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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즐겁고, 서로 간 좋아해야할 결혼식에 한 악의가 들어왔다. 명백히 결혼 당사자들을 독살할 의도에 결혼식은 순간 엉망이 되었고, 사고는 당하지 않았지만 독살미수사건에 놀란 감정 그대로 나타났다.
병재는 자신이 마시려는 술잔에 독이 넘실거리는 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빨을 뿌드득 갈고는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내 아내까지 독살시키려고 했다. 누구지?’
병재는 술잔에 독을 탄 사람을 증오하는 것보다 우선 독을 푼 누군가부터 찾았다. 일단 사고를 당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때, 사회자이자 주례로 나섰던 이승만의 얼굴은 대차게 굳어졌다.
자신이 진행하는 결혼식에 이런 음모를 꾸미다니. 이건 자신을 음해하려는 의도이자 또 자신의 세력에 가장 중요한 인재까지 해칠 악의적인 행동이었다. 이승만 역시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갑작스러운 술잔 속 독 때문에 결혼식장을 지키던 경찰들이 다가와서 현장을 수습하면서 병재에게 한 마디 질문을 던졌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병재는 그 물음에 얼굴을 구기고는 침착하게 경찰에게 말한다.
“지금 독살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지역을 통제하십시오!”
“예에?! 그게 정말입니까?”
“빨리 부탁합니다!”
“으음... 그게...”
그 때, 병재의 말에 당황하던 경찰에게 크게 꾸짖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범인을 잡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빨리 그의 말대로 행동할 것이지!”
경찰은 이승만의 말에 헉하고는 얼른 행동에 개시했다. 이승만은 씁쓸한 얼굴을 한 병재에게 다가가 한 마디 묻는다.
“자네 괜찮은가?”
“박사님에게 걱정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자네를 노리는 것도 있겠지만 날 노리는 것이 있어.”
“박사님을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날 정치적인 영향력에서 깎아내릴 의도가 있기는 하지.”
그 말에 병재의 얼굴은 굳어간다. 그러다가 이승만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물을 바라본다. 그리고 더더욱 얼굴이 굳어지더니 이승만에게 말한다.
“박사님의 말씀은 맞지만 이건 더 나갔군요.”
이승만은 그 말에 의아한 시선으로 병재를 바라본다. 그러자 병재는 탁자 위에 놓인 물잔 속의 물을 이승만에게 내보이며 말한다.
“투명한 독이 있는 물잔입니다.”
이승만은 그 말에 뿌드득 이를 갈았다. 자신을 암살하려는 의도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단순히 정치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살시키려고 하는 작자가 있었다니. 이승만은 분노가 얼굴에 드러났다.
병재는 굳은 표정으로 물잔의 독을 바라보다가 이승만에게 말한다.
“조합독이군요.”
“조합독?”
“예. 물질들 중에는 인체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이렇게 물질들이 섞이면 상당히 유독하게 변하는 독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조합독이라고 말을 하죠.”
“......”
“아마 우리들을 확실히 죽이기 위해 이런 준비를 하였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를 노리는 사람들은 적어도 독의 지식에 해박하거나 아니면 우리들을 암살시키려는 단체 내에서 그런 지식을 가진 이가 있던가. 둘 중의 하나겠지요.”
그렇게 이승만과 병재가 대화를 하는 사이에 경찰들이 용의자들을 잡아왔다. 용의자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벌벌 떨면서 경찰들을 바라본다. 병재는 용의자들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흠 하면서 쳐다본다.
경찰들이 이승만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이 사람들은 결혼식의 물건들을 준비했던 자들입니다. 가장 유력해 보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붙잡았습니다.”
그 말에 이승만은 용의자들을 바라보면서 이를 뿌드득 갈고는 경찰들에게 성난 목소리로 외친다.
“입을 열 태세가 아니라면 그냥 고문해버려.”
“예!”
그렇게 경찰들이 이승만의 명을 이행하러 용의자들을 데리고 갈 때였다.
“잠깐!”
병재가 경찰들에게 한 소리 외치자 순간 경찰들은 멈추고 고개를 돌려 병재에게 의아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왜 그러십니까?”
병재는 그 말에 경찰들 말고 용의자들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미소를 짓고는 이승만에게 한 마디 말한다.
“딱 한 사람 제외하고, 나머지는 무고한 사람들이군요.”
“한 사람?”
“예. 조금 이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 자로 보입니다.”
이승만은 그 말에 끄응 하고는 병재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래. 그 사람을 지목해봐.”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용의자들 중 한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병재의 시선이 맞닿아있는 곳은 꽤나 모진 고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었다. 병재는 경찰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 여자를 붙잡고, 나머지는 풀어 주십시오.”
“으음...”
경찰들은 순간 병재의 말을 듣지 않고, 이승만의 눈치를 본다. 그러자 이승만은 경찰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자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결국 병재가 지목한 젊은 여성을 제외하고 다 풀어주었다. 젊은 여성을 제외한 용의자들은 젊은 여성을 바라보면서 상당히 의아하다는 눈치였다. 마치 이런 일을 꾸밀 사람이 아니라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병재는 그런 젊은 여성을 달리 보았다. 그리고 여성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 질문을 던진다.
“다른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공포에 질린 얼굴인데. 당신만큼은 그렇지 않더군요. 혹시 이유가 있습니까?”
젊은 여성은 그 질문에 순간 당황했는지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병재는 흐음 그리며 젊은 여성에게 한 마디 말한다.
“원래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자각하지 않는 버릇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버릇들은 무의식을 통해서 자신도 모른 채 나타난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런 버릇들이 눈에 보이는데 당신만큼은 아니더군요.”
“......”
“뭐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좋습니다. 한 번 물어보지요. 왜 이 독을 썼습니까?”
그 말에 순간 젊은 여성의 얼굴은 공포에서 당황으로 감정이 확 변했고, 그 감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병재는 그런 젊은 여성을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좋습니다. 당신은 잘 알지를 못하군요. 당신은 그저 위에서 두 가지 물질을 조합하면 독이라는 사실을 전달받았을 뿐일 것입니다. 그리고는 결혼식에 쓸 술이 있는 술독에 미리 한 가지 물질을 뿌렸을 것입니다.”
“으으으...”
젊은 여성의 얼굴이 간혈적으로 떨려온다. 당황이 너무 심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병재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어차피 술잔의 독이라는 것은 나머지 하나의 물질만 뿌리면 완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것이 당신이 행한 행동들인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릴까요?”
젊은 여성은 그 말에 심하게 당황하면서 말을 잇지 못한 눈치였다.
“적어도 입을 열지 않겠다는 뜻인 것 같군요. 휴우. 됐습니다.”
병재는 젊은 여성을 붙잡은 경찰들에게 인사를 하고 말한다.
“일단 제가 확실히 알고 있는 사실들은 여기까지입니다. 일단 제가 말한 술독을 증거물품으로 확보하고, 아까 용의자로 붙잡아둔 사람들을 증인으로 참석하여 정보들을 모으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들은 병재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거칠게 포박한 젊은 여성을 이끌고 경찰서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승만은 병재의 모습에 조금은 감탄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면서 말한다.
“자네. 수사를 해도 되겠군.”
병재는 그 말에 씁쓸한 얼굴을 하면서 이승만에게 말한다.
“저 젊은 여성은 그냥 끄나풀일 것입니다.”
이승만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병재의 말에 납득한다.
“그런가? 그래도 이런 중요한 일에 참여한 것을 보면 단순한 여성은 아닐테지. 그러저나 자네의 하나 뿐인 결혼식이 엉망이 되었군.”
“......”
“일단 결혼식은 계속해야지.”
병재는 이승만의 말이 맞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박사님의 말씀이 온당합니다.”
갑작스러운 사태로 중지된 결혼식은 이후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다만 이 결혼 당사자들과 이승만을 독살시키려는 것이 TV와 신문에 방방곡곡 퍼져 나갔다.
간신히 결혼식을 마치고, 저택에 모인 가족들은 말이 없었다. 특히 하마터면 딸을 잃을 뻔 했던 매튜와 안나는 더더욱 그러했다. 메리 역시 가까스로 결혼식을 마치기는 하였지만 그건 정신없이 행동했을 뿐이다. 지금 메리는 몸이 소스라치게 떨려오고 있었다. 자신까지 죽이려고 한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정말 무서웠다.
병재는 메리와 메리의 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한 가지 사죄를 드린다.
“죄송합니다. 우리들이 부주의함에 심려를 끼쳤습니다.”
매튜는 그 말에 조용히 병재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러나 이내 병재의 잘못이 아니기에 한숨을 푹 쉬고는 병재에게 물어본다.
“도대체 자네를 암살시키려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저에게 적대하는 사람들은 꽤 있습니다. 또 범위를 넓히면 제가 아니라 제 가족에게 적대하는 사람들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제 아내와 그리고 이승만 박사까지 노렸다면... 어느 정도 특정할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요.”
“......”
“범인을 밝혀서 다시는 그런 짓을 생각도 못하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래. 꼭 좀 부탁하겠네. 아까는 너무 간이 떨렸다고.”
매튜의 말에 병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불안이 너무 심한 메리를 향해서 조용히 옆에서 안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미안해.”
“......”
메리는 그 말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러자 병재는 메리에게 말한다.
“오늘만큼은 내 곁에서 지내.”
메리는 그 말에 울상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매튜와 안나, 그리고 케빈은 그런 둘의 모습에 흠흠 거리면서 조금 부끄럽다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병재와 메리는 정식으로 결혼했다.
1946년 11월 3일, 옛 생가 근처 새로운 저택은 ‘우리 집’에서 병주와 병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큰 형 병재를 쳐다본다. 병주가 먼저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욕 보셨습니다. 형님.”
병재는 그 말에 대답을 하는 대신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그런 큰 형의 모습에 병윤은 흠흠 거리며 병재에게 한 마디 설명을 해준다.
“어제 있던 일들을 급히 알아왔습니다. 다만 우리가 예상했던 상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병재는 순간 병윤에게 획 고개를 돌리며 소리친다.
“예상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지?”
병윤은 갑작스러운 병재의 태도에 흠흠 거리면서 병재에게 대답한다.
“일단 범인을 좁히고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번 독살을 꾸몄던 사람들은 상당히 소조직이라는 사실입니다.”
병재는 그 말에 의아한 시선으로 병윤에게 묻는다.
“소조직?”
“예. 그렇습니다. 최대 해봤자 10명도 채 안되는 그런 소조직입니다.”
“그런 점조직이라 해도 필시 다른 상부조직이 있기 마련이지 않나?”
“그런 것은 없습니다. 아마 그 소규모 조직이 단독으로 행한 것 같습니다.”
병윤의 말에 병주가 대끔 병윤에게 한 마디 물어본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근거는?”
“일단 어제 일을 꾸민 것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을 어느 정도 심문을 해본 결과. 공산 세력과 전혀 연관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병재는 그 말에 더더욱 얼굴이 굳어간다.
“......”
병주는 그 말에 병윤에게 한 마디 더 묻는다.
“그러면 우리들을 노리는 자들은 누구인가?”
“적어도 특정 지을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다.”
병재는 그 말에 이를 뿌드득 갈고는 한 마디 툭 내비친다.
“첫 째, 나를 죽이려고 했던 점. 둘 째, 이승만 박사님을 죽이려고 했던 점. 셋 째, 공산 세력과 연관이 없다. 넷 째, 굳이 조용히 독살시킬 계획이 있었는데 결혼식에서 일부러 노렸던 타이밍.”
병주는 그 말에 흐음 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병재는 주먹을 꽉 쥐고는 병윤에게 한 마디 더 말한다.
“그래. 그 것들이 특정 지을 수 있는 증거들이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단서는 병윤 네가 말한 소규모 조직이라는 점. 한 마디로 나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노리는 단순한 테러일 수도 있는 것이지.”
병윤은 그 말에 으음 하면서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테러를 하려면 폭탄들을 가지고, 일을 치르는 것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결혼식에 일부로 독살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 큰 형님의 생각도 맞습니다만.”
“결혼식에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한반도가 아무리 신생국이고, 경찰들이 미숙하다고 하였지만 중요한 자리에 검사를 안 할리 없지. 그리고 내 눈에도 폭탄 같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살기지. 그냥 단순히 폭탄을 던진다는 심정으로 사람에게 폭탄을 던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런 훈련을 받는 사람들은 국가적 규모의 조직에서 나오지. 네가 상정한 소규모 조직에서 나오기는 힘들다.”
“으음.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그 때, 병재는 병윤을 지그시 바라보며 한 가지 말한다.
“혹시 미국에서 있는 세력들이 저지른 일이 아니냐?”
“세력들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네가 만나려는 세력들 말이지. 그들이 단순하게 장난을 쳤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을 하냐?”
병윤은 그 말에 흐음 생각을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닐 것입니다. 저들도 우리들에 대해서 재단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보다 더 대단한 방법을 고수하겠지요. 또 거기다 미국이 본거지인 그들이 독립한 지 1년 된 한국에 그런 세력을 구축하겠습니까?”
병재는 병윤의 설명에 순간 미궁에 빠졌다.
============================ 작품 후기 ============================
북쪽의 공산주의 세력은 아니군요. 한 번 독자분들이 예상을 해보세요. 과연 누구일까요? 어떤 인간들이 이 일을 저질렀을까요? 어떤 분들이 정답을 말할지 상당히 궁금하네요. 힌트는 이미 이야기 속에 있습니다.
하하. 이렇게 독자 여러분들에게 이야기 거리를 던져줘야 댓글을 달겠지요. 빨리 빨리 댓글을 달아라. 이 핫산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