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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후세 다쓰지는 자신에게 말하는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랬나? 그렇군. 자네가 아는 것은 거기까지인가 보군.”
“선생님께 도움이 되셨다고 하니까 감사할 뿐입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그래. 고맙군. 덕분에 패전 후 조선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겠군.”
“예. 그럼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가게나.”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 그를 배웅하고는 후세 다쓰지는 곧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한 마디 말한다.
“덕분에 자네의 의혹은 풀 수 있어서 다행이군.”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또 그 이를 만나는 것이 좋겠군.”
“그 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조선인 박열을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좋은 생각입니다. 적어도 그를 대동한다고 하면 그 쪽에서도 좋아라 할 것 같습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에시바 츠요시의 말에 동조한다.
“그래. 아무래도 그 이를 찾아뵙는 것이 좋겠지.”
후세 다쓰지는 그렇게 다짐하고는 오늘 하루를 보낸다.
1947년 8월 6일, 후세 다쓰지는 촬영에 들어가면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어딘가로 떠난다. 그 때, 후세 다쓰지에게 한 사람이 한 마디 물었다.
“선생님은 지금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 것입니까?”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촬영장비의 렌즈를 바라보면서 그 질문에 대답한다.
“제가 자주 친근하게 지내는 이가 있습니다. 그 이가 동경에 산다고 하기에 한 번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후세 다쓰지의 대답에 질문을 던진 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 번 묻는다.
“혹시 그 사람의 이름이라도 알 수 있겠습니까?”
“박열 군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재일본조선인거류민단이라는 단체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문경인가? 그 쪽의 재한일본인연맹하고 비슷한 성격의 단체입니다.”
“아. 그런 분과 인연이 있었습니까?”
“일본제국 시절부터 가까이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원래는 그 조선쪽 독립운동을 여기서 하던 청년이었고, 그 청년을 변호해준 사람이 저입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선생님.”
후세 다쓰지를 포함한 일행들은 도쿄로 가는 기차에 탑승하고는 곧장 어딘가로 떠난다. 도쿄 어느 건물에서 간 후세 다쓰지는 곧 촬영기자들을 대동하고는 그 박열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박열은 후세 다쓰지를 보자마자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면서 한 마디 말한다.
“선생님이 여기에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아. 내 개인적으로 일이 있어서 자네를 찾았네.”
그 말에 박열은 후세 다쓰지 뒤에 있는 촬영기사들과 사람들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한 마디 말한다.
“저 이 사람들은?”
“이 사람들은 조선에 있는 사현방송국에서 나온 사람들일세. 고맙게도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방영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
그 말에 박열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선생님의 업적은 조선, 일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칭송을 마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하. 낯간지럽게 그렇게 칭찬을 하는 것인가?”
“적어도 제가 선생님께 받은 은혜는 그 정도의 칭찬만이라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선생님이 저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면 기꺼이 들어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후세 다쓰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박열의 맞은편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제부터 찾아온 사람들과 나눈 대화들, 또 조선에 가면 어떻겠냐는 말들, 문경에 존재하는 재한일본인연맹과의 관계. 그 모든 것들의 이야기가 박열의 귀에 들렸다. 박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제 고향 문경에 그런 단체가 있었다니. 꽤나 기막힌 우연입니다.”
“내가 저 사람들에게 듣기로는 현재 그 단체는 문경 시장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들었네.”
박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흠. 우리 역시 타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기본적으로 그 조선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입장이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연대를 하는 쪽이 저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맞는 말이야. 저 쪽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도록 조심을 하는 편이야. 이 쪽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봐야겠지.”
“그야 당연한 일입니다. 그 조선으로 가는 길에 저 역시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재한일본인연맹의 회장을 만나보는 것도 있고, 제 고향 문경이 얼마만큼 바뀌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습니다.”
후세 다쓰지는 그 말에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말한다.
“맞는 말이야. 나 역시 그 쪽으로 가서 연설을 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 같이 가면 좋겠지.”
“그런데 사현 방송국이라. 제가 여기에 있는지 거의 20년이 지나 고향의 소식에 대해서 무지하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 곳에서 아예 방송국이 만들어질 정도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 강산은 이제 2번 바뀌지 않았겠는가? 어찌 보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오히려 맞는 소리일 수 있지.”
그 말에 박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세 다쓰지에게 말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그게 타당하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박열은 곧 자신과 후세 다쓰지를 찍는 촬영기사들을 포함한 일행들을 보더니 이내 그 중 마이크를 들고 있는 보도자에게 한 마디 말한다.
“당신 역시 사현 방송국에 속한 사람입니까?”
그 말에 보도자는 곧 박열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말을 한다.
“예. 그렇습니다. 보도자 전형일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후세 다쓰지 선생님의 생활사와 평소 가지신 생각과 사상, 또 모든 것들을 취재하는 사람입니다.”
박열은 그 말을 듣자 전형일을 마치 스토커 보듯 바라보면서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그 사현 방송국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내 고향이 문경인데. 그런 곳은 처음 듣습니다.”
“하하. 그러시군요. 그럼 바로 보도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원래 사현 방송국은 문경 점촌에 본사가 위치한 TV 방송국입니다.”
“TV?”
“예. 그 영화 같이 영상들을 틀어주는 기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열은 그 말에 신기해하며 전형일에게 한 마디 말한다.
“흐음. 그런 물건들이 해방 후에 퍼졌습니까? 아. 그렇군요. 이 촬영은 그럼 그 TV를 통해서 보여 지는 것입니까?”
“하하. 물론 전체적인 부분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즉 편집을 해서 핵심적인 내용만 방영할 것입니다.”
박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형일에게 묻는다.
“그런데 그 사현방송국에서 왜 선생님을 방문하였는지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원래 후세 다쓰지 선생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선생에 대해 알게 해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그런 목적이 아니라. 이 방송을 기획하게 만든 사람들이 누군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즉 배경이 궁금합니다. 배경이.”
“아. 그 이야기는 사실...”
그 때, 후세 다쓰지가 박열을 제지하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 이야기에 대해서 내가 설명을 해주겠네.”
그렇게 말한 후세 다쓰지는 곧 박열에게 재한일본인연맹과 또 문경 시장 현철환이 이 일을 사현방송국에서 의뢰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박열은 으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납득을 한다.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렇게 말한 박열은 곧 전형일을 바라보더니 이내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혹여나 저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없습니까?”
그 말에 전형일 보도자는 눈빛을 반짝이고는 박열에게 말한다.
“박열 선생이야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몰라 이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 여러분에게 소개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에 박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소개를 하기 시작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재일본조선인거류민단의 장인 박열이라고 합니다. 지금 재일본조선인에 대한 보호 및 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전형일 보도자는 곧바로 박열에게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기본적인 이력사항부터 또 지금까지의 활동, 과거, 그 모든 것들을 캐묻자 박열은 조금은 곤란한 얼굴이지만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했다.
같은 시각, 우에시바 츠요시는 자신의 도장에서 자신의 제자들을 불러 모은다. 그 속에는 미유키라는 젊은 여성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이 우에시바 츠요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만간 조선으로 갈 것 같다.”
그 말에 제자들은 순간 조용해지면서 우에시바 츠요시를 바라본다. 그 때, 제자 중 한 사람이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쪽에는 왜 가시는 것입니까?”
“이번에 후세 다쓰지 선생의 호위 및 내 개인적인 일 때문에 가게 되었다.”
“사부님 없이 여기를 지키고 있으면 됩니까?”
“그래. 아무래도 그런 부탁을 하고 싶어서 불러 모았다.”
“예. 알겠습니다. 사부님. 이 쪽은 걱정하지 마시고 일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제자의 한 마디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고맙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마디 대답한다.
“그래. 나를 믿어줘서 고맙다. 그리고 이번에 미유키는 나와 같이 간다.”
순간 미유키의 얼굴은 당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제자들은 수군거리다가 이내 그만두고는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말한다.
“미유키가 그 쪽에 가는 것은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생각을 하다가 대답한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너희들은 여기서 가정이 있다고 들었다. 안 그런가?”
“그야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유키는 여기 밖에 연고지 없는 사람이다. 혹여 내 자신이 차별받는다고 생각을 하는가?”
그 순간 제자들은 고개를 저으면서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말한다.
“그건 아닙니다. 다만 미유키를 대동하는 것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겨서 사부님께 물어보았습니다. 혹여 노했으면 부디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이해를 해주어서 고맙군. 혹여 내 자신이 조선에 가고 싶다는 사람 있는가?”
그 말에 제자들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제자들에게 말한다.
“그럼. 내가 말한 것에는 불만 없다고 알겠다. 이만. 해산.”
제자들은 그 말에 벌떡 일어나서 자기 할 일하러 간다. 미진했던 무술들을 다듬거나 아니면 청소나 정리 등 일을 했다. 그 때, 미유키는 우물쭈물하며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묻는다.
“그 사부님...”
“왜 너 역시 조선에 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냐?”
“그건 아닙니다.”
“......”
“다만 사부님이 그 쪽에 뭔가 일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뿐입니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하아 한숨을 쉬고는 미유키에게 말한다.
“너 역시 눈치를 챘다는 말이군. 이제 너 역시 다 컸다는 이야기인가?”
“......”
“따라와라. 이야기를 해주지.”
“예. 알겠습니다. 사부님.”
미유키는 곧장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따라간다. 우에시바 츠요시와 미유키는 어느 한 방 안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씁쓸한 웃음을 하면서 미유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예전에 조선에 갔을 때는 난 무술수행을 하러 갔다.”
“그 이야기라면 기억이 납니다.”
“그래. 단순한 무술수행이라면 말이지.”
그렇게 말하는 우에시바 츠요시의 얼굴에는 회한이 가득했다.
“사실 난 그 조선군의 무술을 감독 훈련시키는 교관이었다. 그리고 무술수행이라는 것 역시 혹여나 지방에서 불온세력이 있을까 감시하는 사람이었지.”
“......”
“그래서 지방에 순회하러 많이 갔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조선인 선생과 같이 다니면서 촌구석에 야학을 하러 다녔지...”
“그런데 그 것이 왜...”
미유키의 물음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아주 후회를 한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 말한다.
“야학을 하러 같이 다니는 선생을 조국에 신고를 했지.”
“그 말씀은?”
“그래. 난 그 사람들을 배신했다. 평소에는 야학이나 가르치던 사람들이었지. 그런데 민족의식을 불러일으킨다는 명목으로 그 선생들을 체포하고, 고문하고, 죽였다.”
“......”
“그래. 난 조선경무국의 밀정이었다. 처음에는 조국을 위해 싸운다는 것이었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그 것에는 아주 추악하고, 욕심에 발버둥을 치며 좋은 사람들을 죽이는 그런 쓰레기 같은 곳을 깨달았지. 나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죽었다. 그 중에는 조광한이라는 사람도 있었지.
“......”
“나 역시 이런 사람이었다. 미유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후회할 짓을 애초부터 안 하면 될 일이었지. 난 후회할 짓을 한 인간이다.”
“그래도 선생님은 좋은 분이잖아요. 지금도 그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고 계시잖아요. 나쁜 분이셨다면 그 것에 반성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에요.”
그 말에 우에시바 츠요시는 씁쓸하게 웃으며 한 마디 말한다.
“아무래도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너를 대동한 것은 그런 것뿐만이 아니다. 사실 그 조선에도 내 가르침을 받은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
순간 미유키의 얼굴은 놀란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표정을 보고는 한 마디 말하기 시작한다.
“한 번 그 아이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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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다음 편이 재회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