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4 / 0633 ----------------------------------------------
[3부] 지옥의 한반도
병주는 병윤이 핀 검지와 중지를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20여대인가?”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긴급 양산이라서 그 정도밖에 생산 못했습니다.”
“끙. 어쩔 수 없군.”
“시일이 지나면 생산량이 올라가겠지만 지금 동협 그룹이 맡고 있는 업종 역시 많은 지라. 수량을 채우기에는 한 수백일은 더 걸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겠군. 그럼 20여대의 신 화차는 어디로 들여오는 셈인가?”
“일단 헬기를 통해 옮기고 있고, 아마 지금쯤이면 군단 포병여단 쪽에서 받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냐? 형님께서 좋아 하시겠군.”
병윤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는 병주에게 한 마디 묻는다.
“코코아 없습니까?”
병주는 그 말에 얼굴을 조금 찡그리고는 한 마디 말한다.
“이 자식은 매번 올 때마다 코코아를 찾아.”
“좀 봐주십시오. 군단장님.”
“여기엔 없다. 가열 주전자는 있어도.”
“쯧. 할 수 없군요. 민식아.”
그 말에 병윤을 따라다니던 수행원 병사가 화들짝 놀라 병윤에게 반문한다.
“무슨 일이십니까? 소위님.”
“안에 코코아팩 같은 거 있냐?”
그 말에 병사 주민식은 병윤의 말에 따라 자신이 메고 있던 가방를 내려놓고는 지퍼를 열어 뒤지더니 이내 하나의 통을 꺼내 병윤에게 건네준다. 병주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혀를 차며 한 마디 말한다.
“이 자식. 있었구만. 있었어.”
병윤은 그 말에 피식 미소를 지으며 병주에게 대답한다.
“혹시나 몰라.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너 이러는 거 사람들이 알면 문제가 생기는 것쯤은 알 텐데?”
“이런 사소한 일 가지고 뭐라 그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쯧. 그래. 알았다. 어이. 주민식이라고 했냐?”
병주가 대뜸 병사를 부르자 주민식은 어리바리하게 고개를 돌리며 반문한다.
“예?! 저 말씀입니까?”
“그래. 너. 저기 보면 커피 있거든. 저 녀석에게 코코아랑 나에겐 커피로 줘. 아 참. 커피는 커피 5, 프림 2, 설탕 3으로 섞어라.”
주민식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주민식은 당번병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병주의 말을 잘 알아듣고, 병주가 가리킨 곳에 가서 가열 주전자를 작동시키고, 두 잔의 커피잔에 하나는 코코아를 넣고, 하나는 병주가 말한 대로 커피, 프림, 설탕을 비율대로 넣고, 가열 주전자가 되기를 기다린다. 주민식이 두 잔을 준비할 동안 병주와 병윤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형수랑 조카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형수는 잘 지내고 있어요. 요즘은 아버지 일을 전격적으로 돕고 있으니 말이에요. 요즘 조카 녀석 역시 형수 따라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런 전쟁 통에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어서 좀 그래.”
“제 어릴 때는 평범했습니까?”
“그건 그렇지. 적어도 내 아이만큼은 좋은 것만 보여주고 살고 싶은데...”
“에이. 형님 아이가 어디 있습니까? 결혼이나 하십시오.”
“이 자식이. 아버지도 꺼내지 않은 결혼 이야기를 네가 꺼내고 난리냐? 네 녀석에게 청혼장들이 수두룩하게 온 것을 생각 안 하냐?”
병주의 말에 병윤의 얼굴은 당했다는 표정을 짓는다.
“결혼 이야기를 꺼내니 서로 간에 상처를 낳는군요.”
“알면 그만 꺼내.”
그 때, 주민식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두 잔을 병주와 병윤 앞에 가져다 놓는다. 병윤은 평상시대로 코코아를 잘 마시는데 반해 병주는 커피 한 잔을 마시다 이내 얼굴을 조금 찡그리다 이내 주민식에게 한 마디 말한다.
“쯧. 처음이라 그런지 비율을 못 맞추는군.”
병윤은 그 말에 주민식의 등을 툭툭 치고는 이내 병주에게 말한다.
“제가 한 번 커피 타올까요?”
“네가? 쩝. 그래.”
병윤이 직접 병주의 커피 잔을 들고 일어서자 주민식은 안절부절 못한 상황이었다. 그 때, 병주가 넌지시 주민식에게 한 마디 묻는다.
“네 이름이 아까 주민식이라고 했지?”
“예? 예. 그렇습니다.”
병주는 주민식이 얼떨떨하게 대답하자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한 마디 말한다.
“여기선 너무 긴장하지 말고. 조금 당당해져. 어차피 네 태도보고, 뭐라 할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말이야.”
그 말에 순간 주민식은 이렇게 대꾸하고 싶어진다.
‘아니 댁이 가장 무서운 인간이라고 보시는데요.’
주민식은 그 속내를 내보이는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뿐이다.
“예. 예. 알겠습니다.”
“쯧. 그래야지. 그런데 넌 군수과에서 지낸다고 했는데... 저 녀석과 같이 다니는 거냐?”
주민식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슨 출신이기에 군수과 병사로 내정 받은 거냐? 그 곳은 병사라고 하여도 함부로 들어가기 힘든 곳 일 텐데?”
주민식은 그 말에 말문이 턱 막히다 이내 가까스로 생각해내곤 대답한다.
“저 말입니까? 제 아버지는 농사 짓는 사람입니다만...”
“농사짓는 거야 이 시기상 당연한 일이고.”
“아버지가 동네 아저씨에게 산수라도 배워라 해서 그 거라도 배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징병될 때, 눈에 띄어서 군수과로 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병주는 곰곰이 생각하다 이내 한 마디 대답한다.
“그렇군. 그럴 수 있겠네.”
그 때, 병윤이 다시 비율을 조정한 커피 잔을 다시 들고, 병주 앞에 내려놓고는 자신은 자기 자리에 털썩 앉는다.
“둘이서 뭔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까?”
“아 그냥 이것 저것. 네 녀석 따라다니는 병사가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서 말이야.”
그 말에 병윤은 주민식을 가리키며 한 마디 말한다.
“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그냥 저를 따라다니는 병사로 보시면 됩니다.”
“쯧. 그렇게 말하냐? 저 애 울겠다.”
병주가 넌지시 주민식을 언급하자 주민식은 화들짝 놀란다. 병윤은 키득키득 웃고는 병주에게 대답한다.
“이 녀석에 대해선 한 번 관찰해보고 데려갈 것입니다.”
“그래? 아 맞다. 너 군단 포병 여단을 방문해야 하지 않냐? 결제해야지.”
그 말에 병윤은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병주에게 대답한다.
“조금 대화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그럼 전 가겠습니다.”
“그래. 기회 있으면 다시 만나자고.”
“하하. 그럴 날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병주와 병윤은 잠깐의 만남을 뒤로 한 채 다시 헤어졌다.
한편, 미국 백악관에서 미 국무부 장관인 딘 애치슨이 대통령 해리 트루먼을 직접 방문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애치슨 국무부 장관이 건네준 자료를 보고, 흥미롭다는 얼굴을 하며 한 마디 말한다.
“흠. 맥아더가 핵폭탄 대신 지진폭탄을 요구한다라. 쯧. 만주로 융단폭격과 핵폭격을 요구하던 양반이 왜 지진폭탄을 요구하는지 모르겠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각하.”
트루먼 대통령은 딘 애치슨을 바라보며 한 가지 물어본다.
“그런데 왜 맥아더가 지진폭탄을 요구하는가?”
“그게 그 쪽에서 중공군 전술 때문에 그렇다고 전해집니다.”
“중공군 전술?”
“예. 우리 화력 때문에 땅굴을 숨고, 포격과 폭격에 대비한다고 전해지면서 그런 상황 때문에 지진폭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흠...”
트루먼 대통령은 잠시나마 고민을 하다 이내 애치슨 국무부 장관을 바라보며 한 마디 묻는다.
“그런데 우리가 지진폭탄을 쓴다고 하여도 소련에서 뭐라할 가능성이 큰가?”
그 말에 애치슨 국무부 장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한다.
“핵폭탄을 투입시키면 몰라도 지진폭탄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지진폭탄이라는 것 자체가 대전 도중에 사용되던 물건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군. 그럼 우리가 보유한 지진폭탄이 그 T-12 클라우드메이커란 물건인가?”
“예. 국방부 쪽에서는 그렇다고 말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트루먼 대통령은 잠시 생각하다 이내 한 마디 말한다.
“일단 그 물건이 지금 생산 중단될 예정의 무기이기도 하고, 활약할 무대도 필요하니 이번 건은 맥아더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군.”
“알겠습니다. 각하.”
“그리고 한국 전쟁은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현재 문경을 공략하던 중공군 선봉대가 한국군 제 3군단의 작전에 의해 완벽히 전멸 당했고, 우리 미군과 합세하여 중공군 본대를 공략하기 위해 북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한반도의 전쟁의 전황은 어떻게 흘러가지?”
“그거야. 제가 잘...”
“쯧. 자네는 국무부 장관이었지. 참. 합참의장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군.”
트루먼 대통령은 그 말을 하고는 이내 핸드폰을 들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준다.
-뚜르르... 뚜르르... 철컥!-
-미 합참의장 오마 브래들리 대장입니다. 누구십니까?-
“미 대통령 해리 트루먼.”
-아 안녕하십니까? 각하.-
“그래. 내 긴히 물어볼 말이 있어서 이렇게 전화를 줬소.”
-무슨 일이든 물어보십시오.-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 말인데. 그 쪽에서도 자료가 다 넘어갔지 않은가?”
-그야 물론입니다. 지금 그 곳만큼 중요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 잘 됐군. 혹시 그 전쟁의 전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있겠나?”
-일단 문경에서 벌어진 전투가 한국군의 승전으로 마무리 되면서 승기는 이미 우리 쪽으로 넘어온 상황입니다. 현재 한반도에 있는 중공군의 입장을 살펴볼 때, 무조건 발을 빼고 싶어서 안달일 처지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알다시피 중공 본국에서도 중화민국과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신들 일이 중요하지. 한낱 타국이 중요하겠습니까?-
“흠.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군. 그럼 언제 한반도 전쟁이 마무리 되는지 알 수 있나?”
-제 추측으로는 대략 내년 1월 달이면 중공군과 북한군을 한반도에서 물러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월 달? 그 정도면 너무 늦는 것 아닌가?”
-사실 문경에서의 전투는 중공군이 너무 무리하게 공세를 하다 무너진 것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보병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말은?”
-이미 참호를 파놓고, 방어태세를 갖추면 보병의 장점은 극대화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시간을 들여서 공략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중공 측이 아예 북한에 대해 미련을 버리면 10월이나 11월쯤에 한반도에서 손을 뗄 것 같습니다.-
“쯧. 중공 쪽에서 북한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 좋을 것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맥아더 측에서 지진폭탄의 사용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대통령 각하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아까 그 일에 관련해 이미 국무부 장관과 한 번 논의를 해보았네. 소련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사용을 검토하는 것이 좋겠지.”
-그 것 참 다행입니다. 우리 측에서 개발한 T-12 클라우드메이커가 고철 신세가 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 것 참 다행이군. 커티스 르메이 중장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금 부랴부랴 B-29에 지진폭탄을 실고 있습니다. 그의 성격상 지금 당장이라도 한반도에 날아가 지진폭탄을 떨어뜨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 것 참... 허락을 떨어질 것을 알고, 행동하는지.”
-일단 각하의 허락을 얻었으니 전략공군사령군 쪽에서도 한국전쟁에 본격적으로 지진폭탄을 투입시킬 예정입니다. 고철 더미를 이제야 제 값한다고 좋아라하는 커티스 르메이 중장의 얼굴이 선해 보이는군요.-
“그 사람에게 감정이 있었나?”
-...... 각하의 농담으로 알고 있겠습니다. 그럼 더 이상 할 말이 있습니까?-
“아니 없네.”
-알겠습니다. 혹여나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전화 주십시오.-
“알겠네. 그럼 끊지.”
트루먼 대통령은 오마 브래들리 대장과의 교신을 끊고는 이내 핸드폰을 다시 제 자리에 놓는다. 처음에는 신기했던 핸드폰은 이제 일상품이 된지 오래이다. 트루먼 대통령은 원래 있던 물건처럼 핸드폰을 대하고는 이내 애치슨 국무장관에게 시선을 두며 한 마디 묻는다.
“현재 영국군 5개 사단은 어디로 투입시킬지 알아보았는가?”
그 말에 애치슨 국무장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원래 한반도에 군정을 했던 부대들을 주축이 되어 우리 미군과 함께 행동하리라 봅니다.”
“그렇군.”
“그리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공과 중화민국과의 전쟁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반도 전쟁은 아마 전초전이고, 그 곳이 메인이지 않겠습니까?”
============================ 작품 후기 ============================
그냥 댓글을 팍팍 주십시오. 어째 쓰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