의 남편인 연형칠에게 미소를 보이며 말한다.

“해도 될 말이 있고, 안 해도 될 말이 있는 법이지.”

연형칠은 그 말에 억울하다는 얼굴로 병윤에게 따진다.

“야. 너는 그 사실을 완서에게 말을 해야 쉽냐? 이 소인배 자식아.”

병윤은 그 말에 오히려 미소를 짓고 박수를 치면서 대답한다.

“정답! 저는 소인배였습니다. 자 이제 대답됐지?”

“으으으. 이 자식을 그냥. 에휴. 너나 나나 철이 덜 들었다.”

갑작스럽게 연형칠이 풀어지면서 그런 소리를 하자 병윤은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 연형칠을 보고 한 마디 말한다.

“뭐 거기서 마음대로 해라. 만날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으면 이야기 해라. 그 곳의 사람들이라면 너를 무시하기는 힘들 거다.”

“한 마디로 호가호위 아냐?”

“한낱 여우인데도 너가 가진 영향력을 만만치가 않아.”

“그래도 네 부하 일 노릇이지.”

“어느 정도 네 의사를 존중을 해주잖아. 그게 무슨 부하 일이냐?”

“에휴. 뭐라 말을 해야겠다만 되었다. 그나마 너라서 다행이다.”

연형칠의 말에 병윤은 편한 미소를 보인다. 마을에서 감연과 같은 또래이자 친한 친구인 연형칠의 말에 병윤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도 솔직히 가슴이 떨리기는 한다. 몽양 선생은 우리들 같은 한반도의 젊은이들에게 우상같은 존재가 아니냐? 그 사람의 연설에 나 역시 감탄을 보냈는데 말이지.”

연형칠은 아연하게 연인을 그리는 듯 말하는 투에 병윤은 피식 웃는다.

“그 사람의 매력이라는 것은 상당히 대단하기 그지없지.”

“비록 입장은 다르겠지만 사소한 만남만큼은 추구하는 것이 옳겠지.”

병윤은 그 말에 키득키득 웃는다. 그 때, 방완서가 손목에 있는 시계의 시간을 쓰윽 보더니 이내 손가락으로 연형칠을 꾹꾹 찌르고는 한 마디 말한다.

“이제 갈 시간이야. 그리고 병윤아. 다음 번에 보자.”

연형칠을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방완서가 병윤에게 그렇게 말하자 병윤 역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거기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줘. 나 역시 이야기가 고픈 사람이라고.”

“그건 걱정 마라. 다만 별일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방완서의 말 한 마디에 피식 웃는다. 그렇게 두 사람이 좌우합작 위원회에서 온 초대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떠나자 홀로 남게 된 병윤은 흠흠 거리면서 속으로 두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한다.

‘뭐 잘 해내겠지. 두 사람에 대해서 별 걱정거리는 없겠고, 일단 나는 수해지역의 현황부터 살펴봐야겠다.’

사실 병윤이 경성에 상경한 이유는 이렇게 연형칠과 방완서 두 부부에 대한 지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해지역의 시찰이었다. 서류로 처리하다가 망하는 기업들이 있었다. 그래서 간간히 시찰을 해주면서 직접 현장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병윤은 슬슬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 작품 후기 ============================

아 피곤하네요. 오늘은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로 한 편을 꾸몄습니다.

요즘 헬기에 관하여 관심이 폭증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무지 기뻤습니다. 이렇게 이야기에 관심을 표해주시니 저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런 댓글들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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