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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1950년 7월 22일 새벽 3시, 압록강 쪽에 전면적인 중공군의 침공이 시작되었다. 먼저 중공군이 보유한 화력들로 압록강 변에 주둔한 국군 제 2군단을 향해 타격을 실시한다.
-쿠콰콰쾅! 쿠쾅!-
포탄 하나가 요충지 하나에 날아가 이내 작은 지진을 일으키며 구조물 하나를 파괴시킨다. 그런 포탄들이 수도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전쟁 통이라 그런지 압록강 변에 주둔 중이던 국군 병사들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했지만 일부 장교들 그리고, 정신을 차린 병사들이 재빨리 지시를 내려 허겁지겁 방어시설 안으로 들어간다.
각 화기를 다루는 병사들은 신속하게 자리를 잡아서 반격을 실시하기 시작하고, 다들 잠에 쫓기는 와중에도 피곤은 찾아볼 수 없이 긴장감이 서린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곧바로 압록강 변에 배치된 제 2군단을 총 지휘하는 제 2 군단장 이우 중장에게로 전해진다.
“뭐야?! 지금 중공군이 침공해오고 있다고?!”
그 말에 부관은 급한 얼굴로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며 보고한다.
“현재 중공군이 보유한 화력들이 군단 휘하 사단 부대들에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단에 배치된 중화기들이 재빨리 반격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우 중장은 그 말에 얼굴이 썩어간다. 이미 중공의 군사들이 이 곳을 침략하겠다고 예상한 것은 며칠 전의 일이었다. 그 때문에 이우 중장은 잠시의 혼란을 잊고, 부관에게 말한다.
“빨리 계획부터 실시해!”
부관은 그 말에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부관은 허겁지겁 움직이며 이우 중장이 말한 계획을 실시하러 방 밖으로 나가고, 이우 중장은 급히 군복을 입고, 복장을 갖추며 재빨리 방 밖으로 나간다. 이 후 이우 중장이 군단 본부에 들어오기까지는 몇 분 정도 흘렀다. 본부 안에 일하고 있는 장교들과 병사들은 비상시국이라는 것을 아는 것인지 평상시의 근무 시간 때처럼 있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우 중장은 그 모습에 마음이 들어서인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으며 군단 참모장에게 한 마디 말한다.
“어서 상황을 보고하게. 어떻게 된 건가?”
그 말에 군단 참모장인 신영규 준장은 급히 이우 중장에게 다가와 상황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현재 약 30사단의 규모로 보이는 중공군들이 새벽 3시 경에 일제히 침공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군단에 배속된 각 사단들에게서 중공군 약 3개 사단씩 일시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뭐야?! 그럼 나머지 15개 사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제가 추측할 때는 예비대로 쓰이고 있다고 하지만 자세한 것은 정찰 헬기를 통해서 파악해봐야 합니다.”
이우 중장은 그 보고에 조금 불길함을 느낀다. 단순히 나머지 15개 사단을 예비대로 쓰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그런 소모전을 중공군들이 바랄까? 싶었다. 중공군들의 입장 속에서 가장 불리하다 싶을 조건은 바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설마...”
이우 중장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파고 들어간다. 만약 자신들을 묶어두고, 나머지 중공군의 병력들이 일시에 한반도 중심을 향해 남하한다면 어떻게 될까? 예전에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때는 솔직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방법은 중공군에게 있어서 도박수였기 때문이다.
‘젠장 중공군이 도박을 벌이면 큰 일일 텐데?’
국군이 중공군과 상대함에 앞서 부족한 점은 역시나 병력을 들 수 있었다. 배나 차이나 나는 병력 수, 하지만 자신들에게 화력이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중공군이라면 쓸 수 있는 전략 전술은 무엇이 있을까? 그건 바로 압도적인 병력으로 자신들을 깔아뭉개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병력으로 깔아뭉갠다고 하여도 화력에서 차이가 난다면 그건 일방적인 학살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럼 그런 상황 속에서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그럼 왕을 직접적으로 노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상부 쪽에는 연락했나!?”
군단 참모장 신영규 준장은 그리 어수룩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우 중장에게 대답한다.
“예. 합참 쪽에 재빨리 중공군들의 침공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래. 합참의 입장은 어떤가?”
“일단 우리 군단 만으로 중공군의 침공을 격퇴해달라고 합니다.”
이우 중장은 그 말에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 말한다.
“쯧.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늙은이들 같으리라고. 현재 각 사단들의 상황은 어떤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각 사단에 중공군 3개 사단씩 일제히 공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습적이고, 또 병력이 우세하다고 하지만 사단에 보유한 화력으로 일일이 공세를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우 중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좋아. 그럼 사단들에게 명령을 내려 적극적인 공세 작전을 펼치도록 해.”
“예에?! 그렇게 된다면 전선은 붕괴됩니다만...”
“지금 그 것이 문제인가? 현재 적군을 때려잡은 후 전선을 재정비해도 늦지 않을 거야.”
“으음...”
“지금 우리 군단의 전선은 사이사이마다 쑹쑹 뚫린 것 잘 알고 있잖아!”
“아! 설마... 적들이 그 사이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것입니까?”
“그래. 일단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지만 말이야. 우리 군단이 직할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부대들을 준비시켜!”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현재 포병 여단 둘, 그리고 기동 여단 셋을 미리 준비시키고, 군단장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 참 다행이군. 유격대는?”
“유격대는 아직까지 적합한 전장이 없어서 준비만 시키고 있습니다.”
“쯧. 그렇군.”
유격대는 일명 특수부대라고 부를 수 있는 조직이었다. 적 후방에 침투하여 적들을 교란시키거나 적 보급로를 끊어버리는 일을 주로 했다. 각 사단에는 중대 규모가 있고, 군단에는 대대 혹은 연대 규모로 있었다. 현재 2군단에 배속된 유격대는 연대 규모였다.
“보급로가 파악되는 즉시 유격대를 앞세워서 보급로를 파괴할 수 있도록 해.”
신영규 준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제 2 군단의 대처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다만 이우 중장의 예상대로 각 사단에 있는 구멍들 사이로 우회하는 중공군의 병력들이 있었다.
한편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중공군 선봉대의 사령관 송시륜은 지금 각 병단에게서 흘러나오는 보고들을 읽으며 눈살을 찌푸린다.
“젠장 남한군의 화력이야 미리 짐작은 해놓았지만 이런 수준까지는 몰랐군. 피해가 상당히 격심해.”
그 말에 선봉대 참모장 왕걸연이 한 마디 말한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현재 압록강 변에 주둔한 사단들에 대한 공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리들의 주특기인 구사전법을 이용해 포위를 해놓은 뒤 대대적으로 공격에 감행하고 있지만...”
“있지만?”
“아무래도 화력이 화력인지라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으음...”
“거기다 우리들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게릴라 전술 역시 이 곳은 타지인지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군. 도박을 할 수밖에.”
“그러면 우리 선봉대는 적들을 무시하고, 바로 서울까지 진격하는 것입니까?”
왕걸연이 묻자 송시륜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이대로 지지부진 소모전만 하다가 우리만 불리해지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불리한 점은 시간이야. 시간.”
왕걸연은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압록강 변에 위치한 남한군 각 사단 사이로 우회기동한 사단들에게 급속도로 남진하라고 전달하겠습니다.”
“휴우. 그래야지.”
송시륜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 작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남한군 쪽에서 이 사실을 알고, 정신을 차려 자신들의 배후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또 한편으로 속전속결 이다보니 보급로를 끊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약 이 일 후에 본대가 도착하니 그 때까지 우리는 압록강 변에 있는 남한군 사단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 돼.”
왕걸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중공군 선봉대의 작전은 그렇게 결정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아침이 되었지만 인간들의 싸움은 계속되었다. 기관총탄들이 날라 다니고, 포탄들이 하늘을 뒤덮었다. 참호와 방어진지에 자리를 잡아 자신들을 향해 공격하는 적들을 분쇄하는 국군들과 죽음을 도외시하며 돌격에 앞장서는 중공군들의 전투는 계속 진행되었다.
한편으로 산맥을 통해 우회 기동하는 중공군 사단들은 급속도로 남진하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그 사단들의 구성원들이 대다수 보병들이라서 기동력에 상당히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 중공군의 침공 사실은 재빨리 대한민국 정부와 국군 합참, 국방부에게 전달이 되었다. 이 대통령은 긴급히 내각 회의를 소집하여 회의에 들어간다. 국방부 장관 신성모는 이미 예상한 것이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침공한 중공군의 행동에 상당히 당황한 얼굴이었다. 이 대통령이 신성모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래. 국군 2군단은 어떻게 하고 있어?”
신성모는 그 물음에 일어서서 대답하기 시작한다.
“현재 2군단은 중공군이 침공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재빨리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공군들이 군단을 포위했지만 군단에 속한 우수한 화력들로 중공군들의 공세를 저지 그리고 격퇴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거 하나 다행이군. 이대로 가면 중공군의 침공은 걱정이 없겠어.”
신성모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미리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워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것이 전부 다 각하의 나라를 위한 결정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성모는 아부를 놓치지 않았고, 이 대통령은 그 말을 듣고, 상당히 흡족해한다.
“좋아. 그렇다면 수도에 있는 사단들을 동원하여 제 2군단을 보조하면 이 일은 끝이겠군?”
“예. 그렇습니다. 북한 쪽이야 제 4군단만 가지고 하면 되니 문제는 없습니다. 이제 수도 쪽으로 돌아가는 제 1군단을 가지고 방위하면 충분히 중공군의 공세를 격퇴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군. 후후후.”
그 때, 회의장 안에서 누군가가 긴급히 들어온다. 바로 미국 국무부 고문인 존 덜레스와 국무부 차관보 딘 러스크였다. 그 외에 수행원들로 보이는 국무부 직원들이 있었다. 존 덜레스 미 국무부 고문은 당황한 얼굴로 이 대통령을 바라보며 질문하기 시작한다.
“대통령 각하. 진실로 중공군들이 침공해왔습니까?!”
이 대통령은 이제야 나타나는 두 사람을 보고, 속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 자신들 세력의 배후이기도 했기에 속을 드러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소. 현재 압록강 쪽에 중공군 약 30개 사단이 침공해 들어왔소.”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국군 제 2군단이 무리 없이 그들을 막고 있소. 그리고 수도로 돌아가는 제 1군단을 이용하여 중공군들의 침공을 격퇴하려고 하고 있소.”
미 국무부 고문 존 덜레스는 그 말에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쉰다.
“그 것 참 다행이군요.”
“이번에 미국 측에서 전달한 정보들이 꽤 큰 도움이 되어서 이렇게 대비를 할 수 있었소.”
이 대통령이 그렇게 말을 하자 미 국무부 고문 존 덜레스는 기쁜 얼굴로 이 대통령에게 화답한다.
“진실로 대한민국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 일을 어떻게 보고 있소?”
미 국무부 고문 존 덜레스는 그 말에 똥 씹은 얼굴을 하고선 대답한다.
“우선 중공 쪽에서 대한민국과 중화민국 사이에 공수동맹이 맺었다고 하면서 자신을 적대시하는 대한민국을 용서할 수 없어 북한을 지원한다는 입장입니다. 참으로 웃기는 작자들입니다.”
이 대통령은 중공 측에서 내건 명분을 들었을 때, 솔직히 열이 받았다. 자신들은 그리 중공을 자극하지 않았는데 그런 개소리로 자신들을 침공하니 열이 안 받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 미국에서는 재빨리 대한민국을 향해 군사들을 파견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 말에 은근 기대하며 묻는다.
“규모는 얼마 정도이오?”
“현재 즉각적으로 파견할 수 있는 미군 부대들은 대략 4개 사단입니다.”
“즉각적이라... 그렇다면 시간이 흐르면 그 파견부대들의 규모는 더더욱 커지는 것이오?”
미 국무부 고문 존 덜레스는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이 중공을 자극치 않고, 지극히 정당하게 전쟁을 수행했지만 중공이 일방적으로 침공을 가했으니 소련도 찍 소리도 못할 것입니다. 아마 유엔에 속한 여러 나라들이 이런 공산국가의 행태를 보고 분개하고 있을 테니. 각 나라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지원을 해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그 말에 천군만마를 얻은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 것 참 다행이오.”
그 때, 한 사람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오더니 이내 외무부 장관 임병직에게 다가가 자료들을 건네준다. 임병직 외무부 장관은 그 자료를 읽으며 내용을 파악했고, 이 대통령은 궁금한 표정으로 임병직 외무부 장관에게 묻는다.
“무슨 자료이기에 이리 얼굴이 화색을 띄는 것이오?”
임병직 외무부 장관은 그 말에 이 대통령을 바라보며 자료의 내용을 말한다.
“현재 중화민국 측에서 지금이라도 빨리 공수동맹을 맺자고 청원했습니다.”
순간 이 대통령과 각 내각 장관들의 얼굴에 화색을 띈다. 반면 미 국무부 고문 존 덜레스와 미 국무부 차관보 딘 러스크의 얼굴은 그리 좋지 않았다. 딘 러스크 차관보는 존 덜레스 고문을 보고 한 마디 소근거린다.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 끔찍한 소리하지 말게나. 다만 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존재하는군.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전장을 중국, 그리고 한반도로 제한시킬 수밖에 없겠어.”
“소련이 이 일을 두고, 위협으로 본다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나도 그게 걱정이야. 일단 중화민국의 행동에 대해선 우리가 막을 수 없으니 지켜볼 수밖에 없어.”
“휴우. 알겠습니다. 일단 이 일에 대해서 백악관에 전달해야겠습니다.”
그 말에 존 덜레스 고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야지.’ 라고 짧게 대답한다. 그렇게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 작품 후기 ============================
사실 중공군의 작전은 아무래도 병자호란의 기동성 있는 작전 밖에 답이 없을 것입니다. 소모전을 벌이기에는 그만큼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작전에 대한 맹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중공군 상층부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