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436화 (43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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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시간이 지나 목표물이 움직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있어서 세 사람의 얼굴은 상당히 묘했다. 험상궂은 사내인 황유현은 자신의 접장에게 한 마디 묻는다.

“아무래도 저 쪽에서 두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이 모인다고 하더군요.”

임 접장은 그 말에 가만히 침묵하고 있었다. 과연 무슨 꿍꿍이일까? 그러다가 이내 임 접장은 그 희미한 미소를 띠우며 한 마디 말한다.

“잘 되었군요. 저 쪽에서 목표를 내어준다니...”

그 말에 파리한 인색의 접원 김이결이 자신의 접장에게 걱정스러운 말투로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조금 수상해보이지 않습니까?”

“수상?”

임 접장이 되묻자 김이결은 영 불안한 얼굴을 지으며 대답한다.

“예.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흐음...”

임 접장은 그 말에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평상시처럼의 얼굴을 짓는다.

“김이결 접원. 당신의 말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들 역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겠지요.”

“대책이라면?”

“이번 일에 협조해주는 몇 몇 접들이 있지 않습니까?”

김이결은 그 말에 놀라운 얼굴을 하며 임 접장에게 말한다.

“예에? 그들의 도움을 받으실 생각입니까?”

임 접장은 그 말에 희미한 웃음을 띠며 대답한다.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저들이 어떤 변수를 세웠는지 까보이는 패들 뿐입니다.”

“으으음... 그런데 그들의 자존심 상 임 접장의 말을 듣는 것은...”

임 접장은 그 말에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당연히. 들어줘야겠지요.”

“아니. 그렇게 말씀하신다고 하여도 저들이...”

“들어주게 만들 것입니다. 이해가십니까?”

임 접장의 대답에 김이결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이결은 임 접장의 호언장담대로 일이 잘 될지 여간 걱정스러웠다.

조금 있다 납치를 하기 위해 다른 접들이 찾아왔는데, 그 접들의 접장들에게 임 접장은 무슨 말을 꺼내더니 오히려 단번에 수락을 받았다. 오히려 이번 일을 먼저 하겠다고 나섰다.

그런 모습들에 대해 김이결은 아리송한 얼굴로 자신의 접장을 바라보며 한 마디 묻는다.

“어떻게 저 자존심 덩어리들을 설득하였습니까?”

“저들의 욕심을 자극했을 뿐입니다.”

그 대답에 황유현은 불만스러운지 임 접장에게 투덜거린다.

“아니. 그런 일을 어떻게 다른 접들에게 양보를 할 수 있습니까?”

임 접장은 그 말에 간단하게 대답한다.

“이번 일이 거대한 만큼 하나의 변수에도 상당히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해가 갑니까?”

“하지만...”

“뭐 두고 보시면 알 일입니다. 만약 제 판단이 틀려서 제 접이 손해를 본다면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임 접장이 그렇게 말을 하자 황유현으로써는 할 말이 없었다. 뭔가 임 접장에게는 잡히는 것이 있었나 보다. 아니 정확히는 김이결의 말에 임 접장이 새겨 들은 것 뿐이지만 말이다.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다가 목표들이 어디로 가는지 살펴보고 추격하면 됩니다.”

그 말에 황유현은 깜짝 놀란 얼굴로 임 접장에게 말한다.

“으음... 분명 우리들이 습격한다는 것을 저 쪽이 알고 있는 것입니까?”

“경계를 강화한 눈초리이니 적어도 모를 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최종목표가 같이 떠났다는 이야기는 어떤 변수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황유현은 그 말에 괜한 기우라고 생각했지만 임 접장과 김이결은 그렇지 않나 보다. 김이결은 조용히 임 접장의 의견에 따른 것 뿐이다. 황유현은 두 사람의 모습에 한숨을 내시며 대답한다.

“예. 예. 알겠습니다.”

결국 그의 대답과 함께 일은 시작되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송동호, 감연, 그리고 강칠혜는 노면전차에 탑승했다. 다만 거기에는 승객으로 위장한 경호원들이 섞여 있어서 만약 여기서 일을 치른다한들 단단히 대비토록 했다. 병윤 역시 중절모와 트렌치코트, 그리고 신문으로 얼굴과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나 노면전차가 정류장을 따라 지나갈수록 아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면전차는 문경 시내로 그리고 목적지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조심해야했다.

“흐음...”

병윤은 신문을 보다가 차창 밖을 살핀다. 자신이라면 여기서 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런 일은 없었다. 대신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감연에게 한 마디 귓속말을 날린다.

‘긴장해라.’

감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살핀다. 그렇게 편지에 써진 목적지와 가까운 정류장에 도착하자 전차 안의 사람들은 내리며 흩어진다.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걷다가 으슥한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고 한창 걸을 때쯤이었다.

순간 골목의 담벼락에서 사람이 뛰쳐나오더니 이내 세 사람을 포위하였기 때문이다. 포위한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보니 총 9명이었다. 그들은 일이 쉽게 되는 것에 상당히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송동호, 감연, 강칠혜를 보며 말한다.

“OO식당으로 가시는 도중 입니까?”

감연은 그 물음에 오히려 침착하게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저희들을 포위하고 그러십니까?”

그 말에 말을 건 한 사람이 고양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한다.

“꼭 그 곳으로 가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북조선에서 왔습니다. 송감연 박사 당신을 데리고 오라는 당의 지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연은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아니 그 제안은 이미 저번에 거절을 했을텐데. 이렇게 사람을 겁박하다니 이 것이 북조선의 수법입니까?!”

그 말에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대답한다.

“당신이 북조선에 뭔가 불만거리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였지만 저희들 역시 사정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저희들이랑 같이 북조선에 같이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는 곧 옷 속에서 권총을 꺼내들었고, 그에 따라 포위한 인원들도 권총을 꺼내 세 사람을 조준한다. 그런 형국에 송동호와 강칠혜의 얼굴에는 공포와 긴장으로 얼룩진다. 그리고 감연 역시 침음을 흘리며 식은땀을 흘린다.

말을 건 당사자는 한껏 고양한 얼굴로 감연에게 말한다.

“어쩔 수 없는 수법이라는 것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난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에 감연은 오히려 싱긋 웃으며 말한다.

“그렇습니까?”

순간 세 사람에게 협박을 하던 그는 감연의 웃는 표정을 보자 뭔가 잘못 걸린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지금 바로 들어맞았다.

-타탕! 탕! 탕! 탕!-

-으윽! 억! 아악! 악!-

순식간에 권총을 든 몇 명이 총격에 부상당하고, 일부는 사살되었다. 감연에게 권총을 겨누던 그는 순식간에 시선을 두리번거린다. 그러자 골목 주위에 있던 건물 옥상에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경찰복에 방탄장비까지 착용한 사람들이 있었다.

순간 일이 역전이 되자 이번 일을 기획했던 그는 아까 전에 이 일을 권유했던 임 접장의 말이 떠오르고, 가증스럽다는 얼굴을 짓는다.

‘임대현. 이 교활한 자식. 나와 내 접원들을 까는 패들로 사용하다니!’

그 때, 갑자기 감연은 달려들면서 자신을 겨누던 인원에게 권총을 쳐내고, 품 속으로 달려들더니 팔꿈치로 명치를 친 후, 오금을 왼 발로 걷어차 쓰러뜨린다.

“크윽... 당했군...”

감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에게 한 마디 말한다.

“북조선에게 선물을 잘 전달받았다고 전해주시오.”

“제기랄...”

결국 이번 일은 실패로 돌아갔다. 송동호와 강칠혜는 순간 보인 감연의 무술에 조금 놀라워하며 그에게 다가가 묻는다.

“너가 그런 것도 배웠냐?”

“공부만 하던 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멋있어졌네요.”

그 말에 감연은 자신이 공격했던 이를 간단하게 포박하고는 두 사람의 질문에 대답한다.

“전쟁 속에서 제 몸 지키기 위한 호신술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다 끝난 거냐?”

그 말에 감연은 씁쓸한 얼굴을 지으며 대답한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냐? 그럼 돌아가도 되는 것이냐?”

그 질문에 감연은 대답하지 않고, 대신 병윤이 대답한다.

“그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아직 끝이 아니라고?”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아무래도 이번 일을 꾸민 주동자들이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으음...”

그 때, 병윤 뒤에서 동협그룹 경호대장인 천준환과 그 부하들이 우르르 따라와 병윤에게 보고한다.

“회장님. 이번 일에 나선 9명을 생포했습니다. 어떻게 합니까?”

“경찰에 넘겨주십시오.”

천준환은 곧장 어딘가로 가려는 모습의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굳이 적들의 함정에 뛰어들 생각이십니까?”

“적어도 저와 제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는 저들에게 똑똑히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지금쯤 고씨 남매들은 그 쪽에 갔습니까?”

천준환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아마 지금쯤 일을 시작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그럼 두 사람을 부탁하지요.”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저희들이 확실히 보호하겠습니다.”

병윤은 대답대신 감연과 함께 그 편지지의 OO식당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천준환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고, 그 옆의 경호원 한 사람이 그런 그에게 묻는다.

“회장님을 경호하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회장님은 아무래도 적들에게 진짜를 보여주실 것 같군. 일단 몇 명이 미행해서 회장님이 치른 일들을 수습하도록 해라. 난 이 두 사람을 보호하겠다.”

그 말에 질문을 건넨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몇 사람을 데리고, 병윤과 감연이 간 방향으로 따라간다.

한편, 망원경으로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관찰했던 임 접장과 두 사람은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순간 침묵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김이결이 임 접장에게 한 마디 말한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임 접장님.”

임 접장은 그 말에 후후 웃으면서 대답한다.

“뭐 일은 실패로 돌아갔군요. 하지만 이대로 잠복하다가 기회를 엿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요.”

그 때, 아직까지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황유현이 순간 망원경을 거두고, 임 접장에게 다가가 대답한다.

“지금 두 사람이 이 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임 접장은 그 말에 망원경을 꺼내어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두 사람을 확인한다. 바로 목표물인 송감연과 또 동협 그룹 회장인 길병윤이었다. 임 접장은 후후 웃으며 황유현에게 말한다.

“아무래도 우리를 도발하는 것 같습니다. 황유현 접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유현은 그 말에 험상궂은 얼굴로 대답한다.

“샌님 두 사람으로 우리 세 사람에게 덤비는 것이 얼마나 생각없는 짓인지 충고를 해주고 싶습니다.”

임 접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저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 때, 김이결이 임 접장에게 대답한다.

“그런데 굳이 저 이들이랑 만나야 되겠습니까? 아까처럼 잠복을 한다면...”

임 접장은 그 말에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적어도 저들에게 충고를 줄 시간은 충분한 것 같습니다.”

김이결은 못 말리겠다는 얼굴로 권총을 꺼낸다. 임 접장이 이렇게 말한 이상 저 두 사람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인 것 같았다.

병윤은 OO식당을 보자 조금 감회가 새롭다는 듯 옆에 있는 감연에게 한 마디 말한다.

“너와 같이 싸워본 적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군.”

감연은 땅바닥에 침을 찍하고 뱉으며 대답한다.

“네 녀석과 또 의형이랑 그 혼란한 중국대륙에서 방랑하며 전투를 치렀던 일을 기억하면 뭐... 아주 좆같지만 그 기분을 저들에게 푸는 것이 낫겠지.”

“몸 좀 굳지 않았냐?”

“아직 자라지 않은 소년 시절에도 전쟁을 겪은 나다. 성년이 된 나로써는 가벼운 일처리밖에 더 안 돼.”

그렇게 말한 감연은 고개를 좌우로 젖히고 양손을 잡아 우드득 소리를 내며 손가락 마디를 풀어낸다. 병윤은 그런 감연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을 짓는다.

“오늘만큼은 미친 짓 한 번 하기 딱 좋은 날씨 아니냐?”

감연은 그 말에 얼굴을 찡그리며 병윤의 질문에 대답한다.

“아주냥 오늘 혈기에 잡혔구만. 너 한 달에 한 번 여자들이 겪는 것을 겪냐?”

그 물음에 병윤은 양 입 꼬리를 위로 올리면서 대답한다.

“흥.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다. 몇 년에 한 번이다.”

“미친놈의 새끼.”

병윤은 그 욕설에 대답대신 후후후 웃으며 결국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 작품 후기 ============================

원래라면 그냥 부하들에게 시켜 그 OO식당 안을 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하겠지만 그냥 전투씬을 넣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아 중요한 것은 이번에 하루에 한 번 연재할 생각입니다. 일과 또 폭염으로 이어진 날씨 때문에 하루에 두 번 연재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습니다. 대신 이야기가 술술 풀린다거나 아니면 갑작스럽게 창작욕구가 불타오를 때, 연참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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