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414화 (41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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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박철건이 일을 치르러 나가고, 병윤은 안타깝다는 얼굴을 하고 만다. 그 모습을 지켜본 경호대장 천준환이 한 마디 묻는다.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시는 것입니까?”

“걸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던 고기가 안 걸려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꽤 좋은 낚시이지 않습니까? 아마 회장님이 원하던 고기도 붙잡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되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 사실 이렇게 병윤이 순순히 헬기를 밀매로 팔아넘기는 이유는 엄청난 돈을 만질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 것뿐만이 아니었다.

‘물건에 치명적인 독이 발라져 있다는 것을 모를 테지.’

그 생각대로 병윤은 그 물건에 상당한 독을 발라냈다. 바로 원격 폭발 장치라는 물건을 말이다. 한 마디로 적이 헬기를 노획해서 사용하면 원격으로 조종해서 폭발시키도록 조종하는 장치였다. 이 장치는 의도적으로 헬기의 중요기관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즉 이 것을 빼면 헬기가 작동이 되지 않도록 설계를 해둔 것이다. 물론 대체할 수 있는 물품들을 자체적으로 설계 제작하면 되지 않나? 라는 의문을 품겠지만 이 것만큼은 쉽게 복제할 수 없도록 매우 세밀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무리였다.

그래서 병윤과 동협 그룹 내 속한 연구진들은 이 것을 치명적인 독이라고 불렀다. 독이라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기제와 동시에 남을 죽이는 살인 무기이다. 그 중에서 치명적인 독은 뭇 사냥감들을 유혹하며 스스로 걸리게끔 만드니 그렇게 이름이 붙여질 만 했다.

물론 이 양산 형 헬기들을 개발하고, 알리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렇게 자신의 적들을 낚시하기 위해서 개발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적들 중 하나가 미끼를 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일을 시작하는 병윤을 보고 경호대장 천준환은 우려스럽다는 말투로 입을 연다.

“북한이 이 헬기를 두고 복제를 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천준환에게 대답한다.

“복제야 가능하겠지요. 다만...”

“다만?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 있습니다. 과연 복제하고 난 뒤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싸겠습니까?”

그 말에 순간 천준환의 이마에 땀이 흐른다. 그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물건을 베끼고, 생산한다고 하여도 생산비용이 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법이다. 병윤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설명을 계속한다.

“아마 이것을 복제하는 순간 자신들도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겠지요. 생산비용이라는 것은 꽤 많은 분야를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법입니다. 시설부터 기술, 설비까지 모두 다 말입니다. 저 쪽에서 일치감치 가져가고 분해해서 연구 개발을 할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것이 과연 쉬운 일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몇 개를 건질 수는 있겠지만 그 시간동안 우리는 과연 가만히 앉아만 있을까요?”

“그래도 애초에 그런 것을 건지면서 우리들을 바짝 추격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만.”

“그럼 이렇게 비유를 하는 것이 좋겠지요. 어느 땅에서 금괴를 파묻혔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그 소문을 듣고, 한 사람이 삽을 들고, 몇 년 동안 땅을 파 헤쳤지만 그 소문이 헛소문이었다는 것으로 말입니다.”

천준환은 그 말에 병윤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적의 기술 개발을 미끼로 던져주면서 의도적으로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이런 행위로 적의 시간을 빼앗고, 자신의 시간을 가져가는 전형적인 악랄한 계책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무섭습니다. 회장님.”

병윤은 그 말에 큭 하고 웃으며 천준환에게 한 마디 이야기를 한다.

“저의 적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인간들입니다. 그런 인간들에게 굳이 다가와서 대화를 청할 필요는 없겠지요. 인간을 상대함으로써 같은 방법을 쓰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어떤 인간에 대해서는 혹독하게 다뤄져야 하는 법입니다.”

그 말에 천준환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병윤의 경우는 적수들이 있었다. 그 유명한 박출환부터 해서 북한, 그리고 일본의 어르신들, 중국 공산당, 그 외 기타등등 말이다. 그러나 그런 적수들을 병윤은 잘 요리해 나갔다. 아마 적수들이 병윤을 꺾으려면 전부 다 연합해서 덤벼야 얼추 균형이 맞을 정도였다.

그러나 병윤은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적수들이 행여 연합할 여지를 줄여 나가고 있었다. 지금도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 때, 병윤은 경호대장 천준환을 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휴일에 어떻습니까? 낚시 한 번 하는 것을 말입니다.”

“진짜 낚시입니까? 아니면 비유적인 낚시입니까?”

“진짜 낚시입니다.”

“끄응. 알겠습니다.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병윤과 천준환은 휴일에 따로 낚시를 하기로 약속했다.

1947년 10월 26일, 집이랑 대학이랑 가까워서 오늘도 자신의 아버지 집에서 지내고 있던 감연은 자신의 아내 강칠혜와 같이 자고 있다가 웬 날벼락을 맞이했다. 감연의 아버지인 송동호가 감연의 뺨을 툭툭치면서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야. 일어나라.”

“우음...”

감연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자 송동호는 감연의 볼을 꼬집고 위로 올린다.

“끄아악!”

감연은 갑작스러운 고통에 결국 잠에서 깨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준 당사자가 누구인지 분노의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이내 꼬리를 만 개처럼 깨갱한다.

“아버지. 왜 자랑스러운 아들을 이렇게 깨우시는 것입니까?”

송동호는 그 말에 냉정하게 한 마디 말한다.

“닥쳐. 이 불효자식아. 지금 너에게 손님이 왔는데. 넌 이렇게 퍼질러 자냐?”

감연은 그 말에 오히려 성질을 내며 아버지에게 투덜거린다.

“아니. 지금 밤새며 일을 해온 아들에게 무슨 짓입니까? 나라와 어. 민족을 위해서 이렇게 활동을 하는 이 자랑스러운 아들에게. 남들의 아버지가 이 모습을 보면 자랑스러운 아들을 냉혹하게 다루는 아버지라고 쯧쯧거릴 것입니다.”

“네 녀석의 말투를 들어보니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다. 손님이나 맞아라.”

냉정하게 답하는 송동호의 말에 송감연은 끄응 침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는 투덜거리며 이렇게 자신의 꿀잠을 방해한 손님이라는 사람이 어떤 이인지 살펴 보고자 했다.

아직 잠에 덜 깨어 부스스한 머리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퀭한 눈으로 지금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손님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을 찾아온 손님은 양복과 또 중절모를 쓴 한 중년 남성이었다. 감연은 단연코 저런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의심하는 눈초리로 그 사람에게 말한다.

“당신은 누구시기에 이런 시각에 찾아오셨습니까?”

감연의 기분 그대로 드러나는 말투에도 불구하고 중년 남성은 흠흠 거리면서 자신을 소개한다.

“내 이름은 채만식이라고 한다네. 신문이나 TV에서 보던 모습이랑 얼굴이 똑같군.”

채만식이라는 이름에 감연은 기억을 더듬는다. 어느 정도 이름을 남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내 얼굴을 굳히며 채만식에게 한 마디 말한다.

“끄응. 영역 다른 사람이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채만식은 넉살좋은 모습으로 감연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사실 난 소설을 쓰기 위해서 각지로 여행을 하고 있다네. 그러다가 소재거리가 없어서 잠시 이 곳을 들렀지. 꽤나 유명하신 사람들이 여기에 살고 있다고 하더군. 그래서 자네를 찾았다네.”

그 말에 감연은 투덜거리며 채만식에게 한 마디 말한다.

“소재거리라면 저보다는 제 친우인 병윤을 찾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입니다.”

“물론 수입을 위해서는 그 사람을 찾는 것이 낫겠지만 난 애초부터 자네를 찾았어. 왜냐하면 소설의 소재 때문에 그래.”

감연은 괜히 투덜거리는 말투로 채만식에게 말한다.

“저에게 무슨 소설 소재가 있다고 그러십니까? 소재라면 그 친우 외에도 사현방송국 사장인 연형칠이라는 친구도 있는데.”

“그 사람도 자네 친우인가?”

채만식은 놀라며 감연을 쳐다본다. 감연은 그런 채만식의 눈치에 바로 무언가에 대한 기억을 알아본다.

“흠. 사현방송국에 신 연속극의 촬영을 위해 원작 소설의 내용의 소재로 만들고 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이...”

채만식은 그 말에 민망하다는 얼굴로 한 마디 말한다.

“그래. 맞아. 사현방송국과 어느 정도 계약을 했지.”

“그런 사람이 왜 저를 찾습니까?”

감연의 섭섭한 태도에 채만식은 끄응 침음을 흘리며 감연을 달랜다.

“무언가 일이 있었던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자다가 아버지에게 볼 잡혀서 이렇게 강제로 깨어났습니다. 기분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기분이 더럽겠습니까?”

감연의 섭섭한 감정의 이유에 채만식은 순간 키득키득 웃어댄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처음이었다. 채만식은 잠시 한참을 웃더니 감연을 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아아. 그런 사정이 있어서 그렇군. 내 사과를 하지. 자는데 이렇게 일부로 끌고 나오게 해서 참으로 죄송스럽군.”

감연은 채만식의 사과에 끄응 침음을 흘리며 채만식에게 한 마디 말한다.

“저에게 무슨 소재를 캐고 싶은 것입니까?”

“소재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과학적인 요소를 더해가려고 말이야. 요즘에는 태평양을 횡단하는 헬기 때문에 내 주위가 온통 떠들썩해서 말이야.”

그 말에 감연은 이내 채만식을 바라보다가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당신은 반민족특위에 끌려가서 재판을 받지 않았습니까?”

감연의 아픈 구석을 찌르는 말에 채만식은 흠흠 거리면서 감연에게 대답한다.

“그 때는 미친 짓을 많이 했지. 그리고 난 이 행위에 대해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네. 아무래도 내 진심을 담은 소설을 하나 준비하고 있다네.”

감연은 그 말에 채만식을 지그시 바라볼 뿐이었다. 사실 채만식은 1942년에 아름다운 새벽, 그리고 1945년에 여인전기라는 친일 소설을 지은 바가 있었다. 그 외에 친일적인 문학 다수가 발견되어 이 때문에 해방 후가 되자 반민특위 문학부분에 끌려가서 혹독한 심문을 받기도 하였다.

채만식은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기 그지없었다. 자신도 이 때가 광복하기 직전이라는 것을 생각 못했었다. 하지만 이미 광복은 되었고, 자신의 친일행각은 그대로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송감연의 저런 눈초리를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 번 받아온 채만식으로써는 이미 적응하고도 남았다.

감연은 흠흠 거리면서 채만식을 바라보고 한 마디 말한다.

“아마 반민특위에서 풀려난 것은...”

“사실 현실에 꺾이고 싶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하지만 나 역시 벌을 받아야할 것은 분명한 일이지. 나 역시 그런 행위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어.”

감연은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채만식에게 말한다.

“흠흠. 일단 소재로 돌립시다. 과학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짓겠다는 말씀입니까?”

채만식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연에게 말한다.

“그렇다네. 소재가 될 만한 것들을 알려줄 수 있겠나?”

그 말에 감연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하나씩 소개를 한다. 그러나 분야가 완전 틀린 것인지 채만식은 감연이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지만 감연은 기초적인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채만식의 이해를 더해갔다.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감연의 아내인 강칠혜가 음식을 들고, 두 사람을 대접한다. 채만식이 특별히 고기를 좋아한다기에 감연은 채만식에게 돼지고기를 구워서 대접한다.

그렇게 식사를 하며 소재들을 캐오다 이제 채만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연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휴우. 이 정도라면 꽤나 풍성한 소재군.”

“제 도움이 어느 정도 되었습니까?”

“그런데 진짜 이런 것이 가능 하겠나? 우주로 진출하는 인류, 그리고 허공에 화면이 띄워줘서 조작하는 기기들. 난 도저히 이런 것들을 상상할 수 없다네. 특히 호주머니 크기의 기기가 선 없이 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는......”

감연은 그 말에 키득키득 거리면서 채만식에게 한 마디 말한다.

“시간이 걸릴 뿐이지. 만들 수는 있습니다.”

“역시 괜히 조선에서 자랑하는 과학자가 아니군.”

“왠지 그 칭찬은 낯간지럽군요.”

“농담이야. 그냥 자네 좋으라고 한 말이야.”

채만식의 말에 감연은 끄응 침음을 흘리며 한 마디 말한다.

“제 좋으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제길.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슬프군.”

감연은 그 말에 오히려 득의양양한 얼굴을 지으며 한껏 잘난 척을 했다.

“예. 그 말이 맞습니다. 그 것이 현실입니다. 인류의 자랑스러운 과학자 송감연. 미국에서는 친근하게 미스터 송이라고 부르며 좋아합니다.”

감연의 그런 말투에 채만식은 다른 사람이라면 그런 감연에 대해서 뻔뻔하게 느껴진다고 하지만 지금 대화를 하고 보니 그만큼의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엄청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농담 좋아하는 말투와 입담 속에서 진지하고 과묵하다는 과학자의 인상에 대한 편견을 부쉈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이내 감연은 채만식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사현방송국과 관계를 맺은 것은 언제부터 였습니까?”

채만식은 그 말에 눈을 뜨면서 감연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현방송국? 아아. 그 사장이 자네의 친우라고 했지 참.”

“예. 그 썩을 놈이 어떻게 접근해왔는지 알 수가 없지만...”

감연의 말에서 그가 사현방송국의 사장 연형칠과 어떤 관계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채만식은 흠흠 거리면서 한 마디 말한다.

“아아. 그건 저 쪽에서 먼저 접근을 해왔지. 내가 지은 소설 중에서 태평천하를 TV 연속극으로 찍을 것인데. 도와달라고 해서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연속극이라는 것이 말이야. 꽤나 상당히 난감해. 그 뭐라 말을 해야 할까? 태평천하라는 이야기를 점점 더 불어넣어야한다는 말씀이지. 전체적인 틀은 똑같지만 예를 들어 태평천하의 주인공인 윤직원이 어떤 한 부분에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을 해야 하지. 참으로 난감해. 그리고 또 태평천하의 결말 역시 원작에서 끝났던 것과 달리 더 연장해서 만들라고 하더군.”

“한두 편 찍고, 끝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 결국 2권으로 끝날 이야기를 20권으로 늘려야 하는 판이니 말이야.”

감연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채만식에게 한 마디 말한다.

“제가 말한 소재들로 혹여나 단편소설로 완결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흥. 질질 끌면 그만큼 독자들이 지루해한다는 말씀이야.”

“뭐 그 것도 그렇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소설가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겠습니까? 당신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대신 시간은 오래 질질 끌겠지.”

그렇게 이야기한 채만식은 문뜩 자신이 찬 손목시계의 시간을 본다. 그리고는 이내 한숨을 내뱉으며 감연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군. 돼지고기 덕분에 잘 먹었네.”

“살펴 가십시오. 만약 그 소재로 소설이 만들어지면 저라는 인간을 그냥 최고로 묘사를 해주십시오.”

채만식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감연에게 한 마디 대답한다.

“꺼지게나. 그 딴 건 없네.”

“와. 소재를 준 이를 이렇게 배신하기입니까?”

채만식은 감연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다시 제 갈 길을 갔다.

============================ 작품 후기 ============================

풍자의 대가인 채만식은 아무래도 친일 행위를 반성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친일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 행위를 뇌우치지 않고, 오히려 합리화한다는 것이 더더욱 큰 잘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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