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410화 (41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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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샌프란시스코의 한 공터, 그 곳 위에서 커다란 헬기 하나가 착륙을 시도한다. 그 때, 착륙하는 곳 주위에는 무장한 경찰들이 서성이고 있었고, 시민들은 멀리서 착륙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헬기의 밑바닥에는 자동차에 달린 그 타이어 바퀴가 나오고, 그 바퀴는 헬기가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온전히 착륙하는데 성공을 하자 양 날개 안에 있는 덕티드 팬의 회전속도는 점차 줄어들더니 이내 정지하고 만다.

헬기 안, 착륙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체이스 중령은 허억 허억 대며 이제야 집중을 풀어낸다. 무려 하루라는 시간을 소모해서 도착한 것이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을 하자 체이스 중령은 무척이나 힘든 상태였다. 그 때, 조종석에서 찰영조의 전형일 보도자가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안에서 인터뷰를 한 뒤, 나갔으면 합니다.”

체이스 중령은 힘든 나머지 인터뷰든 뭐든 전부 다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일단 성공적으로 횡단했다는 사실을 남겨놔야 했다. 하루의 편안함을 위해 평생을 후회하며 살 수는 없었기에 체이스 중령은 잠시만 참자고 마음을 먹고, 전형일 보도자에게 말한다.

“좋습니다.”

체이스 중령은 전문 용어들을 구사하며 헬기 착륙 및 대기를 알리고는 곧바로 촬영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리고는 전형일 보도자의 인터뷰를 시작한다. 전형일 보도자는 흠흠 기침을 하고는 체이스 중령에게 질문을 던진다.

“목적지라 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을 하였는데. 소감이 어떻습니까?”

체이스 중령은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미소를 짓고 대답한다.

“정말 대단한 감정이었습니다. 그 넓은 태평양을 횡단할 때는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아마 세계를 횡단했던 사람들의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라고 많이 느꼈습니다.”

“혹시 지금처럼 횡단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 예상했습니까?”

“글쎄요. 이 기체가 악천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바다에서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습니다. 횡단할 때는 하늘이 평온하여 다행이었습니다만.”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희들도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횡단 도중에 가장 힘겨웠던 순간은 언제 였습니까?”

“사실 태평양이 거대하지 않습니까? 도중에 쉴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생각에 더더욱 피로감을 느끼더군요. 부조종사를 불러 대신 조종하게 만들고, 잠시 눈 좀 붙이자는 생각을 계속 했었습니다.”

“흠. 그런데도 그렇게 안 하신 이유에 대해서는...”

“하지만 이건 제 평생 한 번 있는 일이었습니다.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와 없는 문제가 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제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참고, 여기까지 도달하였습니다.”

“그런 의지에 우리들 역시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럼 이 곳에 도착한 직후에 무엇을 가장 하고 싶으십니까?”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바깥에 나가면 기자들이 있겠지만 그 기자들의 기자회견을 받고 난 뒤에 어디든 자고 싶은 마음입니다.”

체이스 중령의 피곤한 기색이 눈에 보였다. 아무래도 더 이상 인터뷰를 진행하기에는 무리함이 없지 않나 싶었다. 결국 전형일 보도자는 마지막 질문을 그에게 던진다.

“이번 횡단을 TV로 보시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휴우. 웬만하면 따라하라고 권유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일은 제가 좋아서 한 일입니다. 횡단에 소모되는 정신력은 어마어마합니다. 만약 이 기체로 태평양을 횡단할 생각이라면 직진으로 가지 말고, 도중에 기착지로 가서 그 곳에서 눈 좀 붙이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스터 체이스.”

전형일 보도자의 인사에 체이스 중령은 고개를 꾸벅하고는 잠시 UP기자 헨슬리와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제야 헬기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헬기 바깥에서 보이는 풍경들은 기자들의 후레시 터지는 빛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체이스 중령을 향해 전형일 보도자가 한 인터뷰의 질문들이 쏟아져 내렸다.

체이스 중령은 그런 질문을 무시하고는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바로 항공막료 보좌관인 커티스 르메이 중장이 간부들을 이끌고, 기다렸기 때문이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과묵한 말투로 체이스 중령에게 한 마디 말한다.

“헬기로 태평양을 건너보니 기분이 어떻던가?”

그 말에 체이스 중령은 경례를 하고는 커티스 르메이 중장에게 대답한다.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그 말에 한 마디 말한다.

“자네의 그런 시시한 감정 따위는 중요치 않아. 중요한 것은 헬기로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가? 그게 중요하겠지. 어떻게 생각하나?”

“적어도 태평양을 건너려면 두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길었나 보군. 알겠네. 일단 성공적으로 횡단한 자네를 위해서 선물을 가져왔다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곧 체이스 중령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비록 공과는 작은 훈장이었지만 체이스 중령은 훈장을 받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이번에 태평양을 건너게 만든 검은 매의 모습을 보고는 눈빛을 반짝인다. 통상의 헬리콥터처럼 위에는 날개들이 없고, 대신 헬기 양옆의 날개와 또 꼬리에 덕티드 팬이 달려 있었다. 그래서인지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검은 매의 모습을 보고선 옆에 있는 부장에게 한 마디 말한다.

“저 기체에 대한 조사는 끝났겠지?”

부장이 그 말에 곧바로 대답한다.

“이미 조사는 끝났습니다. 지금 살펴보겠습니까?”

“아니. 돌아와서 자세히 봐야겠군.”

“예. 알겠습니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다시 체이스 중령에게 시선을 두고는 말한다.

“자네 얼굴은 상당히 피곤한 모양이군. 일단 쉬는 것이 좋겠어.”

체이스 중령은 그 말에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나 역시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헬기로 태평양을 건너는 인간은 처음이군.”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자신들을 둘러싸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준다. 그렇게 태평양 횡단은 일단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일단 헬기 검은 매로 태평양을 횡단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자 언론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거기에는 UP기자 헨슬리가 쓴 횡단보고서도 있었다. 그 내용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았다.

-솔직히 난 처음부터 헬기로 한국의 문경에서 미국 본토의 샌프란시스코까지 중간 기착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직진해서 가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다. 처음에 든 생각은 바로 어떤 미친놈이 비싼 기체를 가지고, 장난을 치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친구들은 아무래도 그런 미친 생각에 동조적인 것 같았다.

일단 이 계획은 태평양 횡단에 쓰일 기체를 만든 한국의 복합 기업 그룹인 동협과 한국의 TV방송사 사현방송국에서 협조를 했다. 이 제안을 한 사람은 미군정 공군에 소속된 알서 F. 체이스 중령이었다. 체이스 중령은 처음부터 헬기 검은 매에 대해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다고 전해졌다. 그가 말하기로는 그 거대한 기체와 속력, 항속거리, 모든 것이 좋지만 가장 큰 장점인 안정감을 꼽았다. 통상 헬기라는 것은 일반 조종사가 운용하기에는 매우 불안정한 기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체이스 중령이 전하는 검은 매는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듯 상당한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그 안정감에 빠지면서 이 검은 매를 가지고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던 도중에 자신의 군 상층부로부터 군에 소속된 검은 매를 가지고, 태평양을 횡단하겠다는 제안을 건넸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선 비싼 기체를 자신의 명예욕을 위해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기야 그 사람들의 입장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체이스 중령은 그 제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관점을 바꾸었다. 자신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녔고, 그 결과 아까 이야기했던 한국의 친구들이 협조를 해주었다. 그들의 요구는 간단했다. 그냥 횡단만 했으면 좋겠고, 또 시간을 낼 때마다 TV에 방영될 방송을 쓸 수 있도록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했다. 물론 체이스 중령이 이에 동의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한국의 친구들도 이번 일은 처음이었는지 횡단을 하는데 상당한 준비를 하고 떠났다. 혹여 이 기체가 버틸 수 없는 악천후에 대비한 장비들과 혹여 병걸린 인원들을 치료하기 위한 구급약들, 식량, 그리고 많은 물품들이 그 헬기 안으로 들어갔다. 나 역시 본사의 명에 의해서 횡단에 투입되었지만 거부감은 없었다. 위험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번 일에 도전하는 것이 사람이 아니겠는가?

일단 문경에서 출발한 헬기는 곧바로 일본 동남쪽 태평양 입구를 향해 먼저 직진을 했다. 그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직진하기 시작했다. 직진 경로 위에는 섬들이 없었기에 도중에 쉬는 것은 어려웠다. 물론 경로에서 조금 빠져나와 하와이에 잠깐 기착을 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 검은 매라는 녀석은 최대비행시간이 48시간이라는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도중에 연료가 없어서 추락한다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비행은 상당히 순조로웠다. 그리고 태평양을 비행하는 동안 상당히 지루한 시간이 찾아왔다. 간간이 인터뷰를 하는 것 외에 태평양의 고래, 혹은 돌고래 떼. 물고기 떼, 또 새떼들을 발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볼거리가 없었다. 이렇게 지루한 시간동안 먼 옛날 태평양을 횡단했던 스페인의 마젤란의 함대들은 그 거대한 바다를 헤쳐 나갈 때, 얼마나 지루했을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태평양을 횡단하는 배들에 비해서 이 헬기의 속력은 상당히 빠른 감이 있었다. 순항속력은 450km/h, 마일로 치면 대략 280마일/h에 해당되는 속력이었다. 그만한 속력은 현재 쓰이고 있는 비행기와 맞먹는다고 볼 수 있었다. 으음.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괜히 이 기체에 대한 홍보인 것 같아서 자제를 하는 것이 좋겠다.

인터뷰 도중에 난 한 가지 어이가 없는 말을 들었다. 이 기체에 동반 탑승한 촬영팀들 중 한 사람이 이 기체의 가격이 500달러라는 말을 했다. 난 그 사람의 말을 농담으로 들었다.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난 결코 사기꾼의 혓바닥에 농락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런 기체가 정말로 500달러라면 지금 미국의 헬기를 제조하는 시코르스키 항공회사나 보잉 항공회사들이 그 쪽을 폭파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이런 어이없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환율 차이가 기인한 바가 크지 않나 싶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상당히 기묘하다. 최첨단의 기술들을 소유한 기업들이 있는가 반면,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상당히 가난하다. 그런 어이없는 격차에 대해서 한국의 위정자들과 기업들이 많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런 상황을 타파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환율은 1달러 당 20원이었다. 한국에서는 이 헬기를 대당 만 원에 판매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마 500달러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온 모양이었다.

한국에서 이런 기체를 구입하려면 최신식 집을 하나 사야할 금액이었다. 즉 가족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낼 집 살 돈으로 이거 하나를 살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기업들 입장에서는 충분한 숫자를 많이 보유할 만큼 싸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만약 이 헬기들이 대중화된다면 내 생각에 아마 물류 쪽에서 상당한 혁명이 있을 것이라 본다. 헬기는 지형을 가리지 않고 다닐 수 있다. 거기에 30톤이나 실을 수 있는 헬기도 만들어진다. 물론 한 대 가지고는 물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여러 대면 수백 톤을 실을 수 있고, 또 이 쪽에는 상당한 속력이 있다. 기차가 아무리 빨리 달려봤자 한 시간당 80마일(128.7km)을 가지 못한다. 물론 기차가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규모들을 생각하면 경쟁력이 있는 것은 맞다.

다만 헬기의 경우는 중간에 연료를 채울 수 있는 기착지를 만들면 어디든 물건들을 옮길 수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 역시 헬기를 이용한 물류를 기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런... 너무 주제를 벗어난 경향이 보인다. 일단 본 이야기로 돌아와서 횡단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지금 내가 살아서 이 글을 써서 냈다는 것으로 증명이 되지 않았는가? 물론 횡단 도중 악천후 없는 날씨가 있다는 것이 운이 좋았다는 증표였지만 말이다. 아마 태평양을 횡단하는 헬기의 경로는 하와이를 지나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또 도중에 헬기를 위한 중간 기착지를 만들면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만 사설을 마치겠다. 내가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은 이번 횡단은 우리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헬기라는 기체를 이용해서 물류 혁명을 만들 수 있는 것을 증명했으니 말이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 신문의 사설을 읽어보고는 쯧하고는 얼굴을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고 자신 앞에 있는 한 사람에게 묻는다.

“한 번 횡단에 성공했던 기체에 대해서 알아보셨습니까?”

루스벨트 대통령 앞에 선 사람은 이번 횡단의 주인공을 맞이했던 사람인 커티스 르메이 중장이었다.

“우리 비행기와 꿀리지 않는 엄청난 기체입니다.”

“뭔가 결함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까?”

그 물음에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과묵한 얼굴로 대답을 할 뿐이다.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결함이 없고, 비행기에 맞먹는 헬리콥터라. 아무래도 비행기의 사용을 중지할 만큼 파격적인 기체이군요. 거기에 한 대당 500달러라니. 이거 약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한지 참.”

“우리 미국 역시 전력을 다하면 이런 기체를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 말에 한 마디 대답을 한다.

“문제는 가성비입니다. 가성비. 가격 대 성능 비. 이런 헬기 한 대당 20만 달러라면 어느 정도 제가 용인을 하겠지만 400배나 낮춘 금액입니다. 르메이 중장께서는 이런 기체를 500달러에 판매할 수 있겠습니까?”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과묵한 표정에서 순간 심각해졌다. 물론 복제하는 것은 쉽겠지만 아무래도 복제와 생산은 다른 편이었다. 과연 500달러라는 가격으로 이런 기체를 만들 수 있을까? 자신이 생각해도 무리라고 판단이 섰다.

“아무래도 그건 아닐 것입니다. 또 확인된 정보에 의하면 500달러라는 금액은 실질적으로 한국과 미국 간의 환율 차이가 기인한 바가 큽니다.”

환율 차이라는 단어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끄응 침음을 흘릴 뿐이었다. 사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에서는 연신 로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바로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이 검은 매라는 헬기에 대해서 엄청난 관세를 물던가 아니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라는 요구를 해오는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의 헬기 제조업체라고 할 수 있는 시코르스키 항공회사와 보잉 항공회사가 대표적인 회사들이었다.

만약 이런 기체를 수입하게 된다면 자신의 주 영역은 파멸이나 다름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생존을 위해서 온 힘을 다 쓰고 있었다. 만약 이 기체의 수입이 정식적으로 허가된다면 두 회사는 헬기 사업을 애초에 접고, 다른 곳으로 영역을 돌려야 했다.

물론 그 영역에 해당 안 되는 기업들에게 있어서 검은 매를 정식으로 수입하게 된다면 그들에게 엄청나게 좋은 이득을 찾을 수 있었다. 물류비를 절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들여 놓으라고 적극적인 로비까지는 하지 않았다. 수입하면 좋겠지만 안 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여튼 한국이라는 나라는 엄청난 것을 만들었군. 아니 한국이라는 나라보다는 한국에 존재한 동협 그룹에서 만들었던가?”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그 쪽에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그 것보다도 이 일이 국내에 불거진다면 꽤나 골칫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의 말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곧바로 대답한다.

“일단 이 기체를 정식으로 수입하되 관세를 엄청나게 물리는 형식으로 가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 기체를 가지고, 기술들을 파악하는 일에 중점적으로 두겠습니다.”

“그러십시오.”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경례를 하고는 자신의 일을 처리하러 간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시선은 다시 신문을 향한다. 신문의 내용을 읽고, 또 읽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내가 판단을 잘못했는가?’

커티스 르메이 중장에게 한 지시가 후회가 되는 루스벨트 대통령이었다. 헬기 제조업체들을 위해서 미국의 국익을 깎아먹는 것이 이득일지 아니면 미국의 국익을 위해 헬기 제조업체들을 희생시키는 것이 이득일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은 마음을 굳세게 먹었다. 헬기 제조업체들을 어느 정도 남겨놔야 헬기 판매에 대해 독점상태가 안 일어난다. 물론 극심한 경쟁을 유도하여 헬기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기는 하다.

‘하기야 헬기 값이 비싸기는 했지. 일단 이것을 최대한 물고 늘어져서 비싼 헬기 가격을 줄이는 편이 낫겠군.’

일단 군이나 공공기관에 검은 매를 대량 구입해서 혹여 필요할 때 쓰자는 생각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물론 구입가격은 관세를 먹이든 안 먹이든 상관이 없었다. 관세란 곧 나라에서 받을 돈이기 때문이다.

태평양을 횡단했다고 했으니 이만하면 전략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아무래도 자신이 한국을 독립시킨 것에 대해서 잘했다고 여겼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발전시키면서 동아시아의 거점기지를 만드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러려면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서 일본부터 어느 정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동아시아에 대해 미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확대시킬 지에 대한 생각들이 오고 갔다.

============================ 작품 후기 ============================

아 후기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그냥 댓글을 많이 올리십시오.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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