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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12월 22일, 병윤은 집무실에서 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 삼척에 장성면이 석탄이 많다고들 합니다.”
“삼척?”
병윤은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되묻는다.
“예. 문경의 은성탄광 같은 경우는 몇 년 정도 더 캘 수는 있지만 매장량이 별로 안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몇 십 년 정도 더 캘 수 있는 석탄 매장지가 있는데. 그 쪽을 선점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병윤은 턱을 잡고, 생각에 들어갔다. 과연 사실일지 아닐지는 몰랐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동협 개발회사 탄광 개발실장 마필준의 얼굴을 바라보면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습니까?”
마필준은 날카롭게 빛나는 병윤의 시선에 흠칫 하더니 이내 대답한다.
“그 지역에 사는 제 친척동생이 말해줬습니다.”
“흐음. 원래 그 광산을 인수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말에 마필준은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생각을 하다가 이내 병윤에게 말한다.
“하지만 매장량이 장난이 아닙니다. 은성 탄광의 경우는 지금 경제성이 있다고 하지만 그 쪽 지역에 비해 매장량이 별로 안 되는 형편입니다.”
“......”
“회장님께서 이 지역에 꼭 좀 욕심을 부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직접적으로 불하를 받은 것이 아니라 미군정에서 관리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흥미롭다는 얼굴로 마필준에게 물어본다.
“그건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일단 그 쪽 지역에 있는 친척동생이 말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회장님처럼 전문적인 채굴, 시설을 지을 수 있는 기술력과 자본이 있는 광산개발 기업이 없거나 적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필준에게 말한다.
“그럼 제가 한 번 미군정으로 연락을 넣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은성탄광의 경우는 잘 나가고 있습니까?”
마필준은 헤헷 웃으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그 곳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잘 채굴해나가고 있습니다. 어차피 그 쪽에서 채굴한 석탄들은 전부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들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 어차피 석탄의 양은 많고, 그만큼 변환할 석유의 양도 많으며, 그 석유에서 나오는 석유화학 제품들의 수는 많아질 것입니다.”
“흠흠. 회장님께서 해조류를 가지고,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우리들에게는 조금 불안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며 마필준에게 말을 한다.
“어차피 은성 탄광의 경우는 계속 이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태백의 그 광산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필준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병윤에게 말한다.
“무식한 제 이야기를 깊이 들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얼굴을 찡그리며 마필준에게 말을 해준다.
“제 앞에서 무식하다니 뭐니 말씀을 해주지 마십시오. 당신은 당신이 보기에 무식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저는 당신을 광산 전문가로 봅니다.”
마필준은 그 말에 코끝이 찡해진다. 사실 해방 후 내려오자마자 문경에서 가장 먼저 병윤이 채용했던 직원들이 바로 마필준 외 광부들이었다. 지금 그들은 은성탄광에서 일을 잘 하고 있었다. 직업 교육 및 채굴 현대화를 거치면서 은성 탄광 쪽에서 쏟아지는 물량들은 꽤 많았지만 일단 정유공장에서 필요한 량만큼만 채굴하는 방향으로 내려갔다. 그래서인지 광부들은 해방 전보다 줄어든 일감에 걱정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어서 그런지 불만은 없었다.
탄광같은 것은 자꾸 캐다보면 광부들 즉 자신들의 일감들이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동협 개발회사에서 오래 캐고, 대접을 받는 편이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겨울이다 보니까 연탄 소모량이 늘어서 그런지 일감이 조금 늘어난 경우가 있었다.
마필준과 병윤과의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다른 쪽으로의 광산 진출과 또 유력한 광물의 매장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단은 삼척 장성면 철암에 있다는 그 쪽에 한 번 알아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다.
같은 시각, 효순이 단체장으로 있는 일노촉에서는 한 조촐한 축하 파티가 열렸다. 다만 참가한 이들은 대다수 의사들과 일노촉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흰색 가운을 입은 여성 몇 명이 눈에 띄었다.
-짝짝짝짝짝!-
그녀들에 대해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에 일노촉의 일부 인원들이 정식 의사로 발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의학계에 있는 병재가 직접 그녀들을 교육시킨 결과, 그녀들의 실력도 어느새 어엿한 의사 노릇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조금 경험과 교육이 더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병재는 초롱초롱한 자신의 여동생 효순의 눈길을 뒤로 하고, 연단에 서서 마이크에 입을 열기 시작한다.
“이 단체에서 정식 의사가 나왔다는 것에 저는 눈물이 납니다. 그녀들의 고초들과 지금까지의 노력을 생각하면 그녀들은 응당 사회의 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화학당에서 최초 여의사를 배출한 것 이후로 여의사들이 명맥을 이어나갔지만 의학계에서의 터부와 또 여성에 대한 거부로 많이들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의사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 의사들의 수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지금의 여의사들은 가뭄의 단비이자 또 여성들이 사회에 한 몫을 할 수 있다는 증거이며 마지막으로 정절로 인해 남성 의사들의 치료에 거북함을 느끼던 여성 환자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으로 남을 것입니다.”
병재의 말에 연단 밑에서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그들은 이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의 가족들이거나 아니면 의학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었다. 거기에 사회나 정치에서 명망 있는 사람들이 소수 나마 보였다.
“앞으로 이 여의사들에게 많은 고난과 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녀들이 진정 그 것들을 헤쳐나가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활약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저는 이 연설을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병재는 연설을 끝나자마자 고개를 숙이면서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준다. 병재는 연단 뒤에 있던 사람들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일노촉의 간부들과 단체장인 효순이 앉아 있었다. 효순이 병재에게 고마워 하며 말한다.
“배려에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병재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효순에게 한 마디 말한다.
“징그럽게 오라버니가 뭐냐?”
“저와 제 자매들에게 받은 이 은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병재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효순에게 말한다.
“나만 도움 주는 거 아니야. 병주와 병윤이도 도움을 주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고, 도와주고 있다. 네 뒤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행동해.”
효순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예. 오빠.”
그 뒤에는 일노촉에 소속된 여의사들의 정식 의사로 임명되는 식이 거행되었다. 해방 전만 하더라도 이름이 드높았던 의사인 백인제 선생 역시 이 식에 참가해서는 그가 직접 일노촉의 여의사에게 정식 의사 전문증을 건네준다. 그리고 그녀들과 악수를 하면서 빙긋 웃고는 말해준다.
“앞으로도 자네가 우리 의학의 발전과 또 질병에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이 정상적인 삶을 찾을 수 있도록 기대한다네.”
그렇게 말을 들은 여의사들은 속으로 눈물이 났다. 그리고 처음 이 단체에 들어가게 된 것을 생각했다. 해방 전만 하더라도 왜인 남성들의 손에 이끌려서 매번 성노예인 신세였다. 그렇게 비참하게 생을 이어나가다 해방이 되고 나자 이제야 그리운 고향에 돌아가게 되었지만, 이미 그 곳에는 그녀의 자리는 없었다. 그렇게 절망하며 억지로 삶을 이어나가던 찰나에 손을 건네준 이들이 있었다.
바로 일노촉에 소속된 자매들이었다. 그녀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자신들과 같은 과거를 경험한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뭉쳤고, 앞으로 사회에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았다. 앞으로의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녀들은 의학에 관심이 있었고, 또 단체장 효순의 오빠인 병재의 의술에 감탄을 했다. 그녀들은 병재만큼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의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의사일을 할 수 있도록 효순에게 말을 했다. 결국 효순은 그녀들의 부탁을 내팽개칠 수 없었고, 결국 그녀들은 병재에게 교육을 받게 되었다.
처음 교육 받을 때만 하더라도, 주변 남성 의사들의 질시가 있었고, 또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자신들의 낮은 교육 수준에 절망을 했지만 다행히 병재는 그 것으로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병재는 그녀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평생을 그렇게 지낼 것인가? 아니면 이겨낼 것인가? 는 당신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앞으로의 가는 길이 험난한 것은 당연한 일이고, 힘든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교육에 이수하게 된다면 한 가지 약속하겠습니다. 당신들은 행복을 받을 수 있다고, 또 열심히 사회에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고 말입니다.’
그 말에 여의사들은 용기를 얻었고, 지금 이렇게 성과를 얻게 되었다. 비록 자신들의 지식은 독립적으로 의사 노릇하기는 힘들지만 병재의 말대로 앞으로 많은 의학 선배들이 가르쳐준다는 말에 은근한 기대감이 있었다. 여의사들 중 어떤 이는 감정에 복받쳐 우는 이도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실망감이 큰 여성들이 대표적인 예였다.
그렇게 정식으로 임명된 여의사들은 흐느낌으로 임명식을 마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병재와 효순은 백인제 박사와 같은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백인제는 두 남매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흠흠. 이번 일로 나를 부른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소.”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며 백인제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번 일로 박사님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백인제는 그 말에 오히려 얼굴을 활짝 피고는 한 마디 말한다.
“하하. 아니오. 그녀들을 생각하니까 나 역시 과거가 생각나오. 나도 옛날에 의학을 배울 때, 일본인 학생들에게 멸시와 견제를 받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녀들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 편이오.”
병재는 백인제 박사의 과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예. 그래서 이번 일에 더더욱 고맙다는 뜻입니다.”
백인제 박사는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말한다.
“이제 금칠은 그만두시오. 그리고 사실 내가 여기로 내려온 것에는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소.”
이유라는 말에 병재와 효순은 백인제 박사를 바라본다. 과연 백인제 박사가 어떤 말을 해올지 상당히 궁금했다. 백인제 박사는 진지한 얼굴로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흠. 사실 이번 백병원을 증축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소.”
“백병원을 말입니까?”
백병원은 백인제 박사의 개인 병원이었다. 백인제 박사와 가까운 의사들이 그 곳에서 공부를 하고, 그 곳에서 일을 했다. 그러나 증축을 하겠다는 말은 동시에 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백인제 박사는 흠흠 거리면서 병재에게 말한다.
“사실 한반도의 인구에 비해 의사들의 숫자는 터무니없이 적소. 그건 길 의사 당신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오.”
“그렇기는 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백인제 박사는 그 말에 싱긋 웃으며 말을 한다.
“그건 사실이기는 하지. 다만 지금 당장이 중요한 일이지. 바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들은 꽤나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말이오.”
그 말에 병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말씀은?”
“사실 이번에 내려온 것에는 지금 임명된 여의사들의 실력을 확인하고, 그녀들을 백병원에 데려오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소. 그 쪽 의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길 의사 당신은 가르치는 실력이 천하제일이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소. 그 정필중 교수와 노송규 교수를 몇 달 만에 의사 일로 뛰어들 수 있도록 교육시켰다는 말을 들을 때, 난 솔직히 허탈하다는 감정이 들기도 하오. 하지만 그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여의사들의 채용이라...”
“그렇소. 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능력을 고려해서 여의사들의 실력도 예측이 가능하지 않겠소? 일반 노무자를 몇 달 만에 의사로 만드는 길 의사의 능력을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다고 생각하오.”
“으음. 그녀들이 그 쪽에서 일을 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녀들의 의사와 또...”
병재는 말끝을 흘리면서 옆에 있는 효순의 눈치를 본다. 아무래도 여의사들을 배출하게 만든 단체의 장이기도 한 효순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백인제 박사는 효순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여의사들에게 면접을 보고, 백병원에 취직하게 만들면 안 되겠소?”
효순은 그 말에 고민이었다. 그러다가 이내 생각하며 말한다.
“흠흠. 그건 제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대신 의사가 된 자매들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자매들이 하겠다고 한다면 저 역시 그 뜻을 존중할 것입니다.”
백인제 박사는 효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튼 이렇게 부탁을 드렸으면 하오.”
효순은 백인제 박사에게 싱긋 웃고는 말한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일일이 상담해서 말씀을 해드릴게요.”
그렇게 백인제 박사와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끝났고, 병재와 효순은 이번에 정식으로 의사가 된 여성들을 찾으러 다니다가 발견했다. 그녀들은 지금 일노촉의 간부인 나윤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병재와 효순의 모습이 보아자 나윤혜가 일어서서 두 사람에게 조신하게 인사했다.
“오셨습니까?”
효순은 나윤혜에게 한 마디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나윤혜는 그 말에 간단하게 대답한다.
“별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지금 의사가 된 자매들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나윤혜의 말에 효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잘했다고 칭찬을 해준다. 그리고 효순은 곧 의사로 임명된 여성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지금 소감들이 어때요?”
그 말에 여의사들 중 머리를 묶고, 안경을 쓴 여인이 효순에게 답한다.
“지금도 꿈만 같아요. 제가 의사가 되었다는 것에 아직도 신기해요.”
효순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말한다.
“후후. 정인숙 자매에게 잘 된 일이네요. 거기에 있는 자매들도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앞으로 사회에 나간다 하더라도 자매들은 같은 소속이에요. 알았죠?”
그 말에 정인숙 여의사를 포함한 여의사들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이 것으로 말은 끝나지 않았다. 효순은 그녀들을 바라보더니 이내 할 말들을 꺼냈다.
“흠흠. 자매님들. 자매님들을 보고, 병원에 갈 수 있냐는 권유가 들어왔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찾아온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자 정인숙을 포함한 여의사들은 의아함을 나타냈다. 정인숙 여의사가 효순에게 물어본다.
“그 병원이 어디에 있어요?”
효순은 그 질문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여의사들에게 말한다.
“백병원입니다. 경성에 있는 백병원이 이번에 병원 확장과 동시에 의사들을 충원한다는 소식이 있어서 그래요. 한 번 가볼 생각이 있나요?”
그 말에 여의사들은 순간 조용해지다가 이내 자신들끼리 수군거린다. 그러다가 이내 정인숙을 포함한 다섯 명의 여의사들이 효순에게 말한다.
“저희들이 갈게요.”
효순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들에게 말한다.
“그럼 백인제 박사님께 안내를 해드릴게요.”
정인숙을 포함한 여의사 5명은 그렇게 효순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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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 편에 몇 달씩 후다닥 가고 싶다는 욕망이 있지만 1947년에도 많은 난장판이 있더군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