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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1951년 2월 6일, 제 2군단과 제 3군단은 계획했던 공세 작전을 토대로 전선을 향해 일제히 공세를 시작하였다. 각 군단에서 보유한 포들이 먼저 쏘아지기 시작하고, 또 더불어서 한국 공군 역시 폭격에 가세했다.
그런 한국군의 움직임에 대해 당연히 유엔군 본부로 소식이 넘어갔다. 유엔군 사령관이라 할 수 있는 맥아더 원수는 자신의 상징이기도 한 옥수수 담뱃대를 물고는 부관이 건네준 보고를 보고는 이내 옥수수 담뱃대를 빼고, 검지와 중지 사이로 끼운 채로 부관에게 묻는다.
“이런 시기에 왜 공세를 시작하는지 알아봤나?”
그 말에 맥아더의 부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현재 한국군에서 밝힌 입장으로는 공세 준비를 다 하고, 또 미리 계획했던 대로 공세를 시작한다고 했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사실 한국 내부에서 발생한 정치적 논란 때문에 그렇습니다.”
맥아더 원수는 ‘정치적 논란’이라는 부관의 언급에 흥미롭다는 얼굴로 묻는다.
“그 ‘정치적 논란’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이지?”
“예. 작년 12월 초에 한국 정부는 제 2 국민역이라 할 수 있는 국민방위군을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실 그 법안은 한정당 등 야당의 반대가 극심했던 법안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방위군을 후원, 관리하는 곳을 다원화시켰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원수님께서 잘 아시는 동협 그룹과 나머지 하나는 대한청년단을 포함한 여러 극우단체들입니다.”
“흠. 그런데 굳이 문제될 만한 것이 있나?”
“사실 동협 그룹에 관련된 것은 원수님도 잘 아시다시피 문제될 만한 기업이 아니라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대한청년단 쪽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이기는 하지만 속칭으로는 정부의 패악을 조장하는 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흠...”
“그리고 국민방위군 설치 법안이 통과되고, 국민방위군을 후원하는 두 단체는 각자 관리, 물자배분을 도맡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곳이 있었습니다.”
“그게 자네가 말한 대한청년단 쪽이란 말이군?”
“예. 규칙대로라면 정상적으로 배분될 물자들을 전혀 배분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물자들을 민간에 팔아치우고, 그 돈으로 정부 인사들에게 상납과 동시에 자신들의 부를 늘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관리해야할 사람들을 전혀 대우하지 않고, 혹독하게 다뤘고, 그 결과 대한청년단이 후원하는 쪽의 사람들이 훈련을 받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파장이 크겠군.”
“예. 지금 언론에서 터뜨려서 정부 및 여당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국의 TV방송사인 사현방송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대대적인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아하! 그럼 이번 공세는 그런 정치적 논란을 묻어두기 위해 저지른 일이다 이건가?”
부관은 맥아더 원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부관의 대답에 맥아더 원수는 만족스러운지 옥수수 담배대를 다시 물고는 부관에게 말한다.
“그럼 이번 공세는 그런 정치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부러 벌이는 짓이란 것이군. 그런데 이런 시기에 공세라니. 꽤 제정신은 아니군.”
“현재 이번 공세를 기획하는 북부군 주요 간부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공세는 짧게 진행될 예정이며 정부의 체면을 살리는 선으로 성과를 낼 생각이다.’라고 말입니다.”
맥아더는 그 말에 혀를 쯧쯧 차며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전쟁은 계획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텐데?”
“아까 저에게 귀띔해준 간부 역시 그 점을 염려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북부군 사령관인 길병주 중장은 매우 유능한 인물이니 일단 성과를 달성하지 않나 싶습니다.”
맥아더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하기야 한국군 지휘관들 중에서 그만한 인물은 없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도 어쩔 수 없는 군인이구만. 정치적인 논란으로 인해 이런 무리한 공세를 시작하니 말이야.”
“원수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부관의 말에 맥아더 원수는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한다.
“이런 날씨에 군을 움직이는 것이 가당키나 하나? 한반도 북부의 추위가 장난이 아니라서 유엔군을 밑으로 뺀 것 있었어? 방한장비가 마련되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시기에 꼭 움직일 필요는 없지 않나?”
부관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한다.
“무슨 뜻인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공군은 움직일 수 있겠지. 만약 한국군이 요청한다면 공군만큼은 동원해줄 수 있다고 전해. 그럼 나가봐.”
“예. 알겠습니다.”
부관은 맥아더 원수에게 경례를 하고, 상관이 시킨 일을 하러 방 밖으로 나간다. 맥아더 원수는 부관에게 신경을 끊고, 부관이 제출했던 보고에 집중한다.
‘흠. 이제 우리도 슬슬 준비해야할 시기인가?’
맥아더 원수 역시 병주처럼 4-5월에 군을 동원할 생각이었다. 자신은 한반도 통일로 목표를 끝낼 생각이 없었다. 적어도 길림성을 공략해야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높아지리라 생각했다. 대전동안 공을 세운 것처럼 이번 한국전쟁에도 공을 세워서 미국 전역에 자신의 동상이 곳곳에 세워지는 상상을 하니 기분이 째졌다.
‘빨리 날씨가 풀렸으면 하는군. 그래야 군을 움직일 텐데 말이야.’
애치슨 국무부장관과 트루먼 대통령이 들으면 아주 대노를 할 만한 일을 대놓고 생각하는 맥아더 원수였다.
한편 한국군의 공세가 시작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임표는 곧장 지휘관들을 불러 모은다. 임표의 부름을 받고, 나타난 지휘관들 역시 한국군의 공세가 시작되었다는 말에 상당히 긴장한 눈이었다. 북한군 지휘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휘관들 일동 자리에 앉자 임표는 이내 팽덕회 사령관 시절부터 함께한 함석호 참모장에게 상황을 묻는다.
“현재 전시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그 물음에 함석호 참모장은 보고서를 임표에게 넘긴 후 대답한다.
“현재 보고서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예상한 대로 적들은 기계화 부대들을 동원하여 단천부터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임표는 함석호 참모장이 건넨 보고서를 읽으며 현재 단천을 수비하고 있는 중공군 부대들의 상황을 살핀다. 현재 단천을 수비하고 있는 중공군들은 대략 3만 명 정도 되며 그들의 책임자는 정청휘라는 사람이었다.
“정청휘라...”
임표는 정청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의 군사적 능력은 임표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임표의 얼굴은 냉정하게 바뀐다.
“참모장. 한 시간 정도 방어를 한 뒤 절차대로 그 쪽 부대를 안전하게 철수하도록 전하시오.”
함석호 참모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임표는 다른 곳의 상황을 살핀다. 현재 전선에 있는 중공군 부대들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수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임표는 이 보고들의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리 예측한 대로 적들이 공세를 시작했군. 적들이 깊숙이 찔렀으면 하는데.’
임표는 솔직히 병주가 공세종말점을 넘어서는 공세를 하기를 바랐다. 공세종말점을 넘어서는 공세를 한 뒤 자신들이 계획한 반격 작전으로 현재 전선에 있는 한국군 전력을 깎아먹기를 바랐다.
그러나 임표는 또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적 사령관인 길병주는 그리 무리한 작전을 할 만한 사람은 아니야. 아무래도 혜산-성진 선까지 공세를 하겠지.’
임표는 병주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있었다. 자신이 한국군을 담당해도 혜산-성진 선으로 공세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 이상의 공세는 꽤 피해를 감수해야했다. 이내 생각을 끝마친 임표는 함석호 참모장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전선을 혜산-성진 선까지 물리기로 하지.”
그 말에 함석호 참모장을 포함한 지휘관, 참모들이 화들짝 놀란다. 그러나 임표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함석호 참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전선에 있는 부대들에게 순차적으로 혜산-성진 선까지 안전하게 퇴각하라는 명령을 하달하겠습니다.”
함석호 중장의 말에 임표는 마음에 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 후에도 임표는 회의장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전선에 있는 부대들의 보고가 올라올 때마다 적절한 지시를 내리며 시간을 보냈다.
중공군의 거침없는 퇴각 결정에 오히려 공세를 하는 한국군이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단천 시를 공략하는 제 15 기계화사단 김종오 준장은 단천 시를 수비하는 중공군들이 순차적으로 퇴각하는 모습에 의아한 얼굴을 지어낸다.
‘왜 이리 빨리 철수를 하는 거지?’
김종오 준장은 순간 저들을 추격 격멸할까? 라는 고민에 빠졌다. 단천을 수비하는 중공군들은 이미 여기를 버리기로 작정한 모양이었다. 그 때, 김종오 준장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온다.
-50 연대장 박영천 대령입니다. 현재 적들이 후퇴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박영천 대령의 말에 김종오 준장은 퍼뜩 정신을 차리며 통신기에 입을 가까이 대고 상황을 묻는다.
“현재 적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적들은 순차적으로 퇴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수를 하는 와중에도 우리들의 공세에 저항하면서 물러나는 모양입니다. 쉽사리 추격하기에는 힘드리라 생각됩니다.-
“어쩔 수 없군. 그럼 단천 시 요충지를 점령하는 선으로 끝내는 수밖에.”
-예! 알겠습니다.-
김종오 준장은 계속 생각했다. 적들이 이미 물러난 이상 과연 추격을 해야 하는가? 라는 고민이 다시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섣불리 적들을 추격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아무래도 상부에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제 15 기계화사단은 제 4 군단 소속이었지만 올해 1월에 제 3 군단으로 소속을 바꿨다. 그건 제 4 군단과 제 3 군단이 주둔하는 지역을 교체하였기에 그랬다. 제 4 군단이 보유한 제 15 기계화사단과 제 17 기계화사단은 제 3군단 소속이 되었다. 공세를 중시하는 기계화 부대 특성상 전선에 배치를 하는 것이 순리였다.
그래서 지금 김종오 준장의 직속상관은 제 4 군단장인 이준식 중장이 아니라 제 3 군단장인 박창식 중장이었다. 김종오 준장은 얼른 군단 본부로 연락했다.
“여기는 첫 번째 깡통. 첫 번째 깡통.”
-교신 완료. 본부 수신했다.-
“혹여 본부장 있는가?”
-......-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통신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아까와는 달랐다.
-본부장 등장했다. 무슨 일인가? 첫 번째 깡통.-
“현재 단천을 공략하는 도중 단천을 수비하는 중공군 병력들이 순차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보고.”
-철수 중이라? 그게 정녕 사실인지?-
“50연대장의 보고로는 현재 중공군들은 요충지를 버리고, 질서를 유지하며 후퇴 중이라고 전달함.”
-으음. 현재 첫 번째 깡통의 대응 상황은?-
“지금 요충지들의 점령에 최우선시할 계획.”
-알겠다. 적들을 무리하게 추격하지 말고, 요충지 확보에 주력하기 바람.-
“수신완료.”
직속상관의 지시를 받은 김종오 준장은 ‘휴우’ 한숨을 내쉰다. 일단 무리하게 추격하라는 명은 없으니 김종오 준장은 직속상관의 지시를 받들어야했다. 김종오 준장은 다시 통신기로 각 연대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각 연대에 전파한다. 지금부터 무리하게 적들을 향해 추격 말살하기보다는 전략 전술적 요충지 점령에 앞서주기를 바란다. 이상.”
그러자 각 연대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수신 완료!-
그렇게 사단의 작전 방향을 결정한 김종오 준장은 다시 상황을 살피기 시작한다. 전투는 긴장의 연속으로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종오 준장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다른 전선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질서 있는 중공군들의 후퇴에 병주 역시 조금은 당황했다. 북부군 참모장인 전형욱 준장이 병주에게 묻는다.
“현재 공세를 하고 있는 부대들로부터 중공군들의 후퇴를 방관하는지 아니면 추격하여 격멸하는지에 대해 결정을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군단장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지금은 전략전술적 요충지를 점령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병주는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전형욱 준장에게 말한다.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 질서 있는 퇴각을 한다는 것은 결국 저들도 우리의 공세를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추격을 허용할 생각은 없겠지.”
병주의 말에 전형욱 준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그런데 중공군들이 현재 전선에 머무르면서 만든 방어진지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것들을 활용할 생각을 안 하고, 오히려 버리면서 후퇴한다는 것은 이해가 힘든 일 아닙니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 하지만 화력은 우리가 우위에 있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공세를 취하면 저들 역시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겠지.”
“으음...”
“우리로써는 그저 무리하지 않고, 혜산-성진 선까지 공세를 지속하면 되는 일이야. 이런 혹한의 날씨 속에 무리한 공세는 병력들의 피해를 키우게 만들 뿐이야.”
전형욱 준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전선의 각 부대들에게 전략전술의 요충지들을 점령하는 선으로 끝내놓으라고 전달하겠습니다.”
“그러게나.”
전형욱 준장이 할 일을 하러 발걸음을 옮기자 병주는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
이번 공세 자체가 정부의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정된 즉흥적인 계획이었다. 이런 시기에 공세를 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고, 그 때문에 병주는 최소한의 피해를 생각하며 이번 공세를 결정했다.
‘위에서 쫄 가능성이 높겠지만 내가 책임지면 되는 일이다.’
병주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공세종말점을 혜산-성진 시로 결정했다. 병주가 지도를 바라보며 각 부대에서 올라오는 보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지시를 내릴 무렵 다시 한 번 핸드폰의 전화가 울린다. 병주가 받아보니 상대방은 역시 육군참모총장인 김홍일 대장이었다.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이제 막 공세를 시작하였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서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가? 저번에 자네가 계획한 공세 작전에 대해서 말이야. 정말 그렇게 할 생각인가?-
그 말에 병주는 짐짓 얼굴을 굳히며 한 마디 말한다.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흠. 있기는 하지.-
김홍일의 짧은 대답에 병주는 골치가 아프다는 얼굴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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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이라고 친구들~!
그 것보다 동 일본-한국 간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 댓글을 바랬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댓글들이 없군요. 제발 댓글 좀 달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