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412화 (41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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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7년 10월 15일, 병주의 사단 내 직할부대 내부에서는 헬기 조종사들의 모집이 한창 진행되었다. 그 때문에 사단 내 속한 병사들에게서 이 것을 기회로 보고, 많이들 지원했다. 그들 중 한 명이 바로 지현국 일병이었다.

중대 행정실에서 중대장 이박율 대위에게 하나 면담을 받게 되었다.

“그래. 현국이. 이번에 소대 헬기조종사에 지원하게 되었다면서.”

지현국 일병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중대장에게 말한다.

“예. 그렇습니다. 중대장님.”

“그런데 헬기를 몰 경험이 있기는 하나?”

“그건 없습니다.”

“뭐 경험이야 다들 없는 것이 마찬가지겠지. 그럼 그 때를 대비하여 가장 중요한 기준이 있지. 뭔지 알고 있나?”

지현국 일병은 그 말에 머리를 맹렬히 굴렸지만 모르겠다고 결론이 난다.

“잘 모르겠습니다.”

“기준은 고소공포증이 심한가? 야.”

“아!”

지현국 일병은 그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사실 헬기를 조종하겠다는 사람이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그 것만큼 적절치 않은 배치가 아니겠는가? 중대장 이박율 대위는 지현국 일병에 대한 서류를 뒤지더니 이내 한 마디 말한다.

“고공 훈련을 받은 기록이 나와 있군.”

“예. 그렇습니다. 헬기가 배치되었을 것을 대비하여 전부 그 훈련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렇기는 하지. 일단 이 훈련을 받은 것 자체가 고소공포증을 극복했다는 증거나 다름없으니 말이야.”

고공훈련이란 헬기에 탑승한 사람들이 레펠에 의존한 채 신속하게 하강하는 훈련을 의미했다. 물론 훈련에는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실시했지만 시작하기 전에 겁을 먹고, 뛰어 내리지 않은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하지만 지현국 일병이 속한 소대는 소대원들 전원 고공훈련을 성공적으로 행했다. 그 때문인지 지현국 일병은 한껏 긴장한다. 왜냐하면 지현국 일병 자신이 지원한 배경처럼 소대 내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례를 이미 몇 번 접했는지 중대장은 얇은 수첩 하나를 지현국 일병에게 건네주면서 한 마디 말한다.

“이건 헬기 조종할 때, 긴밀히 쓰이는 전문 용어집이야. 이걸 읽고, 시험에 통과하면 합격이야. 알겠지?”

지현국 일병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 뒤에 중대장 이박율 대위는 헬기 조종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지현국 일병에게 해주면서 지현국 일병의 상담을 끝낸다. 상담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분대 생활관으로 돌아온 지현국 일병은 중대장이 건네준 수첩들을 살펴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미 한글은 부대 안에서 배웠기에 글을 읽는 것에 지장이 없었다. 다만 어려운 단어들이 마음속에 걸렸지만 문맥상으로 파악하여 의미를 해석했다. 그렇게 속으로 단어들을 외우고 있을 때쯤 누구 한 사람이 지현국 일병을 찾는다. 바로 지현국 일병의 사수인 김방영 상병이었다. 그는 풋 하고 웃으며 지현국 일병에게 한 마디 말한다.

“너도 참 열심히 구나. 일을 그렇게 했으면 좋을텐데.”

지현국 일병은 그 말에 한숨을 푹 쉬고는 김방영 상병에게 말한다.

“일이나 이 것을 공부하는 것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그거 한 번 줘봐.”

김방영 상병은 지현국 일병이 건넨 수첩을 건네받고는 한 번 내용을 살펴보지만 이내 눈이 조금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씨발. 무슨 꼬부랑글씨 들이 많아. 아니 헬기가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었는데 운전은 양놈 언어로 하고 지랄이야.”

김방영 상병의 말에 지현국 일병은 지극히 동의했다. 사실 광복군 내부에서는 군사용어 대체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효율적인 행정 체계, 용어에 관해서는 미군이 더 전문적이었기에 그 쪽으로 따라 배우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이번 헬기 조종에 대한 전문 용어 역시 영어 약자로 된 형편이었다.

“에블, 베이커, 찰리, 도그, 이지, 폭스, 미친... 내가 달달 외웠던 그 음성들이잖아.”

“그 때는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사실 음성언어에 대한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훈련받을 때마다 시험을 봐서 분대 인원들이 곤욕을 치른 적이 많았다. 한글도 못 뗀 인원들이 있는데, 알파벳으로 공부하니 수첩에 적힌 알파벳을 보자마자 김방영 상병이 욕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지현국 일병은 전문 용어에 나온 영어들을 자신들이 달달이 외웠던 음성기호로 말해야 한다는 말에 짜증이 덜컥 났다.

“이러다 영어까지 배우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끄응. 해방 직후부터 영어 배우기가 한창이기는 한데. 이 곳까지 불어 닥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영어 배우기 열풍은 아무래도 상류층, 중류층이 주도한 격이 많았다. 아무래도 미국의 영향력이 미리 확대됨을 알게 된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영어 공부에 매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경향이 하류층들까지 전달되며 어설픈 영어단어들이 오고 갔다. 그런 현상을 빗대어 남한에 주둔한 미군들은 그런 이들을 비웃으며 ‘콩글리시’라고 말을 해댄다.

하지만 그런 열풍이 미군정 측에서는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그대로 그 열풍을 내버려두거나 오히려 권장하기까지 했다. 자신들과 언어가 통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만큼 자신들이 편해지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열풍이 군대까지 번져갔다. 그 때문에 한글도 어렵게 뗀 병영 내 인원들이 그 힘든 영어를 공부하게 될까봐 우려되는 형편이었다.

그런 상상이 두 사람의 머릿속에 오고 가니 연신 골치가 아픈 형국이었다. 가뜩이나 힘든 훈련들이 존재하는데, 쉴 시간에 영어 공부까지 붙잡으면 아마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가 함께 찾아올 듯 싶었다.

“끄응. 내가 공부하러 여기에 온 것인가? 아니면 훈련을 하러 여기에 온 것인가? 그 것도 아니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여기에 온 것인가? 알 수가 없다.”

김방영 상병의 하소연에 지현국 일병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사실 자신 역시 그의 말에 공감되기는 했다. 자신이 훈련을 받은 군인인지 아니면 여기서 학문을 배우는 학교인지 아니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인지.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지현국 일병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자신이 들고 있는 수첩의 내용에 집중한다. 그런 그의 모습에 김방영 상병은 쯧 거리며 조용히 그에게서 자리를 뜬다.

1947년 10월 25일, TV에서 특별한 소식이 떴다. 바로 주재 서울 UP특파원 스탠리 리취가 충격적인 것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한 사람의 보도자가 질의문답 하는 형식으로 방송 내용이 진행되었고, 그가 발표한 내용은 이러했다.

-지난 달, 남조선으로 도망하여 온 한 전 북한의 관리는 소련에 의하여 훈련 장비된 북조선 군대는 미소 양 점령군의 철퇴와 동시에 조선을 원조코자 행동을 일으키고 조선을 제 18소련공화국으로 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계획은 이미 북조선이 남조선에 보내는 전력을 차단하여 암흑의 엄획 하에 행하여질 공격까지도 상정하고 있다 한다. 이 계획은 전 함경남도보안대장 당년 32세의 윤창선에 의하여 발표된 것인데 윤 씨는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중공군 제8노군 소속원을 포함한 10만의 무장한 조선인은 전원 공격 명령을 대기 중이며 평안-함경도선 동방 10리 지대 일대에는 참호 급 방공호가 축조 중에 있다. 22일 서울을 떠난 미소공위 소련대표단의 일원인 2등 참사관 G. N. 발라사노프는 북조선인의 군사훈련을 지휘한 다수 소련장교중의 한 사람이다. 작년 9월 함흥에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각 국장에 의하여 최종안이 작성된 동 계획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공격명령은 UN의 북조선군 해제명령이 있는 직전에 발할 것

2) 남조선에 대한 모든 전력을 차단할 것

3) 1만 7,000의 보안대는 10만의 북조선 인민군의 지원 하에 남조선을 종단하고, 경찰 전부를 살해하고 정부요인을 암살할 것

이들 군대는 일본병기로 무장된 것이며 바로 지금 소련은 이들을 위하여 다수의 경병기를 재래 중이다. 과거에 있어 소련인은 직접 북조선인을 훈련하고 있는데 그들은 조선은 결국은 제18소련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윤 씨는 9월 6일 평양에서 개최된 긴급비상회의의 모양을 상설하였는데 동 석상 내무부장 박일우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 회의는 서울에서 9월 26일 행한 쉬티코프 상급대장의 기획된 동시철퇴 제안을 심의하기 위하여 소집된 것이다. 나는 모든 보안대 지휘관 제위가 막부결의에서 약속된 임시조선 민주정부 수립 후 남조선으로 향할 것을 명기하도록 요망한다. 제위는 명령이 내리는 대로 행동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역시 이 회의에 출석하였던 북조선인민군사사령관 최용건은 전략을 설명하고 모든 포로 소위 남조선 광복군 기타의 무장부대원은 사살하여야 하며 일인도 용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훈령하였다. 남조선 반동분자에 대한 전쟁이 시작되는 때에는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송전을 중단할 것이며 이는 우리의 공격을 용이케 할 것이다. 세계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위대한 소련의 지도하에 이 강력한 제국주의 미국을 격파할 것이다. 진보적 민주주의의 위력 하에는 원자탄은 너무나 무력한 것이다. 인도 상 또는 안가한 민족주의를 위하여 조선의 반동분자에게 동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들은 우리의 적에 대하여서는 무자비하여야 한다.

윤 씨는 또한 “소련이 조선은 미국의 확장주의에 투쟁하는 군사기지가 될 것이며 우리는 미국과 싸워야 한다고 조선인에게 말하고 있으므로” 북조선요직에서 탈주하였다고 말하였다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미국의 소리’ 방송 외의 조선에 대한 방송을 청취한 까닭으로 남조선 상태가 양호함을 알았다. 이 미국방송은 내가 요직에 있었으므로 청취할 수 있었다. 함흥방송 이외의 방송을 청취하는데 대한 처벌은 재산몰수 급 6개월 징역이다. 북조선의 공산주의자는 연안파와 소련인에게 훈련받은 파벌간의 투쟁에 의하여 1년 전보다도 약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남한과 북한 전쟁이 일어날 때, 두 국가 간의 군사력 비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스탠리 리취는 이렇게 답변하였다.

-광복군은 지금까지 자국 무기의 국산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조병창에 필요한 중장비들은 개발이 완료되고, 필요한 부대에 배치를 속속 하고 있다. 물론 미 정부 측에서는 과도한 병기배치는 허락하지 않을 심산이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북한이 계획대로 남한을 침공하기에는 북한의 전력은 너무나 형편이 없다.

그들이 일본군 무기를 공여 받았다는 사실을 아까 답변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광복군 보병들이 받는 개인용 소총보다 못하다. 그리고 보급 체계를 위해 재정비를 하고 있다. 또 북한에서 송전을 금지한다고 하였는데, 이 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다. 지금 남북한 교류가 시작되고 있지만 남한에서 북한으로 전기를 보내는 것이 압도적이다. 왜냐하면 남한에서는 자체적인 발전소의 설립과 태양전지의 보급으로 인해 전기들이 과잉 생산되는 형편이다.

그 때문에 남한에서는 급속도로 공장들이 지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 남한 측으로부터 송전을 금지한다면 이 것이 자승자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북한 측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남북한이 서로 전쟁이 발발할 때는 소련이 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남한 역시 미 정부가 있기 때문에 내 생각으로는 대리전의 양상이 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남북한의 전쟁에서 남한이 압도적으로 북한을 탈환하고, 무력통일이 될 뿐이다.

현재 남한과 미국에서는 하나의 전략 헬기로 인해 떠들썩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헬기 한 대로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것에 대해서 남한은 들떠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난 이것을 다르게 본다. 이미 남한에서는 그런 물건을 자체적으로 설계 대량생산할 기반을 이미 갖춰져 있다.

거기에 광복군에서는 그 헬기들을 이용하여 보급 체계는 물론 새로운 전력으로 활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을 벌리더라도 자신들이 스스로 잘 하고 있는 국가와 온전히 지원만을 기대하는 국가가 싸우게 된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뻔하다.-

북한의 계획에 대해서 설령 있다고 하여도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 후로도 이 일에 대해서 여러 번 답변을 하는 식으로 흘러갔다.

이런 TV방송을 보고 있던 여운형은 여전히 편치 않은 얼굴이었다.

“으음...”

여운형 옆에 있는 조동호가 TV화면을 흘겨 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아무래도 북한 측에서 먼저 전쟁을 일으킬 것 같군.”

그 말에 여운형은 씁쓸한 얼굴을 짓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것이 헛짓거리인가 라는 의문이 파고들었다. 그 때, 병윤과의 만남에서 통일은 무력으로 완성된다는 말이 머릿속에 메아리처럼 퍼진다.

“끄응. 김일성에 대해서 내가 조금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있군.”

조동호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여운형에게 한 마디 말한다.

“지금까지 위협을 당해놓고도 아직까지 정치에 걱정하는 건가? 이미 잠정은퇴하지 않았나? 몇 개월만 은퇴하고 다시 나오면 사람들이 비웃을 걸세.”

“......”

여운형은 그 말에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그런 여운형의 모습에 조동호는 그를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리 걱정은 하지 말게. 아무래도 저 TV내용에 나온 말은 사실인 것 같으니 말이야. 북한에서 머리가 있다면 이런 사실을 파악해서 굳이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겠지.”

“정말 그럴까?”

“지금은 그렇겠지. 다만 저 김일성이라는 작자가 전쟁을 멈출 야욕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네.”

“......”

조동호는 여운형의 뚱한 모습에 여운형의 어깨를 두들기고는 말한다.

“너무 우울한 감정을 짓지 말게. 그리고 자네가 적극적으로 활동한다고 한들. 사람들이 나서줄 지는 모르겠지. 일단 기회를 기다려 봅세. 언젠가 자네의 무대가 활짝 열리기를 바랄 뿐이네.”

조동호의 말에 여운형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한 마디 말한다.

“자네 완전히 기회주의자가 되었군.”

“이런 미친 세상에 제 목소리를 드높이는 사람을 사살하는 사회가 정말 제대로 된 사회일까? 고민을 해보았지. 그러다가 이내 답이 나왔네. 굳이 우리까지 나설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말이야.”

여운형은 그 말에 씁쓸하게 웃고는 조동호에게 한 가지 충고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거야.”

“그 말은 맞지. 난 자네가 온전히 활동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고 싶어. 지금 당장은 가라고 말을 하고 싶지 않아. 얼마정도 지나다 자네가 총 맞아 생사를 오가는 모습을 보기 싫네.”

“원 참. 그리 걱정은 하지 말게나. 다만 이런 소식들이 나에게는 안타까울 뿐이지.”

“......”

“그런데 그 소식에서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아무래도 우리의 친밀한 친구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지.”

조동호는 여운형의 친밀한 친구들이라는 말에 금방 이해를 한다.

“길씨 일가들 말인가?”

“이런 무지막지한 헬기들을 개발한 인간들이 그 친구들 아니면 누구겠는가?”

그 말에 조동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운형에게 말한다.

“그거야 그렇겠지. 내가 만약 자네의 입장이 되었어도 그들을 끌고 올 생각인데 말이야. 그건 북한의 김일성도 마찬가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야.”

여운형은 고개를 젓고는 그 말에 한 마디 말한다.

“내 알고 보니까 김일성이 그들에 대해 먼저 적대적으로 나갔다고 하더군.”

“북한도 알만한 사회로군.”

조동호의 단호한 평가에 여운형은 희미한 웃음만을 남긴다. 그 때, 조동호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여운형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러고 보니 남한 만이라도 총선거를 해서 단독 정부를 세우겠다는 소리가 많아졌다고 생각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비극이지.”

“비극?”

“그래. 비극이야. 또 강대국에 의해서 우리 민족이 절단 나게 된 것이지. 그래서 병윤 군이 통일을 하려면 피를 흘려야 한다고 말을 했겠지.”

조동호는 그 말에 끄응 침음을 흘리고는 여운형에게 한 마디 말한다.

“자네의 걱정을 막으려면 그 친구들을 먼저 자네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야.”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지만 상대방 쪽에서 안 들으니 문제지. 그래서 나도 조금은 악독한 계획을 세우려고 말이야.”

“그 계획이라는 것은 대체.”

“저 친구들에게는 최대의 금기이자 역린이라고 불리는 인간이지.”

============================ 작품 후기 ============================

휴우. 정말이지 2시부터 지금까지 소설을 쓰는데. 너무 이야기가 생각이 안납니다. 진짜 어떻게 해야 됩니까? 혹여 제가 흘린 떡밥들 중 회수할만한 것이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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