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403화 (403/633)

0403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7년 9월 13일, 서울 조선호텔 안에 있는 연회장은 들뜬 분위기였다. 병재와 병주, 효순, 효혜 그리고 길남효와 김민숙 부부 등 길씨 가족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 외에도 장씨나 연씨, 방씨 등을 포함한 사현리의 마을사람들 역시 복장을 입고, 결혼식의 하객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또 많은 인물들이 이 곳의 하객으로 참석을 했고, 그 인물들 중에는 TV에서 볼법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하객들이 서로의 정체를 알아보고 놀란 시선으로 두리번거릴 때쯤 신랑의 준비실에는 신랑의 친구들이 있었다. 바로 연형칠, 방완서 부부와 병윤이 턱시도를 입고 준비하는 감연을 보고 하하 웃고 있었다.

“아 어색하다. 어색해. 진짜 너무 어색하다.”

연형칠은 키득키득 거리며 자신의 친우를 축하해주지 못할망정 감연을 놀리고 있었고, 방완서는 손등으로 입을 가리며 쿡쿡 웃는다. 병윤 역시 웃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옷이 날개가 아니라 옷이 죄수복이네. 야. 그거 입고 일을 하는 것이 어때? 수입 2배로 줄게.”

감연은 그 말에 이빨을 갈고는 병윤을 쏘아보며 한 마디 말한다.

“닥쳐. 이 자식아.”

감연의 열받은 욕설에도 병윤은 오히려 약올리는 듯 표정을 짓는다.

“하여튼 너무 잘 어울리네. 연구복으로 딱이다!”

연형칠과 방완서는 병윤의 말에 더더욱 웃는다. 그 덕분에 감연의 얼굴은 더더욱 붉어진다. 그러나 화에 몸을 맡겨 폭력을 휘두를 수는 없는 법. 감연이 이 것을 꼭 마음속에 새겨서 병윤이 결혼할 때, 꼭 돌려주리라 다짐을 한다.

그렇게 연형칠, 방완서, 그리고 병윤이 감연을 놀리고 있을 때, 두 사람이 이 곳을 찾았다. 바로 신유철 전명명 부부였다. 신유철은 감연의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잘 입었네. 어울려.”

자신을 놀려먹는 빌어먹을 자식들과는 달리 감연의 의형인 신유철의 말투에는 왠지 진심이 담겨서 왠지 모르게 감연은 감동한 얼굴이었다.

“역시 형 밖에 없어요.”

“그게 무슨 소리냐?”

“이 자식들은 그냥 개자식들이에요. 이 모습을 보고 놀리려고 온 힘을 다하는 아주 썩어빠진 녀석들. 물러가라. 이 악귀 같은 자식들아!”

감연의 한 마디에 신유철은 피식 웃고, 병윤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악귀는 물러가라고 할 때, 안 물러가는 것 없지. 하여튼 악귀로 여겼으니 악귀처럼 행동해야지.”

감연은 덕분에 오히려 열이 나며 병윤에게 소리친다.

“네가 결혼만 해봐라. 이 일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갚아줄 테다.”

“중국 노신 선생님이 지으신 아Q정전 중 한 부분을 보면, 그들은 이번에는 아Q도 꼼짝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0초도 지나지 않아 아Q도 역시 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갔다. 그는 자기가 자기경멸을 잘하는 제 1인자라고 생각했다. '자기경멸'이라는 말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제 1인자'이다. 장원도 '제 1인자'이지 않은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병윤이 이렇게 말을 하자 감연은 오히려 허탈해하며 한 마디 말한다.

“이 자식 놀리려고 아예 작정을 했군.”

연형칠은 그 말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감연에게 한 마디 말한다.

“하여튼 이제 친우들 중에서 너도 결혼을 하니 총각은 병윤밖에 안 남았네.”

그 순간 감연의 얼굴은 조금씩 변화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야. 아직까지 총각인 사람이 있어.”

그 순간 공방의 순서가 뒤바뀐다. 총각이라는 단어로 공격의 기회를 잡은 감연은 만만치 않게 병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아. 하늘은 잔혹하셔라. 왜 제 친우는 이 나이 먹고도 총각이신 것입니까? 제 절친한 친우가 총각이라니. 하늘이시여. 제발 저 친우를 구원해주십시오. 하늘이시여. 저 친우가 노총각으로 인생을 끝내면 내 기필코 하늘을 저주하리다.”

병윤은 감연의 말에 팔짱을 끼고 한 마디 말한다.

“생 쇼를 하는군.”

하지만 병윤의 비아냥거림에도 불구하고, 감연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병윤을 놀리기 시작한다.

“이것 봐라. 내가 곧 어른이다. 이 것이 바로 어른의 징표이다. 알겠냐? 이 어린 자식아!”

“훗. 그래봐야 마누라에게 자신의 인생을 책잡히며 살 뿐.”

“아까 네가 아Q정전을 언급하면서 뭐라고 했더라?”

“제기랄. 이 빌어먹을 녀석. 한 번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군.”

“내가 많이 컸지. 너 따라서 많이 컸어. 됐냐? 만족해?”

두 사람의 유치한 말다툼을 보면서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키득키득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한창 턱시도를 가지고 놀리다가 이제는 신부 관련 이야기로 넘어갔다.

신유철은 감연의 아내가 될 사람을 살펴보고는 궁금해하며 묻는다.

“그러니까 원래는 네 비서였던 여인이라고?”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렇다만. 비서랑 사귀어서 결혼한 것은 의외로 희귀해서 말이지.”

“둘이 좋으면 결혼하는 거죠. 뭐. 직장 관계가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건 아니다만. 그 강칠혜라는 아가씨가 꽤 명문가 자손의 집안이라고 들어서 말이지.”

신유철은 그 말을 하면서 감연을 은근슬쩍 바라본다. 신유철의 눈치에 감연은 피식 웃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아무래도 제 신부 집안의 친일논란 때문에 그렇습니까?”

“지금 이 시기에 부유하게 지내고,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과거에 친일을 해왔던 인물이라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 말에 감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유철에게 한 마디 설명을 해준다.

“뭐 그 쪽 집안 사정 역시 반반인 집안이더군요.”

“반반?”

“예. 아실 것 아니에요? 그 반반이라는 의미가 무슨 뜻인지.”

사실 한 집안의 식구들이 친일파와 독립 운동가를 하는 집안이 존재했다. 예를 들면 장남은 집안의 대를 잇는다면 차남은 친일파 노릇을 하고, 삼남은 독립 운동가가 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집안의 가장은 둘 다 끈을 놓는 경우가 있었다. 온전하게 일본에만 돈을 대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독립 운동을 하는 측면으로 돈을 보태는 집안들이 있었다.

왜 그런 행동을 하냐면 일본제국이 망하고 난 뒤 만약 해방이 되었을 때, 자신의 행동을 보증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가문을 보고 친일했다고 비난한다면 자신은 일본의 기세에 눌려 돈을 바쳤을 뿐. 내 진심은 독립 운동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했다. 왜냐하면 독립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보냈다는 증거가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가문들은 속칭 반반가문이라고 말을 했다.

다만 이들을 나쁘게 말하면 기회주의자나 다름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전력을 친일로 돌린 집안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그 대표적인 증거로 아직까지 이뤄지고 있는 반민특위재판에 그들이 불려가지 않는 것이 그 예였다.

물론 친일에 너무 깊숙이 발을 담군 가문들은 어쩔 수 없이 곤욕을 치루기는 했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 마디 사과를 해주고, 일정 재산을 나라에 헌납하는 것으로 잘못을 떼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반반 가문이나 친일파 가문들은 독립 운동가 본인이나 그들의 가족 중 혼사를 신청하여 자신의 가문들을 보존하고자 했다.

다만 강칠혜의 경우는 그런 배경적인 이야기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큰 특징이었지만 말이다. 단순히 강칠혜의 경우는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곳에 자신의 의지로 들어갔고, 또 감연의 비서노릇을 했다. 그리고 같이 일하다 보니까 정분이 나서 결혼하게 된 것 뿐이다. 그 강칠혜의 가문이 알려진 것은 사실상 두 사람이 결혼하고자 마음을 먹었을 때, 알게 된 사실이었다.

“흠. 그 반반 가문이라고 말을 해도 말이지. 그래도 혹시 모른다. 친일한 부분만 주목해서 네 아내 될 사람을 욕보이는 사람들은 충분히 있으니 말이다.”

병윤은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신유철에게 한 마디 말한다.

“뭘 그 정도로 가지고 그러십니까?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 제 아내 될 사람과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대비책을 세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신유철은 그 말에 에휴 한숨을 쉬고는 감연에게 말한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어쩔 수가 없지. 네 장인과 만나는 봤어?”

감연은 그 물음에 자신의 기억을 찬찬히 더듬으면서 설명을 해준다.

“상견례와 또 제 신부될 사람의 본가로 찾아갈 때마다 뵈었습니다. 뭐 저를 아직까지도 못 미더워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순순히 허락해주더군요.”

신유철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감연에게 말한다.

“정말 그런 반응이었어? 하기야 상류층 집안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

“그 말씀은?”

“아마 그 쪽 가문에서 일부로 너를 노리지 않았냐는 그런 생각이 든다.”

감연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신유철에게 말한다.

“에이. 설마요. 물론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저를 노리는 가문이 있을까 그렇습니까?”

“옛날 중국 때를 잊었어?”

“그거야...”

“뭐 둘이 좋아서 결혼하는 것인데 상관이야 없겠지. 하여튼 음모론은 여기 쯤 하고 축하한다. 감연아. 너도 어른이 되었구나.”

“헤헤헤. 저도 어른으로 공인을 받네요. 잘 봤지? 나 어른이야.”

감연이 병윤에게 잘난 척을 하자 병윤은 얼굴을 구기면서 꼴보기 싫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병윤이 그럴수록 감연은 병윤을 놀려댄다.

한편, 신부의 아버지인 강윤식은 자신의 아들들을 바라보며 한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 사위될 사람이 그런 사람이란 말이지?”

그 말에 강윤식의 장남인 강영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하게 설명한다.

“아마 과학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경력이야 말할 것도 없이 대단하고, 중국에서는 억 명을 먹여 살린다는 뜻을 가진 억생재 중 한 명이니 말입니다. 한 마디로 아버지께서는 봉을 잡으신 것입니다.”

강윤식은 그 말에 끄응 침음을 흘리며 강영호에게 말한다.

“그런데 난 그런 한미한 가문의 사람에게 내 딸을 넘겨줄 줄은 몰랐다.”

강윤식의 차남 강영규가 자신의 아버지의 말을 받는다.

“과거 한미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버지. 지금이 중요합니다. 지금 사위 될 사람은 정말이지 엄청난 사람입니다. 능력도 그렇지만 그와 맺고 있는 인맥을 생각하면 무시하기는커녕 그 쪽이 우리를 무시해도 될 만큼 영향력과 실력, 인맥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뭐?! 그 쪽이 우리를 무시해도 될 만큼?”

강윤식의 언성 높인 말에 강영규는 아차하고 사과의 말투로 급히 말한다.

“제가 너무 비유를 그렇게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아버지.”

강윤식은 그 말에 흠흠 거리며 강영규에게 말한다.

“쯧. 내 아비 되는 사람한테는 말을 조심 하 거라. 그래. 그런 인물이 내 딸하고 결혼을 맺는다는 말이지. 이야기를 듣자니 자문의원들과 연관이 깊다고 들었는데.”

“인맥으로는 말할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한반도 최대 기업인 동협 그룹이 그의 친우이고, 또 한국 2개 TV방송국 중 하나인 사현방송국의 사장 역시 그의 친우입니다. 거기다 중국 군정 사령관 신유철과 의형을 맺은 사람입니다. 물론 1년 뒤에는 철수한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만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의 가치는 매우 중대합니다.”

“흠흠. 그래도 그 경망스러운 행동과 표정은 내 보기가 안 좋아.”

“그냥 괴짜 과학자의 태도라고 생각하십시오. 아버지.”

강윤식은 이 결혼식을 보고 과연 괜찮을지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가문이 얻는 것은 많았다. 그만한 인맥을 지니고 능력을 보유한 이와 혼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한 마디로 자신 역시 주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었다.

“흠흠. 그래 당연하지. 받아줄 때는 다 받아줘야지. 그래도 내 딸아이는 원하는 사람에게 시집을 갔군. 그 것이 우리 가문에 복이 되어 돌아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강영호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강윤식에게 동의하며 말한다.

“맞는 말씀입니다. 아버님. 칠혜 녀석 역시 정략결혼에 안 들어서도 되니 그 녀석 오빠되는 심정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윤식은 그 말에 흠흠 거리면서 강영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직도 그 것을 가슴에 두는 것이냐? 쯧. 몇 번을 말하는 것이냐. 잊어버리라고 말을 했거늘.”

강영호는 그 말에 잠시 침묵을 하다가 이내 얼굴을 고치며 말한다.

“이미 잊은 지 오래입니다.”

“쯧. 그렇게 망설여서는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

그렇게 강윤식이 부자간에 서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강윤식이 자신의 딸을 만나러 신부의 방으로 갈 때쯤 곧 주례 선생을 맡은 사람이 연단에 선다. 주례 선생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런 명성 있는 사람이었다. 바로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 아무래도 백범 김구에게 있어서 감연은 인연이 깊은 자였다. 백범 김구가 자리를 잡고, 흠흠 거릴 때 사회자가 연단의 마이크에 입을 대고 하객들에게 말한다.

“이제 곧 신랑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랑 입장!”

그러자 곧 문이 열리면서 신랑 감연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는 밝은 미소를 띠며 천천히 걸어가 김구 선생 앞에 선다. 그러자 사회자는 다시 한 번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한다.

“신부 입장하겠습니다. 신부 입장!”

곧 다시 문이 열리면서 예쁜 드레스 복으로 차려입은 신부 강칠혜가 자신의 아버지 강윤식의 손을 잡으면서 두 사람이 천천히 감연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고는 이내 강윤식은 강칠혜의 손을 감연에게 건네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렇게 감연과 강칠혜가 서로 손을 맞잡자 주례로 나선 김구는 사회자에게 눈치를 준다. 그러자 사회자는 입에 마이크를 대고 말한다.

“주례 선생의 낭독이 있겠습니다. 모두 집중해주십시오.”

그 말에 백범 김구는 연단 위에 있는 책을 들고, 한 마디 이야기를 한다.

“결혼에 대해선 많은 격언들이 있습니다. 그저 현실을 일깨워주는 격언, 그리고 조심하라는 격언, 그러나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격언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많은 격언들 중 굳이 선택할 격언에 대해선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결혼 생활이라는 것은 두 부부가 직접 생활을 하면서 맞닿는 문제들과 또 경험들로 채워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 간 서로 양보를 하며 조심하고, 또 이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하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관습 때문에 여성을 낮게 보이는 현상이 비일비재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그 문제에 대해선 해결하도록 우리 모두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결혼하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그 둘 사이에 태어날 아이들이 있을 것이고, 또 그 아이들을 보살피고, 양육하느라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진정 중요한 이들입니다. 안 중요한 사람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두 사람을 진정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두 사람이 같이 행동하며 우리 민족과 더 나아가 세계에 기여해나갈 수 있다는 부분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이제 우리 조국은 막 독립하고 2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에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고, 슬퍼하고, 분노를 표출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결혼만큼 행복한 일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 노력을 하고, 후세들에게 또 이 두 사람에게 온전하고 행복한 국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그렇게 백범 김구의 하객들에게 하는 주례가 끝이 나고, 김구의 시선은 신랑 감연과 신부 강칠혜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넨다.

“이런 결혼식은 나도 익숙하지 않는군. 그래도 절차는 따라야겠지. 서로 사랑한다는 증거를 나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에게 보이게나.”

감연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며 진짜 그래도 되냐는 눈빛으로 김구에게 말하자 김구는 거침없이 허락한다. 그러자 감연은 강칠혜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이내 포옹을 하더니 모두가 보는 앞에서 진하게 키스를 해버린다. 물론 그 둘의 모습은 주례에 나선 백범 김구 뿐만 아니라 여기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일대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1편을 감연의 결혼식으로 때웠습니다. 워낙 소재가 생각이 안 나서 말입니다. 제가 혹시 놓치고 있는 소재, 떡밥이나 혹여 새로운 소재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전편 공산당의 간첩에 대한 소재는 제외하고요. 그건 제가 써야지요. ㅎㅎ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