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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태양 전지에 관해선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박철건의 말에 아키라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흠. 태양 전지를 판매하기에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나 보군요. 알겠습니다. 우리 일본인민공화국에 꼭 필요한 물품이지만 사정이 있다고 하니 박 사장의 말대로 다음에 결정하도록 합시다.”
“이거 참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철건과 아키라 위원장 간의 대화는 생필품 및 일정부분 기계에 대한 수출입으로 넘어갔다. 박철건의 눈에 문제가 될 만한 물목은 아까의 태양 전지의 경우처럼 다음에 이야기를 하자는 식으로 빼버렸다. 그렇게 해서 몇 개의 물목을 제외한 나머지 물목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합의를 본다.
박철건은 이내 아키라 위원장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무엇을 줄 수 있습니까?”
아키라 위원장은 그 말에 박철건을 지그시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박 사장이 말씀하신 것은 지불수단을 의미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흠. 박 사장께서는 무엇을 원하십니까?”
“일단 세계에 통용되는 금이 제일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일본인민공화국에 금은 별로 없을 것 같군요. 그 다음 통용되는 것이 미화인데. 이미 종주국으로 소련을 삼은 일본인민공화국으로썬 미화가 통용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일 수도 있겠군요.”
동 일본의 사정을 정확히 찌르는 박철건의 말에 아키라 위원장은 ‘으음’ 침음을 흘린다. 박철건의 말대로 일본인민공화국에서 금은 별로 없었고, 또 그 금은 곧 동 일본에 통용될 신용화폐의 가치를 조정하기 위해서 꼭 필요했다. 그래서 금을 함부로 판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미화 역시 없었다. 박철건의 말대로 동 일본은 소련을 종주국으로 삼은 국가였다. 그런 국가에 적성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화폐인 미화를 취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남는 것은 소련이 남겨준 루블이 있는데, 루블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았고, 또 얼마 갖고 있지도 않았다.
결국 박철건에게 내줄 수단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였다. 아키라 위원장은 순간 조금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 일본의 현실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한낱 밀상에게서 지불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아키라 위원장은 속으로 자조할 수밖에 없었다.
‘하아. 이 일본인민공화국의 위치가 여기인가?’
아키라 위원장은 자신이 만든 이 국가에 대해서 투철한 애국심 따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 팔을 걷어붙이며 박철건을 초청하고, 동 일본에 필요한 물목들을 수입하기 위해 온갖 힘을 동원하는 데에는 역시 자신의 권력을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목적이 있었다.
‘어떻게 저 인간을 설득하지?’
아키라 위원장은 많은 고심을 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러시아 루블을 줘버릴까? 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아키라 위원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동 일본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
‘으음. 우리 일본인민공화국이 저 인간에게 매력을 느낄 만큼의 물목이나 어느 가치가 있는 것을 가지고 있는가?’
하지만 생각해봐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일본에 있는 자원은 이미 일본제국 시절부터 다 파헤쳤다. 그러므로 천연자원은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남은 것은 인적자원밖에 없는데, 그 것을 생각한 아키라 위원장은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장사밖에 되지 않는 건가?’
아키라 위원장이 생각을 하고 있을 동안 박철건은 조용히 그를 쳐다본다.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서 아키라 위원장이 고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때, 아키라 위원장은 다시 박철건을 바라보며 이내 이렇게 묻는다.
“박 사장께서는 이 일본인민공화국에 원하는 것이 있습니까?”
그 말에 박철건은 잠시 생각하다 이내 씩 웃는다.
“원하는 것이야 있기는 합니다. 그리 부담을 가지지 않는 자원이기도 합니다.”
박철건의 말에 아키라 위원장은 긴장을 함과 동시에 귀를 기울인다. 박철건은 그런 아키라 위원장에게 귓속말로 말을 해줬고, 아키라 위원장은 놀란 표정으로 박철건을 바라본다.
“으으음. 그 자원이라면...”
“어떻습니까? 제가 판매하는 물건에 대해서 루블이라도 내놓겠습니까? 아니면 금이라도 내놓겠습니까? 제가 제안한 것이 가장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아키라 위원장은 그 말에 얼굴을 조금 찡그린다. 박철건의 말은 사실이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동 일본에 그리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 자원이었다.
‘그런데 꼭 강가의 모래를 원하는 것은 왜지?’
박철건이 언급한 자원은 모래였다. 그 것도 상당한 량의 모래. 모래라 하면 일본에서도 굳이 가져갈 필요가 있을까? 아니 이 것이 자원인가?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가치가 낮은 자원이었다. 그런데 박철건이 이 모래를 언급했다. 분명 뭐가 있었다.
‘모래가 건설자재로 쓰인다고 하지만. 굳이 밀상이 모래를 원하는 이유가 뭘까? 또 모래는 우리 일본인민공화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을 텐데? 아니 전 세계적으로 많은 것이 모래일 텐데?’
아키라 위원장이 모래가 필요하다는 박철건의 말에 이해를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아키라 위원장에게 모래를 언급한 박철건의 생각은 이러했다.
‘귀중한 모래를 자국에서 무조건 퍼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지. 차라리 타국에서 모래를 퍼는 것이 낫지.’
박철건의 논리는 알래스카의 석유를 최후로 쓰기 위해 보존해둔다는 미국의 식견과 다름없었다. 그만큼 박철건의 눈에는 모래가 석유처럼 가치가 있었다. 사실 박철건은 모래를 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쓰이는 조선유, 그러니까 코레안 오일이라 불리는 연료가 규소를 기반으로 한 연료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동 일본에서 원하는 태양광 전지의 주재료가 바로 모래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래를 이루는 규소였다.
거기에 신소재 강철에 필요한 것도 규소였다. 그만큼 동협 그룹에 있어서 중요한 자원은 규소나 다름없었다. 물론 동협 그룹이 필요한 자원은 규소뿐만이 아니지만 규소만큼 중요하게 취급하는 재료는 없었다.
모래라면 바닷가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바닷모래는 염기를 빼야 사용이 가능했다. 아직 동협 그룹에서 바닷모래에서 염기를 경제적으로 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었다.
아키라 위원장은 이런 사실에 대해서 전혀 몰랐지만 일단 모래에 뭔가 있다는 것은 눈치를 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왜 굳이 그걸 원하는 것입니까?”
박철건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한다.
“수요가 있으니 원하지 않습니까? 수요가 없는 것을 제가 언급할 이유가 있습니까?”
“수요라... 알겠습니다. 금, 미화, 루블을 내놓는 것보다는 모래를 내놓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르겠군요.”
박철건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잘 선택하셨습니다.”
그 때, 아키라 위원장은 눈빛을 빛내며 박철건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우리 동 일본에 어떻게 물건을 가져올 생각입니까?”
그 물음에 박철건은 별반 걱정 없다는 눈빛을 내보이며 대답한다.
“그 것에 대해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으음? 동해상에 미 군함과 한국 군함이 깔려있는데 이 쪽으로 갈 수 있습니까?”
“그 정도 수단이 없으면 어찌 밀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점에 대해서 염려할 필요는 없고, 대신 거래를 할 장소만 말씀해주십시오. 그럼 그 쪽으로 찾아가보겠습니다.”
“휴우. 알겠습니다.”
결국 박철건은 동 일본과의 계약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 계약에는 동 일본에서 얻을 것은 모래뿐만이 아니라 박철건이 원하는 아니 동협 그룹이 원하는 자원들도 같이 포함되어 있었다.
1951년 2월 24일, 부산 길남효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별장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길남효는 미리 약속을 했는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소파에 앉은 길남효는 손님으로 찾아온 사람에게 한 마디 말한다.
“자네가 내 막내아들 병윤이 보낸 사람이오?”
어찌 보면 위험한 느낌이 드는 사내였다. 하지만 그 사내는 오히려 길남효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그렇습니다. 동협 그룹 회장님이 보냈습니다. 여기 명함이 있습니다.”
그 사내는 길남효에게 명함을 건네줬다. 길남효는 그 명함을 건네받고는 명함에 써진 이름을 읽는다.
“박철건? 흠. 거현회사?”
길남효를 찾아온 사내 박철건은 미소를 띠며 대답한다.
“제 회사에 대해서 그리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회사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에 오히려 길남효는 조금 박철건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신경을 쓰고 싶소. 도대체 무슨 회사이오?”
“작은 무역업체입니다.”
“무역? 아...”
무역에 대한 개념 정도는 잘 알고 있는 길남효였다. 아무래도 이 거현 회사라는 곳은 동협 그룹과 계약을 맺은 무역업체인 것 같았다. 길남효는 박철건의 회사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을 하자 그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머리 한 구석으로 밀어 넣고는 이제 본론으로 넘어갔다.
“병윤에게서 듣기론 이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고 하던데...”
박철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재단에서 보낼 자금을 가지고, 그걸 다시 지금의 대통령에게 보낼 자금을 세탁할 회사를 만들 것입니다.”
박철건의 말에 길남효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런데 정말 괜찮겠소? 이번 일은 거의 범죄나 다름없는데 말이오.”
“하하. 그 점에 대해선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자금 세탁할 회사의 용도가 이번에 사람들 구호를 위한 회사라고 들었습니다. 저도 이 회사를 통해 평판과 명망을 얻고 싶으니 저에게 있어서 꽤 유리한 조건입니다.”
“으음. 그리 말을 한다면 알겠소.”
길남효의 동의를 얻어내자 박철건은 씩 웃으며 이내 계약서를 꺼내 길남효에게 건네준다. 길남효는 그 계약서를 보면서 내용을 파악한 뒤 문제 있는 부분이 없자 서명 란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고는 다시 박철건에게 계약서를 넘겼다. 박철건은 길남효의 서명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좋습니다. 이 것으로 어르신의 고민은 해결될 것입니다.”
“잘 부탁하오.”
박철건과의 계약이 이루어지자 길남효는 지금 가지고 있던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일단 이것으로 정치자금을 요구하는 이 대통령에 대해서 조금은 관심을 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병주와 군 지휘관들은 시찰에 나섰다. 원래라면 이 것도 정부가 파견할 공무원들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북부군에게 떠맡겨진 지 오래였다. 병주는 사람들이 모여 형성된 거리를 걸으면서 거리의 분위기를 파악한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행색은 거의 거지꼴이나 다름없었다.
누더기나 다름없는 한복에 꾀죄죄한 몰골이 된 아이들과 사람들. 그나마 있는 물건이라도 팔아 생계를 이어나가려는 상인들의 모습을 병주는 감상 깊게 바라본다.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군인들에 대해서 꽤 익숙하게 바라봤는지 병주에게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병주는 그런 사람들의 관심에 조금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거리를 걷다 병주가 이 지역 행정을 맡은 장교에게 한 마디 말한다.
“현재 이 거리에 모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금 각 거리마다 구호소를 만들어 사람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의관을 동원하여 임시 병원을 열어 전염병 예방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그 것보다 거리의 중심에 물류창고는 만들었지?”
“예. 그렇습니다. 하루에 수십 번씩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착륙장을 중심으로 물류창고들을 세워두었습니다. 이 거리에 장사하는 사람들도 그 물류창고에서 가져온 물건들로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
“흠. 일단 상인들이 지나친 폭리를 취하지 않는지 감시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군.”
“그 점에 대해서 헌병들을 풀어서 감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경찰이 이 거리에 파견오지 못해서 그 역할을 대신할만한 헌병 조직을 창설했다. 헌병은 군 병력에 대해 경찰 역할을 하는 만큼 민간의 치안을 경찰 대신 하기에 적절한 존재였다. 병주는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뒤 이내 다시 거리를 걸어간다.
병주의 발걸음은 어느새 이 거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물류창고로 향했다. 물류창고는 헬기가 착륙하는 착륙장을 중심으로 빙 둘러서 건설한 창고들이었다. 물류창고인 만큼 온갖 물품들이 전부 여기로 모였다. 채소와 쌀이 포함된 식량부터 해서 미군의 남는 군복, 한국의 회사들에서 생산한 물품들. 그리고 간혹 동협 그룹에서 만든 제품까지 있었다. 물류창고는 완전히 전쟁터였다.
거리의 상인들에게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물류창고의 물건들이 꼭 필요했다. 일단 돈을 지불해서 물건을 얻으면 그 물건을 가지고, 민간인들에게 판매한다. 그러면서 얻은 이득으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다. 그 외에도 사람들이 거리로 피난 오면서 가져온 물건을 물류 창고에 파는 경우도 있었다. 거리의 상인들 역시 자신들이 가져온 물건을 물류 창고에 팔면서 얻은 돈으로 밑천을 마련한 사람들이었다.
어찌 보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사람들이 거리의 상인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밑천도 없는 아주 가난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몸밖에 없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북부군에서 그들을 고용해 전쟁터의 폐허를 치우게 했다.
물류창고는 그런 사람들의 형편과 감정이 모여드는 아주 복잡한 곳이었다. 병주는 그 물류창고를 시찰하면서 형편을 살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는 상인들부터 일감이 없나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성인 남성들. 그런 사람들에게 삶은 옥수수나 떡을 팔면서 돈을 버는 아낙네들까지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여기서 병주가 말할 물음은 간단했다.
“물건은 안 부족하지?”
“그 점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유엔군이 있지 않습니까? 물건이 부족하면 거기서 얻으면 되지 않습니까?”
유엔군은 항상 물건이 가득했다. 부유한 국가에서 파견된 병사들이라서 그런지 병사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보급해야 했고, 그 때문에 남는 물건이 있으면 그 물건을 버리다시피 했다. 그 버리는 물건 역시 품질로 보면 어느 정도 만지면 사용이 가능해지기에 북부군에서 그 물건들을 수거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북부군의 행동을 보고, 유엔군의 병사들은 거지들이 아니라며 비웃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없는 살림 속에서 지금 자신들이 책임지는 지역의 사람들을 돌보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했다.
다행히 유엔군 지휘관들은 이런 점을 이해해줬다. 그나마 사람들을 챙기려는 북부군의 의도에 대해서 잘 알고 남는 물건이 있으면 순순히 내줬다. 북부군은 그 물건을 가지고 물류창고에 상인들에게 팔아서 행정에 필요한 자금을 얻었다. 물론 그 외에도 정부에서 얻은 지원금, 자신의 동생인 병윤에게서 얻는 지원금을 가지고 어찌어찌 돈을 얻었다.
그렇게 얻은 돈으로 탈환지역을 안정화시켜야 했다. 병주는 물류 창고를 돌아다니다 이내 이 거리를 담당하는 장교에게 한 마디 말한다.
“흠.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조금 있어.”
병주의 말에 그 장교는 긴장한 얼굴을 지으며 묻는다.
“그... 아쉬운 것이 무엇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목욕탕과 같은 위생시설이 있다면 조금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예? 목욕탕이라 하면.”
“적어도 위생을 챙겨야 이 거리에 전염병이 못 돌지 않겠나?”
“흠. 그런데 목욕탕에 사용할만한 물을 받아올 수도 시설이...”
“아 그 점도 어느 정도 문제가 되겠군. 이 거리의 사람들은 어디서 물을 얻지?”
그 말에 장교는 잠시 생각하다 병주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이 거리에 가까운 개천에서 물을 긷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수원지를 찾아 상하수도 시설을 만들어야겠군.”
그 말에 장교는 난감한 얼굴로 병주에게 말한다.
“상하수도 시설을 건설하기에는 돈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 점에 대해선 걱정하지 말게나.”
그 말에 장교는 병주의 동생인 병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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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쓰다보니 규소 만능론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