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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결혼식은 성황리에 끝이 났다. 밤까지 파티를 해서 결혼 당사자이기도 한 두 집안의 사람들은 조금씩 파김치가 된 감이 있었다. 11월 1일까지 한국으로 가야했기에 메리의 가족들은 지친 감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케빈이 자신의 누나 메리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아니 또 그 곳으로 가서 결혼식을 하는 거야?”
메리는 무슨 문제라도 되냐는 얼굴로 케빈을 바라보며 말한다.
“원래 그렇게 결혼식이 정해져 있었어. 그리고 너도 한국으로 가려고 하니까. 이참에 나 따라서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케빈은 그 말에 메리에게 어떠한 말을 하지 못한 채 이내 납득하고 만다. 케빈은 속으로 이렇게 일찍 한국에 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케빈은 지친 얼굴로 누나 메리를 향해 한 마디 말한다.
“내 누나지만 진짜 호사스럽게 결혼을 하는 구나. 진짜.”
메리는 그런 케빈의 모습을 보고 키득키득 거리며 말한다.
“인생에 한 번 밖에 없는데 이렇게라도 해야지 안 그래?”
“누나의 경우가 너무 지나치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그냥 교회에서 댕댕 거리면서 결혼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그 만큼 내 부군이 특별한 거지.”
“그래. 매형이 특별한 거지. 누나는 아니지.”
메리는 그 말에 표독한 눈빛으로 케빈을 쏘아본다. 하지만 케빈은 이게 맞는 말 아니냐?는 얼굴로 메리를 바라볼 뿐이다.
한편, 한국으로 가는 문제에 있어서 매튜와 길남효가 서로를 향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매튜는 조금 당황하면서 길남효에게 말한다.
“아니. 한국에 가서 한 번 더 결혼한다고요?”
길남효는 그 말에 겸연쩍은 얼굴을 보이며 매튜에게 대답한다.
“저도 방금 알았는데. 미국에서 한 번 한국에서 한 번 결혼한답니다. 저는 상관없는데. 만약 사돈께서 영 부담스럽다고 하신다면...”
그 말에 매튜는 조금 생각하는 얼굴을 하다가 이내 길남효에게 대답한다.
“이건 제 아내와 이야기를 할 사항이군요.”
길남효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매튜의 의견에 동조한다.
“여러 번 이야기를 해보십시오. 아참 저희 가족들은 내일 바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할 생각입니다.”
매튜는 그 말에 끄응 하면서 길남효에게 말한다.
“너무 빨리 가시는 것 아닙니까?”
길남효는 그 말에 죄송하다는 얼굴을 하며 매튜에게 사정을 설명한다.
“물론 이런 것이 예의는 아닌 것을 알지만 제 아들들의 일 때문에 그렇습니다. 누구나 일이 중하다는 것은 알기 때문에 이렇게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길남효의 사과에 매튜는 끄응 하고 뭐라 말을 할 수 없었다. 길남효를 보고 조금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미 그렇게 결정이 되었으니 매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겠습니다.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가는 문제는 한번 의논해 보고, 곧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길남효는 그런 매튜를 보고 연신 고개를 꾸벅이며 말한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미스터 헤임질.”
길남효에게 이야기를 들은 매튜는 곧 자신의 아내인 안나와 아들인 케빈을 불러서 어느 방 안으로 들어가게끔 만들었다. 안나는 영 매튜의 태도에 영 궁금하다는 얼굴이었고, 케빈은 미리 사정을 아는 눈치였다. 안나는 매튜의 표정을 보고 묻는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매튜는 흐음 하면서 안나에게 곧 사정을 설명한다.
“일단 저 쪽 집안이 내일 한국으로 간다더군.”
“아니 그렇게 벌써요? 여기 온 지 며칠 됐다고. 또 결혼식을 하자마자 바로 가는 것은...”
매튜는 흠흠 거리면서 안나에게 설명을 해준다.
“사실 여기서의 결혼식이 있고, 또 한국에서의 따로 결혼식을 하나봐. 그 쪽 나라에서의 전통 혼례라고 해서 말이지.”
안나는 매튜의 설명에 조금 이해를 했지만 이내 한 마디 묻는다.
“그럼 우리 가족들 전원 그 한국의 결혼식에 참가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내 말은 그걸 묻는 거야. 당신과 케빈, 어떻게 생각을 하는데?”
안나는 흐음 하면서 생각 중에 있지만 케빈의 경우는 조용했다. 매튜는 그런 케빈의 반응을 보면서 조금 수상한 것을 알아챈다. 매튜는 흠흠 거리면서 케빈에게 말한다.
“그래. 케빈 네 생각은 어떠냐?”
케빈은 매튜의 말에 생각하다가 이내 진지한 얼굴로 매튜에게 말한다.
“아빠. 어제 제가 말한 것 말인데요.”
케빈이 그렇게 말을 꺼내자 매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 한국으로 간다 그 뭐시기를 말이냐?”
케빈은 그 말에 침을 꿀꺽 삼켰지만 이내 매튜를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저도 이제 시간이 지나면 고등학교에 졸업하고, 이제 진로를 정할 나이잖아요. 어차피 되지도 않을 공부 가지고, 대학을 죽자 살자 노리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방법에 대해서 찾아봤어요.”
매튜는 케빈의 말에 뚱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말을 더 해봐라는 눈초리였다. 케빈은 그런 매튜를 바라보며 긴장한 눈빛을 하며 말한다.
“그렇다고 아버지처럼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아버지는 싫어하시고, 어머니와 저 쪽 집안에서 한국에 대해 한 번 알아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알아봤어요.”
“으음.”
매튜는 케빈의 말에 조금 시선을 누그러진다. 케빈은 여세를 몰아서 이야기를 한다.
“물론 아버지 말대로 대학에 가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자신을 알아요. 솔직히 제가 집에서 SAT에 전력을 투구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대학에 합격할 동안 저를 먹여 살릴 수 있어요? 그리고 대학에 가고 난 뒤 돈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거에요? 저도 이제 다 컸어요. 거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하니까 문제 없을 거에요.”
케빈의 말에 어머니 안나가 매튜에게 지원사격을 해준다.
“당신 아들의 말이 틀린 것 같지가 않네요. 케빈이 진심으로 고민하고, 여러 번 답을 구한 것처럼 느꼈어요. 그냥 치기어린 마음으로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당신 한 번 케빈을 믿어보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아요?”
매튜는 그 말에도 불구하고 케빈에 대해 영 뚱한 눈빛이었다.
“좋아. 그 한국이라는 곳에 가면 일은 구했다 치고, 집은 어떻게 할 거냐?”
“집은 저 쪽에서 준다고 하더라 구요.”
“으음. 타국에서의 생활은 험하다고 하던데.”
케빈은 그 말에 염려놓으라는 얼굴로 매튜에게 말한다.
“난방과 양변기에 전부 다 있는 집이라고 하니까 걱정 없어요.”
“으음...”
그러나 매튜의 의문은 끝나지 않았다. 매튜는 계속해서 케빈에게 묻는다.
“그리고 너는 조금 있다가 영장이 나올 텐데 그 때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
“그 것에 대해서 누나가 이미 방법이 있으니 걱정은 말라고 하더군요.”
케빈이 이렇게 또박또박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매튜는 자신의 고집을 슬그머니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내 한숨을 쉬면서 케빈에게 말한다.
“그래. 남자가 방향을 정했으면 가는 것이 당연하겠지. 다만 후회는 하지 마라. 타국, 그리고 문화 자체가 특이한 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힘들다.”
“이미 각오한 일이에요.”
매튜는 케빈의 진지한 얼굴에 자신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매튜는 흠흠 거리면서 케빈에게 한 마디 말한다.
“좋아. 네가 한국으로 가는 문제는 저 쪽에서 알아봐준다고 하니까. 저 쪽을 따라서 가면 되겠지. 그러면 넌 한국에서의 네 누나 결혼식의 참석에 허락하는 입장인 거냐?”
케빈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매튜를 바라본다.
“아버지께서 허락한 이상 저는 찬성입니다.”
“으음. 당신은?”
매튜가 이번에 안나의 의사를 묻자 안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한다.
“제 딸의 결혼을 지켜볼 의무가 저에게 있어요.”
“한 마디로 찬성이라는 말이야?”
“예에. 그래요.”
매튜는 그 말에 끄응 거리며 침음성을 흘린다. 이미 두 사람이 찬성을 하였으니 자신이 빠지면 모양새가 영 아니었다. 매튜는 할 수 없다는 얼굴로 두 사람에게 말한다.
“어쩔 수 없군. 회사에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좋겠지.”
“당신 회사에요?”
“그래. 비록 내 딸의 결혼식이라고 하지만 이미 사정이 이렇게 되었으니 미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지. 안 그래?”
안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거야 그렇지만.”
매튜는 안나의 반응에 한숨을 푹 쉬며 이야기한다.
“이거 뭐라고 들을까봐 그렇군.”
그렇게 말한 매튜는 털레털레 일어서며 집 안에 설치한 전화기로 다가가 전화 연결을 시도한다. 그리고 회사로 전화가 연결되자 한국으로 가는 문제와 딸의 결혼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회사가 의외로 선선히 허락해줬다. 매튜는 그런 회사의 태도에 영 어리둥절한 눈치였지만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매튜는 곧 길남효에게 다가가 자신의 가족들 역시 한국으로 가겠다고 말을 했고, 길남효는 잘 되었다는 심정으로 매튜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렇게 한국의 결혼식에 대한 문제점은 의외로 원만히 해결이 되었다.
같은 시각, 어딘가 어둡지만 호화로운 분위기의 방에서 쏘이든이 누군가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말을 한다.
“저 마스터. 그가 한 번 만나보자고 합니다.”
마스터라고 불리는 인물은 그 말에 흥미롭다는 얼굴을 하고는 쏘이든을 바라본다. 그리고 쏘이든에게 한 마디 묻는다.
“만나겠다라? 꽤나 귀여운 친구로군.”
쏘이든은 그 말에 한 마디 조언을 해준다.
“겉보기에만 귀여운 친구입니다.”
“겉보기에만? 자네의 눈은 다르게 보는 것인가?”
마스터의 물음에 쏘이든은 흠흠 거리면서 자신이 생각한 바를 대답한다.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방심은 금물이다. 물론 여기서 방심은 몰락의 지름길이기 하지.”
“그리고 어느 정도 경계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쏘이든의 말에 마스터는 더더욱 흥미롭다는 얼굴로 쏘이든을 바라보며 말한다.
“자네의 입에서 경계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군. 그가 정말로 대단한 이라고 생각하는가?”
“전 마스터에게 장난을 이야기해드린 적이 없습니다.”
마스터는 그 말에 키득키득 거리며 쏘이든에게 말한다.
“자네가 나에게 장난을 쳤으면 좋겠군. 하지만 자네는 사람 보는 눈과 완고하기가 그지없는 사람이지. 자네의 말을 듣는 편이 좋겠지. 그런데 그런 그가 나를 만나보고자 한다고. 흐음.”
마스터는 잠시 생각하면서 쏘이든이 말한 그, 즉 병윤의 속내를 예상한다. 그리고 쏘이든에게 들어보라는 듯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과연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군. 그저 단순한 대화인지 아니면 서로 맹수끼리 잡아먹으려고 이전투구를 벌일지.”
이전투구라는 단어에 쏘이든은 순간 긴장한다. 지금의 마스터는 전대 마스터로부터 사업을 상속 받았지만 그는 지금 전대 마스터로부터 물려준 사업을 잘 유지하고, 조용히 확장하고 있었다.
“그래. 그가 만나보기를 요청했다면 나 역시 승낙할 수밖에 없지. 그 억 명을 먹여 살린다는 억생재라는 칭호를 받은 사람을 말이지.”
쏘이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마스터에게 말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와의 만남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지금은 안 돼. 이미 중요한 일이 있어서 말이지. 내년 3월에 한 번 만나보는 것이 좋겠군. 그렇게 의중을 던져봐.”
쏘이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마스터에게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마스터.”
“그리고 자네의 회사를 통해서 그와 거래를 하는가?”
쏘이든은 그 말에 긴장한 눈빛으로 마스터를 바라본다.
“예. 일단 무역에 관해서는 저를 통해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마스터는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쏘이든에게 묻는다.
“그러면 자네가 일시에 그와 거래를 끊는다면 그는 곤란해지는가?”
쏘이든은 그 말에 긴장을 하다가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닙니다. 그가 그런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단순히 제 과대평가일 수도 있지만 그의 심기만 건드릴 뿐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호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이미 그는 다른 운송수단에 대해서 미리 생각을 해놨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물자들을 비축해놓았지요. 제가 거래 관계를 끊는다 한들 그는 비축해 놓은 물자를 이용하여 활동을 계속하고, 아예 자체적인 운송회사를 만들어 무역하면 끝입니다.”
“흐음. 그 말은?”
“한 마디로 거래를 하였기에 저를 배려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 자네의 예상은 그렇게 보는 것인가?”
쏘이든은 마스터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말한다.
“마스터의 기분을 해쳐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마스터는 그 말에 후후후 웃으면서 쏘이든에게 말한다.
“아니야. 아니야. 그 정도의 상대니까 지금까지 상대방을 깔봤던 자네가 이렇게 긴장하는 것이지. 웬만한 사람들에 대해 약점을 잡고 있는 자네가 그렇게 고평가하는 것을 보면 내가 상당히 긴장해야 하는 상대라고 볼 수 있군. 후후후. 이거 너무 재밌겠어. 지금까지 내 상대들이 너무 쉬운 감이 있었지. 이 정도는 되어야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마스터의 흥미로운 웃음에 쏘이든은 흠흠 거리면서 마스터에게 말한다.
“마스터가 그렇게 말하신 것을 보니 저로써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 그의 가족들이 한국으로 간다고 하던가?”
“예. 그렇습니다.”
“그럼 내일 가서 그에게 내 말을 전하게.”
쏘이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스터의 말에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그에게 3월에 미국에서 한 번 만나자고 전하겠습니다.”
마스터는 손깍지를 끼며 상당히 흥미롭다는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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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그는 병윤에게 적일까요? 아니면 아군일까요?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관계일까요? 뭐 그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진행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