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317화 (317/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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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수해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시찰을 끝낸 병윤이 다시 차량을 타고, 어딘 가로 향했다. 바로 수도 경찰청의 본부였다. 본부에서 제복을 입고, 소총을 들고, 경계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여름이 막 끝난 시기라서 그런지 경계하는 경찰들의 모습은 그늘진 곳에 서서 경계의 눈초리를 가진다.

그러다가 이내 차량이 들어오면 검문검색을 하는 편이었다. 그건 병윤을 태운 차량이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운전하는 이가 경찰들이었다. 검문검색하는 경찰들이 곧장 다가와 검문을 시도하자 운전하는 경찰이 차창문을 내리며 한 마디 말한다.

“뒤에 손님이 타신다.”

“손님이라면 누구십니까?”

“경찰에 귀한 손님 분이시지. 동협 그룹 회장이라고 한다면 알텐가?”

그 말에 검문하던 경찰관이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긴장한 얼굴로 말해준다.

“적어도 여기에 와야 한다는 표 좀 보여주십시오.”

운전대를 잡은 경찰은 그 말에 짜증이 난 얼굴로 곧 안주머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 검문하는 경찰관에게 건네주면서 말한다.

“자 됐지?”

검문하는 경찰은 표를 받아 내용을 검색하면서 알아본 뒤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표를 건네주고는 경례를 한다.

“이거 실례하였습니다.”

그리고 통과를 외치며 차량을 안으로 들여보낸다. 그리고 차량은 어느 구석에 정차를 하더니 이내 운전대를 잡은 경찰이 뒤로 고개를 돌리며 뒷좌석에 앉아 있던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제 수도경찰청에 도착하였습니다.”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대를 잡은 경찰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거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에 운전대를 잡은 경찰이 하하 웃으며 말한다.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이정도의 대우는 당연한 일입니다.”

병윤은 결국 경찰들의 배려 속에서 수도경찰청 건물 안으로 안내를 받는다. 건물은 아담한 편으로 경성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담당하기에는 작았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가자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사무 일을 하면서 또 돌아다니는 모습이 많이 바빠 보였다.

그러다가 경찰들이 수군거리는 것이 들린다.

“저 사람이 그 유명한 동협 그룹의 회장이란 말인가?”

“허. 저 사람 덕택에 우리 경찰들도 물자를 얻었다고 하던데.”

“그런데 사람이 너무 젊어. 이제 20대 초반의 애송이가 아닌가?”

“나이 따져서 뭘 해. 그가 이룩한 것을 보고 평가를 해야지.”

경찰들의 수군거림 속에서도 병윤은 보부도 당당히 하고, 곧 안내를 따라서 수도경찰청장 실 문앞에 도착을 한다.

-똑! 똑! 똑!-

“밖에 누군가?”

“저는 박 주임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손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뭐? 손님. 가만 있어봐라. 손님이라. 아! 들어와 들어오게.”

그러자 문을 두들긴 경찰이 직접 문고리를 열어주면서 병윤을 안으로 들인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꽤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의 제복 입은 남성이 앉아 있었다. 바로 이 곳 경성을 담당하는 수도경찰청장 조봉암이었다. 조봉암은 벌떡 일어서서 병윤에게 악수를 청한다.

“이거 꽤 귀중한 가문의 자제께서 이런 곳에 찾아오셨군.”

왠지 호탕함이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에 병윤은 싱긋 미소를 지을 뿐이다.

“그래. 어차피 한반도에 있는 지식인들이라면 잘 아는 사람이지. 소개는 안 해도 상관은 없어. 그런데 자리라도 앉는 것이 좋겠지.”

“예.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조병옥과 병윤은 곧 방 안 쇼파에 앉는다. 조봉암은 편안하게 자세를 잡다가 이내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을 해준다.

“이번 수해지역 복구에 진심으로 협력한 것에 대해서 고맙네. 덕분에 민심 수습이 원활해지고 있다네. 이대로 시간이 가면 수해지역의 복구도 어느 정도 끝을 낼 수 있겠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봉암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실 그 이전에 수해지역에 대한 시찰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시찰? 흠. 수해지역 복구의 조력자니 그런 권리는 당연히 있겠지. 그래. 많이 개판이었지?”

개판이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조병옥의 말에 병윤은 흠흠 거리면서 조병옥을 바라보며 한 마디 대답한다.

“제가 요즘 경찰 분들에게 너무 무심한 것 같습니다.”

조병옥은 예상 외의 병윤의 대답에 흠칫거리며 손가락으로 턱을 쓰다듬는다. 그리고는 조병옥은 의아한 표정을 취하면서 한 번 말을 던진다.

“그래. 그 유명한 동협 그룹의 회장께서 우리 경찰 들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말을 하다니. 이거 참. 너무 황송하구만.”

황송이라는 단어를 쓰는 조병옥의 말에 병윤은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아까 시찰을 나갈 때, 한 번 확인했습니다. 요즘 이재민들에게 생필품들을 빼돌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조병옥은 그 말에 잠시 땀을 삐질 삐질 흘리다가 이내 한 마디 말을 한다.

“그... 그건...”

“아. 저도 압니다. 솔직히 이 경찰 조직에 물자 없고, 돈이 없지 않습니까? 빡빡한 월급에 물가는 오르지. 일은 고되지. 또 욕을 엄청 얻어먹지. 뭐 좋을 것 하나 없지요. 아마 물건이 앞에 있으니 혹 하는 심정일 것입니다. 자신이 당장 급한데 남들을 돌볼 필요는 없는 것이 인간의 심리입니다.”

병윤의 직설적인 말투에도 불구하고, 조병옥은 흠흠 거리면서 말을 아낀다. 병윤은 비리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서 이해를 해주는 태도 때문에 그렇다.

“물론 위에서 비리 사실을 적발할 거다. 명령을 내려도 씨알도 안 먹힐 것입니다. 수도경찰청장님께서 그런 것을 봐줄 생각은 없지 않습니까? 다 힘들어서 묵인하는 것이 이유이지 않습니까?”

조병옥은 그 말에 조금 어려워하면서 하하 웃더니 말을 한다.

“어느새 경찰들의 사정도 알게 되었군. 뭐 자네가 한 말은 사실이야. 나도 그런 것을 몰라서 시정 안 하는 것은 아니지. 내 말을 들을 가능성이 없으니까 그런 거야. 아까 우리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말을 했는데. 그렇다는 이야기는?”

“일단 경찰 분들에게 장비 및 물자들을 기부하려고 생각 중에 있습니다. 적어도 정식 정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그런 행동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뭐 그렇게 된다면 자연적으로 생계 목적의 비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겠지요.”

조병옥은 그 말에 고개를 격하게 끄덕거리며 한 마디 말한다.

“그거야 당연하지 않은가? 자네가 이야기한 지원을 받고도 비리를 저지른다면 그 것이 사람의 할 짓인가? 만약 그런 이가 다시 한 번 내 귀에 들린다면 그 때는 내가 엄벌을 내릴 것이네. 그러니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싱긋 웃는다. 어차피 생필품에 대한 가격은 별로 안 들었다. 그리고 조금 발생한 재고 처리겸 하는 것도 좋았다.

“일단 경찰청장님께서 공식적으로 만연 적으로 일어나는 비리 근절 및 또 대우 확대에 대한 경찰들에게 확실히 알려주십시오.”

조병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병윤에게 말한다.

“그거야 당연한 말이지.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경찰에 존재하는 비리는 뿌리 뽑을 테니 걱정은 말게.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원을 해줄 수 있을까?”

“무엇입니까?”

조병옥은 그 물음에 잠시 초조해지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한 마디 대답한다.

“알다시피 우리 경찰들은 경성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발생하는 범죄들을 뿌리 뽑아야하는 입장이야. 그런데 우리 장비가 너무 뒤떨어져서 걱정이야. 문경에 존재하는 문경경찰서만큼의 지원은 어떻게 안 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 특히 문경 경찰서에 배치된 헬기 하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병윤은 그 말에 으음 하더니 이내 조병옥에게 한 마디 말한다.

“우선 헬기들의 경우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생산될 것 같습니다. 아마 그 때쯤이면 헬기가격이 내려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내년 후반기에 헬기 10대를 지원하면 되겠습니까?”

조병옥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거리며 병윤에게 말한다.

“그 정도의 지원도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지. 헬기의 기동력이라면 적어도 범인 수색 및 추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각지에 만연한 그 빨갱이 자식들을 박멸시킬 수 있겠지.”

빨갱이에 대해서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는 조병옥의 말에 병윤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을 뿐이다. 조병옥은 이내 흠흠 거리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요즘도 자네와 자네 형제들에게 신세를 지는 것이 많아. 수해지역의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보건 지원도 해주니 상당히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자네가 20년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될지언데.”

“하하. 저를 20년씩이나 나이를 추가할 생각이십니까? 아직 저는 살 날이 많이 남았습니다.”

“뭐 기대가 되는군. 자네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그릴지 미래를 그릴지에 대해서 말이지. 그리고 자네들이 우리들을 도와준 만큼 우리들 역시 자네들에게 도움을 줄 거야. 적어도 이번 지원에 대해서 우리 경찰들은 상당히 고맙게 생각을 하네.”

“하하 말씀만이라도 충분히 고맙습니다. 어차피 경찰들의 활동이 우리 동협 그룹에게 도움이 되니 말입니다.”

조봉암은 병윤의 마음에 없는 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맙기는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경찰에 대해서 이렇게 지원을 해준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수해지역의 복구에 대해서 경찰이 맡았을 때도 어떻게 해야 하나 암담했는데. 지금 동협 그룹이 도와주니까 일이 쉬웠다.

“그리고 내년 헬기들을 공여해드릴 때까지 경찰차를 비롯한 자동차들을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면 적어도 경찰들의 기동성에 대해서 별 걱정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통신망 구축에 대해서도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조봉암은 이렇게 환경적으로 기여를 해주는 병윤을 바라보니 어느새 마음이 그에게 쏠린다. 이제 올 해에 창시되고, 활동을 시작하려던 찰나에 이렇게 지원을 해주다니 병윤이 너무나 고마웠다.

‘이 자식을 향해 범죄를 저지르는 새끼들은 내가 다 죽여버려야 겠다.’

조봉암은 속으로 그렇게 마음을 먹으며 다짐한다. 그 뒤에도 병윤은 조봉암에게 어느 정도 경찰들의 활동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해준 뒤 조봉암 및 경찰들의 배웅을 받고, 다시 차량에 탑승하고 어딘 가로 떠난다.

차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 호텔로 향한다. 일단 동협 그룹의 관계자가 경성에 지어진 한 숙소에 머무를 것을 청했지만 병윤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차량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양복을 입은 호텔의 관계자가 미리 마중을 나왔다.

“제 호텔의 방은 어딥니까?”

병윤의 물음에 그 관계자는 그냥 조용하게 한 마디 대답한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병윤은 성큼성큼 그를 따라간다. 사실 이 곳을 여러 번 이용을 해왔기에 익숙한 감이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도를 따라 걷고, 방문 앞에 도착하지만 병윤은 얼굴을 조금 찡그리고는 한 마디 그에게 말한다.

“여기는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이 아니잖습니까?”

그 말에 그는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하하 웃으며 말한다.

“사실 그 방이 누군가 이미 잡아놓아서 그랬습니다. 앞으로는 그 방을 회장님 전용 방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이번 한 번만 참아주십시오.”

병윤은 그 말에 조금 뾰로통한 얼굴로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닙니다. 뭐 그런 사정이 있다니 어쩔 수가 없군요. 여기로 하겠습니다.”

“그 대신이지만 적극적으로 모시겠습니다.”

“......”

그리고 병윤을 안내한 호텔 관계자는 곧 방문의 문고리를 잡아 돌리고는 병윤을 안으로 들인다. 병윤은 이제 막 피로를 풀려던 찰나에 미리 방 안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병윤은 의아한 시선으로 방 안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다가 이내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흠. 일찍 왔군.”

병윤은 미리 자리를 잡아 기다리고 있던 몽양 여운형을 바라보더니 당황하면서 그를 향해 한 마디 말한다.

“이게. 도대체...”

“자네답지 않게 당황을 하는군. 사실 자네와 허락 없이 만나게 되는 것은 미안하게 생각하네.”

그 말에 병윤은 끄응 하고는 여운형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무래도 자신을 안내한 호텔 관계자는 일부로 이런 방을 선정한 것 같았다. 병윤은 곧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여운형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좋습니다. 저를 이렇게 만나고자 하니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흠흠. 미안하게는 되었네. 요즘 자네의 활동이 바쁘다는 것과 더불어 내 일 역시 바빠서 이렇게 시간을 맞출 수밖에 없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수해지역에 대한 시찰을 갔다 왔다고 하더군.”

“휴우. 선생님의 세력이 한반도 전국에 뻗어있으니 그런 사실을 알만 하겠지요. 일단 제대로 수해지역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 번 갔다왔습니다.”

여운형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마디 대답을 한다.

“쯧. 권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이 자네와 자네 형제들만큼만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솔직히 말을 해보지. 자네는 왜 이 한반도에서 살아가려고 하는가?”

여운형의 한껏 진지한 물음에 병윤은 당혹하지 않고, 냉정하지 않으며 바로 대답을 한다.

“진지한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지 않겠죠?”

“뭐 상관없지. 말해보게나.”

“제가 태어난 곳. 그리고 제 가족들이 있는 것이니까 여기에 사는 것입니다. 그 것 외에는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여운형은 그 말에 대답이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런 대답이 오히려 맞을 수 있겠군. 단지 태어나고 그 곳에서 자라나서 여기에 산다라. 아주 확실한 대답이야.”

“......”

“그렇다면 한 마디 더 묻지. 왜 자네는 여기서 무슨 미래를 개척할 생각인가?”

병윤은 여운형의 진지한 질문에 흠 하면서 장고를 한 뒤 대답을 한다.

“솔직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한민족의 장대한 미래니 약속이니 이런 거창한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저는 제 형제들과 가족들이 잘 살기 위해서 행동하는 소인배입니다. 나라를 위해서 애국심을 펼치고, 그런 것은 하등 관계가 없습니다. 저는 유리하니까 그 것을 선택하는 것이고, 기회가 있으니까 그 것을 잡는 것입니다.”

여운형은 병윤의 진지한 대답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웃는다. 그리고는 상당히 진중한 얼굴로 병윤에게 한 마디 대답을 한다.

“과연 자네는 그렇게 말을 하는군. 하지만 자네가 말한 대답과 자네가 행한 행동은 달라. 언행불일치를 이루는 건 대다수의 사람들이 똑같아. 자네는 자네의 이기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면서 이번 수해지역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도움을 주고 있어. 과연 그 것이 자네가 말한 이기적인가?”

“......”

“자네는 그저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한다면서 다른 영역을 놔두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진출하도록 격려해주고 도와주고 있어. 그 것이 정말로 자네의 이기적인 행동인가?”

“으음.”

“그리고 자네는 지난 번 있는 삼척 지역의 아사자가 발생했을 때도 누구보다 더 먼저 식량들을 주고, 오히려 사람을 살리려고 겨우 개발한 헬기까지 군에 주면서 사람들을 살리려고 했어. 그 것이 자네가 말하는 소인배의 행동인가?! 자네는 결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소인배도 아니지. 자네의 눈과 마음은 결코 다른 사람들을 위한다는 말이 없지만 자네의 행동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희망을 주지. 자네는 자신을 위해 행동한다고 말을 하지만 자네를 따르는 사람들을 챙겨주고, 열심히 행동을 하지. 그 것이 이기적인가? 자네는 소인배가 결코 아니지.”

병윤은 압도적인 여운형의 말에 조금 기가 질린 얼굴이었다. 그러나 병윤은 마음을 가다듬고, 여운형에게 한 마디 말을 해준다.

“선생님. 사람이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동물이 아닙니다. 그리고 과연 제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라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공짜에 가까운 것이 존재할 뿐입니다.”

병윤의 진지한 얼굴과 속내에 여운형은 드디어 시작이라는 얼굴을 짓는다.

============================ 작품 후기 ============================

여운형이라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아마 동시대의 사람들도 여운형이라면 인정을 하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옛날 미군정에서 여운형을 두고, 그는 조선 사람들에게 너무 이른 위대한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결국 그는 정치 싸움에 휘말려 암살을 당하고 말지요. 아마 이 이야기 속에서는 그런 암살을 안 당하리라 싶습니다. 정쟁에 휘말려 은퇴를 하거나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갈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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