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369화 (369/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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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7년 3월 25일, 인천 조병창 무기 실험장, 방호장비를 착용한 병사가 삽탄을 하고 신형 소총 K-46을 들고, 표적을 바라본다. 35탄 씩 삽탄되어 있는 바나나 탄창 안에 있는 금속 탄환들을 바라보더니 이 것을 소총에 결합하고는 표적을 향해서 조준을 한 후 방아쇠를 당긴다.

-탕! 탕! 탕! 타타탕!-

탄창 안에 있는 금속 탄환들을 전부 소모해 버린 병사는 이번에는 옆에 있는 탄창을 집고, 바라본다. 병사는 탄창 안에 들어있는 하얀 탄피들을 보고는 얼굴이 굳어간다. 이게 잘못되면 자신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장비들을 전부 통과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혹시 사고라도 일어나면 자신만 다친다. 더 심하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에 자원한 이유는 솔직히 생명수당이 있어서 그렇다. 남들이 못하는 것, 위험한 것들을 대신하니까 그만큼 돈을 더 주는 것이다. 병사는 심호흡을 하고는 탄창 안 하얀 탄환들을 바라본다. 사실 금속 탄환들이 있는 탄창보다 플라스틱제 하얀 탄환들이 더 가벼웠다. 말을 들어보면 탄환 하나당 10g이나 되는 금속 탄환보다 탄환 하나당 2.3g이나 되는 플라스틱 탄환의 무게가 느껴졌다.

이번에 하얀 플라스틱 탄환이 사고 없고, 문제점이 없다면 병사로써는 금속 탄환보다는 하얀 플라스틱 탄환을 이용하고 싶었다. 병사는 마음을 단단히 하고는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삽탄했다. 그리고 표적을 조준한 뒤 방아쇠를 재차 당긴다.

-탕! 타탕! 탕! 탕! 탕!-

병사는 방아쇠를 당기면서 천지신명께 제발 사고가 나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다치면 약도 없었고, 재수가 없어 죽으면 자신만 믿고 있는 가족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다행히 병사의 염원은 잘 이루어졌다. 병사가 탄창 안에 있는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다 비울 때 동안 무리 없이 잘 쏘았기 때문이다. 탄환들을 그세 다 쏘았는지 방아쇠는 걸리적 거렸다. 병사는 이 순간이 매우 기뻤다.

‘휴우. 다행이군. 사고가 안 일어났다.’

병사는 마지막으로 약실 안을 살펴본다. 그러자 약실 안의 상황은 금속 탄환들을 쓸 때보다는 깨끗했다. 물론 약실 폭발 사고를 안 당하려면 매번 청소를 해줘야하지만 말이다. 그 때, 장교 한 사람이 이번에 실험한 병사에게 다가가 물어본다.

“소총의 이상은 없던가?”

병사는 장교의 물음에 자세하게 대답한다.

“금속 탄환보다 훨씬 가벼웠습니다. 또 금속 탄환보다 부드럽다는 인상이 있고, 특히 배출될 때는 잘 배출되었습니다.”

“흠. 점사와 연발로 놓고, 한 번 시험해보게.”

병사는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킨다. 단발로 쏜 탄환들에 대해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점사와 연발의 경우는 다를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병사는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되었다. 장교는 그런 눈치의 병사를 보고 한 마디 말한다.

“왜 불안한가?”

병사는 그 말에 끄응 하고는 장교에게 말한다.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그만 둬라.”

“아닙니다. 할 수 있습니다.”

장교는 병사의 대답을 듣고, 피식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병사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시험해보게.”

병사는 그 장교의 말에 침을 꿀꺽 삼키고, 장교에게 말한다.

“사격 중에 자리를 피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교는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피한다. 병사는 다시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이 들어있는 탄창을 소총에 결합시키고, 신형 소총 K-46의 조종간을 단발에서 점사로 놓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면서 표적에 집중한다. 그리고 병사는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드르륵! 드르륵!-

점사를 한 번씩 할 때마다 병사는 지금까지 사고 안 일어나는 현실에 감사했다. 어느새 방아쇠를 당기다 보니 탄창 안의 탄들이 사라졌다. 병사는 다시 탄창을 소총에 끼우고는 이번에 조종간을 점사에서 연발로 바꾼다. 그리고 긴장한 얼굴로 표적을 바라보며 방아쇠를 힘껏 당겼다.

-두두두두두두두두!-

총구가 불을 뿜으면서 위로 쏠리려고 할 때, 병사는 자세를 바로 잡고, 소총을 잡는 힘을 강하게 하였다. 연발로 탄들을 쏟아내고 탄창 속 탄환들은 순식간에 비어졌다. 병사는 빈 탄창을 꺼내고는 조종간을 안전으로 바꾼다. 그리고 뒤를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바로 시험이 끝났다는 증거였다. 그러자 아까의 장교가 다시 찾아와서 병사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번에도 별 이상이 없나?”

병사는 그 말에 과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장교의 질문에 대답한다.

“이상 없습니다. 그리고 약실 안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일반 금속 탄환보다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사용했을 때가 더 깨끗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자 장교는 병사 옆에 흩어진 탄피들을 주웠다. 금속 탄피들은 조금 그을음이 났지만 상태는 멀쩡했다. 이번에는 발사하고 난 뒤의 하얀 플라스틱 탄피들을 주웠다. 빈 플라스틱 탄피 역시도 그을음이 났고, 상태 역시 깨끗하기 마찬가지였다. 아마 금속 탄환들처럼 재활용하는 것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장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자신이 들고 온 보고서들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보고서들은 곧장 상층부를 향해서 보내졌다.

시간이 지나, 인천 조병창 안에 있는 한 방에서 이범석과 병윤이 쇼파에 앉아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장교 한 명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곧장 이범석에게 다가가 보고서들을 건네준다. 이범석은 장교에게 묻는다.

“이게 그 신형 탄피들의 결과물들인가?”

장교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까마득한 상층부인 이범석 장군에게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어디.”

이범석은 보고서들의 내용 하나 하나를 살폈다. 그 내용에 대해서 하나같이 금속 탄환들보다 우수하다고 되어 있었다. 금속 탄환들의 문제점들을 대다수 보완하면서 무게도 금속 탄환보다 아주 가볍다고 되어 있었다. 이범석은 무게 관련 내용을 보니 만족스러웠다. 무게가 가벼우면 병사들이 들고 다닐 수 있는 탄환들의 개수도 많아질 것이고, 더욱이 운반할 때도 많이 편했다.

이범석은 역시라는 얼굴로 보고서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이내 장교에게 시선을 돌려 한 마디 말한다.

“가봐.”

그 말에 장교는 이범석에게 경례를 하고는 곧 바로 방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범석은 병윤을 보고는 이내 한 마디 말을 건넨다.

“에구구. 이 착한 자식. 이 장한 자식. 너만큼 진짜 애국자가 없다.”

이범석이 병윤을 과하게 칭찬을 하자 병윤은 싱긋 웃으면서 이범석에게 한 마디 묻는다.

“어떻습니까? 우리 동협 그룹에서 개발한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말입니다.”

이범석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병윤에게 말한다.

“아주 훌륭해. 너무나 훌륭해. 그냥 예뻐 죽겠어. 탄피의 성능이 웬만한 금속 탄피들보다 나으니 났다. 어차피 황동 중 구리는 한반도에서 적게 산출하고, 산출하는 광산들 대다수는 북한에 있으니 비싸고, 이 구리를 대체할 수 있는 탄피들을 만드니 나로써는 아주 기쁘다.”

병윤은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이범석은 만족스러운 표정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바꾸더니 병윤에게 중요한 질문을 날린다.

“가장 중요한 점이지. 이 탄환들의 경제성은?”

병윤은 그 말에 눈빛을 빛내더니 이내 아까의 금속 탄환을 하나 꺼내고, 책상에 세우고는 다시 책상 밑에서 한 상자를 꺼내고는 책상 위로 내려놓는다. 상자 안에는 아까 시험장에서 병사가 쐈던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이 100발이나 들어있었다.

병윤은 그런 행동을 취하더니 이내 이범석에게 진지하게 대답한다.

“이 금속 탄환 한 발과 이 하얀 플라스틱 100발의 생산 가격은 거의 동일합니다. 이 정도면 아저씨가 원하는 탄환들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이범석의 눈은 커진다. 그리고 손은 자동적으로 떨린다. 이렇게 싸다니 앞으로는 금속탄환들 대신 이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쓰는 것이 나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병윤은 이범석에게 한 가지 더 말한다.

“그리고 빈 금속탄피들이 다시 재활용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이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 역시 쓰고 다시 재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가격은 엄청 싸지 않겠습니까?”

이범석은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더니 병윤에게 말한다.

“으음. 이 정도면 하지 못했던 사격 훈련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겠군. 이 소총탄말고도 다른 탄환들을 대체할 수 있겠나?”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범석에게 대답한다.

“가능합니다. 포탄, 전차탄, 기관총탄, 금속탄피들이 쓰이는 모든 탄종류의 탄피들을 이 하얀 플라스틱 재질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으음. 적어도 자문의원들에게 쪼이는 일이 없겠군.”

이범석이 그렇게 말하고는 매우 안타깝다는 얼굴을 한다. 하기야 가망 없고, 희망 없으며 또 살림에 쪼들릴 때 독립군 활동을 하였으니 경제에 민감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해방이 된 후에도 국방에 소홀히 하는 정치 지도자들을 보니 이범석에게는 매우 아쉬웠다.

비록 대전이 끝났고, 전 세계에서 전쟁은 없지만 지금 바로 중국에 내전이 벌어지고, 국내에서는 분단이 되며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렇게 태평하게 안보에 신경을 쓰지 않으니 답답한 감이 있었다. 이범석은 병윤을 바라보더니 이내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사단 급에 한 번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사용해보라고 하겠네.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해지면 그 때에 전군에 도입을 해야겠지.”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범석에게 대답한다.

“그렇게 하십시오. 일단은 하얀 플라스틱 탄환들을 제조할 기기들을 조병창에 넘기겠습니다.”

“흐음. 알겠다. 하여튼 난 네 녀석이 이렇게 일을 잘 해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고맙다.”

“저와 아저씨 사이에 무슨 감동적인 상황입니까?”

“감정없는 자식.”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는다. 그렇게 병윤과 이범석 사이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같은 시각, 3월 말이라고 하지만 소련의 모스크바는 동토에 세워졌다는 것을 증명하듯 거리의 행인들은 코트를 입고, 추위를 막았다. 그리고 그 거리에 모인 광장 중에서 하나 떡 하니 위압감을 주는 건물이 있었다. 바로 공산진영들의 총본산인 크렘린 궁전이었다. 크렘린 궁전은 세계 2대 강국 중 하나인 소련의 위상을 상징하듯 화려화면서도 사람들을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그러나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의 간부들은 이 크렘린 궁전에 대해서 별 감흥이 없었고, 오히려 익숙하기까지 했다. 소련 외무장관 뱌체슬라프 몰로토프가 김일성을 손수 안내해 줬다. 동아시아에서는 한중일 모두 공산정권을 가지고 있기에 소련의 입장에 본다면 가장 약한 세력인 북한에 대해 대우를 달리 할 수밖에 없겠지만 동조하는 세력이 동유럽과 동아시아뿐인 상황에서 이렇게 직접 안내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몰로토프 외무장관의 안내를 받고, 스탈린과 독대를 할 수 있었다. 수 억에 달하는 소련의 사람들의 위에 서고, 또 미국과 맞먹는 초강대국 소련의 서기장 스탈린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김일성에게 하여금 자동적으로 머리를 숙이게 만들었다.

스탈린은 김일성을 보더니 이내 러시아 어로 한 마디 말한다.

“또 왔군.”

김일성는 감히 스탈린을 쳐다볼 수 없었다. 스탈린의 시선 모든 것이 김일성의 모든 것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하지만 김일성은 스탈린에게 대답을 해야했다.

“자주 뵙습니다. 스탈린 동무.”

스탈린은 김일성의 말을 듣고는 자신이 애지중지 기른 카이저 콧수염을 만진다. 그리고는 김일성에게 시선을 두며 한 마디 말한다.

“또 전쟁을 하겠다는 말을 꺼낼 것이오?”

김일성은 그 물음에 고개를 감히 들며 스탈린에게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스탈린 동무. 현재 남한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소련 본국에서 작은 지원들을 해준다면 저 혼란에 빠진 남한을 멸망시켜서 한반도에 온전한 공산화를 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의 설명을 들은 스탈린은 곧바로 대답을 한다.

“불가.”

김일성은 그 말에 끄응 하고는 스탈린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스탈린 동무! 기회입니다. 공산주의 진형의 세력권을 넓힐 기회입니다.”

스탈린은 과거에 사람들을 숙청했을 때의 눈빛으로 김일성을 바라보며 말한다.

“지난번에 이야기를 했을 텐데? 남한 뒤에 중국이 있고, 또 미국이 있다고 말이오. 지금 남한이 혼란스럽다고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뒤에 있는 한 내가 전력으로 자네를 지원한다고 하여도 힘들다고 말했을 텐데?”

김일성은 그 말에 애원의 어조로 스탈린에게 말한다.

“이번 한 번만 지원을 해주십시오. 스탈린 동무. 그리고 전쟁을 일으킬 때, 미국과 중국이 지원을 할 수 없도록 빠르게 몰아붙이겠습니다. 그러면 되지 않겠습니까?”

스탈린은 그 말에 비웃는 얼굴로 김일성을 바라보며 말한다.

“지금 북한의 국력으로? 아니면 군사력으로? 흥.”

김일성은 그 말에 끄응 하고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함경도로 국토가 제한 된 북한으로써는 대다수 한반도 영토를 영유하는 남한의 국력에 비해서 상당히 뒤떨어졌다. 비록 북한이 실질적인 정부를 만들고, 각종 개혁을 하며 국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지만 김일성이 말하는 그 혼란스러운 남한의 국력이 더 빠르게 향상하고 있었다.

경제가 정치에 종속된다고 늘 이야기는 하지만 정치 사회가 혼란해도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는 지역이 있었다. 그 예가 바로 남한이었다. 매번 좌우익 간에 대립을 하면서도 남한의 경제 상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남한의 중공업은 이미 초창기 때 만들어진 후 경공업들이 족족 올라가고 있었다.

비록 나라에서 돈을 대주는 것이 아니지만 동협 그룹이라는 거대한 외환 창고들이 공장을 세울 돈들을 대주고 있었다. 그 때문에 기업들이 우후죽순 세워지는 것이 가능했다. 거기다 중국의 국공내전 덕분에 남한의 무역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경제가 나아지니 남한의 군대들 즉 광복군들의 무장 상태가 좋아졌다. 거기에 사기도 드높았고, 신무기들을 속속 개발하여 배치하고 있었다. 스탈린을 비롯한 소련의 관료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첩자들을 통해 소련군정을 통해서 각종 정보들을 입수하여 남한의 국력에 속속 파악하고 있었다. 그 때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켜서 남한을 멸망시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히 스탈린과 소련 관료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어이가 없어서 한창 웃어댈 정도였다. 지금의 북한과 남한의 현상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던 그들에게 있어서 김일성이 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농담으로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김일성이 끈질기게 소련의 모스크바로 찾아와서 전쟁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를 이미 넘겼다. 스탈린에게 있어서 김일성의 이야기는 한낱 앵앵거리는 모기의 날갯소리와 다름없었다. 거기다 작은 한반도를 집어삼키겠다고 얼마나 소련 본국의 지원을 요청하는지 참으로 김일성은 스탈린에게 있어서 계륵이나 다름없었다. 스탈린은 김일성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하여튼 전쟁은 들어줄 수 없소. 만약 전쟁을 일으키면 미국은 즉각 남한을 지원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2차 세계대전이 불과 2년 전에 치러졌는데 지금 바로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은 너무 웃기는 일이 아니겠는가?”

“으음.”

“돌아가.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시오. 난 미국과 전쟁을 할 생각이 없고, 또 지난 번 전쟁에서 폐허가 된 지역을 복구하는데 국력을 다 쏟고 있소.”

“......”

결국 단호한 말을 들은 김일성은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해야 했다. 크렘린 궁전을 나가는 발걸음에서 김일성의 측근이자 친동생인 김영주가 한 마디 묻는다.

“저 형님.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김일성은 그 말에 입술을 꽉 깨물면서 김영주에게 대답한다.

“어쩌긴. 열 번 찍어 안 넘어갈 나무가 있는가? 열 번으로 안 되면 백 번으로 요청할 수밖에.”

“......”

결국 김일성의 전쟁에 대한 야망은 스탈린의 불가와 비웃음에도 전혀 꺾이지 않았다. 김영주는 그런 김일성을 바라보고는 조금 걱정스러웠다. 저렇게 행동하다가 자신의 형님이 잘못 될까봐 두려웠다.

============================ 작품 후기 ============================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는 알다시피 친일파입니다. 위키백과에서 보면 관동군의 통역으로 일했다고 하더군요. 뉴라이트 쪽에서는 관동군 헌병에서 활동한 적극적인 친일파라고 말을 합니다. 전 그냥 그를 친일파로 알고 있겠습니다.

요즘 댓글들이 많이 없습니다. ㅠㅠ 전 댓글을 먹고 사는 관심종자입니다. 그러니 제발 댓글 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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