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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중국군정 사령관실 안에는 뭔가 한산한 분위기가 흘러간다. 신유철은 굳은 표정으로 병윤을 쳐다본다. 그러나 병윤의 얼굴에는 할 말을 했다는 감정만이 있을 뿐이다.
“군벌... 너 우리 조국이 왜 이제까지 나락으로 떨어진 줄 알기로 하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
그 물음에 병윤은 진지하게 대답한다.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님은 이대로 사실 것입니까?”
“내가 세상에 나온 이유에는 먹고 살기 위함도 있지만 더 이상 이 좆같은 세상이 다시 도래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어!”
신유철은 그렇게 말하면서 기억 상에 있던 일들을 떠올릴 때마다 연신 괴로워하는 얼굴이었다.
“생지옥. 그래 내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겪은 우리 조국은 생지옥이었다. 지금 와서야 겨우 사람 하나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지.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다시 생지옥으로 밀어 넣으라고 넌 강요하는 거냐?!”
병윤은 그 말에 큭큭 웃으면서 신유철에게 말한다.
“형님. 솔직해집시다. 형님의 일생에서 일반적인 도덕론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가기에는 상당히 험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
신유철은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병윤이 말한 말이 그의 정곡을 찌른 것 같았다. 병윤은 신유철의 얼굴을 응시하며 말한다.
“형님도 이제 선택해야할 때가 온 것입니다. 더 나아가는가? 아니면 조용히 세상을 관조하던가?”
신유철은 그 말에 ‘큭’ 소리를 짧게 낸다. 병윤은 다시 한 번 그의 얼굴을 보며 한 마디 구슬린다.
“그리고 제가 말한 사실은 국부군이 패전할 때의 일입니다. 만약 승리한다면 뭐 제가 이런 말씀을 했다는 것을 잊어주시면 됩니다.”
그 말에 신유철은 순간 조용해지더니 이내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넌 어디까지 보고 있는 거냐?”
병윤은 그 말에 손가락으로 책상을 퉁퉁 튀기더니 이내 대답한다.
“적어도 형님의 가까운 미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제가 형님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만약 형님이 군주라고 한다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장군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생각입니까?”
그 물음에 신유철은 상당히 어렵다는 얼굴을 지으며 병윤에게 말한다.
“그 말은 다시 말해서 내가 그 장군이고, 또 군주는...”
“어느 정도 제 말에 대해서 알아들으신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형님은 중국 국민당에게 있어서 양날의 검입니다. 아마 형님을 순순히 이 곳 중국군정 사령관에 보낸 이유도 이 곳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있지만 또 한 가지 형님을 견제하는 것도 있습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복잡하다는 얼굴을 짓고, 아무 말 없이 뭔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신유철의 모습에 병윤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방 안에서는 침묵만이 흘러간다.
시간이 지나 침묵을 깬 것은 신유철의 입에서 비롯되었다.
“좋아. 이건 만약이기도 하지만. 내 한 마디 물어보지. 국부군이 일방적으로 쇠퇴하는 분위기라면 넌 나보고 어떻게 행동했으면 좋겠냐?”
병윤은 그 말에 싱긋 미소를 지으며 신유철에게 말한다.
“후한 말 강대한 황제권이 붕괴되었을 때, 그 때는 어떤 세상이었습니까?”
“크윽... 한 마디로 넌 나를 보고 군주가 되라는 뜻이냐?”
“형님. 중국인은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일좌에 대한 욕심이 가득한 사람들입니다. 다른 군주를 용납하지 않는 성격을 지닌 인간이라는 점입니다.”
“......”
“물론 사람마다 차이점은 있습니다만. 형님에게도 야심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형님에게는 많은 경험들이 있습니다. 군대를 지휘하고, 통솔하는 방법, 그리고 여기서 정치를 하는 방법까지 말입니다.”
신유철은 그 말에 얼굴이 부들부들 떨리며 병윤을 보고 한 마디 말한다.
“무서운 녀석...”
병윤은 그 말에 한숨을 내쉬며 신유철에게 말한다.
“또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형님이 그런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시 닥칠 형님의 운명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병윤의 말 속에서는 신유철에 대한 걱정과 또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신유철은 ‘으음’ 침음을 흘리며 병윤을 응시한다.
“만약 형님이 원하는 길이 있다면 저 아우인 길병윤이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유철은 그 말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아니 자신의 가치관에 유리할까? 신유철은 굳은 표정으로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철군할 때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있지. 이런 중요한 선택에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말에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좋습니다. 이런 건 즉답으로 대답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철군할 때가 9월 2일, 적어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 적어도 28일까지는 고민하십시오.”
신유철은 병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며 대답한다.
“꽤 짧군. 알겠다. 네 말에 대해 지금이라도 고민을 해봐야겠다.”
“부디 형님이 사시는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군요.”
“그래. 나가봐라.”
병윤은 비서실장 진서연을 데리고, 신유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니 이내 방 밖으로 나간다. 방 안에 홀로 남은 신유철은 괴로운 얼굴을 지으며 천장을 바라본다.
‘나의 야심이냐? 아니면 암울한 세상의 종막인가? 알 수가 없구나.’
신유철은 그렇게 속으로 독백하고는 병윤이 던진 고민거리에 대해 신경을 쓴다.
한편, 신유철과 방금 대화하고 어딘가로 떠나는 병윤과 진서연은 어느 차량 뒷좌석에 앉았다. 그 때, 진서연이 병윤에게 한 마디 질문을 던진다.
“그 사람에게 왜 그런 말을 하셨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대해 진지하게 진서연에게 대답한다.
“제가 역으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만약 불타고 있는 집 안에 사람이 있다면 비서실장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거야 당연히 빠져나오라고 소리를 치지 않습니까?”
“예. 제가 형님에게 조언을 드린 것은 그런 것입니다.”
진서연은 그 말에 아리송해 하다가 이내 사실을 알아차리고, 놀란 표정으로 병윤을 바라본다.
“설마... 회장님은 아까의 전제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대해 조용히 있다 한 마디 말을 던진다.
“국공내전의 향방에 대해서는 제가 확실히 말씀해드릴 수 없지만 중국의 인민해방군과 국부군과 비교했을 때, 국부군이 불리하다는 요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
“만약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 형님은 그냥 그대로 불에 타는 집에서 죽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전... 형님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 제가 말한 것은 동시에 다 같이 불타고 있는 집에 형님만 구출한 격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병윤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떠오른다.
“저 역시 세상에 찌들었나 봅니다. 자기 사람만 챙기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버렸군요.”
진서연은 그 말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1948년 7월 24일, 정식적으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을 선포하게 된 이 박사와 그 측근들은 지금 자신들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회고하고 있었다. 멸망하고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 망명의 길을 걷고, 자신의 야심을 위해 온갖 짓을 다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에게 있어 지금의 순간은 최고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그는 그 복받치는 감정을 그대로 마이크에 입을 대며 자신을 위해 구름처럼 운집한 사람들을 향해 연설하기 시작한다.
“여러 번 죽었던 이 몸이 하나님의 은혜와 동포의 애호로 지금까지 살아 있다가 오늘에 이와 같이 영광스러운 추대를 받는 나로는 일변 감격한 마음과 일변 감당키 어려운 책임을 지고 두려운 생각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기쁨이 극하면 웃음이 다하여 눈물이 된다는 것을 이에서 보고 말하였던 것입니다.
요사이 나에게 치하하러 오는 남녀동포가 모두 눈물을 씻으며 고개를 돌립니다. 각처에서 축전 오는 것을 보면 모두 눈물을 금하기 어렵다 합니다. 나는 본래 나의 감상으로 남에게 촉감될 말을 하지 않기로 매양 힘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나무나 돌이 아닌 만치 나도 뼈에 맺히는 눈물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니라 40년 전에 잃었던 나라를 다시 찾는 것이요 죽었던 민족이 다시 사는 것이 오늘 이에서 표명되는 까닭입니다.
오늘 대통령 선서하는 이 자리에 하나님과 동포 앞에서 나의 직책을 다하기로 한층 더 결심하며 맹세합니다.
따라서 여러 동포들도 오늘 한층 더 분발해서 각각 자기의 몸을 잊어버리고 민족 전체의 행복을 위하여 대한민국의 시민 된 영광스럽고 신성한 직책을 다하도록 마음으로 맹서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나에게 맡기는 직책은 누구나 한사람의 힘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중대한 직책을 내가 감히 부담할 때에 내 기능이나 지혜를 믿고 나서는 것이 결코 아니며 전혀 애국 남녀의 합심 합력함으로만 진행할 수 있을 것을 믿는 바입니다.
이번 우리 총선거에 대성공을 모든 우방들이 칭찬하기에 이른 것은 우리 애국남녀가 단순한 애국심으로 각각 직책을 다한 연고입니다.
그 결과로 국회 성립이 또한 완전무결한 민주제도로 조직되어 2·3정당이 그 안에 대표가 되었고 무소속과 좌익색채로 지목받은 대의원이 또한 여럿이 있게 된 것입니다. 기왕 경험으로 추측하면 이 많은 국회의원 중에서 사상충돌로 분쟁 분열을 염려한 사람들이 없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중대한 문제에 대하여 종종 극열한 쟁론이 있다가도 필경 표결될 때에는 다 공정한 자유의사를 표시하여 순리적으로 진행하게 되므로 헌법제정과 정부조직법을 다 민의대로 다수결로 통과된 후에는 아무 이의 없이 다 일심으로 복종하게 되므로 이 중대한 일을 조속한 한도 내에 원만히 처결하여 오늘 이 자리에 이르게 된 것이니 국회의원 일동과 전문위원 여러분의 애국성심을 우리가 다 감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국회의장의 책임을 이에 사면하고 국회에서 다시 의장을 선거할 것인데 만일 국회의원 중에서 정부 부처장으로 임명될 분이 있게 되면 그 후임자는 각기 소관투표구역에서 更選 보결하게 될 것이니 원만히 보결된 후에 의장을 선거하게 될 듯 하며 그동안은 부의장 두 분이 그동안 의장을 보좌해서 각 방면으로 도와 협의 진행케 하실 것을 또한 감사히 생각합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조직에 대해서 기간에 여러 가지로 낭설이 유포되었으나 이는 다 추측 적 언론에 불과하며 며칠 안으로 결정 공포될 때에는 여론상 추측과는 크게 같지 않을 것이니 부언낭설을 많이 주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정부를 조직하는데 제일 중대히 주의할 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일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 것입니다. 둘째는 이 기관이 견고히 서서 흔들리지 아니해야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사회상 명망이나 정당 국체의 세력이나 또 개인사정상 관계로 나를 다 초월하고 오직 기능 있는 일꾼들이 함께 모여 앉아서 국회에서 정하는 법률을 민의대로 진행해 나갈 그 사람끼리 모여서 한 기관이 되어야 할 것이니 우리는 그분들을 물색하는 중입니다.
어떤 분들은 인격이 너무 커서 적은 자리에 채울 수 없는 이도 있고 혹은 작아서 큰 자리를 채울 수 없는 이도 있으나 참으로 큰 인물들이 있어 무슨 책임을 맡기든지 대소와 고하를 구별치 않고 작은데서 성공해서 차차 큰 자리에 오르기를 도모하는 분들이 많아야 우리의 목적이 속히 도달될 것입니다.
이런 인격들이 함께 책임을 분담하고 일해 나가면 우리 정부일이 좋은 시계 속처럼 잘 돌아가는 중에 잇속을 많이 나타낼 것이오. 세계의 신앙과 동정이 날로 증진될 것입니다.
그런즉 우리가 수립하는 정부는 어떤 부분적이나 어떤 지역을 한하지 않고 전민족의 뜻대로 전국을 대표한 정부가 될 것입니다.
기왕에도 말한 바이지만 민주정부는 백성이 주장하지 않으면 그 정권이 필경 정객과 파당의 손에 떨어져서 지국이 위험한데 빠지는 법이니 일반 국민은 다 각각 제 직책을 행해서 위선 우리 정부를 사랑하며 보호해야 될 것이니 내 집을 내가 사랑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필경은 남이 주인노릇을 하게 됩니다.
과거 40년 경험을 잊지 말아야 될 것입니다. 의로운 자를 옹호하고 불의한 자를 물리쳐서 의가 서야하며 사가 물러가야 할 것입니다.
전에는 임금이 소인을 가까이 하고 현인을 멀리하면 나라가 위태하다 하였으나 지금은 백성이 주장이므로 민중이 의로운 사람과 불의한 사람을 명백히 판단해서 구별해야 할 것입니다.
승인문제에 대하여는 그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가 판단할 수는 없으나 우리의 순서가 이대로 계속 전진된다면 모든 우방의 호의로 속히 승인을 얻을 줄로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하는 바는 승인을 얻는데 있지 않고 먼저 국권을 공고히 세우는데 있나니 모든 우방이 기대하는 바를 저버리지 아니하고 우리가 잘만 해나가면 우리의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도우며 후원할 것이니 이것도 또한 우리가 일 잘하기에 달린 것입니다. 9월에 파리에서 개최하는 유엔총회에 파견할 우리 대표단은 특별히 긴요한 책임을 가진 것 인만치 가장 외교상 적합한 인물을 택하여 파견할 터인데 아직 공포는 아니 하였으나 몇몇 고명한 인격으로 대략 내정되고 있으니 정부조직 후에 조만간 완전 공포될 것입니다.
우리의 대표로 레이크 썩세스에 가서 많은 성적을 내고 있는 임신영에게 대해서는 우리가 다 고맙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재정후원도 못하고 통신상으로 밀접이 후원도 못한 중에 중대한 책임을 그만치 전진시킨 것을 우리는 다 영구히 기념하게 될 것입니다.
이북동포중 공산주의자들에게 권고하노니 우리 조국을 남의 나라에 부속하자는 불충한 사상을 가지고 공산당을 빙자하여 국권을 파괴하려는 자들은 우리 전 민족이 원수로 대우하지 않을 수 없나니 남의 선동을 받아 제나라를 결단내고 남의 도움을 받으려는 반역의 행동을 버리고 남북의 정신통일로 우리 강토를 회복해서 조상의 유업을 완전히 보호하여 가지고 우리끼리 합하여 공산이나 무엇이나 민의를 따라 행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기왕에도 누누히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공산당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의 매국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므로 이북의 공산주의자들은 이것을 절실히 깨닫고 일제히 회심 개과해서 우리와 같이 같은 보조를 취하여 하루바삐 평화적으로 남북을 통일해서 정치와 경제상 모든 복리를 다 같이 누리게 하기를 바라며 부탁합니다.
만일에 종시 깨닫지 못하고 분열을 주장해서 남의 괴뢰가 되기를 단심 하는데 이 뒤는 천의와 인심이 결코 방임치 않을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와 친선해서 평화를 증진하며 외교 통상에 균평한 이익을 같이 누리기를 절대 도모할 것입니다.
교제상 만일 친소에 구별이 있다면 이 구별은 우리가 시작하는 것이 아니며 타동적으로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느 나라든지 우리에게 친하게 한 나라는 우리가 친하게 대우할 것이오. 친하지 않게 우리를 대우하는 나라는 우리도 친하게 대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 40년간에 우리가 국제 상 상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은 세계 모든 나라가 우리와 접촉할 기회가 없었던 까닭입니다.
과거 일인들의 선전만을 듣고 우리를 판단해 왔었지만 지금부터는 우리 우방들의 도움으로 우리가 우리를 찾게 되었은즉 우리가 우리말도 할 수 있고 우리일도 할 수 있나니 세계 모든 나라들은 남의 말을 들어 우리를 판단하지 말고 우리 하는 일을 보아서 우리의 가치를 우리의 중량대로만 정해주는 것을 우리가 요청하는 바이니 우리 정부와 민중은 외국의 선전을 중요히 여겨서 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는 각국 남녀로 하여금 우리의 실정을 알아주어서 피차의 양해를 얻어야 정의가 상통하여 교제가 친밀할 것이니 이것이 우리에 승리만 구함이 아니오. 세계평화를 보증하는 방법입니다.
새 나라를 건설하는 데는 새로운 헌법과 새로운 정부가 필요하지만 새 백성이 아니고 결코 될 수 없는 겁니다. 부패한 백성으로 신성한 국가를 이루지 못하나니 이런 민족이 날로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행동으로 구습을 버리고 새 길을 찾아서 날로 분발 전진하여야 지나간 40년동안 잃어버린 세월을 다시 회복해서 세계 문명국에 경쟁할 것이니 나의 사랑하는 3천만 남녀는 이날부터 더욱 분투 용진해서 날로 새로운 백성들 이름으로써 새로운 국가를 만년 반석 위에서 세우기로 결정합시다.”
이 연설이 끝나자마자 구름처럼 운집한 사람들은 소리를 드높여 외친다.
-이승만! 이승만! 이승만! 이승만!-
온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이 박사는 지금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자신이 승리자였고, 오늘만큼은 자신이 최고가 된 날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그 이후부터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그의 모습 뒤에서 분위기 따라 박수를 치고 있는 병재는 상당히 기분이 묘한 채로 있었다.
‘결국 이 나라의 대통령은 저 분이 되셨구나. 과연 이 나라는 어떻게 흘러갈까? 과연 순조롭게 흘러 들어갈까?’
============================ 작품 후기 ============================
이 박사의 연설은 한국사 데이터 베이스를 복붙했습니다. 그 것보다 요즘따라 댓글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댓글 좀 많이 주십시오. 다른 작가는 고료를 먹고 산다고 하지만 저는 여러분들의 댓글로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