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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1950년 8월 31일,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중공군, 국군에게 있어서 상당히 고달프기 그지없었다. 중공군이야 제한된 시일, 그리고 부족한 보급, 전력이 강한 적군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프다고 하지만 국군은 아예 전투를 자국 내에서 하기에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자신들이었다.
현재 문경에서 벌어진 전투는 시일이 지날수록 중공군의 상황이 더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문경 도심지역에 미리 자리를 잡은 뒤 함정을 파 놓고, 맹렬히 저항하자 투입할 병력이 많은 중공군들은 그냥 병력만 내다버린 꼴이 되어가고 있었고, 시간에 따라서 손실은 더더욱 커지고 있었다. 또 함락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그 때문에 선봉대 지휘부에서는 꽤 힘든 분위기가 표출된다. 지금 상석에 앉아있는 선봉대 사령관 송시륜 역시 그 분위기로 항시 굳은 얼굴이 된 지 오래이다.
“하아... 함락도 되지 않고, 적의 저항은 거세고,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우리이고...”
송시륜은 절로 한숨이 나온다. 일생을 전쟁터에 전전하며 살다온 그에서 있어서 이번 문경에서 벌어진 전투만큼 답이 없는 전투는 없었다. 자신에게 있어 위험한 상황은 많았고, 패배한 적도 많았지만 지금처럼은 아니었다. 전망이 보이지가 않는다. 송시륜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모여 앉아있는 선봉대 참모들과 지휘관들 역시 송시륜과 같은 감정이었다.
“좋은 방법 없나? 좋은 방법이라도...”
송시륜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부들부들 떤다. 항상 담배를 원할 때마다 수전증 걸린 것처럼 손이 떨린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송시륜 그는 상당히 불안했다. 불안하면 자동적으로 담배를 찾는다. 결론적으로 말할 때, 송시륜 그는 담배를 무의식적으로 원할 만큼 상당히 불안했다. 그렇게 불안해하는 송시륜의 말은 그냥 허공 속의 외침이 된 지 오래였다. 참모들과 지휘관들이 송시륜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들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송시륜은 이런 회의장의 분위기를 느끼자 속으로 분통이 터지지만 겉으로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마치 세상 끝난 것처럼 그런 허망한 한숨, 그 한숨이 송시륜의 입에서 나온다. 송시륜은 멍하니 자리에 앉은 참모들과 지휘관들을 일일이 확인하다 이내 참모장 왕걸연에게 시선이 고정된다.
“참모장. 자네 직책이 이런 상황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나?”
왕걸연은 그 말에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할 뿐이다.
“그저 이 몸을 죽여주십시오.”
그렇게 말하는 왕걸연은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현재 그의 감정은 상당히 비통하고도 남았다. 저렇게 완강하게 저항하는 적들은 처음이었다. 아니 일일이 공략방법을 강구하여 실행하다가도 번번이 읽혀 모조리 다 피를 보았다. 이 문경을 지키는 남한군 장군은 대단했다. 자신보다 배수만큼 적은 군대였지만 그 군대를 너무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키면서 또 자신의 약점을 완벽하게 찔렀다.
그리고 현재 그가 이 곳의 전투를 치르면서 느낀 한 가지 바가 있는데, 그 것이 뭐인가? 하면 ‘이 곳은 절대적인 사지’라고 느껴졌다. 지금까지 마음속에 품지 못했던 말을 이제껏 하지 못했다. 그러다 감정이 어느 정도 잡히니 왕걸연은 상당히 숙연해졌다. 왕걸연은 이내 고개를 들고는 송시륜에게 말한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말은 제 스스로 책임지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송시륜은 그 말에 얼굴을 찌푸리고는 왕걸연을 바라보며 단호한 말투로 대답한다.
“그래서 벌인 일을 처리하지 않고, 자살로 이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하는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왕걸연이 그렇게 말하자 송시륜은 상당히 답답해졌다. 자신이 생각하기로 왕걸연은 상당히 유능한 인재였다. 그런데 그런 인재가 이번 전투에서 발목을 잡혀 책임을 지겠다고 말을 했다. 그런 꼴을 보자 송시륜은 속이 상당히 답답하고도 거북했다.
“살아서 유족들의 원망을 듣고 살게. 그런 말을 하지 말고.”
“......”
그 말을 듣고 침묵하는 왕걸연을 잠시 본 송시륜은 이내 정면을 바라보며 선언을 하듯 외친다.
“그리고 여기에 앉아있는 사람들. 잘 듣게나. 혹시라도 이 곳을 공략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손을 들어보게나.”
그 말에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 손을 들지 않았다. 다만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니면 지금껏 당한 것이 상당히 억울한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 얼굴 거의 대다수가 똥을 씹은 표정이었다. 송시륜은 그런 인원들을 확인하면서 한숨을 쉬고 말한다.
“현재 손을 든 사람들이 없으니, 이제 내가 생각한 바를 말하겠네. 솔직히 생각했을 때, 우리 모두가 저 쪽에게 속은 것 같아.”
속았다는 말에 중공군 모두가 얼굴을 찌푸린다. 전투를 하는 도중 상대방이 걸어오는 계략이나 함정 등을 미리 예상하고, 각오를 하였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심 지역을 장악하면 이 곳을 함락시킬 수 있겠지. 하지만... 이 것이 적들이 노린 수야. 그래. 불을 지펴놓고, 나방이 된 우리가 불이 좋다고 뛰어든 꼴이지.”
송시륜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이빨을 뿌드득 간다. 지금 전투를 치르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상당한 피해를 입고, 목표라도 달성했으면 할 말이야 없겠지만 목표조차 달성하지도 못하고, 지금은 목표를 이룰 수 있냐는 근심까지도 들 정도이다. 송시륜은 부들부들 손을 떨면서 이내 자신의 안주머니에서 권총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 여기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우리 모두 여기서 철수하여 본대랑 합류한다. 혹시 내 지시에 불만이 있다면 이 권총으로 나를 쏘고 가라. 이런 대패를 입고, 책임을 안 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송시륜은 그렇게 말하며 책상 위에 권총을 턱하고 내놓는다. 그런 그의 결연한 모습에 자리에 앉은 사람들 전부 다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누구 하나도 권총을 들고, 송시륜을 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 전쟁에서 가장 노력한 사람이 송시륜 사령관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수가 나빴다. 너무나 나빴다. 지금 전투 상대방이 그토록 유능한 인물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아마 철수하게 된다면 저 빌어먹을 유능한 적이 우리를 그냥 놔둘 리는 없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철수할 때도 목숨을 걸어라.”
-예.-
자리에 앉은 사람들 전부 그렇게 대답한다. 그렇게 중공군 선봉대는 철수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한편, 일일이 휘하 부대들을 지휘하며 운용했던 그 빌어먹을 정도로 끔찍이 유능한 장군인 병주는 정찰 정보들을 받으며 생각에 잠시 잠긴다. 그를 잠시나마 바라보는 참모들과 장교들에게는 상당한 신뢰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미 많은 것을 준비했다고 하지만 이렇게 철저히 적들을 농락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군단의 사기는 하늘을 뚫을 정도로 상승하고 있었다. 연일 벌어지는 전투에 병사들은 피곤해하고 있지만 그 것 역시 병주가 타이밍을 맞춰 부대들을 교체시키며 운용했기에 별 문제 거리는 없었다. 병주는 자료를 살펴보다 이내 싱긋 미소를 짓는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때가 왔다는 병주의 말에 참모들 전부 병주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들 중 군단 참모장인 최진석 준장은 눈빛을 반짝이며 병주에게 묻는다.
“군단장님. 때가 왔다는 말씀은?”
알면서 물어보는 최진석 준장의 말에 병주는 싱긋 웃으며 확실히 대답한다.
“전환점이라는 것이지. 이제 저들의 공세종말점도 한계에 도달했다. 수비하기에는 그만큼 보급로는 상당히 길어졌고, 이제 가까운 시간 내 남은 것은 오로지 한 가지 밖에 없지.”
최진석 준장은 날카롭게 눈빛을 빛내며 대답한다.
“총 퇴각 말씀입니까?”
“그래. 이제 우리가 공세를 펼칠 시기가 찾아왔어. 이 땅을 침략한 저들에게 지옥으로 쫓아 보낼 시간이 온 것이지.”
그 말에 여기에 있는 장교들, 병사들 모두 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그들은 상당히 고양되기 시작한다. 자신이 모시고 있는 군단장 병주의 능력이야 이미 검증되고도 남았다. 지금 전투를 치르면서 지켜본 병주의 모습에 그들 스스로가 이미 병주에게 종속된 지도 오래이다. 병주가 저 쪽에 가서 목숨을 바쳐 공격하라고 한다면 마땅히 그 명령에 들을 만큼 병주를 믿고 있었다.
그런 병주가 공격할 때라고 말을 하니 어찌 안 흥분할 수 있는가? 이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위험한 철수를 하는 적들을 총 공격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미리 감지한 병주가 엄중히 말하며 다스린다.
“이런 때일수록 모두들 긴장하고 또 긴장해라. 적들도 퇴각할 때쯤 우리가 공격해 들어온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거다.”
-예!-
그렇게 문경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공수는 바뀌었다.
1950년 9월 1일, 이제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가실 8월 달이 지나고, 이제 초가을의 달인 9월이 찾아왔다. 하지만 한반도 전국이 전쟁 통인 이런 나락인 상황에서 한가로이 평화를 즐기는 일은 사치가 된 지 오래이다. 국군 제 10 강습산악사단의 사단장 고호윤 준장은 지금 자신에게 하달된 명령을 토대로 참모들을 모아 작전을 짜고 있었다.
회의장에 미리 모여 말들이 배치된 지도를 바라보며 작전을 검토하던 고호윤 준장은 이내 사단 참모장에게 한 마디 말한다.
“흠. 그러니까 참모장의 말은 이 곳에 기다려 포위전을 실시하여 일망타진하는 방향이 옳다는 소리인가?”
사단 참모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정확히 말해서 자주포와 야포 등 강력한 화기들을 준비시켜놓고, 철수하는 적들을 때려잡으면 그만이라는 소리입니다.”
“흠...”
“이런 곳에서 왜 돈을 쏟아 부었겠습니까? 이런 데 쓰라고 돈을 투자한 것이 아닙니까?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화력의 집중에 가뜩이나 사기가 떨어진 빨갱이 되놈들이 버틸 수가 있겠습니까?”
사단 참모장의 자신만만한 주장에 고호윤 준장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너무 쉽게 말하는 것 아닌가? 저들도 머리가 있다면 그런 것은 이미 예상하고도 남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말에 사단 참모장은 싱긋 미소를 짓는다. 이미 그런 질문 정도는 예상해봤다. 그래서 그의 말에 당황하기는커녕 자신만만하게 대답한다.
“저 쪽에서 머리를 굴리면 뭐 어떻습니까? 철수하는 저들에게 강력한 중화기들을 막을만한 수단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까? 사단장님 말씀처럼 저들 역시 바보는 아닙니다. 하지만 바보가 아니라고 해도 그 것들에 대해서 완벽히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고호윤 준장은 그 말에 납득이 가는지 고개를 살짝 끄덕거린다.
“맞는 말이기는 하군. 하지만... 방심은 해선 절대 안돼.”
그 말에 사단참모장이 걱정마라는 말투로 대답한다.
“방심하다가 목숨 날아가는 곳이 전쟁터인데. 제가 그런 생각을 못해봤겠습니까?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또 검토하여 짜낸 작전입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사단 참모장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눈에 확 뛴다. 고호윤 준장은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자 이내 그만 말한다.
“좋아. 주흘산 지역에 미리 자리를 잡아놓고, 일시에 타격 입히도록 하지.”
그 말에 참모들과 지휘관들은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제 10 강습산악사단의 작전이 결정되었다.
같은 시각, 군수과 사령관 채병덕 중장은 병윤을 데리고, 한 곳에 방문한다. 바로 이번에 국군에 배치 받을 새로운 무기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채병덕 중장은 옆에 병윤을 데리고는 같이 걸어가면서 서로 간에 대화를 한다. 이미 같이 일하면서 관계가 조금 재정립되었는지 채병덕 중장은 병윤을 보고 반말로 묻는다.
“그... 다연장로켓이라는 것 말이야. 어떻게 생긴 물건이기에 이리 호들갑인가?”
채병덕 중장이 의아한 눈빛으로 병윤을 쳐다보며 질문을 던지자 병윤은 싱긋 웃으며 대답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있지만 역시 직접적으로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채병덕 중장은 그 말에 곤란한 얼굴로 병윤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런 일은 자네가 할 수 있지 않나? 꼭 나까지 대동해서 처리해야할 일인가?”
“물론 중장님의 그런 말씀 잘 알겠지만 이번 것은 그냥 두루뭉술하게 처리하다 큰 화가 미칠 것입니다. 직접 확인하는 것이 그나마 이득입니다.”
“끄응. 자네가 그리 말하면 뭐 할 말이 없군.”
채병덕 중장은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두 사람이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은 어느 한 격납고였다. 거기서 군복 위에 기술자 복장을 감연과 기술자들이 그들을 반긴다. 감연은 채병덕 중장에게 경례 구호를 하고는 이내 병윤에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처럼 손바닥을 친다.
“왔냐? 일찍도 왔네.”
병윤이 격납고에 천들로 가려진 물건을 슬쩍 보고는 감연에게 묻는다.
“이제 완성된 거냐?”
감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원래라면 귀빈들 모으고, 시험행사를 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런 전쟁 통에 그럴 일은 없겠지.”
“태평하네. 일이 좀 쉬운 것 같은데.”
병윤이 그렇게 말하며 감연을 스리슬쩍 보자 감연은 병윤에게 감자바위를 먹이고는 대답한다.
“나를 일하게 만들고 싶다면 대통령 명령증서라도 보이라고.”
“미친 놈. 됐다. 뭐 아저씨들이 알아서 네 녀석을 굴릴테니 상관없겠지.”
병윤이 그렇게 말하자 감연은 똥 씹은 얼굴을 지으며 대답한다.
“넌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하냐? 이 불쌍한 친우가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 꼴을 보고, 동정심도 안 생겨?”
“난 그럼 노냐? 너도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 만큼 나도 그러고 있다. 그냥 팔자라고 생각하고 해라.”
감연은 그 말에 ‘끄응’ 침음을 흘린다. 그 때, 채병덕 중장이 두 사람에게 다가와 한 마디 묻는다.
“이번에 만든 다연장로켓을 설명을 부탁하네.”
“으음... 예. 알겠습니다.”
감연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채병덕 중장과 병윤 두 사람에게 천으로 가려진 물건 앞에 안내하고는 이내 감연 휘하에 있는 기술자들을 시켜 천을 내린다. 그러자 기존의 방호차량과 로켓포가 결합된 목표물이 드러났다.
“흐음...”
채병덕 중장은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방호차량 뒤에 로켓포가 결합된 이 물건을 보고 한 마디 말한다.
“모습이야 그냥 차량에 포 하나 얻은 것처럼 보이는데...”
감연은 그 말에 속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이내 그에게 정성스럽게 설명한다.
“외국에선 간단한 것이 효율이 좋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복잡하게 즉 그럴듯하게 만들어봤자 드는 돈만 많이 듭니다. 그래도 좋습니까?”
채병덕 중장은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대답한다.
“뭐 그런 사정이라면 어쩔 수가 없겠군. 일단 저 뒤에 있는 것은 어떻게 조종하는 거야? 로켓포에 직접 사람이 탑승하는 것인가?”
감연은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대답한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포켓포의 조준, 그리고 발사는 운전 칸으로 통합시켰습니다. 다만 로켓포 재장전 관련한 문제는 직접 병사들이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지만...”
채병덕은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어차피 다연장로켓이라는 물건이 가지고 있는 로켓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이라고 들었어. 옛날 우리나라에서 만든 화차처럼 말이야.”
“화차라. 어감이 좋습니다.”
채병덕 중장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감연을 바라보고는 말한다.
“어감이 좋다니 그 무슨 말이야?”
그 물음에 감연은 검지로 다연장로켓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 신무기 이름말입니다. 사령관님이 말씀한 대로 신 화차 1호가 어떻습니까?”
“새로운 화차. 끄응. 화차의 개념이랑 다연장로켓이랑 거의 일치하니 맞는 말이기는 한데. 에이 위에서 마음에 안 들면 이름을 바꾸겠지.”
채병덕 중장은 그렇게 말하며 이내 이름에 관해서 나 몰라라 반응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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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전투도 이제 슬슬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