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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험상궂은 남성은 둥그런 안경을 쓴 임 접장을 바라본다. 그러나 임 접장의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험상궂은 남성은 한숨을 내뱉고는 말한다.
“그 것보다 임 접장님. 목표를 어떻게 떼어낼 생각이십니까?”
임 접장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내 그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최종 목표의 아내가 서울에 있다는 강씨 집안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씀은?”
“적어도 말이 되는 것은 외가에 대상들을 초대한다고 편지를 조작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임 접장의 말에 험상궂은 남성과 파리한 인색의 남성은 고개를 끄덕인다. 말이 되는 것 같고, 또 저 쪽에서 거부할 수 없는 미끼였다.
“그 쪽이 경계하든 말든 상관이 없습니다.”
임 접장의 말에 파리한 인색의 남성은 뭔가 빼먹었다는 듯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그 가족이라면 헬기를 이용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순간 임 접장의 웃음은 사라진다. 그는 마치 뒤통수에 망치를 얻어맞은 것처럼 느껴졌다. 험상궂은 얼굴의 남성 역시 마찬가지의 반응을 보인다. 임 접장이라는 남성은 파리한 인색의 남성에게 한 마디 묻는다.
“사현리에 헬기 착륙장이 있습니까?”
“착륙장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곳에 진짜 헬기가 있는 가? 아니면 없는 가? 이겠죠.”
임 접장은 골치가 아프다는 얼굴을 짓는다. 인간은 실수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 하나의 가능성 때문에 자신의 대전제가 꼬이게 생겼다. 그 때, 험상궂은 남성이 임 접장에게 한 마디 말한다.
“편지를 꾸밀 때, 이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순간 임 접장의 머리는 그 말을 듣고, 번개가 스쳐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군...”
험상궂은 남성과 파리한 인색의 남성은 갑작스러운 임 접장의 반응에 의아해한다.
“뭔가 좋은 내용이 떠올랐습니까?”
임 접장은 그 물음에 후후 웃으면서 험상궂은 남성에게 말한다.
“잘 말해주셨습니다. 편지의 내용 조작이라니. 제가 너무 멀리 보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해결방법이라도...”
그렇게 말을 끄는 파리한 인색의 남성은 자신도 모르게 번개 같은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그 역시 임 접장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임 접장은 후후 웃으면서 파리한 인색의 남성에게 말한다.
“당신 역시 파악한 모양이군요.”
“예.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겠군요. 적어도 그 쪽 인원들이 헬기를 이용하는데 번거롭게 여길 정도의 거리라면...”
그 말에 험상궂은 남성은 생각한다.
‘거리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험상궂은 남성은 의아한 눈빛으로 두 남성을 바라본다. 파리한 인색의 남성은 피식 웃으며 그에게 설명을 해준다.
“사실 그 외가 쪽에서 편지를 보내 꾀어낼 때, 당신이 만약 그 편지를 받았다고 치고, 오라는 곳이 서울이면 헬기를 타겠지만 만약 문경 가까이에 있다고 하면 굳이 헬기를 타겠습니까?”
순간 험상궂은 남성은 이해하고 말았다. ‘그래서 거리라는 말을 썼구나.’ 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그가 이해하자마자 계획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다. 임 접장은 아까의 그 표정을 되찾고는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위조할 편지부터 꾸미는 것이 좋겠군요.”
그 말에 험상궂은 남성과 파리한 인색의 남성은 고개를 끄덕인다. 최대한 저 쪽에서 의심을 받지 않게끔 잘 꾸며서 해야 했다.
1948년 2월 18일, 병윤은 감연의 집 방 안에 있었다. 그리고 감연의 부인인 강칠혜와 그의 아버지인 송동호까지 모셔놓고, 감연은 예의 그 편지지를 뜯어낸다. 긴장한 얼굴의 감연은 편지지를 조심스럽게 뜯어내고는 이내 내용을 확인한다.
-사돈, 그리고 사위, 마지막으로 내 딸 아이에게. 내 딸 아이를 만나기 위해 나는 기차를 타고, 문경에 도착했소. 사실 우리 집에 있는 서울로 오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직접 이 곳에 도착하여 내 딸 아이의 얼굴과 그 잘난 사위와 사돈을 만나보고 싶은 욕구가 크오. 다만 문경에 유명한 식당에 자리를 잡아서 이야기를 하고, 그 쪽으로 가고 싶소. 적어도 허락 없이 이렇게 방문하는 것은 예의가 어긋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오. 만약 생각이 있다면 문경의 OO식당으로 왔으면 좋겠소.
그리고 칠혜 내 딸아. 난 너를 시집보내고, 한시라도 잊은 적이 없다. 비록 정략결혼 비슷하게 맺었지만 네가 정말로 행복하게 결혼해서 나에게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헬기라는 것을 이용하여 그 곳으로 금방갈 수 있었구나. 그 곳에서 한 번 만나 네 이야기라도 만나보고 싶구나.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인 강윤식이-
감연은 그 내용을 보고, 그냥 지나칠법했다. 그러나 그 종이에 느껴지는 지독한 악의에 감연의 얼굴은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한숨을 크게 내시면서 그 편지지를 구기지 않고, 원래 받아야할 이인 송동호와 강칠혜에게 넘긴다. 두 사람 모두 편지지의 내용을 받고 읽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특히 강칠헤의 표정은 금방 울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가 이내 송동호와 강칠혜 두 사람은 감연과 병윤을 쳐다본다. 왜 병윤이 여기까지 찾아오고, 편지를 보며, 왜 감연은 그토록 심각한 얼굴을 짓는 것인가? 그 때, 병윤이 팔꿈치로 감연에게 툭툭 치자 감연은 흠흠 거리면서 두 사람에게 말한다.
“편지지 다 보셨습니까?”
송동호는 그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이더니 이내 한쪽 눈을 올리며 묻는다.
“이 무슨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 덩달아 네 녀석이 그토록 심각한 표정을 짓는 이유도 말이야.”
감연은 그 말에 한숨을 푹 쉬며 설명하기 시작한다.
“예. 설명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냥 비밀리에 이렇게 하는 것은 어려울 듯 싶습니다. 잘 들으십시오. 이 편지지는 명백한 악의가 있습니다.”
송동호는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의 외동아들인 감연을 쳐다보며 묻는다.
“악의?”
“예. 악의 말입니다. 악의.”
강칠혜는 그 말에 감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묻는다.
“아니 무슨 악의가 있다고 이렇게 하는 거에요. 당신은...”
감연은 그 말에 강칠혜에게 시선을 집중하고는 한 마디 묻는다.
“혹시 당신은 이 편지지에 뭔가 수상한 점은 못 느꼈어?”
“수상한 점?”
“그래. 필체라던가 당신 아버지가 평상시에 글을 쓸데 하는 버릇같은 것을 말이야.”
그 말에 강칠혜는 아리송한 얼굴로 감연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래도 강칠혜는 모르고 있었나 보다. 감연은 그 모습에 끄응 침음을 흘리며 말한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편지지는 다른 사람이 꾸며서 이 쪽으로 보냈습니다.”
순간 송동호와 강칠혜의 눈빛은 당황으로 변한다.
“뭐... 뭐야?!”
“아... 아니. 아버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니?!”
두 사람의 반응에 감연은 한숨을 푹 쉬면서 두 사람에게 말한다.
“꼭 그렇게 반응하실 줄 알았습니다.”
송동호는 그 말에 의아한 눈초리로 감연에게 말한다.
“왜 다른 사람이 이런 편지까지 위조해서...”
“뭐긴 뭡니까? 아버지와 제 아내를 납치하기 위해 일을 꾸민 녀석들입니다.”
감연의 말에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는 충격을 먹은 얼굴이었다. 그 둘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지금의 상황이 무척이나 불안하고 이해가 안 갔다. 감연은 한숨을 내시면서 병윤을 엄지로 척 가리키며 자신의 아버지인 송동호에게 말한다.
“이 녀석, 상당히 바쁜 녀석입니다. 그런 녀석이 여기에 들어와서 진지하게 자세를 잡고 조용히 있는 것 보시면 뭔가 이상한 점이 안 느껴집니까?”
송동호는 그 말에 감연을 바라보면서 따지듯 묻는다.
“아니. 우리들을 납치하는 이유가 뭐야?!”
감연은 씁쓸한 얼굴로 그 물음에 대답한다.
“바로 저 때문입니다.”
“뭐라고? 너?”
송동호는 놀란 반면에 감연의 아내인 강칠혜는 충격을 먹은 얼굴이지만 순간 이해했다. 자신의 남편 감연은 상당히 경박해 보이는 사람이었지만 그 속에 품은 능력까지는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자신이 남편의 비서 역할을 맡으면서 남편이 어떤 일을 하는지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송동호는 으음 침음을 흘리며 감연에게 말한다.
“굳이 이런 것을 이야기해주는 이야기가 뭔가?”
감연은 그 말에 뒤통수를 긁적이며 한 마디 대답한다.
“제가 알려주고 싶어서 알려드린 것이 아닙니다. 적들은 아버지와 제 아내를 노리고 있습니다. 저를 잡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알렸습니다.”
“......”
송동호는 감연에게 뭔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감연은 이내 제일 어려운 것만 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감연은 씁쓸한 표정으로 두 사람에게 한 마디 말하려고 했다.
“으으음...”
그런데 막상 감연은 말이 안 떨어졌다. 지금 자신이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할 자격이라도 되는가? 아니면 이렇게 말해야 하는가? 온갖 고민들이 감연의 머리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감연은 마치 인륜을 거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감연의 모습이 답답한지 송동호가 소리친다.
“야. 사내자식이! 답답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면 돼! 화통하게 말해라!”
송동호의 호통에 감연은 순간 고민을 끝낸다.
“뭐... 말하겠습니다. 사실 전 두 사람에게 너무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십사 찾아온 것입니다.”
“부탁?”
“예. 아버지.”
“그게 뭔데?”
“그 편지지 내용에 있는 대로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순간 송동호와 강칠혜의 얼굴은 바뀐다. 감연은 두 사람의 얼굴에 미리 예상을 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말한다.
“휴우. 죄송합니다.”
송동호는 감연을 바라보다가 한 마디 말한다.
“이유는?”
“예에?”
“이유는...!”
송동호가 이유를 강하게 묻자 감연은 흠흠 거리면서 대답한다.
“이유야 당연히 제 아버지와 제 아내를 잡으려고 하는 녀석들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그 정도면 이해가 가십니까?”
“그래서 넌 네 아버지와 아내가 이번 일에 미끼로 나서달라고 청하는 것이냐? 그런 것이야?”
감연은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며 송동호에게 말한다.
“저도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저 역시 제 아버지와 아내가 평안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 쪽에서 저를 잡기 위해 가족들을 위해합니다. 그럴 때, 아버지는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송동호는 그 말에 으음하고는 이내 진정한 얼굴을 짓는다. 하기야 저 철없는 아들 녀석도 상당히 많이 고민하고 어렵게 꺼낸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저 철없는 녀석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송동호는 시선을 병윤에게 돌린다.
“병윤아. 너도 저 녀석과 같은 생각이냐?”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면서 송동호에게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아니 처음에 감연에게 그런 방법을 제안했던 것이 저입니다. 너무 불쾌하셨다면 제가 사죄드리겠습니다.”
“......”
송동호는 병윤의 말에 침묵을 하더니 이내 강칠혜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아가야...”
“예. 시아버지.”
“네 생각은 어떤 것 같으냐?”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남편이 저와 시아버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간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송동호는 그 말에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감연을 바라보며 말한다.
“이번에는 내 부탁을 들어주겠다.”
감연은 씁쓸한 얼굴을 하고선 송동호에게 대답한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래. 그렇게 말했다면 되었다. 휴우. 그래서 나와 네 아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결국 두 사람의 승낙을 받게 되자 감연과 병윤은 자세한 사정을 알려주고는 두 사람이 할 방법에 대해 말해준다. 송동호는 그 말들을 듣더니 이내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감연은 그 말에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뱉더니 이내 내의 같은 것 두 개를 꺼내 두 사람에게 건넨다. 송동호는 내의를 살펴보더니 감연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건?”
“혹시나 모를 사태에 만든 내의입니다. 적어도 권총탄 정도는 막을 수 있습니다.”
송동호는 으음 소리를 내고는 이내 감연이 보여준 내의를 관찰하더니 한숨을 내시며 한 마디 말한다.
“이것도 네 녀석이 만들었냐?”
감연은 그 말에 쑥쓰러운 얼굴을 지으며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무래도 옷의 편의성과 가벼움을 추구하다보니 방호능력은 떨어지고, 가격은 치솟아 올랐지만. 제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물건입니다.”
“그래. 그럼 이건 네 선물로 여겨도 좋겠다는 것이냐?”
“그렇게 생각하면 저야 좋습니다.”
송동호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알겠다. 내 너를 생각해서 이걸 입어야지. 그리고 고맙다.”
송동호는 그 말을 하면서 상당히 민망한 얼굴을 짓는다. 하지만 감연은 그런 그를 비웃는 것보다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얼굴이었다.
두 사람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제작한 방탄내의를 입도록 시간을 내주고는 이내 두 사람이 외출복으로 갈아입자 감연과 병윤은 흠흠 소리를 내고는 두 사람에게 말한다. 그리고는 감연이 두 사람 곁에 끼며 말한다.
“저 역시 같이 가겠습니다.”
“뭐? 너도?”
송동호가 놀라며 반응하지만 감연의 고집은 꺾지 않았다. 병윤은 그런 감연의 돌발행동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상한 반응인지 얼굴 표정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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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폭염 제대로 덥습니다. 욕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