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391화 (39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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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병윤은 정자에 앉아서 경치를 구경했다. 쉬는 날, 이 곳에 앉아서 경치를 즐기며 생각에 잠기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정자 주위의 푸른 나무들과 풀들이 바람으로 인해 내는 소리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화음으로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병윤의 귓가에 그 음악이 잘 맞아 떨어진다.

아마 아버지 대나 할아버지 대의 사람들이 이 정자에 앉아서 술상을 하는 것 역시 병윤과 같은 느낌을 받아서 일 것이다. 자연을 벗 삼아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사람의 멋이 아니겠는가? 병윤은 자연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에 차츰 심신이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뚜벅 뚜벅-

그러나 자연을 벗 삼아 시간을 즐기던 병윤의 시간은 끝이 난다. 정자를 향해 또 자신을 향해서 들리는 두 발걸음의 소리가 병윤의 귓가에 들렸기 때문이다. 병윤은 감았던 눈을 뜨고는 이내 발걸음이 나는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에시바 츠요시와 미유키의 모습이 나타난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정자에 다가가서 병윤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넨다.

“여기에 있었군.”

“항상 쉬는 날만 되면 여기서 휴식을 취하는 편입니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정자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마디 병윤에게 말한다.

“좋은 경치이군. 여기서 휴식하면 잘려나간 마음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을 것만 같군.”

미유키 역시 눈빛을 반짝이며 정자 주변을 둘러보는 것은 예사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자의 바닥에 앉아서 경치를 즐기고 있다가 이내 우에시바 츠요시는 병윤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여태까지 느끼고 있지만. 내가 바라보았을 때, 넌 상당히 완숙된 것 같다.”

병윤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말한다.

“완숙이라. 무술에 완숙은 없습니다. 적절한 방법이 있을 뿐이죠.”

“그래도 사람마다 어느 정도의 경지는 있다. 그걸 무의식적으로 나갈 만큼 숙달되어 있는가는 사람의 노력과 마음가짐, 그리고 역량의 차이겠지. 미유키.”

미유키는 갑작스럽게 부르는 자신의 사부 목소리에 순간 고개를 그에게 돌리며 대답한다.

“예. 사부님.”

미유키가 자신에게 시선을 두자 우에시바 츠요시는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떤가? 이 녀석에게 한 번 가르침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순간 미유키의 얼굴은 당황해한다. 병윤은 미유키를 바라보다가 이내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한 마디 말한다.

“저 사람이 승낙을 한다면 얼마든지 해볼 생각입니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미유키에게 한 마디 말한다.

“미유키. 이 녀석은 내가 거의 처음으로 가르친 녀석이자 이제껏 자신의 길을 완성한 녀석이다. 이 녀석과 한 번 대련을 해서 경험을 쌓는 것도 좋겠지.”

미유키는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병윤을 바라본다. 지금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병윤의 모습은 그저 평이했다. 하지만 어제 사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 병윤이라는 사람은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대일 것이다.

병윤은 미유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 역시 그녀에 대한 평가에 들어간다.

‘기본은 철저하게 익혔고, 또 대련을 한 흔적이 어느 정도 보이는군.’

병윤이 바라보는 미유키 그녀의 모습에게서 언뜻 투기와 긴장감이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 병윤은 우에시바 츠요시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 사람과의 상대는 아무래도 제가 방어를 하는 쪽이 좋겠군요.”

우에시바 츠요시는 그 말에 병윤과 미유키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병윤에게 대답한다.

“맞는 말이다.”

미유키는 순간 얼굴을 구긴다. 병윤이 자신을 얕보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사부가 정확한 판단을 내린 것인가? 판단이 서지는 않았지만 미유키는 투기를 끌어올리며 한 마디 생각을 한다.

‘얕보지 말라고. 사부님에게 수련을 한 지 수년은 넘었다.’

정자 앞 공터에서 병윤과 미유키는 서로 대치에 들어갔다. 병윤은 자세를 취하고는 오랜만에 자신의 기술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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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 무술

[이름] : 무술숙달

[숙련등급] : 달인

[숙련도] : 87단 33%

[상세] : 모든 무술들의 기본기이다. 무술에 속하는 계통의 기술들을 효과들을 9480% 증가시킨다.

[계통] : 무술

[이름] : 공격 흘리기

[숙련등급] : 달인

[숙련도] : 85단 73%

[상세] : 앞에서 뻗어 나오는 상대방의 공격을 온 몸을 이용하여 이리저리 타격을 가해 상대방 공격의 힘을 여러 방향으로 흘러내려 방어를 한다. 숙련도에 따라서 몸의 동선은 더욱 줄여든다.

[계통] : 무술

[이름] : 연환기

[숙련등급] : 달인

[숙련도] : 77단 22%

[상세] : 호흡을 가다듬어 폭발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온갖 기술들이다. 무의식적으로 공격에 들어가면 상대방의 자세와 또 지금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무술을 실행한다. 자신의 공격에 상대방은 결코 방어하기 힘들 것이다.

[계통] : 무술

[이름] : 회피

[숙련등급] : 달인

[숙련도] : 86단 56%

[상세] : 적의 공격을 간단한 발걸음이나 아니면 몸의 움직임으로 피하는 기술이다. 숙련도에 따라서 피하는 몸의 동선이 짧아지고, 보폭의 거리는 더더욱 줄어든다.

[계통] : 무술

[이름] : 자세회복

[숙련등급] : 달인

[숙련도] : 79단 76%

[상세] : 싸움을 겪다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발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적의 공격에 쓰러지거나 아니면 바닥에 발을 헛디뎌 자신의 자세가 무너질 수 있는 법, 만약 그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는 빠르게 자신의 자세를 고칠 수 있는 기술이다. 낙법이든지 아니면 적절하게 구르든지 자신에게 닥쳐오는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기술.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르게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위험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 기술을 통해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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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윤의 무술 기술들은 사실상 많은 무술 계통의 기술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물들이었다. 예를 들면 공격 흘리기의 경우는 기술 정권 흘리기와 발 흘리기, 그 외 무술 계통의 기술들이 합해져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물론 정권 흘리기나 발 흘리기는 사라진 뒤 오래이다. 즉 이 5가지의 무술 계통의 기술들이 병윤이 익힌 무술의 전부였다.

병윤은 이내 자신에게만 보이는 창들을 꺼버리고는 미유키에게 집중을 한다. 그러자 병윤의 틈을 보고 있었던 미유키는 갑작스러운 병윤의 기세에 긴장감이 더더욱 거셌다.

‘윽. 사부님의 말씀이 맞았어. 저 정도의 기세라니. 스승님이 진심으로 나에게 대련을 신청한 것 같은 느낌이야.’

미유키는 병윤의 느낌이 마치 맹수와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 자신과 같은 사람이며 또 결코 강해보이지 않을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미유키의 본능은 병윤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젠장... 사부님 앞에서 느끼는 공포처럼 저 사람에게 느끼다니.’

미유키는 다리가 잘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병윤이 취하는 자세에서 틈은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일부로 만든 틈인 것 같았다. 사부는 이걸 자연체라고 말했다. 일부로 상대에게 틈을 내준 후 상대방의 공격을 회피하고 공격하는 이른바 함정이었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미유키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저 아이 역시 정신력만큼은 상상이상일 터인데. 그런 아이가 병윤을 보고는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다니.’

역시 그냥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 간의 차이는 컸다. 병윤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세는 우에시바 츠요시 자신이 보기에도 흉폭하고도 단련된 야수의 분위기가 났다. 아마 자신이 병윤을 상대한다 하여도 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에서는 이 상황을 청출어람이라고 했나...’

그렇게 우에시바 츠요시는 병윤을 보고 판단할 시점에 갑작스럽게 미유키가 발걸음을 떼며 병윤에게 기합을 내고 공격에 들어간다. 미유키의 눈썰미는 병윤의 미세한 틈을 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틈을 향해서 사부에게 배운 정권으로 병윤을 공격하려던 찰나였다.

-파팟!-

순간 병윤의 손이 간단하게 움직이며 미유키의 정권을 흘러내리더니 이내 가볍게 미유키의 몸을 밀어내며 미유키를 떨어뜨린다. 미유키는 왠지 불가항력에 의해서 자신의 몸이 병윤에게서 떨어져 나간다. 미유키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음에 오히려 속으로 놀란다.

‘왠지 푹신한 솜뭉치에 떨어져 나간 것 같아.’

거대한 솜뭉치가 자신을 밀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병윤의 반격에는 충격이 없었다. 아마 우에시바 츠요시의 말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 것 같았다.

미유키는 떨어져 나가는 와중에도 자세를 취하고 다리와 발을 땅에 딛는다. 그리고 다시 병윤에게 공격하려고 달려들었다. 미유키는 순간 빠르게 앞발차기로 병윤의 몸을 노린다. 충격력이 큰 발차기로 병윤의 자세를 흐트려뜨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병윤은 그저 가볍게 몸을 몇 도 가량 틀어서 미유키의 발차기가 아슬아슬하게 스치도록 피한다. 그리고는 이내 아까처럼 몸을 움직이며 미유키를 떨어뜨린다. 미유키는 다시 한 번 떨어져 나가자 흠칫하며 병윤을 바라본다. 이미 두 번이나 남의 의사대로 거리가 벌어졌다.

‘공격이 들어가지 않아? 왜지?’

미유키는 충격 없는 자신의 몸을 느끼면서 병윤을 응시한다. 마치 다가가려고 해도 다가갈 수 없는 기분이 느껴진다. 한편 우에시바 츠요시는 병윤의 움직임에 놀라워한다.

‘으음. 그 인생격정을 겪으면서 자신 만의 무술을 만들었어. 영역을 지배했군.’

우에시바 츠요시가 말한 영역 지배는 자신 주위를 영역에 두어 백발백중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흘리거나 피하거나 또 반격하는 영역을 의미했다. 병윤의 공격 범위는 반경 1.5m 정도는 된 것 같았다. 이 안에 미유키의 공격이 들어가도 병윤은 어떤 공격이든 받아칠 수 있었다.

아마 병윤의 영역을 깨뜨리려면 미유키 역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우에시바 츠요시가 생각하기에 미유키가 영역을 만든다 한들 병윤의 영역을 깨뜨리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말을 한 것이군. 무술에 완숙은 없다고 적절한 방법이 있을 뿐이라고 말이지. 저 모습을 보니 알 수 있겠군.’

병윤의 무술에는 형태가 없었다. 아니 정형적인 것이 없었다. 마치 본능적으로 자세를 취해서 공격하거나 방어할 따름이었다. 마치 본능이 극에 달해 움직이는 모습과도 같았다. 저런 모습이 되려면 상당한 실전을 겪어야 했다. 그래야 어떤 상황이 겪든 무의식적으로 가장 적절하게 자세를 취해 공격하거나 방어, 회피를 할 수 있었다.

미유키는 다시 한 번 병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주먹을 들어 병윤을 마구 공격해 들어갔다. 병윤은 미유키를 밀치는 것을 그만두고는 미유키의 공격을 최소한의 동작으로 흘리거나 피해간다. 아주 최소한의 동작은 몸의 피로를 줄여준다. 오히려 미유키는 공격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사부에게 배운 연환 공격이 병윤에게 철저히 파헤쳐서 농락당하는 것 같았다. 미유키는 그럴수록 눈에 힘을 주고, 집중을 하며 병윤을 공격한다.

일반 사람은 미유키의 공격에 결코 버티기 힘들 것이다. 방어를 하던 회피를 하던 뭘 하던 간에 말이다. 또 미유키의 실력은 사제들에게 승리하기는 힘들어도 통하는 정도였다. 사제들 역시 사부의 제자들. 그들 역시 기초적인 부분은 철저하게 배워두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미유키는 대련을 해가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지만 지금 병윤과의 대련은 뭔가 안개 속에서 자신의 손과 발이 허공질을 하는 느낌이었다.

아주 얄밉게도 병윤은 손목이든 손가락이든 손바닥이든 발가락이든 발목이든 발바닥이든 온 몸을 이용하여 최소한의 동선으로 공격을 흘리거나 회피해나간다. 마치 상대방을 조롱하듯이 말이다. 결국 미유키가 전력으로 다한 공격의 연환은 통하지 않았다.

미유키는 순간 호흡으로 헉헉 대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뒤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헉... 헉... 당신은... 정말... 이지...”

병윤은 미유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숨 좀 가다듬고 이야기를 하세요.”

그 말에 미유키는 제대로 호흡을 한 뒤 어느 정도 이야기할 기력을 차린다.

“헥.. 헥.. 휴... 우... 정말이지 당신에게는 제 공격이 통하질 않네요. 제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편이에요?”

“상대방의 공격을 미리 예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습니다.”

순간 미유키는 놀라며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 말씀은?”

“공격에는 처음 중간 끝이 있는데. 공격을 예측하는 것은 공격의 처음입니다. 즉 자세를 보고 상대방이 어떻게 공격해 나가는지 파악을 하는 거죠.”

그 말을 들은 미유키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 사부에게 들었다. 상대방의 공격을 피할 때는 상대방의 자세를 파악하고 예측하여 피하라고 말이다. 그러나 병윤의 말은 조금 달랐다.

“어느 정도 숙련된 사람은 공격의 처음을 속일 줄 압니다. 자세를 보고 찌른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팔이나 발을 돌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공격해 나갈 수 있지요.”

“......”

“아마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안목이 있어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 항상 공격의 중간을 봅니다. 공격의 중간은 상대방이 바꾸기 힘든 영역입니다. 이성적으로 또 본능적으로 말입니다. 그 중간에 따라서 저는 무의식적으로 피하거나 또 공격을 흘려 상대방의 자세를 무너뜨린 뒤 바로 반격에 나서죠.”

“그 말씀은...”

“아마 당신으로선 이 것이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

“그리고 상당히 힘듭니다. 자신의 안목, 그리고 감각을 깨워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하고 행동에 들어서는 것은 그만큼 느립니다. 그래서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연습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익힌 공격들이 나올 수 있게 만들라고 말입니다.”

미유키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사부 우에시바 츠요시 역시 자신에게 그렇게 말을 했었다. 아주 지겹고 힘든 훈련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공격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라고 말이다.

그 때, 우에시바 츠요시가 병윤에게 다가가면서 한 마디 말한다.

“이야기는 잘 들었다. 정말이지. 나 역시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의 일이었다.”

병윤은 그 말에 쑥스러운 표정으로 우에시바 츠요시를 바라본다.

“하하. 과찬이십니다. 요즘 제 일 때문에 무술수련을 조금 등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녀석의 결과물이 그만큼이란 말인가? 쯧. 자신의 인생을 무술에 거는 사람들은 너의 말을 들으면 가슴을 쥐어짜며 원망할 것이다.”

“이런 제가 감히 실언을 했군요.”

그 말을 들은 우에시바 츠요시는 순간 병윤에게 미소를 짓고는 한 마디 말한다.

“나랑 한 번 대련을 해보는 것이 어떤가? 12년이 지났지만 난 너를 내가 가르친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유파의 사범으로 볼 것이다.”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 우에시바 츠요시를 보고는 말한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좋습니다.”

그렇게 말한 병윤은 잠시 준비운동을 하고 있을 때, 우에시바 츠요시는 시선을 미유키에게 두고 한 마디 묻는다.

“병윤과 대련을 해보니 어떻더냐?”

“지금까지 쌓아놓은 제 무술이 보잘 것 없다고 여겼습니다. 제 노력이 부족했던 것입니까? 사부님?”

“아니. 넌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재능 역시 우수하다. 다만 지금 저 녀석이 쌓아놓은 것이 다를 뿐이다.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좌절하지 마라. 그리고 그 경지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도록 정진하라고 말을 해주고 싶다.”

미유키는 그 말에 순간 부끄러웠다. 자신의 사부의 말처럼 순간 자신을 의심했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자신의 노력이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자 한순간 절망감이 들었다. 그러나 미유키의 마음을 사부가 더더욱 잘 알았다. 우에시바 츠요시는 미유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람이란 절망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걸 극복하고 다시금 정진하느냐, 아니면 될 대로 되라 하고 포기를 하느냐는 너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한 후의 결과 역시 다르다.”

============================ 작품 후기 ============================

무술에 대해 좆문가가 한 번 씨부려 봤습니다.

그리고 떡밥 관련 이야기는 사실 제가 떡밥을 뿌려놓고, 미처 회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댓글을 봤을 때, 진세연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아마 진세연에 대해서는 후세 다쓰지 선생의 편이 끝난 뒤에 진행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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