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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박헌영은 길씨 일가에 대해 분개하고 있는 김일성을 보고 그에 대해 한 편으로는 동감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냉혹한 마음을 품었다.
‘아. 사실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고육계의 대상자는 사실이 아니야. 그 대상은 당신이지.’
박헌영은 김일성에 대해 결국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북한 정부 내국의 각 인사들은 패전을 겪으면서 사분오열 찢기며 다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한 가지 공감한 사실이 있으니 바로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는 것이다.
박헌영은 이 때를 노려 각 파들의 수장을 포섭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전쟁의 근본 원흉인 김일성을 처리하기로 말이다. 박헌영 역시 전쟁에 동의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지금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책임까지도 대신 맞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게 지금 바로 앞에 앉아있는 김일성이었다.
‘내 생각에도 이번 전쟁은 무리였어. 지옥이었지. 역시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지.’
사실 전쟁 전만 하더라도 남북한 간의 국력 차는 벌어졌다. 그리고 그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벌어져 갔다. 그런 사실에 대한 조급증으로 일으킨 것이 이번 전쟁이었다. 뒤에 서 있는 중공군만을 믿으며 전쟁을 진행했건만 결국 사태는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김일성은 그런 사태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그 책임을 통감하지 못하는 경우였다. 오히려 박헌영을 바라보고 이렇게 고압적으로 소리친다.
“길씨 가족들을 몰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소?! 없소?!”
박헌영은 그 말에 묵묵부답으로 있다 이내 조용히 대답한다.
“아까 말씀드린 다섯 가지 계책이 있지 않소? 그들의 존재는 어떤 계책으로도 지우기 힘든 존재들이오.”
그 말에 김일성은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빌어먹을...”
“반간계를 활용하여 남한 정부와 그들의 사이를 벌어질 수 있게끔 할 수 있지만 남한 정부가 그들을 버릴 수 없을 것이오. 그들이 없다면 쭉정이나 다름없으니 말이오. 뭐 전쟁 전에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 위원장께서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아는데. 그 중 하나라도 성공한 것이 있소?”
김일성은 그 대답에 해까닥 눈빛을 돌리며 대답한다.
“지금 날 조롱하는 것이오?”
“조롱으로 들렸다면 미안하오. 하지만 적어도 방법은 통하지 않는 존재라고 말씀드리고 싶소.”
김일성은 그 말을 듣기 이전부터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에 박헌영의 그 말은 더더욱 가슴 속을 후벼판다.
“......”
“뭐 지금까지의 전쟁이 지금 이 지경으로 오게 된 것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그들이 있다는 것 역시 인정하겠소. 그렇다고 그들을 따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 아니지.”
김일성은 그 말에 회한이 드는 표정으로 박헌영을 쳐다보며 손사레를 친다.
“그만 되었소. 부주석의 말을 잘 알아들었으니 당신이 말한 계책에 대해서 당장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시오.”
박헌영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알겠소. 그럼 난 지금 준비하러 가보겠소.”
박헌영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이내 막사 밖으로 나갈 때, 생각한다.
‘김일성. 당신의 운명도 여기서 끝나는 것 같소.’
박헌영이 김일성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듯 동시에 김일성 역시 막사 밖으로 나가는 박헌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이 기회에 나를 제거하려는 것이 눈에 보이는군. 나를 위기에 처해있다고 좋아하는 것이 눈에 보여. 어디 함 해보자고. 내 한반도에서 발을 빼더라도 나를 거역한 개자식들은 전부 몰살시키고 떠날테니.’
그렇게 김일성은 박헌영을 포함한 당내 반대파의 제거 계획을 세우기로 한다.
같은 시각, 병윤은 양복을 입고, 자리에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원래라면 군수과에서 일을 처리할 시점이었지만 지금 자신과 이야기하는 상대방과의 대화 때문에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특별히 이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차를 한 잔 마신 중년 호남의 남성이 병주를 바라보고는 대답한다.
“총통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하. 중화민국의 총통께서 이 보잘 것 없는 나라의 사업가에게 많은 신경을 쓰다니. 꽤 황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말에 중년 호남의 남성은 후후 웃으며 병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뭘 그렇게 겸손한 척 하시는지요? 지금도 동협 그룹을 포함한 중경공단이 당신 덕분에 정상화를 완성하고, 국부군을 포함한 중화민국에 많은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활동했지만 이렇게 칭송받으니. 제 얼굴에 억지로 금칠한 것 같군요.”
“하하. 귀인께서 꽤 말을 거북하게 들으니 이내 그만두겠습니다. 아참 총통께서 지금 귀인에게 이렇게 전달했습니다. ‘계속된 지원 참으로 고맙다. 특히 가치가 낮아진 국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에 재정이 윤활하게 되었다.’라고 말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코코아를 마시며 이렇게 대답한다.
“의형께 도움을 드리는 것도 있지만 사실 동협 그룹이라는 것이 원래 중국의 중경공단에서 비롯되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제 사업 기반을 중국 쪽이 제공했죠.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은 영원할 것입니다.”
그 말에 중년 호남은 미소를 절로 지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 같은 귀인 덕분에 한중 양 관계 사이가 더더욱 평안해질 것입니다.”
“물론입니다.”
그 때, 누군가 이 방 안으로 헐레벌떡 찾아온다. 바로 현 대한민국 정부의 임병직 외무부 장관이었다. 그는 수행원을 데리고 이내 병윤에게 한 마디 묻는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소?”
병윤은 그 말에 중년 호남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대답한다.
“저와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임병직은 그 말에 조금 얼굴이 하얗게 변색하며 이내 식은땀을 흘리고는 중년 호남에게 연신 사과의 인사를 드린다.
“죄송합니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일로 인한 결례는 책임을 지겠습니다. 귀하를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임병직 외무부 장관은 미국 쪽 사정에 능통했고, 영어에 능숙한 인사라서 그런지 중국 쪽에서 파견된 외무인사에게는 저자세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중국어도 모르는 상황이라 결국 병윤을 이번 외교 일에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까까지만 병윤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중년 호남은 병윤이 통역해준 임병직 외무부 장관의 말을 듣더니 흠흠 기침을 하고는 이내 엄숙한 얼굴로 바꾸며 임병직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이번 일로 양국 간의 관계가 손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늦은 것으로 양국 간 중요한 일이 파행되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병윤은 그 말을 다시 임병직에게 통역했고, 임병직은 다시 식은땀을 흘리며 이렇게 대답한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병윤은 임병직 외무부 장관의 말에 중년 호남에게 이렇게 귀띔을 해준다.
“제가 임병직 외무부 장관을 잘 말할 터이니. 지금 바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년 호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임병직에게 자리를 권한다. 결국 양국 인사가 병윤이라는 통역관을 두고 독대하게 되었다. 중년 호남은 임병직 외무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인사한다.
“반갑습니다. 전 중화민국 외교부 장관인 소월창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제안을 하기위해 방문했습니다.”
“이번에 아국을 방문한 소월창 외교부 장관을 환영합니다. 전 대한민국 외무부 장관인 임병직이라고 합니다. 2달 전부터 정식적인 협정을 체결할 의사를 듣고는 우리 외무부 역시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사이에 꽤 많은 이점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소월창 외교부 장관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연다.
“먼저 두 양국 간의 정식 관계를 맺기 전에 현재 두 양국이 처해있는 상황에 공통성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중화민국과 귀 대한민국 양국은 악질적인 공산 반란군들 덕택에 무고한 국민들이 전쟁에 희생당하는 처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의 공산 반란군이 귀국의 공산 반란군을 전격적으로 돕는 바람에 꽤 많은 곤란을 처하게 된 점. 같은 중국의 일원인 중화민국이 이 일에 사과드립니다.”
소월창 외교부 장관이 잠시 고개를 숙이자 임병직 외무부 장관은 흠흠 기침을 하고는 이내 대답을 받는다.
“귀국의 사정이 이러한들. 우리 역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라는 괴뢰 공산 집단이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곤란에 처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에게 있지. 귀국에게 없다고 전 생각합니다. 특히 공산 반란군을 적대시하는 것은 같으니 이번 참에 양국 간 공수 동맹을 진전시키는 것이 양국 간 가장 득이 되는 제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중화민국과 대한민국 양국 간 공수동맹이 오고간 것은 오늘 있었던 일이 아니었다. 북한과 중공이라는 같은 공산국가가 일으킨 전쟁에 대적하는 그들로써는 북한과 중공이 유대 하는 것처럼 자신들도 유대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미국을 포함한 유엔은 이번 양국 간의 공수동맹 체결이 곧 세계대전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고심이 되었다.
그래서 중화민국, 대한민국 서로 공수동맹을 체결하더라도 양국 간 직접적인 병력 파견은 없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도 대한미국, 그리고 중화민국은 이 협정을 통해 얻는 것이 많았다. 그 것은 바로 두 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공이 자신의 전선을 이분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만주와 한반도의 전선, 그리고 현재 국부군과 중공군의 전선. 이 두 전선의 존재로 중공은 어느 한 전선에 자원을 집중시키지 못하는 약점이 생기고, 이건 다시 말해서 중화민국과 대한민국에게 큰 이득이 되었다. 그래서 방위조약보다는 공수동맹으로 나서는 것이 양국의 입장 상 가장 큰 이득이라고 볼 수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외교부 장관끼리 만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군의 선전으로 인해 우리 중화민국군의 군사적 활용이 용이해졌다고 생각하오.”
“그건 우리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화민국군의 존재 덕분에 현재 한반도에 있는 중공군이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양국 간의 공수동맹 체결은 서로 간의 전선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임병직의 말에 소월창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한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럼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 한 번 토의를 해봅시다.”
그 말에 임병직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정식 조약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양국 외교 실무진들을 데리고 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내용은 핵심적인 것만 이야기를 했다.
“흠 그러니까 현재 대한민국군은 중화민국에 파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입니까?”
“정확히 말하면 현재 우리 대한민국을 도와주고 있는 미군과 유엔군이 그 파병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으음. 이번 한반도 전쟁에서 꽤 많은 전력을 보여준 한국군의 도움이라면 중공 반란군을 상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안 된다니 어쩔 수 없겠군요.”
“다만 우리 국군으로 하여금 만주에 대해 군사적 압력을 가할 수 있고, 곧 그 압력은 만주에 있는 군사력을 속박할 수 있는 이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말에 동의합니다. 그럼. 실무진 사이의 협상을 할 때는 공수동맹이라 하여도 서로 간에 병력 파병이 없는 것으로...”
“그 것에 대해선 예외사항들을 두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예외사항이라. 그나마 그 것이 타당하겠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동군수물자협정에 대해서 말인데. 이번 참에 양국 간의 협정으로 합법화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중화민국은 주장하고 싶습니다. 귀국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공동군수물자협정은 현재 중화민국과 대한민국 사이에 군수물자들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했다. 사실 지금도 동협 그룹을 통해 양국 사이에 군수물자들이 유통되고 있었다. 소월창 중화민국 외교부 장관은 이 사실을 이번에 협정을 합법화시킬 것을 건의한 것이다.
임병직은 그 말에 병윤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소월창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그 협정에 대해선 아직 우리 정부 내에서 토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통과할 가능성이 농후하니 실무진 협상 때, 제대로 논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소월창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두 사람의 사이에서 일단 결론이 난 것은 서로의 지방에 대한 병력 파견은 없다. 그리고 현재 양국 사이의 무역에서 군수물자들이 포함되는 것이 협정으로 합법화시키도록 결의했다. 또한 양국 사이의 정보 협정에 동의한다. 그 외 많은 사항들이 두 사람의 입에서 쏟아졌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였다.
다음은 영해와 영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공수동맹으로 하기애애했던 두 사람의 사이도 이번 건에서는 팽팽하게 의견을 맞서기 시작했다. 중화민국은 이어도를 중심으로 서쪽은 중화민국의 영해로 동쪽은 대한민국의 영해로 결정하는 것으로 하기로 했지만 대한민국은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이어도를 양옆으로 약 10km 구간의 넓이를 두고 그 곳을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지칭하여 영해를 공유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이 말이 옳다. 저 말이 옳다. 국제법상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결국 합의를 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번 영해를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점이 이어도라는 사실이었다. 이어도는 섬이 아니라 암초였다. 중화민국 측은 이어도를 암초로 보며 양국은 이 곳에 대해 점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측은 이 곳이 암초라고 하여도 영해의 기준점이기에 입장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장은 평행성을 그리고 이내 두 사람은 지쳤는지 물을 마시며 서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영해에 대한 것은 양국 간에 꽤 오랜 시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흠흠. 영공의 경우는 아까 전의 공수동맹처럼 서로 공유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소월창의 주장에 임병직은 미소를 그리며 이렇게 대답한다.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다만 상황도 상황인 만큼 영공을 정하는 것 역시 양국 사이에 꽤 많은 토의를 거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양국 사이에 있는 항공 운항이나 기타 사항에 대해 이번 참에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것 역시 실무진 협상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럼 그렇게 합시다.”
이후에도 꽤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며 양국의 작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반 소득은 없었다. 하지만 다음 실무진 협상 때 제대로 이야기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소월창은 임병직에게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다음번에는 양국 간의 협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빌겠습니다.”
“하하.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임병직과 병윤은 소월창을 배웅하러 떠난다. 소월창이 주한중국대사인 황월호를 따라 주한대사관 안으로 들어가자 임병직은 힘들었다는 표정으로 병윤을 보고선 이렇게 말한다.
“이거 참. 두 사람 사이에 통역하느라 수고하셨소.”
병윤은 그 말에 겸손하게 대답한다.
“아닙니다. 나라의 큰일에 제가 필요하다니 하니 마땅히 응할 일입니다.”
임병직 외무부 장관은 그 말에 하하 웃으면서 병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건 그렇고, 이번 협정이 맺어지면 동협 그룹이 꽤 많은 이득을 보리라 생각되는데. 회장의 생각은 어떻소?”
“이득이라 해봤자 뭐하겠습니까? 다만 나라에서 우리 그룹을 위해 도와드렸으니 마땅히 나라를 위해 갚는 것이 생겼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하하. 길 회장 같은 분들이 많아야 이 나라가 앞으로 발전하는데 말이오.”
“너무 과찬이십니다.”
그렇게 서로 간 덕담을 하다 이내 임병직은 병윤에게 본색을 드러낸다.
“사실 우리 정부 쪽에서 외교부에 예산을 투자하는데 인색한 경향이 있소. 지금 각 나라에 제대로 된 대사관을 만들 수 없는 처지이오. 이 일에 대해서 길 회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결국 돈을 내란 소리인가? 쯧. 나라를 세웠다니 나에게 손 벌리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 거야?’
병윤은 잠시 생각하다 이내 임병직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적어도 이번 협정을 통해 우리 그룹이 이득을 얻었으니 외교부 쪽에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임병직은 그 말에 휴우 한숨을 쉬며 병윤에게 말한다.
“미안하오. 그리고 이해해주시오.”
============================ 작품 후기 ============================
외교부 : 내가 이 일을 도와주었으니 너도 돈 좀 내는 것이 어때?
병윤 : 씨발 돈 내라는 것이 왜 이리 많아?
외교부 : 그래서 나랑 척 지려고?
병윤 : (에이. 얼마 되지 않은 거. 주고 아예 외교부를 휘둘러야 되겠군.) 척 지기는 누가 척을 지겠다는 거야!? 닥치고 내 돈 가져가시지.
외교부 : 올 ㅋ. 이제 제 주인 님은 당신입니다. 헥헥. 주인님 헥헥.
병윤 : (병신같지만 왠지 쓸모는 많은 개인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