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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10월 17일, 한창 수집한 쌀들의 도정이 한창이었다. 수북하게 쌓인 쌀들이 기계들로 인해서 낱알들이 백미들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면 농민들의 마음은 푸르기 그지없었다. 병윤은 이번 도정이 끝난 백미 여러 톨을 한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댄다.
“꽤 맛 나는군요. 현재 수집한 쌀들의 수매량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그 말에 유통회사의 사장 전호진은 자료들을 들고 말하기 시작한다.
“총 합해서 27만 5886섬입니다. 현재도 쌀들을 구매 중에 있습니다.”
“현재 쌀들을 판매하는 농민들은 잘 판매해줍니까?”
전호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윤의 물음에 답한다.
“우리 유통회사가 쌀 가격을 많이 쳐주어서 그런지 자신들이 먹을 쌀들을 제외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너무 후려쳐서 난리라고 봅니다.”
“일단 수집한 쌀들을 정미소로 옮겨서 백미로 만들고, 식량 재고 상태가 좋지 않은 식량창고로 먼저 옮기십시오.”
전호진은 병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잘 되었군요. 그 이외에 문제 사항은 없습니까?”
전호진은 그 말에 으음 하더니 병윤에게 어려운 표정으로 한 마디 말한다.
“사실 각 식량창고는 상관없지만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최대한 철도들을 이용하여 옮기고 있지만. 하루 빨리 도로나 철도 등 교통 기반이 어서 확충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점은 각 군정과 대한민국 과도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지만 제가 한 번 건의를 넣어보겠습니다. 일단 교통이 불편한 곳이 바로 강원도 및 경상북도 등 산맥지역에 한해서 입니까?”
전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정확합니다. 그 이외에 한반도에 있는 모든 산맥지역은 전부 다 교통이 불편하다고 보면 됩니다. 회장님이 언급하신 헬기들이 나오던가 아니면 기반을 먼저 갈고 닦는가? 둘 중에 하나입니다.”
“알겠습니다. 한 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외에는 없습니까?”
“많습니다. 상당히 말이죠. 솔직히 우리 유통회사는 민심을 잡기 위해서 수익을 포기하는 경향이 많지 않습니까? 그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불만입니다. 차라리 봉사단체라고 부르는 것이 낫다고 말이죠.”
“......”
“물론 회장님을 나무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런 사실들이 회사 안에서 떠돌고 있습니다. 너무 퍼주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모리배처럼 천 배 만 배 이득을 취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마땅하지만 적어도 이익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적자가 다른 회사로 메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상당히 체면이 상합니다.”
그 말에 병윤은 흠흠 거리면서 전호진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쌀을 비롯한 식량들은 이득을 취할 생각이 없습니다. 일단 판매가 역시 원가의 1.1배 정도로 제한하겠습니다. 대신 비누를 포함한 위생용품이나 옷과 같은 물품 등은 시장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식량을 제외한 나머지 경공업 물품들을 시장가격에 맡기겠다는 말씀입니까?”
“적어도 아사하는 사람이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호진은 그 말에 으음 하다가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한다.
“알겠습니다. 회장님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일단 식량 가격은 한반도에 기근이라는 단어가 옛말이 될 정도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참아봅시다. 우리 동협 그룹의 농업 연구소에서 일단 방법을 찾고 있으니 얼마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 그 건물 안 농업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런 방법이 완료되면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 다기작을 할 수 있습니다.”
전호진은 그 말에 얼이 빠진 얼굴을 한다. 다기작은 한 해에 같은 작물을 여러 번 심어서 재배하는 것을 뜻하는데. 만약 다기작이 가능해진다면 이 세계에서 식량난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도 남을 것이다.
“높이를 활용한 건물에 다기작이라니. 그렇게 된다면 식량 생산량이 폭증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뭐 몇 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아마 한 50년대 초반이면 활용이 가능할 법도 합니다.”
전호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몇 년은 참아보자는 생각을 한다. 이런 기형적인 유통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라질 생각이다. 그러다가 이내 전호진이 병윤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그런 농업 생산은 우리 동협 그룹 쪽에서 자체적으로 행할 방침입니까? 아니면 그 경공업 활성방법처럼 할 것입니까?”
“일단 기업농은 안 된다는 경성의 어르신들이 말하더군요. 한민당과 각 정당들이 토지개혁을 두고 싸우고 있다는 말이 들리기는 하는데. 만약 토지개혁이 이뤄진다면 경자유전의 방식 외에 다른 농업은 금한다고 하더군요.”
“경자유전이라면? 직접 농민이 아닌 이상 농업을 할 수 없다는 취지 아닙니까? 그렇게 된다면...”
“뭐 결과적으로 농민들과 계약 식으로 해서 진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때야말로 유통회사가 나서야할 때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전호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침을 꿀꺽 삼킨다. 역시 자신의 상관이었다. 자신을 위해 무대들을 차츰차츰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때문에 봉사단체라고 불리는 유통회사의 위상도 차츰 회복되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쌓인 쌀들은 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계속 도정하고 있었고, 도정이 끝난 쌀들은 지게차로 어딘가 옮기고 있었다.
같은 시각, 수해를 기점으로 터진 각종 전염병들이 근절되기 시작하면서 수해지점에 봉사를 하고 있던 병재와 각 의사들 역시 차츰 철수준비를 하고 있었다. 병재 옆에서 평상복을 입은 메리 간호사가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제 곧 결혼을 할 수 있겠지요?”
병재는 그 말에 으음 하면서 조금 뜸을 들이는 얼굴을 한다.
“글쎄. 요즘은 각지에서 소요사태가 터졌다고 하더군. 그 때문에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나봐.”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끔찍하다는 얼굴을 하고선 병재에게 말한다.
“설마... 또 그들을 찾아서 치료할 생각이 아니겠죠?”
병재는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메리 간호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건 아니지. 일단 중상자들이야 나 외에 다른 사람이 치료할 수 있고, 또 전염병처럼 급한 문제는 아닐 테니 걱정은 마.”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쉰다.
“다행이에요. 또 봉사한다고 어쩌고 하면서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돌아다니면 어쩔까 싶었어요.”
“......”
그러고 보니 메리 간호사의 얼굴도 조금 야윈 감이 있었다. 매번 전염병 환자들을 치료한다고 병재와 함께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메리 간호사는 제대로 쉬지 못한 감이 있었다. 물론 병재의 얼굴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10월 말에 한 번 미국으로 가서 그 쪽 사람들과 한 번 만나봐야 겠어.”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염려가 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당신이라면 환영할 것 같네요. 미국에서 미스터 길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니 말이죠.”
“후후후. 그래?”
“제 본국에서 무수한 전설들을 만들었잖아요. 대통령 각하도 제발 귀화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당신이라는 것 잊었어요?”
병재는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한다.
“뭐 그 정도까지의 고평가야...”
“하여간 더 이상 뒤로 미룰 생각은 마세요. 제 엄마 아빠도 저를 보고 싶어 하니까요. 그리고 당신도 말이에요.”
“알았어. 알았다고. 그 때까지 내 가족들과 함께 의론해보는 것도 좋겠지.”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깜빡했다는 얼굴로 병재를 바라보고는 말한다.
“아 참. 이왕이면 당신의 가족들이 제 가족들을 뵈면 좋겠다는 말이 있어요.”
그 말에 병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한다.
“일단 가족들의 의사를 물어봐야지.”
“알겠어요. 그나저나.”
바로 그 때, 병재와 메리 간호사에게 다가가 부르는 이가 있었다.
“어이!”
병재와 메리 간호사가 자신들을 부르는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니 그 곳에 정필중이 서 있었다. 병재는 반가운 얼굴로 정필중을 쳐다보자 정필중은 싱긋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말한다.
“뭘 그렇게 급하게 가나?”
병재는 그 말에 싱긋 웃고는 한 마디 말한다.
“이제 끝났으니 제 일터로 돌아가야지요.”
정필중은 그 말에 피식 웃고는 병재에게 말한다.
“이제 교체까지는 약 보름 정도 남았네. 누가 나를 대신하는지 정했어?”
병재는 그 말에 하하 웃으면서 정필중에게 말한다.
“그 쪽 말로는 평생 정 형이 경성에 계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정필중이 그 말에 얼굴을 대차게 구기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뭐?! 어떤 노무 자식이 그 딴 소리를 해!”
“하하하. 뭐 그냥요. 일단 그 쪽에서는 결국 노 형이 정 형을 대신해서 경성에 파견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어요.”
“아. 송규 그 자식 말인가? 송규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으니 남들 가르칠만한 하지. 그나저나 애송이 셋은 아직 남들을 가르칠만한 실력이 되지 않았어? 내가 알기로는 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병재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정필중에게 한 마디 말한다.
“강연이가 그 말에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제 21살 먹은 처지인데. 같은 또래의 사람들이 과연 자신의 말들을 들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요.”
그 말에 정필중이 한 마디 말한다.
“약은 녀석.”
병재는 그 말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정필중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차피 시간 지나면 강연이와 병호도 남들을 가르칠 때가오니까 뭐 그렇게 미워하지는 마십시오.”
“쯧. 알겠네. 알겠어. 에휴. 송규와 나만 고생이라니. 늙은 것이 죄다 죄.”
“그나저나 그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랑 어느 정도 친해졌어요?”
정필중은 그 말에 힘든 것과 동시에 아련한 표정으로 병재에게 말한다.
“자네가 나를 비롯한 네 사람들에게 가르친 심정을 잘 알겠어. 학생들이 제 몫을 할 때마다 내가 헛수고를 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또 가르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세히 공부해야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어서 그런지 이론적인 공부를 많이 했네. 자네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만큼은 못하지만 말이지. 그런데 그 병원은 아직까지도 잘 운행되고 있어?”
이번에는 병재 옆에 있는 메리 간호사가 그 질문에 답한다.
“모두의 걱정과 상관없이 잘 운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여기 있는 선생님의 명성을 듣고,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어요. 뭐 공항이 만들어지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찾아올지도 모르지요.”
정필중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말한다.
“뭐 병원 규모를 생각했을 때, 공항 신설은 늦추는 것이 좋겠지. 자네가 말한 대학이 건설되기 전까지는 말이야. 일단 그 대학 신설은 약 몇 개월 정도 남았다고 하던데?”
병재는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정필중에게 대답한다.
“병윤에게 말을 들어보면 내년 8월 달인가? 9월 달에 만들어진다고 하더군요. 그 외에도 지속적으로 확장 및 건물들을 세울 방침이 있다고 하고요.”
정필중은 그 말에 휘이익 휘파람을 불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히야. 대학이라니. 하기야 나 역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상관없겠지만. 나 같이 무지렁이 같은 사람도 늦은 나이가 되니까 인생역전을 하는 구나 싶네. 역시 그 관상가의 말이 옳았어.”
“그 대학만 지어지면 환자들의 수용에 대해서 걱정할 것도 없고, 그 대학을 중심으로 후학을 양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 대학도 후학 양성이 가능해. 자네가 이 쪽에서 활동 안하니까 후학 양성을 안 하는 거지.”
병재는 그 말에 얄미운 얼굴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나저나 자네와 메리 간호사의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이야?”
메리 간호사는 그 말에 새침때기 같은 얼굴로 정필중에게 말한다.
“흥. 정 교수님과는 상관없는데요.”
“워. 워. 아가씨. 아가씨는 모르지만 이 병재만큼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피. 그게 뭐에요?!”
병재를 두고, 정필중과 메리 간호사가 옥신각신 말다툼을 벌이자 병재는 피식 하고는 미소를 짓는다.
1946년 10월 19일, 문경에 위치한 재생치료병원은 언제든 환자들로 부산했다. 어느덧 문경의 점촌은 군의 규모를 넘어서 시의 규모로 도달했다. 결국 대한민국 과도정부에서 문경을 두고, 도시의 승격으로 많이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여튼 문경의 사정은 제쳐두고, 재생치료병원 안 사무소장실 안에서 메리 간호사와 병재가 사무소장 시렌을 두고 한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 미국으로 넘어가서 자네의 그 장인 장모를 만나볼 생각이라고?”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시렌 사무소장에게 대답한다.
“일단 지체하면 될 일이 아니잖아요. 요즘 전염병이다 뭐다 해서 계속 연기를 해왔는데. 또 제쳐두면 안 될 일입니다.”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맞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자네도 이제 결혼을 해야 될 시점이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이제 자네 나이도 만으로 27살이 아닌가? 그 정도의 나이면 여기서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노총각이라고 부를 정도이니.”
“그 때문에 지금 이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습니다.”
시렌 사무소장은 그 말에 아쉽다는 표정으로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실 내가 주례를 서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난 불가능하다네. 나 말고 자네 주례를 서겠다는 사람들이 천지이니 말이야.”
“으음...”
“뭐 상원의원부터 정부의 각 인사들, 아니면 대통령까지 자네 주례를 서겠다고 난리일 거야. 그리고 자네와 자네 가족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주겠지.”
“미국 시민권이라는 말씀은?”
“한 마디로 자네의 활동은 여기서나 저 미국에서나 얼마든지 자국민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거야.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건 말이 되지만 말이야. 한 마디로 미 정부에서 자네와 자네의 가족들을 인정하겠다는 것이지.”
“......”
“뭐 어디 미 정부뿐이랴? 아마 영국정부는 물론이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환영한다고 할 걸? 자네만한 인재를 유치하고자 애를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하여튼 미국으로 가는 것은 10월 25일에 갈 생각이라고?”
“예. 그럴 생각입니다.”
“미군정에게 한 마디 알려주지. 아마 미 정부에서 직항 비행기라도 대동할 거야. 아마도 말이지.”
“흠흠. 시렌의 말이라면 믿겠습니다. 하여튼 23일까지는 열심히 하다가 출국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결혼한 뒤 여기에 돌아오면 쌓인 일 좀 처리하라고. 뭐 자네라면 금방 금방 해결할 일이지만 말이야. 하여튼 결혼 축하하네. 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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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를 하고 난 뒤 미국 이야기를 하고 나서 헬리콥터 개발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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