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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두 사람은 병주와 조혜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자기 자리에 앉는다. 네 사람이서 이야기가 오고 가면서 시간이 슬슬 지났다. 이번 자리에 주최자로 나섰던 최주평이 짝짝 박수를 치고는 한 마디 말한다.
“이제 슬슬 자리도 파하는 것이 좋겠군. 시간이 너무 많이 늦었어.”
그 말에 병주와 유연서는 동감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지만 조혜수는 무척이나 아쉽다는 감정으로 세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 때, 카페 점원이 나서서 계산서를 들고, 계산을 요구했고, 최주평이 주최자로써의 체면 때문에 그런지 자신이 알아서 계산을 한다. 그 후에 카페 밖으로 나가 남자 둘, 여자 둘 일행을 맺으며 서로 인사한다.
“덕분에 즐거웠어요. 당신.”
최주평은 그 말에 싱긋 웃으며 한 마디 대답한다.
“그래.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예. 걱정 마세요.”
유연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병주를 바라보며 아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조혜수를 끌고는 거리를 향해 걸어간다. 병주와 최주평은 그녀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최주평이 병주를 향해 한 마디 말한다.
“우리도 이제 가지.”
병주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좋습니다.”
병주와 최주평 두 사람은 곧 같이 거리를 따라 걸어간다. 대구는 전쟁의 참화가 미치지 않아서 그런지 거리의 건물도 또 거리 분위기는 전쟁보다는 동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거리 행인에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간간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때면 아직까지 전시 상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들처럼 휴가 차 이 곳에 온 사람들일 것이다. 병주는 그렇게 생각한다. 병주의 뺨에 바람이 느껴진다. 전장이 있는 한반도 북부의 추운 날씨에 적응하다 이시기 따뜻한 대구의 기온을 느끼며 두 사람은 정처 없이 걸어 나간다.
그 때, 최주평이 걸으면서 병주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래. 소개받았던 여자는 어땠어?”
병주는 그 말에 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저에게는 과분한 여성인 것 같네요.”
“과분하다라...”
최주평은 코웃음을 치고는 병주에게 한 마디 말한다.
“너에게 과분한 여성이면 도대체 넌 안 과분한 여성이 어디에 있냐?”
“후후.”
“그래도 내가 볼 때는 둘이서 즐겁게 대화를 하던데 말이야.”
“서로 대화할 맛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냐? 원래 남녀 사이라는 것이 다 그런 거야. 서로 알아보면서 서서히 가까워지는 것이 순리이지. 이제 네 나이도 20대 후반 아니냐? 너보다 나이가 적은 남자도 결혼해서 애를 볼 시기다. 이제 슬슬 너도 가정을 꾸릴 때가 아니냐?”
“일단 가정보다는 제 할 일부터 마무리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다 시간을 보낸 사람이 누구더라?”
“에휴.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형님은 꼭 제 부모님처럼 말을 하네요.”
“시끄러. 임마. 출출한데 고기나 먹으라 가자.”
최주평은 병주의 어깨를 팔로 감싸며 이내 고기구이 집으로 데려간다.
한편, 유연서와 조혜수 두 여성은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유연서는 키득키득 웃으며 조혜수에게 한 마디 묻는다.
“그래. 어땠어? 그 남자는?”
“그걸 꼭 말로 표현해야 돼?”
“그 말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는 거야?”
조혜수는 그 말에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야.”
“후후후. 도도하기 그지없던 네가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말을 하니 어지간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구나.”
“으응.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뭔가 분위기가 포근해지는 것을 느껴. 사실 집안 내력, 위치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그 사람 자체에 보면 볼수록 빠져들어.”
조혜수는 헤 하며 또 병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니 유연서는 중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래서 그 남자랑 사귈 거야?”
조혜수는 그 말에 홍조를 띄며 한 마디 대답한다.
“으응. 당연히. 당연히 말이지.”
“흠. 집안내력도 그렇고, 또 그 남자 위치도 그렇고, 매번 훼방을 놓는 고모부께서는 오히려 좋아라할 것 같네.”
“위치?”
“내 남자가 들려주기로는 그 길병주라는 남자, 이번에 북부군 사령관에 임명되었다고 하던데.”
조혜수는 그 말에 입이 떡 벌어지며 유연서에게 되묻는다.
“그... 그게... 사실이야?”
“해방되기 1년 전부터 일본군에 탈영하고, 광복군에 입대한 사람인데 그 곳에서 활약해서 북부군 사령관에 임명되었지.”
“허... 진짜로?”
“내 남자가 그 사람 의형이잖아. 확실한 정보지.”
“으음...”
“일단 같이 고모부에게 가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 그 것이 나아.”
그 말에 조혜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알겠어. 언니.”
결국 두 사람은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간이 지나 두 여성이 도착한 곳은 어느 한 저택이었다. 정통 한옥으로 되어 있는 저택으로 딱 보기에 으리으리한 것이 느껴졌다. 한옥 지붕에는 전기 이용을 위해 태양 전지를 설치한 것이 눈에 보였다. 그야말로 전통과 최신식의 조화로움이 한 눈에 느껴진다. 조혜수는 곧 대문 옆에 있는 초인종을 누른다.
-띵동!-
그 때, 초인종의 수신부분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누구세요?-
“어머니. 저에요.”
-혜수니? 너무 늦게 돌아온 거 아니야?-
“지금 돌아왔잖아요.”
-그래 알겠다. 조금만 기다려라.-
조금 기다리자 대문이 벌컥 열리고, 한복을 차려입은 중년 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 조혜수와 함께 있는 유연서를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아니. 연서야. 네가 여기에 무슨 일이냐?”
“안녕하세요? 사실 혜수 때문에 같이 찾아왔어요.”
“우리 혜수가 왜?”
“사실 남자를 소개받았거든요.”
그 말에 조혜수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한 마디 말한다.
“뭐 그게 정말이야?!”
“예. 제가 봤던 남성이니 그리 걱정하지 마세요.”
그 때, 누군가 조혜수의 어머니 옆으로 다가온다. 살펴보니 고풍스러운 옷을 입고, 둥그런 안경을 쓴 엄숙해 보이는 장년 남성이었다. 장년 남성은 대뜸 유연서에게 외친다.
“아니. 내 딸 혜수가 남자를 소개 받았다고?! 내 허락도 없이!?”
그 말에 유연서는 미소를 띠우며 조혜수의 아버지에게 말한다.
“사실 그 것 때문에 혜수랑 같이 찾아왔어요.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네요.”
유연서의 차분한 대답에 조혜수의 아버지 조학준은 언짢은 눈빛으로 유연서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내 들어보고, 별 말이 아니라면 형님(유연서의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겠다.”
그 말에 유연서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유연서의 그런 모습에 조학준은 흠흠 거리며 한 마디 말한다.
“네 말대로 일단 들어 오거라.”
조혜수는 그 말에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유연서와 같이 집 안에 들어온다. 저택 안은 일반 상류층이 살고 있는 곳처럼 가구들과 화분들, 그리고 값비싼 도자기들이 조화롭게 놓여 있었다. 방은 여러 개 있었고, 조학준의 가족들은 어느 방 안에 들어가 좌석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조학준은 유연서에게 직접적으로 질문한다.
“연서야. 내가 혜수 혼사 때문에 얼마나 골치를 겪는지 알고 있지?”
유연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만약 별 볼 일 아닌 남자라면 네가 만나고 있는 최주평에 대해 형님에게 다 불 것이니 알아서 해라.”
유연서는 그 말에 깜짝 놀랐지만 이내 당당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 일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고모부께서도 마음에 들어 하실 사람이에요. 사실 그 혜수가 만난 그 남자에 대해서 그 이(최주평)에게 겨우 사정해서 만나게 했으니 말이에요.”
“그래. 혜수가 만난 이는 어떤 사람이냐?”
유연서는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이내 진지하게 한 마디 대답한다.
“현재 국군 북부군 사령관 길병주 중장.”
“...... 뭐?”
유연서의 대답에 조학준이 보인 반응은 자신이 잘못 들었냐는 그런 것이었다. 그 때, 유연서가 다시 한 번 말한다.
“그 자주 TV에 나오는 사람 있잖아요. 길 중장이라고 해서 말이에요.”
“무... 뭐? 그... 그게 사실이야? 혜수가 그런 이를 만났어?!”
조학준이 이런 반응을 보이자 혜수는 처음 보는 사람처럼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본다. 유연서는 조학준의 반응에도 침착하게 대처한다.
“예. 그래요. 그 이가 같이 끌고 가다시피 소개시켜준 사람이에요.”
“허... 그 말 정말이지?! 네 거짓말하면...”
“그런 일 없으니 걱정 말아요.”
유연서의 확실한 대답에 조학준과 그의 부인은 꽤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혜수는 그런 두 사람의 반응이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 때, 군복을 입은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온다. 바로 조혜수의 오빠인 조인안이었다. 조인안은 방 안에 돌아가는 분위기에 이내 혜수 옆에 앉으며 한 마디 묻는다.
“어머니와 아버지 왜 저러시나?”
“그... 그게... 사실...”
그 때, 조학준은 조인안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인안아. 내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조인안은 그 말에 갑작스럽다는 얼굴을 내보이지만 침착하게 대답한다.
“예. 물어보십시오.”
“혹시 길병주 중장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있냐?”
“길병주 중장? 예? 그 사람 이름을 왜 여기서 꺼내십니까?”
조인안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조학준에게 되묻는다. 조학준은 그런 조인안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
“묻지 말고 대답이나 해봐라.”
조인안은 그 말에 ‘끄응’ 침음을 흘리고는 대답한다.
“길병주 중장이야. TV에서 나오는 유명한 사람이죠. 중공 선봉대 20만 부대를 문경에서 별 피해 없이 완전 쓸어버린 전공부터 해서 서울을 포위했던 중공 본대를 미군과 같이 합세하여 그 본대를 다시 함경도 북부까지 쫓아 보낸 것까지. 아마 그 사람 해방 전부터 광복군에서 활약한 것을 말하면 전설이나 다름없을 걸요. 군인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길병주 중장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죠. 투철한 애국심도 그렇고, 민간인을 우선시하며 보호하는 신념, 그리고 확실한 작전에 그 괴물 같은 지휘까지 콧대 높은 미군 측에서 그 사람에 대해 평하기를 아무리 동양인에 대해 차별이 심한 우리라고 하지만 그 사람이 만약 미군에 입대한다면 원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말할 정도에요.”
“으음... 인안아. 놀라지 말고 들어라. 네 여동생 혜수가 그런 남자를 만났다고 하던데. 믿겨지냐?”
그 말에 조인안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한 마디 말한다.
“예? 혜수가? 그 사람이랑 만났다고요? 아버지. 혹시 사기라도 당하신 것 아니십니까?”
“아니 이 녀석이!”
“솔직히 혜수가 그 사람을 만날 급이 되요?”
혜수는 그 말에 어처구니없다는 눈빛으로 조인안을 쳐다본다.
“아니 오라버니는 못할 소리가 없네요?”
조인안은 그 말에 코웃음을 치며 한 마디 대답한다.
“네가 생각해도 그런 사람과 너랑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 하냐?”
“그래도 저를 이렇게 비방해도 되요?”
“말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이 그러잖아. 현실이. 아버지. 어떤 이야기를 들었기에 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어머니 그리고 혜수까지 그 사람 이야기를 꺼내는 거죠? 그 사람. 전설이라고요. 전설. 그리고 사촌누나는 여기에 왜 있는 거죠?”
조인안이 어이없어 한 마디 말하자 조학준은 대답대신 유연서에게 눈짓을 보낸다. 유연서는 그 말에 침착하게 한 마디 대답한다.
“사실 그 이가 의제로 삼은 사람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그 이? 설마...”
조인안은 놀라며 유연서를 바라본다. 유연서는 차분한 미소로 조인안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그 이께서 그 사람과 같이 휴가를 보내면서 소개를 시켜줬어요.”
조인안은 그 말이 ‘진짜?’ 냐는 눈빛으로 유연서를 쳐다본다.
“원래 그 이가 그 사람과 친분이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그렇지. 그런데 그 사람을 데리고 직접 내려왔다는 말이냐?”
유연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조인안은 말이 안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 대답한다.
“아니. 그 사람이랑 선배(조인안이 최주평을 그렇게 부름.)랑 의형제 지간인 것은 알지만. 진짜로 선배가 그 사람을 혜수에게 소개시켜줬단 말이야?”
유연서는 그 말에 확실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인안은 그 말에 마치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정말로 그 분이랑 혜수가 만났나?’라는 눈빛으로 혜수를 번갈아 바라본다. 혜수는 자신의 오빠의 눈빛에 기분이 나빴다. 혜수는 흠흠 거리고는 이내 쪽지를 주머니 속에 꺼내며 한 마디 말한다.
“그 길병주라는 사람이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적은 거야. 언제든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전화를 주라고 말이야.”
조인안은 그 말에 더더욱 충격을 먹은 표정으로 입을 떡 벌었다. 조인안의 그런 반응에 조학준과 그의 아내는 자신의 딸이 만난 남성이 소문의 그 병주가 맞는지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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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손 오그라드는 이야기도 다음 편 혹은 다다음 편으로 마무리 될 것 같군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