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85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후세 다쓰지는 우에시바라는 중년 남성을 바라보면서 되묻는다.
“떨치고 싶다라...”
우에시바는 굳이 후세 다쓰지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후세 다쓰지는 우에시바를 바라보고는 피식 미소를 짓고는 한 마디 대답한다.
“아무래도 자네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는 짓은 실례인 것 같군.”
“그렇게 말을 해주시니 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지금 그 조선에서 온 사람들이 나와 자네를 기다리고 있네.”
우에시바는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후세 다쓰지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저 뿐만 아니라 제 제자들도 같이 데려오면 좋겠군요.”
“제자들이라. 흠. 그렇겠군.”
그 때, 우에시바에게 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부님.”
그 소리에 후세 다쓰지와 우에시바가 그 목소리에 들린 곳에 고개를 돌린다. 거기에는 머리를 숏 컷으로 되어 있는 왠지 중성적인 여성이 한 명 서 있었다. 우에시바는 그녀를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미유키.”
“예. 사부님.”
“흠. 넌 잠시 여기에 좀 있어라. 난 이 분이랑 같이 이야기하러 가봐야 겠다.”
미유키라는 여성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에시바에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사부님.”
우에시바는 곧 고개를 후세 다쓰지에게 돌리며 한 마디 말한다.
“일단 그 조선에서 찾아왔다는 손님을 먼저 뵈었으면 합니다.”
“그러는 것이 좋겠군.”
우에시바는 곧 미유키의 도움을 얻어서 외출복을 갈아입고는 후세 다쓰지와 함께 그의 집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두 사람이 후세 다쓰지의 집 안으로 들어가자, 그 곳에는 조용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공윤기 기획자들을 포함해서 여러 명이 있었다. 공윤기 기획자는 우에시바라는 중년 남성을 바라보며 후세 다쓰지에게 묻는다.
“혹시 저 분이...?”
후세 다쓰지는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선생님이 데려오신 분이니 믿음직하겠군요.”
공윤기 기획자의 말에 우에시바라는 중년남성은 눈썹을 꿈틀거린다. 하지만 우에시바는 후세 다쓰지 뒤에서 조용히 있었을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곧 바로 후세 다쓰지와 우에시바 츠요시는 자리에 앉아서 공윤기 기획자를 포함한 일행들의 얼굴들을 바라보더니 후세 다쓰지가 말한다.
“일단 이 사람을 포함해서 그의 제자 몇 명을 조선으로 들어올 생각입니다.”
공윤기 기획자는 그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선선이 끄덕이고는 후세 다쓰지에게 한 마디 말한다.
“흠. 알겠습니다. 어차피 선생님을 포함해서 여러 명 모셔서 방송을 할 생각이니 별 무리는 없겠지요.”
그 말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의아한 눈빛으로 후세 다쓰지에게 묻는다.
“방송이라니 그게 무슨...”
그 때, 공윤기 기획자가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사정을 설명해준다.
“사실. 우리 측이 선생님을 찾아온 이유가...”
공윤기 기획자는 곧 후세 다쓰지에게 들려준 설명을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똑바로 설명을 해준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들이 재한일본인연맹의 부탁을 받고 들어왔다는 말에 흠하고는 가만히 그들을 바라볼 뿐 경계심은 점차 사라진 상태였다.
“이해했습니다. 재한일본인연맹이라...”
공윤기 기획자는 그 말에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비록 저를 포함한 여기에 있는 분이 조선인이기는 하고 해서 그들의 처지에 동감은 할 뿐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걱정입니다.”
순간 후세 다쓰지와 우에시바 츠요시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특히 우에시바 츠요시의 얼굴은 뭐라 말을 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는 과거에 있었던 안 좋은 일들이 생각났다. 후세 다쓰지는 담담한 표정으로 한 마디 말한다.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소. 평소에 하던 행위를 그대로 되돌려 받는다는 말이 있지. 그러나 그 피해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주는 행위는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
공윤기 기획자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그 말에 저 역시 공감을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 방송을 생각하고 실행하려고 합니다.”
그 때, 후세 다쓰지는 공윤기 기획자를 보면서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그 우리들을 취재하는 방송국이 어디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후세 다쓰지의 물음에 공윤기 기획자는 곧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자신의 명함을 후세 다쓰지에게 건네주면서 한 마디 말한다.
“원래 건네주어야 할 것인데. 지금 건네주어서 죄송스럽습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으음하고는 공윤기 기획자의 명함을 살펴본다. 거기에는 공윤기 기획자의 간단한 설명과 또 사현 방송국이라는 직함이 딱 찍혀 있었다.
“사현 방송국이라...”
“작년에 만들어진 신생 방송국입니다.”
“흠. 일본방송협회같은 개념입니까?”
공윤기 기획자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세 다쓰지에게 대답한다.
“예.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운영 주체가 국가가 아니라 민영 회사라는 점이 틀릴 뿐입니다.”
“민영회사 방송국이라...”
“하지만 그다지 중요한 점이 아닙니다. 그 방송국이 방송을 찍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후세 다쓰지는 공윤기 기획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렇기는 하겠지요. 알겠습니다. 우에시바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후세 다쓰지의 질문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순간 깜짝 놀라고는 대답한다.
“아... 아. 아! 예. 예. 같이 갈 생각입니다.”
우에시바 츠요시의 반응에 후세 다쓰지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자네답지 않게 왜 긴장하고 그러는지 모르겠군.”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면목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잠시 옛 생각이 나서 그렇습니다.”
“알겠네. 하여튼 자네는 가는 것인가?”
“예. 어디론가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디론가?”
“......”
우에시바 츠요시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뭔가 있기는 한데 후세 다쓰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았고, 고개를 공윤기 기획자에게 돌려서 한 마디 말한다.
“일단 그 방송의 진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그 말에 공윤기 기획자는 자신이 찍고자 하는 방송의 내용을 후세 다쓰지와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들려준다. 후세 다쓰지는 자신의 생각과 사상에 대해서 조선에 소개를 해준다는 말을 듣자 기분이 좋아진다.
“그 쪽에서 나를 이리 평가를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공윤기 기획자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선생님의 업적과 활동이 결코 잊혀 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공윤기 기획자의 말에 우에시바 츠요시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저도 그 말에는 동감입니다. 알려져야 할 일이 묻히는 일은 저 역시 납득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 후세 다쓰지는 공윤기 기획자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일주일 뒤에 조선으로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할 수 있겠습니까?”
공윤기 기획자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물론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 때까지는 일본에서 선생님의 생활에 대해 내용을 구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마디 말한다.
“알겠습니다.”
결국 내일부터 후세 다쓰지에 대한 촬영을 시작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고, 공윤기 기획자를 포함한 일행들은 자신이 잡은 숙소로 되돌아갔다.
그렇게 후세 다쓰지와 함께 남은 우에시바 츠요시는 서로를 향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전 의문이 남습니다.”
후세 다쓰지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말한다.
“의문? 무슨 의문.”
“선생님이 자신의 생각과 신념에 따라 활동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저 사람들이 찾아와서 촬영하겠다고 하니 의문입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자네의 말은 그러니까 저 사람들이 수상하다는 이야기인가?”
“수상하다기보다는 미심쩍다는 것입니다.”
“흠. 믿기는 하겠는데. 뭔가 정보가 없어서 불안하다는 이야기이군.”
“예. 아무래도 그런 감이 있습니다. 만약 선생님을 해치려고 했다면 이렇게 방송국 사람들로 변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살기도 없었고요. 그리고 간간이 눈빛을 보니 우리들에게 거짓말하는 것들은 느끼지 않았습니다. 다만... 뭔가는 조금 숨기는 것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생각을 하더니 이내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말한다.
“한 마디로 우리에게 말하기는 껄끄러운 것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아무래도 그럴 듯 합니다.”
“그거야 각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그 숨기고 있는 것이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면 괜한 기우겠지만 아주 커다란 것이라면 선생님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우에시바 츠요시의 한 마디에 후세 다쓰지는 그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어쩔 수 없겠군. 그나마 조선에 밝은이에게 한 마디 물어보는 것이 낫겠군.”
그 말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글쎄요. 해방 후 조선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있지 않은가? 저번에 조선에서 살다가 이번에 여기로 온 사람 말이야.”
그 말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눈치를 채고는 한 마디 말한다.
“아. 그 친구가 있었군요.”
“어차피 내일부터 촬영을 한다고 하니까 지금 그 친구를 불러다 물어보는 것이 좋겠어.”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어떤 한 사람이 우에시바의 부름에 후세 다쓰지의 집에 방문을 했다. 그는 후세 다쓰지의 물음에 어리둥절한 소리를 듣고는 한 마디 되묻는다.
“조선에 가실 생각이라고요?”
“왜 안 되나?”
후세 다쓰지의 물음에 그는 잠시 말을 하지 않다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글쎄요. 선생님이라면 상관없겠군요. 다만 일본인에게 원한을 많이 품었다는 것을 잘 아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흠. 자네는 올해 초까지 여기에 있다가 되돌아온 몸이 아닌가?”
그 말에 그는 피식 웃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렇기는 합니다. 솔직히 다른 곳은 둘 째 치고, 조선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유일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은 문경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조선에 있던 일본인들의 집과 재산들을 불하한다고 하더군요.”
“불하라...”
“억울한 사람은 억울하겠지만 조선인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그들에게 있어서는 정당한 일이 될 것입니다.”
“......”
“하지만 선생님이라면 그 방송국의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겠군요. 흠.”
“사현 방송국에 대해서 자네도 잘 아는 것 같군?”
그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이 아는 바를 설명한다.
“아마 그 쪽에서는 패전 전후를 기준점으로 많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제가 이 곳에 돌아와서 생활할 때까지 조선에 있을 때만 하여도 TV들이 각 관공서에서 설치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어느 외딴 마을이라도 중심이 되는 저택에서 TV를 설치해놓고 본다고 하였습니다.”
“으음. 아무래도 그들의 말이 사실인 것 같군.”
그 말에 그는 잠시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후세 다쓰지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납득을 하고는 한 마디 말한다.
“아무래도 선생님께 그 사람들이 방문을 하였군요.”
그 말에 후세 다쓰지는 굳이 숨기지 않을 생각이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래. 그 사현 방송국이라는 사람들이 찾아왔다네. 자네가 생각하기로는 왜 그들이 찾아왔는지 알 수 있는가?”
“그들이라면... 선생님을 찾아온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사실 사현 방송국은 조선의 동협 그룹이라는 기업 집단이 있는데. 그 기업 집단과 연관이 많이 되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동협 그룹 쪽에서 재한일본인들을 고용을 하는 편이라서 괜한 일본인들의 반감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다지 득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렇군. 동협 그룹이라. 하기야 이름은 들은 적이 있다네.”
“예. 아무래도 그 기업들이 조선에 활동하면서 지금 조선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쪽 회장은 성향 상 뭐라고 해야 하지 선생님 같은 분은 환영할 것이고, 그 괜한 전쟁을 일으킨 미친놈들을 싫어하십니다.”
“그 쪽도 제국주의에 많은 피해를 입은 몸이라는 것인가?”
그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라면 그 것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동협 그룹에서 일을 하다가 여기에 되돌아온 몸입니다.”
“그런데 그 쪽에 안 지내고. 왜 이 곳으로 왔는가?”
그 말에 그는 무척이나 면목 없다는 얼굴로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글쎄요. 그 쪽 사람들에게 저는 많은 불편함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쪽 사람들이 저를 불편하게 한 것이 아니라 제가 그들을 바라보며 뭔가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들을 데리고 여기로 온 것입니다.”
============================ 작품 후기 ============================
이 방송 일로 왠지 이야기를 질질 끌어야 될 것 같습니다. 뭐 무리한 질질 끌기로 독자 여러분들의 어그로를 끌겠지만 저는 관심 종자 아니겠습니까? 월척을 한 번 낚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