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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병윤은 손채현 비서만을 데리고, 수해지역을 시찰하러 갔다. 그리고 그 둘을 호위하는 경찰 분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 서기로 보이는 경찰관이 병윤에게 한 마디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지금 식량창고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저들 중 식량들을 제대로 받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약한 이들을 전문적으로 노려서 약탈하려는 무리들이 박살났다는 점이겠죠.”
병윤은 그 말에 잘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동협 그룹이나 경찰 쪽에서 그런 경우를 대비를 했다. 그런 무리들을 용인한다는 것 자체가 한 마디로 민심 악화로 비화될 문제였기 때문이다.
일단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이 배급을 하러 가면 일부로 모여서 간다. 그리고 그들은 경찰들의 호위 하에 데려다 준다. 그렇게 번거롭게 행동한 결과로 약자들을 등쳐먹는 무리들의 행동이 활발히 감소했다.
“식량은 회장님께서 베풀어주시니 다행이지만 역시 문제는 생필품입니다. 옷가지, 또 위생용품 즉 생필품의 수가 떨어져 이재민들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와중입니다. 이에 대해서 우리 경찰 쪽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부족한 실정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내 손채현 비서에게 말한다.
“제가 생필품을 내려달라는 그런 것이 없었나요?”
“물론 하셨지만 그게 저...”
손채현 비서는 말 대신 경찰들에게 눈짓으로 바라본다. 서기는 그 말에 흠흠 거리면서 병윤에게 말을 해준다.
“아주 부끄러운 일이지만 동협 그룹에서 내려준 생필품들을 경찰에서 횡령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월급으로 그만한 물건들을 살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조금 당황하면서 하아 한숨을 내뱉는다. 원래 사람이란 동물은 생계에 위협을 받으면 힘을 가지고, 자신의 생계부터 고치기 마련이다. 경찰들이라고 다를 바가 없었다. 결국 병윤은 손채현 비서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시찰을 끝내고 나면 수도 경찰청의 경찰청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겠군요. 적어도 이재민들에게 있을 피해를 줄이려면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
손채현 비서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볼펜으로 서류를 적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 적자 조용히 병윤의 옆을 따라간다. 서기는 동료 경찰관들이 내뿜는 과한 눈초리에 흠흠 거리면서 병윤에게 묻는다.
“그 경찰청장님을 만나시는 이유가 뭔지.”
“뭐 그 쪽에서도 물자가 부족하니 어쩔 수 없이 기부를 하려고 말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행동을 했는데, 다음 번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뭐 그 때는 어쩔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
서기는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병윤의 경고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건 다른 경찰관들 역시 서기와 같은 생각들이었다. 그나마 서기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는 편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병윤에게 말한다.
“회장님의 그런 행동이 있다면 적어도 이재민들에게 갈 생필품들을 횡령하는 무리들이 상당수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고도 횡령하는 무리가 있다면 주위 사람들이 제지를 하겠지요. 회장님의 배려와 그리고 경고에 우리 경찰들은 제대로 듣겠습니다.”
“......”
그렇게 병윤은 수해 복구 현장을 살피러 간다. 그 때, 작업을 하던 이재민들이 경찰들 무리를 보고 수군거린다.
“허. 엉덩이 떼기가 무거운 녀석들이 웬일로 호위를 다 하냐?”
“에잉 쯧쯧. 뭐 누군가 귀하신 손님이 오신 것인지 모르겠지.”
“누구는 이렇게 고생을 하고, 누구는 경찰들의 호위를 받고, 나라 꼴 잘 돌아간다. 에휴. 내 빌어먹을 팔자야.”
병윤은 인부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어도 한 귀에 듣고, 한 귀에 흘렸다. 마땅한 불평들이었기에 마음속에 새기면 자신만 손해였다. 그렇게 병윤은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에는 천막들이 모여 사는 이재민들의 삶을 바라본다. 일단 천막들을 공수하여 지내는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흙바닥에 거적을 대고 있는 모습에 병윤은 마음속이 조금 불편하다. 그러나 서기의 말은 병윤의 마음과는 달랐다.
“그래도 예전과는 나아진 모양입니다. 적어도 처음의 혈색보다는 상당히 회복한 모양이에요. 요즘에는 공동 화장실 및 공동 샤워 실을 동협 그룹에서 이 곳 중심에 만들어서 위생 면에서 크나큰 불편이 없습니다. 위생을 잡아야 그나마 전염병의 발생이 줄어드니까요. 그리고 의사들이 이 곳으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곧 바로 돌 전염병에 대한 피해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병윤은 서기의 말에 그 의사들의 행동에 대한 배경에는 자신의 큰형 병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도 기쁜 듯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병윤은 그래도 조금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지 서기에게 한 마디 말한다.
“혹여나 평상을 이재민들이 머무를 공간에 놓을 생각은 없었습니까?”
서기는 그 말에 하아 한숨을 내뱉고는 병윤에게 말한다.
“솔직히 우리 경찰들은 많은 것들이 부족합니다. 속칭 말해서 일반 사람에 제복입고, 권총 잡고, 그리고 무전기 들면 그게 우리 경찰입니다. 아까 제가 생필품들을 횡령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다 우리 경찰들이 물자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런 어려움을 말하면 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모두 다 부족한 시기에 이런 행동은 어리석다고 말이죠. 그리고 조금만 더 참아라. 또 애국심으로 이 사태를 참으라고 말입니다.”
“......”
“우리들이 생필품들을 횡령한 것도 다 생계를 위한 것입니다. 만약 회장님이 경찰청장님에게 말씀을 드려서 적어도 경찰들에게 기부를 어느 정도 하신다면 횡령은 줄어들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상 문제에 대해선 물자들이 있어야 합니다. 즉 평상을 만들 나무들이 있어야하지요.”
병윤은 그 말에 흠흠 거리면서 서기에게 한 마디 말한다.
“목공서에서 주문을 넣어드릴 테니 경찰 분들께서는 필요한 평상의 개수를 파악해보십시오. 다만 과다하게 개수를 조작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어느 정도의 비리는 묵인해주겠다. 하지만 과도하게 한다면 참지 않겠다는 병윤의 엄포에 서기는 고개를 얼른 끄덕이며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이재민들을 불러 파악하여 일단 흙바닥에서 잘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 필요한 사항이 있습니까?”
“그리고 옷들을 보니 조금 헤져 있거나 더러워져 있군요. 평상시에 세탁이나 그런 것을 화장실에게 하는 편입니까?”
“근처 개울가에서 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혹시 공동 세탁소를 만들 생각이십니까?”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조금 후회가 되는군요.”
서기는 그 말에 하하 웃으면서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찌 그 것이 회장님의 잘못입니까?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회장님이 나서서 행동하는 것 자체가 우리 경찰들과 이재민들에게 감동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욕해도 동협 그룹에 욕하는 것은 이재민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적어도 그들에게 이렇게 적극적으로 재산을 풀어 구제를 하는 사람들은 없었거든요. 그리고 동협 건설 쪽에서 새롭게 건물들을 짓고, 또 이재민들에게 무료로 집을 들이게 해주니 다들 만족하는 편입니다. 계속 이렇게 있어도 자신들 역시 새로운 집에 들어갈 희망이 있으니 말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행이라는 얼굴이었다. 그래도 자신의 행동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적어도 벌어둔 돈들이 있다면 이런 곳에 투자를 하는 것도 좋았다.
‘이제 저 사람들만큼은 동협 그룹의 제품들을 이용하겠군.’
병윤은 이렇게 이재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구제를 해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고객 충성도, 저들은 적어도 동협 그룹의 제품들을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만들어질 것이다. 바로 동협이라는 이름에 대한 가치가 말이다. 적어도 동협 그룹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그 쪽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병윤은 발걸음을 옮기니 천막들 중심에 건물들이 세워졌다. 바로 공동 화장실과 공동 샤워 실이었다. 공동 화장실은 일단 천막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를 생각해도 상당히 컸다. 한 번에 백 명이 이용 가능하게끔 만들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재민들 중 두 사람이 화장실에 있는 그늘에 의자를 대고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이 병윤과 경찰들을 발견하자 벌떡 일어서서 말한다. 그 둘은 병윤보다 경찰들에게 반응을 하는 것 같았다.
“여기에는 어떻게 오셨습니까?”
경찰관 서기가 나서서 말한 이재민에게 다가가 말한다.
“화장실의 상태는 어떤가?”
“적어도 화장실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기는 그 말에 쯧쯧 거리며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거 딱 보니까 화장실 이용도 제대로 못하게끔 만들었군.”
그 말에 화장실을 경비하는 사람이 으음 거리면서 그래도 한 마디 말한다.
“화장실을 함부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양변기가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것들의 관리는 저희들이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청소도 저희들이 다 합니다. 이렇게 경비를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지요.”
서기는 그 말에 피식 웃고는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얼씨구. 청소들이나 그런 것은 아이들과 여자들에게 맡기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가? 뭐 그래도 이렇게 경계를 서는 것은 잘한 일이다만. 지금 화장실 안을 들어갈 생각인데 괜찮겠지?”
그 말에 화장실을 경비하던 사람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병윤을 쳐다보더니 경찰관 서기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저 청년은 누구기에 이렇게 호위를 하는 것입니까?”
“뭐 이 화장실을 건축하게끔 만든 사람이라고 말해주지.”
그 말에 화장실을 경비하던 사람은 상당히 긴장을 하지만 할 말을 다 한다.
“우선 청소하시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저기 있는 곳에 구두와 신발들을 닦아주십시오.”
화장실을 경비하는 사람이 어떤 곳을 가리키자 그 곳에는 신발들의 흙을 덜어내는 수압식 청소기기들이 있었다. 수압 높은 물줄기를 뿜어내는 기기들이었는데 경찰관들과 병윤, 손채현은 그 기기의 손잡이를 잡고는 버튼을 꾹 누르자 물줄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병윤은 그 물줄기들을 흙이 묻은 자신의 구두에 쏜다.
-푸쉬식!-
흙들이 말끔히 씻겨 나가는 모습을 보니 병윤은 깔끔하게 생긴 자신의 신발을 보고 만족한 미소를 짓는다. 그건 경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다시 화장실 입구에 서자 화장실을 경비하던 사람들은 병윤의 일행들의 신발에 대한 검사를 하고 다시 말한다.
“되었습니다. 이제 화장실을 깨끗하게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병윤과 경찰들은 곧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그 곳 안을 살펴본다. 우선 화장실의 입구는 남성용 여성용으로 나눠져 있었다. 당연히 병윤의 일행들은 남성용으로 들어간다. 일단 화장실 안은 관리를 잘 해놓았는지 깨끗했다. 화장실 입구에 경비를 서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였다.
병윤이 이번 화장실을 지을 때 필요한 것들을 명시해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도 잘 나타냈다. 대형 거울과 세면대, 그리고 소변기와 문이 있는 양변기들이 존재했다. 적어도 휴지만큼은 각 양변기에 전부 걸려있었다. 그리고 휴지걸이에 하나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꼭 쓴 휴지는 양변기 안에 버려주세요.-
사실 휴지는 물에 녹지 않으면 양변기 안에 넣지 말아야 한다. 막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휴지들은 그런 우려가 없다는 것을 이 글귀로 증명했다. 휴지 만드는 기업은 동협 그룹에 속한 기업이 아니었지만 동협 그룹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었다. 적어도 휴지 만드는 기술과 기계들은 동협 그룹에서 도입해왔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휴지가 안 녹아내리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병윤은 잠깐 휴지를 뜯고, 그 것을 양변기 안에 넣은 뒤 물은 내린다. 양변기의 물은 콸콸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며 녹은 휴지를 밑으로 내려보낸다.
원래 물 관리는 동협 관수회사가 했다. 그래서 그런지 수압 면에서 꽤나 괜찮았다. 병윤은 경성에 하수처리시설을 만들 것을 지시를 내렸다. 그 것을 작년 경성의 상하수도 시설들을 인수할 때, 지시를 내렸으니 아마 하수처리시설의 건설은 이 때쯤에 건설하고도 남았다.
나중에 한번 시찰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느 정도 화장실을 이용하고, 또 세면대의 거울 위에 또 하나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손은 반드시 씻기 바랍니다. 손을 씻지 않고, 돌아다녀 병에 걸리면 그건 네 책임입니다. 또 병을 옮기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겠죠?-
꽤나 무시무시한 글귀들이 적혀 있었지만 병윤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귀였다. 그리고 그 글귀 옆에는 손 씻기를 제대로 하는 법이라고 순서대로 그림들이 나열해 있었다. 정말 알기 쉽게 된 그림들을 따라서 병윤은 손에 비누칠을 하고 손을 씻었다.
경찰들 역시 세면대를 이용하면서 그렇게 손을 씻었다. 그들 역시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화장실을 이용하나 싶었다.
공동 화장실 이용이 끝나자 병윤의 일행들은 이번에 공동 샤워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공동 샤워 실은 공동 화장실로부터 거리가 얼마 안 떨어진 지역에 있었다. 거기서도 공동 샤워 실을 지키는 경비들이 눈에 보였다.
서기가 공동 샤워실 입구를 보면서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여기가 바로 공동 샤워 실입니다. 한번 살펴보시겠습니까?”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설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그 말에 서기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 공동 샤워실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대화를 나누더니 이내 병윤에게 돌아간다.
“일단 저들에게 어느정도 이야기를 해두었습니다. 다만 신발을 벗고, 저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하라고 말을 한다면 따라줘야 예의이겠지요. 예. 알겠습니다.”
병윤은 곧 샤워 실 안을 살핀다. 그리고 안에는 휑한 장소에 샤워기들이 나열해 있었다. 다만 비누들은 전부 다 샤워기의 비누를 놓는 곳에 놓여 있었다. 비누들의 개수는 부족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기야 비누들을 천막의 사람들이 이용하려면 전부 다 샤워 실이나 화장실로 가야했는데 차라리 여기에 비치해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물이 빠지는 구간은 잘 되었고, 병윤은 우선 샤워기의 꼭지를 위로 올린다. 그리고 그 꼭지를 왼쪽으로 돌렸다. 꼭지의 좌우는 수온을 조절하는 것으로써 왼 쪽으로 가면 뜨거워지고, 오른 쪽으로 가면 차가워진다. 꼭지가 왼쪽으로 돌아가자, 샤워기에서 뿜는 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다. 바로 온수가 제대로 나온다는 증거였다.
사실 온수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샤워 실 지붕에 설치한 태양 전지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기를 이용해 물을 끓이고, 그 끓은 물을 온수로 활용이 가능한 셈이다.
이 공동 샤워 실은 한 층으로 되어 있지 않았다. 총합해서 5층으로 구성된 이 공동 샤워 실은 이재민들의 이용 규모를 고려해서 건설된 건물이었다.
병윤은 이번 공동 샤워 실을 바라보며 잘 지어졌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병윤은 일일이 샤워 실 5층까지 다 살펴보았고, 문제될 것이 없자 공동 샤워 실 밖으로 나간다.
공동 화장실과 공동 샤워 실을 살펴본 병윤과 경찰들은 곧 이재민들을 관리하는 관리소 안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도 역시 경찰들이 눈에 띄었는데, 병윤은 그 곳에서 자리를 앉고는 이번 관리소의 관리 지휘관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요즘 이재민들의 일과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그 말에 대해서 관리 지휘관은 흠흠 거리면서 대답을 해준다.
“맨 먼저 이 관리소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이재민들을 깨우러 갑니다. 다만 그건 일이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깨우러 다닙니다. 그 뒤에 이재민들의 인원 파악을 한 뒤에 일터로 떠나는 사람들은 동협 그룹에서 파견한 작업반장의 통솔 하에 일터로 갑니다. 그 외에 남는 사람들은 관리소에서 파악을 해둡니다. 그리고 학교로 가는 아이들을 데리고 차량에 태워서 학교로 통학해서 보냅니다. 그 뒤에 이제 한산해질 시간입니다. 점심시간 전까지는 말입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우리 경찰들은 바빠집니다. 보통 식량창고에서 나오는 식량들을 가지고, 이 곳에서 요리를 합니다. 뭐 식량창고에서 직접 배급받는 사람들은 알아서 식사를 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관리 지휘관의 말은 계속 되었다.
“오후 역시 오전과 별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그 때부터 전쟁이나 다름없습니다. 공동 샤워 실을 이용할 사람들을 정해서 순서대로 이용을 해야 하거든요. 공동 샤워 실의 규모가 크다보니까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그렇게 생각을 해봤지만 일부 인원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용 못하는 경우가 생기자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정해놓고,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
“그렇게 전쟁 같은 샤워가 끝이 나면 이제 인원 확인 및 또 혹여나 병이 있는지 확인을 합니다. 그리고 아픈 인원들이 파악하면 즉시 이 곳에 파견을 간 의사들에게 데려다 줍니다. 이 곳에 밀집한 사람들에게 전염병이 돌면 그 것만큼 최악인 경우가 없거든요. 그 다음에 인원파악을 어느 정도 해둔 뒤, 밤이 되면 순찰을 돌고 합니다. 그 것이 일과입니다.”
병윤은 그렇게 돌아가는 일과에 대해 이해는 가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관리 지휘소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이 이재민들이 빠져나가는 경우는 바로 집들이 건설될 때의 일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솔직히 누가 이런 곳에 있겠습니까? 안전한 집에 있고 싶어 하지. 그러나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아예 각자 가족들의 이름들을 제출하여 빠져나갈 가족 수만큼 돌립니다. 그리고 당첨된 가족만이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운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여기에 오래 있고 싶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도 이렇게 운영이 되니 다행이라고 여겼다.
============================ 작품 후기 ============================
그런데 이재민들의 구제가 이렇게 하는 것이 맞기나 합니까? 그냥 되는 대로 지었는데 너무 판타지 같네요. 뭐 이 글이 현실적이지 않고, 판타지이기는 합니다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