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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사이토 이카무라는 지금 난감한 상황이었다. 어르신이 딱 100만 달러를 줘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 헬기 5대는커녕 4대밖에 사지 못할 지경이었다. 사실 그 100만 달러 역시 어르신이 겨우겨우 구해서 마련한 돈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러다가 이내 사이토 히데츠구가 아버지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버지. 일단 중요한 것은 헬기의 대수가 아닙니다. 어떻게 입수하고, 기술력을 흡수하는가가 급우선입니다.”
“그 것도 그렇지만 일단 많아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수단이 되지 않은가?”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말에 끄응 침음을 흘린다. 아버지의 말이 맞았다. 솔직히 30톤이라는 적재량에 속도, 그리고 난지형을 무시하거나 또한 악천후에 강한 성능을 보면 정말이지 운송업에 대폭 쓰일 물건이었다. 그 것이 10대이면 300톤의 물건을 실고 나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다면 이 헬기의 경우는 연료가 석유가 아닌 규소 연료라는 사실이었다. 알다시피 규소 연료는 오로지 조선의 동협 그룹에서만 생산되는 특산품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규소 연료의 경우 전용 엔진과 그에 맞는 계통이 있어야 하기에 조선 밖에 쓰이지 않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그 쪽 계통에서 꽤 성능이 좋은 물건이 나와서 그런지 석유를 연료로 쓰는 기기들의 경쟁력이 상당히 뒤쳐졌다.
사이토 이카무라는 자신의 아들과 잠시 수군거리다가 이내 박철건을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우리가 가진 돈은 미화 100만 달러가 전부입니다.”
사이토 이카무라의 말에 박철건은 할 수 없다는 얼굴로 한 마디 말한다.
“어쩔 수 없군요. 그럼 미화 100만 달러라도 받겠습니다.”
그 때, 사이토 히데츠구가 박철건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북한에서는 미화 대신 물건으로 받았다는 것이 정말입니까?”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박철건은 왠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눈초리로 사이토 히데츠구를 바라보자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한 마디 시도를 한다.
“북한에서 거래할 때, 금홍석을 많이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에 박철건은 ‘감이 좋군.’ 이 말 한 마디를 한 후에 그에게 말한다.
“예. 그렇습니다. 혹시 물건이 있기는 합니까?”
사이토 이카무라는 갑작스러운 사이토 히데츠구의 행동에 팔을 붙잡으며 한 마디 묻는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
“저번에 저 쪽에서 북한과 거래를 했을 때, 금홍석을 많이 구입했다는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한 번 찔러본 것입니다.”
“금홍석이라. 그건 무슨 광석이냐?”
“으음. 그건 저도 잘 모르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속에 티타늄이 있다고 합니다.”
“티타늄? 그 가공하기 어려운 물질 말이냐?”
“어. 아시는 것입니까?”
“원석은 싸다고 들었는데. 설마...”
사이토 이카무라는 그 말에 어느 한 가지의 사실에 도달했다. 저 이는 분명 동협 그룹의 어느 한 사람을 포섭해서 물건을 빼돌린다고 했다. 그런데 그 한 사람이 만약 동협 그룹의 회장이라면? 순간 사이토 이카무라는 무서운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한 가지 확인을 위해 박철건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미화대신 금홍석을 취급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박철건은 그 물음에 의아한 얼굴을 지으며 한 마디 대답한다.
“그건 왜 묻는 것입니까? 갑작스럽게 금홍석 관련 이야기를 꺼내다가 이유를 캐묻다니. 할 말이라도 있는 것입니까?”
사이토 이카무라는 그 말에 오히려 실수했다는 얼굴을 짓는다. 지금 자신이 저 이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저 이가 두 사람을 의아해 하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여유가 넘쳤던 사이토 히데츠구는 긴장하고 말았다.
“하하. 조금 호기심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만약 금홍석을 취급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나중에 거래를 할 때, 현금이 부족하면 그 물건으로 대신 거래수단으로 활용할까 싶어서 그렇습니다.”
박철건은 그 말에 오히려 피식 웃으면서 사이토 히데츠구에게 말한다.
“꼭 그 이유를 알려드리면 사실 이 물건들을 내준 사람이 동협 그룹에 금홍석을 판매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쪽에서 무슨 일인지 몰라도 금홍석을 많이 취급한다고 하더군요.”
사이토 이카무라와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말에 더 이상 이유를 캐묻기 힘들어 졌다. 사이토 히데츠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박철건에게 한 마디 말한다.
“금홍석 외에도 취급하는 물건이 있기는 합니까?”
“철광석 혹은 고철도 취급하는 편입니다만.”
“고철이라. 그 쪽에서도 철 계열 물품들을 많이 받아주는 편입니까?”
박철건은 그 말에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얼굴을 짓는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한 마디 말한다.
“고철이나 철광석은 많이 구입하기는 하지만 값은 별로 안 쳐드릴 생각입니다. 아시다시피 그 것들은 싸지 않습니까? 고철의 경우는 처리하는 비용도 막대하다고 들었습니다.”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말에 끄응 침음을 흘린다. 하기야 고철 같은 경우는 처리 비용이 따로 들어서 아무래도 싼 값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 사이토 이카무라는 자신의 아들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물건으로 꼭 넘겨야 되겠나?”
“뭐 4대를 사실 생각이면 그대로 거래를 끝내면 됩니다.”
“흠. 알겠다. 결정을 해야지.”
사이토 이카무라는 어느 정도 생각을 한 뒤 휴우 한숨을 짓고는 이내 박철건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일단 우리가 가진 것은 100만 달러가 전부입니다.”
“100만 달러라면 4대밖에 판매해 드리지 못합니다.”
“...... 그 것으로 되었습니다. 함부로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됐습니다. 일단 거래를 마무리했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지요.”
결국 박철건과 사이토 이카무라 간에 서류들이 넘어가고, 지장을 찍으면서 이번 거래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거래를 마치고, 물건들은 정상적으로 넘겨졌고, 사이토 이카무라는 걱정되는 얼굴로 배 밖에 나가면서 자신의 아들 사이토 히데츠구에게 한 마디 말한다.
“저 중개상이라는 사람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만치 않습니다.”
사이토 히데츠구의 평가에 사이토 이카무라는 조금 놀란다. 사실 자신의 아들이기는 하지만 사이토 히데츠구의 경우는 오만방자하지만 사람을 잘 보는 편이었다. 그런 이가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면 분명 저 치에게 무언가 있었다. 그 순간, 사이토 히데츠구가 사이토 이카무라에게 묻는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 이에게 금홍석 관련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신 것입니까? 거래를 망치려고 작정 했습니까?”
사이토 이카무라는 아들의 타박에 쩔쩔 매다가 이내 한 가지 추측을 아들에게 전달해준다.
“사실은 조금 무서운 추측이 왔네.”
“무서운 추측이라면?”
“저 뒤에 있는 사람이 저 이가 말하기로는 어느 동협 그룹의 관계자라고 말을 했지? 그런데 그 관계자가 동협 그룹의 총수라는 사실이라면 어떻게 될까? 라고 말이야.”
그 순간 사이토 히데츠구는 사이토 이카무라의 대답에 놀란다.
“으음. 아버지의 추측이라면...”
“그래. 그렇게 된다면 저 이는 동협 그룹의 정식적인 지원을 받게되는 거야.”
그 때, 사이토 히데츠구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얼굴을 짓더니 이내 사이토 이카무라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거 아버지의 추측대로라면 한 가지 저 쪽에 엿을 먹일 계획이 있습니다.”
“그게 뭐지?”
“아까 아버지가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정식으로 밀상을 밀어준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걸 조선의 언론에 뿌리면 꽤 재미있지 않습니까?”
사이토 이카무라는 그 말에 흠칫 놀라다가 사이토 히데츠구에게 말한다.
“그런데 과연 동협 그룹이 네 의도대로 넘어가줄 지는...”
“후후후. 저희들에게 있어서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실패해도 손해는 없고, 성공하면 대박인 그런 방법입니다.”
“으음. 그 말을 들으니 어느 정도 맞는 말이구나. 어르신에게 한 번 방법을 아뢰는 것도 적당할 것 같군.”
결국 사이토 히데츠구의 방안은 일본 어르신의 귀에 들렸고, 어르신은 만족스러워 하며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기로 한다.
1947년 11월 22일, 어르신의 아이들 중 수장격인 니시무라 유헤이는 자신의 앞에 있는 건방진 청년 때문에 짜증이 난 상태였다.
“그럼 이번 일은 전적으로 당신이 지휘하는 것입니까?”
사이토 히데츠구는 슬며시 웃으면서 니시무라 유헤이에게 말한다.
“불만인 것 같군.”
“우리는 어르신의 직속입니다. 당신의 부하가 아니란 말입니다.”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말에 자신의 품속에서 서류를 꺼내더니 이내 니시무라 유헤이에게 건네준다. 니시무라 유헤이는 자신에게 건넨 서류의 내용을 보더니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의 그런 모습에 사이토 히데츠구는 조롱하듯 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래도 말인가?”
“크윽. 이 서류의 내용대로라면 할 수 없지요. 무슨 일을 진두지휘하는 생각입니까?”
“혹시 여기에 잘 아는 언론인들이 있나?”
“그 이들은 왜 찾으시는 것입니까?”
“있어. 아니면 없어. 그 것만 이야기해.”
니시무라 유헤이는 사이토 히데츠구의 말투에 짜증이 났지만 이미 서류에 적힌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자존심 때문인지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그 이를 한 번 불러봐.”
“그런데. 그 이의 경우는 언론 세력에서 가장 조그마한 영역에서 있는 편이라... 거기에 그 언론세력의 독자들 역시 경원시되는 사람들이고...”
“흥. 그 언론 세력의 형편이야 알 것없지. 중요한 것은 터뜨리는 거야.”
“......”
니시무라 유헤이는 그 말에 침묵을 하더니 이내 휴우 한숨을 내뱉는다.
“알겠습니다. 그 이를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니시무라 유헤이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이내 책상 위에 있는 전화기를 연결하더니 한 사람과 전화연결을 시도한다.
-뚜르르 뚜르르 철컥!-
-예. 여기는 대동신문 사장 이종형이라고 합니다.-
“이 군인가? 나 니시무라일세.”
-아. 니시무라상? 여기에 갑자기 무슨 전화입니까?-
“볼 일이 있네. 이 쪽으로 달려와줄 수 있겠나?”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거야 여기서 들어보면 되겠지. 자네를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네.”
-알겠습니다. 일이 있다면 가는 것이 사장으로써 당연한 의무이겠지요.-
그렇게 전화는 끊어지고, 니시무라 유헤이는 사이토 히데츠구에게 시선을 고정해서 한 마디 말한다.
“일단 대동신문이라는 작은 신문사인데. 조선의 극우 언론으로 유명합니다.”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말에 의아한 얼굴로 한 마디 묻는다.
“그런 이와는 어떻게 알고 지냈지?”
“원래 우리 일본제국의 밀정 노릇을 하던 인간입니다. 뭐 우리들 앞에서 간이나 쓸개나 다 바친 인간입니다.”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말에 큭하며 웃고는 한 마디 말한다.
“그런 인간이라면 배신하고도 남을 작자가 아닌가?”
“그래도 이용가치는 있는 인간입니다.”
“어차피 언론 세력이라고 했으니 적당하겠군.”
“원래는 반민특위에 끌려가 재판을 받았던 사람인데. 운 좋게 혐의를 벗은 작자입니다. 대일본제국이 붕괴 전에는 어르신에게 열렬히 충성했던 작자이지요.”
그렇게 두 사람은 이종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이 곳에 한 사람이 도착했다. 바로 니시무라 유헤이가 말한 이종형이라는 작자였다. 이종형은 니시무라 유헤이의 얼굴을 보더니 바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반갑습니다. 니시무라 유헤이상.”
니시무라 유헤이는 어쩡쩡한 얼굴로 그를 보다가 이내 한 마디 말한다.
“흠흠. 자네를 보자고 한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네.”
그 말에 이종형은 자신을 샅샅이 살피는 사이토 히데츠구의 얼굴을 바라본다.
“저에게 무슨 볼 일이라도 있는 것입니까?”
사이토 히데츠구는 그 물음에 오히려 웃음을 지으면서 한 마디 말한다.
“적당하군.”
“예?”
“적당하다고. 동협 그룹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그 순간 이종형의 얼굴은 긴장으로 변했다.
“그 인간들을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흠. 자네 한 번 유명해질 용의가 없나?”
“혹여 길씨 일가를 건드리려고 이렇게 청원하는 것이면 가겠습니다.”
이종형의 말에 사이토 히데츠구는 어쭈? 라는 감정으로 한 마디 말한다.
“내 말 한 번 듣고, 결정하게나. 선택권은 자네에게 있어.”
이종형은 그 말에 속으로 ‘이 싸가지 없는 인간.’이라고 욕을 해대지만 흥미가 돌았는지 사이토 히데츠구를 바라보며 말한다.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나 보겠지만...”
“뭐 간단하네. 자네 밀상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밀상?”
“그래. 그 밀상. 내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그 밀상과 동협 그룹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이 확정되었네. 그 정보들을 자네에게 주지. 어떤가?”
순간 이종형의 얼굴은 낚시 줄에 퍼덕이는 물고기와 같았다. 그는 급한 얼굴로 사이토 히데츠구를 바라보며 묻는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그거야 자네가 결정해야지. 내가 말한 제안에 승낙하면 이 정보들을 자네에게 주지. 어떻게 하겠는가?”
순간 이종형의 얼굴에는 긴장과 또 고심으로 가득했다. 이번 일 잘만 터뜨리면 자신에게 커다란 이득으로 변할 것이다.
============================ 작품 후기 ============================
휴우 폭염때문에 소설 쓰기가 쉽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일단 내일 오후에 한 편 쓰고, 일요일에는 휴재하겠습니다. 약속이 있어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